소설리스트

현질하는 영주님!-92화 (92/322)

§ 92화 - 재회(3)

“대체··· 대체 무슨 일이 있으셨던 거예요?”

로라는 걱정 반, 놀람 반이 섞인 표정으로 물었다.

지금 보이는 아리아의 모습.

헝크러진 머리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두 눈.

게다가 아까 전.

땀으로 범벅이었던 시안의 모습까지.

로라의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망측한 망상이 있었으나.

설마 하니 둘이 그런 짓을 했을까.

하지만 보이는 것이 있으니 마냥 부정할 수도 없는지라.

“설마 시안 공자님이 이상한 짓을 한 건 아니죠?”

“응? 아니야 그런 거. 오히려 내가 이상한 짓을 했지.”

“······ 네?”

아리아의 답에 로라는 진짜 뭔가 싶었다.

아리아가 이상한 짓을 했다고?

그러니까 시안이 아니라 아리아가 덮친···.

“그게 무슨···.”

로라는 혼란스러운 심정을 도무지 감출 수가 없었다.

이게 뭔 개같은 망상이란 말인가.

로라는 이게 정말 맞나 싶었다.

일단 남자라고는 1도 모르는 아리아가 그런 이상한 짓을 할리도 없었거니와.

설령 아리아가 그런 이상한 짓을 했다 치자.

그런데 방금 보인 시안의 모습.

그걸 거부해?

로라는 뭐라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두 눈을 끔뻑, 거렸다.

무언의 침묵이 내려앉았다.

로라는 로라대로.

아리아는 아리아대로.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똑똑똑똑.

방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쩐지 꽤나 다급해보이는 소리였다.

뭔가 싶은 것도 잠시.

-지, 지금···! 성녀님의 손님과 라히르 대주교님이···!

문 밖 너머로 당황한 사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시안은 가만히 라히르를 바라봤다.

방금 방에서 튀어나온 사제들이 말하길 라히르 ‘대주교’라 했었다.

시안은 신성 제국에 관해 자세히 알지는 못했으나.

대주교라 함은 신성 제국 내에서도 꽤나 높은 지위임은 알고 있었다.

교황, 추기경 그리고 대주교로 내려오는 계열.

샤를롯 제국으로 따지자면 후작과도 같은 지위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완전히 똑같지는 않겠다만은.

그에 버금가는 지위임은 크게 부정할 수 없었다.

무덤덤한 라히르의 눈빛이 시안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대주교라는 직함은 도박으로 딴 것이 아닌 것일까.

풍기는 기세하며, 느껴지는 분위기 하며.

쉬이 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시안은 정신을 집중하며 라히르의 모습을 관조했다.

그러나 딱히···.

그것 이외에 다른 무언가를 느끼지 못했다.

정확히는 옆에서 놀라 나자빠지고 있는 사제들.

저들에게서 느껴지는 괴이함이 라히르에게서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강대한 신성력의 기운만 느껴질 뿐이었다.

비록 아리아만큼은 아니었으나.

그럼에도 상당히 강대한 힘이었다.

한 마디로 명백한 사제의 기운이었다.

시안은 그런 라히르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언가 오해가 있었던 듯 합니다. 저는 그저 근처를 지나가다 말 소리가 들려 잠시 멈칫거린 것 뿐입니다.”

“지나가다 잠시 멈칫 거렸다라···.”

라히르가 시안의 말을 한 번 되뇌었다.

“이곳은 교황청의 사제들도 잘 다니지 않는 곳이거늘. 헌데 이곳을 이유도 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제가 교황청은 처음이다보니 길을 잃었지 뭡니까. 딱히 별 다른 이유가 있지 않습니다.”

라히르는 가만히 시안을 바라봤다.

시안 또한 그런 라히르를 바라봤다.

마주치는 시선.

“엿듣지 않았단 말이오?”

“말씀드렸다시피 말소리가 들려 멈칫, 거린 것 뿐이었습니다. 다만···.”

어떻게 할까.

시안은 잠시 고민했다.

모르는 척 넘어가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사제들에게서 느껴지는 이상한 기운도 그렇고.

안 쪽에서 들려온 대화도 여간 수상한 것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그릇의 완성이라는 말.

무얼 의미하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시안이 지난 날에 마주했던 나태의 누르비아.

그리고 악마의 그릇.

시안은 슬쩍, 라히르를 떠보기로 했다.

“그릇이라는 말을 잠깐 듣긴 했습니다만···.”

그 순간.

라히르의 눈빛이 일변했다.

옆에 있던 사제들 또한 기세가 날카롭게 변했다.

기묘한 긴장감.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그리고.

라히르가 사제들을 향해 살짝, 눈짓해보였다.

그와 동시에 사제들이 몸을 움직였다.

기묘한 긴장감이 흐르며 일순간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시안은 날카롭게 신경을 곤두세우며 인벤토리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바로 그때.

“어머, 시안 공자님. 여기에 계셨군요.”

한 쪽으로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만으로도 귀가 맑아지는 느낌.

긴장으로 내려앉은 분위기가 한 순간에 화사해졌다.

바라본 그곳.

그곳엔 아리아가 이쪽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갑자기 사라지셔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아리아가 시안에게로 다가왔다.

그 모습에 라히르가 다시 입을 열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다 했더니. 성녀님의 손님이었나보오.”

아리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교황청을 구경하시고 싶다하시길래 안내해드리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사라지셔서 저도 당황하던 참이었답니다.”

아리아는 싱긋, 웃으며 답했다.

말투하며, 분위기하며.

시안이 투닥거리던 아리아와는 완전 딴판이었다.

말 그대로 성녀(聖女).

라히르가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성녀께서는 좀처럼 외부인을 들이지 않는 것으로 아오만.”

“좀처럼 들이지 않다 뿐.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요.”

아리아와 라히르가 서로를 바라봤다.

눈빛 사이로 오가는 기묘한 신경전.

이윽고 라히르가 살며시 고개를 돌렸다.

다시 시안과 마주치는 시선.

라히르는 그 속내를 짐작할 수 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교황청은 그리 함부로 돌아다녀서는 안되오. 호기심은 이해하나, 사제들의 경건한 미사를 방해할 수도 있으니 말이오.”

“다음부터는 각별히 주의하겠습니다.”

시안은 살짝, 고개를 숙여보였다.

그리고 슬쩍, 바라본 라히르의 눈은 마치.

성녀가 나섰으니 이번 한 번은 물러나겠다.

하지만 다음은 없다.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았다.

“성녀님께서도 주의해주시오.”

라히르는 그렇게 사제들과 같이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공자님. 저희도 가시죠.”

뒤이어 아리아가 시안에게 말했다.

바라본 시선에 아리아가 싱긋, 웃고 있었다.

유순한 눈매의 호선이 아름답기 그지 없었으나.

‘우욱···!’

시안은 속만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

시안은 아리아를 따라 교황청의 복도를 거닐었다.

그리고 사제와 신성 기사들을 만날 때마다 모두 고개를 숙여보였다.

꽤나 높아 보이는 사제 또한 아리아에게 고개를 숙이는데.

아리아가 어느 정도의 위치인지 단번에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사실 시안이 가볍게 대해서 그렇지.

성녀(聖女)라는 지위가 결코 가볍지는 않았다.

그렇게 얼마 간을 걸어 다시 돌아온 방 안.

아리아는 뭐라 말을 꺼내지 못했다.

뭐라 갖가지 감정이 담겨있는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옆에 있던 로라가 아리아의 옆구리를 콕콕,찔렀다.

그러자 몸을 움찔, 떠는 아리아.

아리아가 시안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괜찮아···?”

“안 괜찮아.”

시안은 단번에 고개를 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진짜 안 괜찮았으니까.

속을 진정시키기도 전에 아리아를 다시 만났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아리아가 또 이렇게 가까이 달라붙으니.

현기증이 다시 한 번 일고 있었다.

시안은 아리아와 슬쩍, 거리를 벌렸다.

행여 가까이라도 오면 이번엔 현기증에서 끝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시안의 모습을 지켜보던 아리아.

진짜··· 얘는 왜 이렇게 나를 싫어하는 걸까.

다른 남자들은 내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자 기를 쓰는데.

얘한테는 정말 내가 못 생기기라도 한 걸까.

이렇게 가까이도 하기 싫을 만큼?

아리아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잠시 간의 정적.

아리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진짜··· 악마가 아닌거야?”

“아니라고 했잖아.”

“그럼 탐지기가 고장난 거?”

“아니. 고장난 것도 아니야.”

“······?”

아리아의 고개가 갸우뚱 기울어졌다.

고장난 게 아니라니?

그럼 시안이 악마가 맞다는 뜻 아닌가.

시안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시안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고민이 길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리아는 알고 있었으니까.

지난 날 시안과 함께 아르나이즈 전당에 같이 들어갔었고.

그 안에 있었던 일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레아가 샤를롯의 여동생이라는 것도.

시안이 카일과 어느 정도 관련이 되어있다는 것도.

아리아는 전부 알고 있었다.

시안은 슬쩍, 아리아의 옆에 있는 로라를 바라봤다.

“아, 제가 급한 일이 있었는데 깜빡했네요. 두 분 이야기 나누세요.”

로라는 눈치껏 자리를 피해주었다.

이러면 또 다시 방에 둘 만 남아있는 격이었지만.

그 망측한 망상이 모두 오해였음을 이미 들었으니.

로라의 행동에는 거리낌이 없었다.

그렇게 방을 나선 로라.

시안은 악마 탐지기와 관련된.

그리고 왜 시안에게 악마 탐지기가 울렸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주었다.

“그, 그런···!”

시안의 말을 들은 아리아가 놀란 눈을 떠보였다.

그리고 역시나.

아리아는 시안의 말을 거짓말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전당에서 본 것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그때···.”

아리아는 충격에 빠진 듯 잠시 말이 없었다.

시안은 그런 아리아에게 말했다.

“어쨌든 난 악마가 아니야. 그리고 내가 만일 네가 정체를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악마였다면. 넌 지금 무사하지 못했어.”

아리아가 정체를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악마.

즉, 악마 7군주를 의미했다.

시안과 레아 그리고 루벤의 모든 병력들이 달라붙어 겨우 감당가능했던 악마.

심지어 온전한 상태도 아니었다.

그러니 아무리 아리아라도 혼자서는 악마 7군주를 어찌할 수는 없었다.

“그건 그렇고···.”

시안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까 그 사제들은 대체 누구야?”

정확히는 마(魔)의 기운이 느껴지는 사제들.

수상한 대화는 차치하고서라도.

결코 사제들이 가져서는 안되는 기운이었다.

“황혼의 사제들이야.”

“황혼의 사제?”

시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어 아리아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실 우리 교단은 두 세력으로 나뉘어져있어. 교파라고 하면 설명이 쉬운데 이게 사실─.”

“잠깐.”

시안은 그런 아리아의 말을 끊었다.

“너희 교단에 얽힌 복잡한 관계를 설명하는 거라면 안 했으면 좋겠는데.”

뭐, 시안도 대충은 알고 있었다.

거룩한 신을 모시는 이들이라고는 하나.

이 신성 제국도 결국은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었다.

쉽게 말해 ‘정치’라는 요소가 개입될 수밖에 없었고.

여기도 파벌이 갈려 서로가 대립하는 구도가 있겠지.

하지만 그런 교단의 정치적 이해관계 따위 알아봤자 딱히 좋을 것도 없었고.

괜히 얽혀봤자 골치만 아플 뿐이었다.

무엇보다 시안은 샤를롯 제국의 사람이지 않은가.

굳이 알아서 좋을 게 없었다.

무엇보다 설명을 듣기 지루하기도 했고.

“그러니 꼭 설명해야겠다면 간략하게 요약해줘.”

“······”

아리아가 멍하니 시안을 바라봤다.

뭐 이딴 녀석이 다있지 하는 표정이었다.

이윽고 아리아가 짙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우리 교단에는 여명과 황혼의 교파가 존재해. 여명이 온건, 황혼이 급진이라 생각하면 돼. 방금 그들은 황혼 교파의 사제들이고 라히르 대주교는 황혼 교파의 대표라 할 수 있지. 됐어?”

“완벽해.”

시안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3마디 정도의 짧은 설명으로 대략적인 상황이 모두 이해가 가지 않았는가.

복잡한 설명은 머리 아프고 지루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래서 방금 그 사람이야?”

“그 사람? 누구? 라히르 대주교?”

“어.”

“그게 갑자기 무슨 말이야?”

“네가 악마라고 확신하는 사람이 그 사람이냐고.”

그러자 아리아가 몸을 움찔, 떨어보였다.

“알고··· 있었어?”

“악마 탐지기의 사용법도 모르는 애가 고장 났다고 말 할리가 없으니까.”

아리아가 멋쩍게 웃음을 흘려보였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저어보였다.

“아니야.”

“아니라고?”

아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개새끼인 건 맞는데··· 잠깐. 설마 라히르 대주교가 악마야?”

“아니. 악마는 아니었어. 그럼 네가 악마라 생각하는 사람이 누군데?”

“그게···.”

아리아는 쉽사리 말을 내뱉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뜸을 들이더니.

“······ 레이첼 추기경이야.”

아리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레이첼 추기경?”

시안의 고개가 저도 모르게 기울어졌다.

레이첼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건 아니었다.

그러나 그 뒤에 붙은 추기경이라는 말.

추기경은 교황 다음으로 가는 지위의 성직자였다.

차기 교황 후보라 할 수 있는 이였고.

사실상 신성 제국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이였다.

그런 추기경이 악마다?

“뭔 말도 안되는 소리야?”

그도 그럴 것이 추기경이라 함은 어쨌거나 고위 성직자였다.

한 마디로 신성력이 가득 차있는 몸.

악마가 그릇으로 쓸 사람이 없어서 그런 몸을 그릇으로 쓰겠는가.

여러모로 말이 안 되었다.

하지만.

“믿기 힘들다는 건 알아. 하지만 그때 보인 힘은 분명···.”

하지만 아리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보아하니···.

레이첼이라는 추기경이 이상한 힘을 사용한 것을 본 것 같았다.

정확히는 악마와 관련된 힘을 사용한 것을 본 것 같았다.

이에 아리아는 확신을 한 모양이었지만.

악마 탐지기는 작동하지 않았던 모양이고.

그렇기에 마땅한 방법이 없는 지금.

“그래서 말인데 네가 좀 도와주면 안돼?”

아리아는 시안에게 도움을 청했다.

“음···.”

그런 아리아의 말에 시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추기경이 악마다.

만일 이것이 진실이라면 꽤나 심각한 사안이었다.

추기경은 차기 교황 후보라 불리는 존재.

현 교황의 나이와 수명이 어찌되는지 모르겠으나.

이후 교황의 자리를 꿰찰 수도 있었다.

어쩌면 교황을 암살하고 그 자리를 차지할 지도 모를 일이지.

그럼 신성 제국 전체가 악마에게 집어삼켜지는 격이었다.

하지만 추기경이 악마라니.

아마 그냥 들었다면···.

시안은 헛소리로 치부했을 터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악마 탐지기가 작동하지 않은 순간.

그걸로 끝났다고 봐야했다.

악마 탐지기가 시안과 같은 엄한 사람에게도 반응을 한다하더라도.

악마에게 또한 분명히 반응을 보였으니까.

그렇기에 탐지기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

그건 악마가 아니라 봄이 정확했다.

하지만 마냥 그럴 수만도 없는 것도 있엇다.

일단 아리아가 이렇게까지 확신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다름 아닌 아까 사제들이 보인 기묘한 기운.

악(惡)이면서 악(惡)이 아닌.

그렇다고 마(魔)라고 할 수도 없는.

결코 인간의 기운이 아니었으며.

절대로 사제라 볼 수 도 없는 기묘한 기운.

그냥 넘겨버리기엔 여러모로 찝찝한 구석이 있었다.

시안은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다.

시안이 아리아를 찾아온 이유는 단순했다.

다름 아닌 스토리 연계 퀘스트, ‘카일이 마주한 진실’.

뮤리엘의 유적을 찾아 그 안에 잠든 비밀을 파헤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뮤리엘의 유적에 대한 정보는 아리아가 알고 있었다.

이것이 시안이 아리아를 찾아온 결정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단순히 이런 이유만으로 찾아온 것은 또 아니었다.

시안이 아리아를 찾아온 두 번째 이유.

“얼마.”

현질할 돈을 벌기 위함이었다!

400만 골드에 달하는 기사 양성소 Lv.5.

앞으로 1,000만 골드를 강화에 쏟아부어야 할지 모를 ‘업적: 최고의 무기를 위하여!’.

도합 1,400만 골드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지금 시안이 가진 골드는···.

[현재 보유 중인 금화] - 19,950 G.

1만 9천 골드 가량뿐이었다!

본디 2만 골드가 있었지만 빨리 신성 제국으로 온다고 50골드나 써버린 시안이었다.

대략 5개월 정도 남은 시간.

빨리빨리 움직여야 했으니까.

“······?”

아리아의 정신이 잠깐, 출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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