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1화 - 현질의 향연!(2)
루벤으로 향하는 마차 안.
아멜리아는 덜컹거리는 마차 안에 홀로 앉아 있었다.
서부에서 쉴 새 없이 달려온 지금.
슬슬 루벤에 도착할 때가 되었다.
아멜리아는 살며시 마차 안의 창문을 열었다.
그러자 창문 밖으로 숲의 풍경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상당히 익숙한 풍경.
다름 아닌 어둠의 숲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서부에서 루벤까지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건만.
거의 쉬지 않고 온 터라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루벤이었다.
“아직 조금 더 가야겠지만.”
그래도 갈 때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로 돌아올 수 있었다.
다름 아닌 루벤에서 가져온 물품을 대부분 팔아치웠기에 때문.
짐들이 가벼우니 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이 아니라 거의 팔아치웠으니 사실 짐이라고는 없다시피했다.
“진짜···.”
그렇기에 아멜리아는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흘렸다.
그게 얼마나 말이 안되는 일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루벤에서 가져간 물품을 전부 팔아치움으로써 벌어들인 수익.
그 수익이 당최 말이 되지 않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830만 골드.
이게 정녕 상행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인건가?
과거 아멜리아가 브라헤 상단에 있을 적에도 없던 일이었다.
한 번의 상행으로 100만 골드 단위는 벌어봤어도.
830만 골드는 언감생심 꿈도 못꾸는 금액이었다.
그리고 브라헤 상단이 하지 못했다면 제국의 어느 누구도 하지 못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아마 대륙 역사상 처음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마저 드는 아멜리아였다.
아멜리아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창문 밖 너머.
아멜리아가 타고 있는 마차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
그곳엔 또 다른 마차가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하하하하하하! 이렇게 개수작을 부려? 그 동안의 패기는 다 어디 가셨나!
그 안에서 들려오는 시안의 요상망측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대체 뭐하시는 걸까.”
아멜리아는 진짜 뭐하는 건가 싶었다.
아까부터 계속 마차 안에 쳐박혀서 뭐라뭐라 중얼거리는데.
심지어 식사 시간에도 마차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마음 같아선 저 마차 안을 들춰보고 싶었다.
뭐··· 대충 짐작가는 것은 있었다.
-어디 더 깐족거려보시지! 어? 더 깐족거려봐 이 자식아!!
누구랑 대화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대체 누구랑 대화한단 말인가!
저 마차에는 시안 혼자밖에 없었다.
무슨 귀신이랑 대화하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대화가 아니라 싸우는 것 같았다.
“설마 레아 언니인가?”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럴 리가 없었다.
레아는 루벤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었으니까.
비록 어둠의 숲이긴 하나 아직 루벤과는 거리가 좀 있었다.
그러니 분명 시안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또 시안 혼자 싸우는 것이 확실했다.
-어어? 진짜 깐족거려?
솔직한 심정으로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 모르겠다.”
아멜리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오랜 경험상.
시안에게는 상식이라는 개념을 들이밀이서는 안되었고.
그렇기에 생각을 포기하면 편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아멜리아는 그저 창문 밖 풍경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저 멀리 익숙한 풍경이 비쳐보였다.
다름 아닌 루벤의 풍경.
“도착했구나!”
아멜리아의 얼굴이 활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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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뛰는 마수 목장 Lv.4》(20,000G)
《윤택한 축사 Lv.4》(15,000G)
꾸구구국!
《구매애애애애애애애애애액!!!!!!!!!!!!!!》
《풍요로운 농지 Lv.4》 (30,000G)
《넓다란 농업용 창고 Lv.4》 (10,000G)
《기적의 과수원 Lv.4》(15,000G)
꾸구구구구국!
《완료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들끓는 대장간 Lv.4》 (50,000G)
《거대 병기 제작소 Lv.4》 (30,000G)
《태양의 제빵소 Lv.4》(15,000G)
《마셔! 부어! 양조장 Lv.4》(25,000G)
꾸구구구국.
《구, 구, 구, 구, 구,...!!!》
《달려라 달려! 벽돌길 Lv.4》(100m당 2,000G)
꾸우우우욱.
《와아아아안료오오오오오오오오옷!!!!》
시안은 군사 시설과 더불어.
내친 김에 각종 생산 시설까지 모조리 업그레이드 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일단 가진 바 골드도 많았거니와.
생산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면 산출량도 그만큼 많아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산출량도 많아지만 그만큼 판매할 수 있는 물품도 많아진다.
이번 서부의 상행으로 번 골드만 무려 830만 골드.
여기서 2배만 많아져도 무려 1,660만 골드를 벌 수 있었다!
물론 이번엔 황태자에게 뜯어낸 덕이 컸으니 저 정도까지는 아닐 터였다.
그러나 아멜리아가 번 130만 골드만 따져도 무려 260만 골드였다.
해서 시안은 모든 생산 시설을 Lv.4까지 업그레이드했고.
지금보다 약 3배 가량 상승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여러모로 투자라는 개념이 확실한 셈.
시안은 말 그대로 골드를 쏟아부어버렸다.
그렇게 얼마의 현질을 질러댔을까.
“후우···!”
시안은 천천히 심호흡을 내뱉었다.
거침없이 이어졌던 현질의 향연.
아쉽게도 모바일 영주는 아직 정신이 나가지 않았다.
임시 점검으로 강해진 수준이 상당했다.
시안은 차분히 머리를 식혔다.
그리고 지금까지 현질한 금액을 확인했다.
그렇게 지출한 금액은 대략··· 450만 골드.
“미친.”
시안은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4인 가족이 무려 12,500년 동안 먹고 살 수 있는 금액이 한순간에 증발해버렸다!
시안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억지로 부여잡았다.
이윽고 현재 남아있는 골드를 확인했다.
[현재 보유 중인 금화] - 4,570,000 G
“미친!”
그리고 다시 한 번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450만 골드를 현질했음에도 무려 457만 골드가 남아있었으니까!
“아아아!!”
시안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어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비단 환희와 기쁨의 감정만은 아니었다.
400만 골드를 한순간에 날려먹었다는 허탈함.
그럼에도 457만 골드가 남았다는 희열감.
“으아아아···!”
이 복잡하고도 기묘한 기분은 세상에 존재하는 개념으로는 당최 설명이 불가능했다!!
그리고 그건 모바일 영주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인 걸까.
띠링!
《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알림창에서 비명 아닌 비명이 터져나왔다.
450만 골드를 버텨냈으나.
그럼에도 457만 골드가 남았다는 좌절감이 공존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시안과 모바일 영주는 서로 비명 아닌 비명을 터트려댔다.
그리고 얼마 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후우···!”
시안은 다시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일단 현질은 잠시 보류.”
그리고 현질은 잠깐 보류해두었다.
시안도 잠시 진정할 필요가 있었으니까.
무엇보다 얼추 필요한 것들은 현질했으니.
다른 것을 보면서 머리를 식힐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다른 것이라 함은 바로 이것.
[명성 포인트 상점]
이번 서부에서 클리어 한 영지 연계 퀘스트의 보상이자.
아르나이즈 특전을 명성 포인트 상점.
시안은 곧장 명성 포인트 상점에 접속했다.
[현재 보유 중인 특전]
①<샤를롯의 긍지>
-기존 효과 강화 (10,000 P)
-새로운 효과 추가 (10,000 P)
②<모르크루의 불꽃>
-기존 효과 강화 (10,000 P)
-새로운 효과 추가. (10,000 P)
“음···.”
시안은 가진 명성 포인트를 확인했다.
[현재 보유 중인 명성 포인트] - 20,100 P
2만 100포인트.
특전 효과 강화든, 효과 추가든.
2번을 할 수 있는 포인트였다.
그렇기에 시안은 꽤나 고민이 되었다.
“강화를 해야할까. 효과 추가를 해야할까.”
어떤 것을 해야할지 감이 잡히질 않았으니까.
명성 포인트는 이번에 처음 개방된 항목이었다.
해서 강화되는 효과가 무엇인지.
혹은 추가되는 효과가 무엇인지.
그 어느 것 하나 알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좀 친절하게 알려주면 좋으련만.
이 놈의 빌어먹을 모바일 영주는 아무것도 알려주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쓸 수는 없었다.
어떻게 얻은 명성 포인트인데 마구잡이로 쓴단 말인가!
무엇보다 저 명성 포인트는 1P당 100G의 가치와 같았다.
즉, 한 번 클릭에 100만 골드나 다름 없었다!
“음···.”
시안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렇게 내린 결론.
“효과 추가 한 번. 강화 한 번 해볼까.”
한 번씩 맛만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추가되는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또 강화는 효과의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
각각 한 번씩은 파악할 필요가 있어보였으니까.
결정을 내린 시안은 곧장 행동에 나섰다.
“일단은 효과 추가부터 해보자.”
그 대상은 다름 아닌 <샤를롯의 긍지>.
시안은 효과 추가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꾹.
《꾸매애애애애액!!!》
떠오르는 알림창의 상태가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
이것도 현질로 취급하는 걸까.
아니면 이전에 정신이 나간 상태가 이어지는 것일까.
뭐, 아무튼.
시안은 추가된 효과를 확인했다.
[효과 4] - 영지의 기사 양성소에서 B등급의 무공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B등급의 무공?”
무공이라 함은 검술과 같은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무공이라는 말로 보아.
검술뿐만 아니라 창술 같은 다양한 것을 판매하는 것 같았다.
“괜찮은데?”
아니,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딱 필요한 상황이었다.
특히 기사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했다.
현재 병사들은 오러 연공법을 습득한 상태였다.
그러나 마땅한 검술은 배우지 못하고 있었다.
검술은 오러의 힘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오러 연공법만큼 검술 또한 상당히 중요했다.
멀리 갈 것 없이 당장 시안이 배우고 있는 마혼수라검(魔魂修羅劍).
이것만 봐도 수준 높은 검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해서 시안도 이를 어찌해야하나 내심 고민하고 있던 찰나였다.
그런데 이렇게 현질로 구매할 수 있다면···.
B등급의 무공.
그간의 경험을 비추어 보면··· 가벼이 여길 수준은 아닐 터.
하지만.
“이거 효과 강화하면 그 B등급이 아니라, A등급의 무공을 구매할 수 있는 건가?”
추측으로는 그러했다.
그러나 그게 맞는 건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남은 포인트은 1만 100포인트.
효과 추가든, 강화든 한 번밖에 할 수가 없었다.
시안은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어차피 다음은 효과 강화를 해보기로 한 것.
“해보자.”
시안은 곧장 추가된 <샤를롯의 긍지>효과를 강화했다.
꾹.
《꾸매애애애애?!?!?!? 완료오오오오오옷!!??!》
거의 발작을 일으키는 모바일 영주의 알림창과 함께 강화된 효과가 떠올랐다.
[강화 효과 4] - 영지의 기사 양성소에서 A등급의 무공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오?”
예상대로 A등급의 무공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시안은 꽤나 놀라보였다.
“둘다 예상밖이잖아?”
효과 추가든. 효과 강화든.
생각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으니까.
“잠깐. 이 정도라면···?”
그러다 시안의 머릿속으로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골드를 명성 포인트로 바꿔도 되겠는데?”
지금 가진 바 명성 포인트는 100P밖에 되지 않았으나.
명성 포인트는 골드로 환전할 수 있었다.
명성 포인트 1P당 100G.
1만 포인트를 얻기 위해선 100만 골드를 지불해야만 했다.
실로 미쳐버린 가격이었다.
그러나 이 정도라면 100만 골드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비단 <샤를롯의 긍지> 뿐만이 아니었다.
다름 아닌 <모르크루의 불꽃>.
[효과 2] - 숙련공 이상의 대장장이가 있는 영지의 대장간에서 만들어지는 장비들은 B등급의 품질을 지닙니다!
지난 번에도 생각했던 것이나 이걸 강화하면 A등급의 품질.
또 강화하면 S등급의 품질을 지닌다는 뜻 아닌가.
“그러면···.”
영지의 병사들 전부를 S등급의 장비로 무장시킬 수 있었다!
또 그뿐이랴.
시안의 S등급 방어구는 물론.
SS등급의 검 또한 마구잡이로 강화할 수가 있었다!
“미친!”
무조건 이었다.
이건 무조건 이었다!
“하는 김에 A등급의 무공도 S등급의 무공으로 또 업그레이드 해야겠다.”
해서 필요한 강화는 3번.
따라서 필요한 골드도 300만 골드.
그러나 현재 457만 골드가 있는 상태에서 충분했다!
시안은 망설임 없이 300만 골드를 3만 명성 포인트로 전환했다.
꾸우욱.
그러자.
《······!??!?!!?!!?!!?》
어째서인지 구매라는 알림창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설마하니 골드로 명성 포인트를 구매할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걸까?
《······!!!!!?!···?!!!······!?!!》
이상한 알림창만 떠오를 뿐.
아무리 기다려도 별 다른 말이 없었다.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시안은 스마트 폰을 툭툭, 쳐보였다.
그리고 바로 그때.
《꿼뚥쏵둓믿징뛝!!》
웬··· 이상한 알림창이 떠올랐다.
뭔가 싶은 것도 잠시.
띠링!
[인과 폭주로 인한 과부하 감지.]
[서버와의 연결이 끊어졌습니다. 모바일 영주를 종료합니다.]
그러면서 모바일 영주가 꺼져버렸다.
“응? 잠깐! 아직 특전 업그레이드 못했다고! 일어나! 조금 이따가 기절해 이 자식아!”
시안은 저도 모르게 버럭,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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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보이는 루벤의 풍경.
아멜리아는 몸을 창문 밖으로 내밀었다.
어둠의 숲에 위치한 사령영지.
다른 이들은 접근하기도 꺼려하는 곳이었지만.
아멜리아에겐 고향처럼 느껴지는 곳이었다.
아직 먼 시야로 루벤의 모습이 비쳐보였건만.
아멜리아는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멜리아는 창문 밖으로 몸을 내놓은 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루벤에 가까워지길 기다렸다.
-응? 잠깐! 아직 특전 업그레이드 못했다고! 일어나! 조금 이따가 기절해 이 자식아!
그 순간 옆 마차에서 들려오는 시안의 목소리.
보아하니 또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인데···.
-뭐야? 점검? 이런 망할! 명성 포인트로 기껏 바꿨는데 점검 튀를 해? 야이!
아멜리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렇게 점점 가까워지는 루벤의 풍경.
“······ 응?”
순간 아멜리아의 고개가 갸우뚱거렸다.
가까이 보이는 루벤의 풍경이··· 뭔가 이상했다.
이상한 정도가 아니었다.
아니, 이걸 이상하다고 표현해야할까?
그도 그럴 것이.
“저게 루벤이라고···?”
아멜리아의 기억 속에 있던 루벤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으니까!
멍한 정신.
쿠르르르르릉···!
콰콰콰콰콰쾅!
콰아아아아아아─!
루벤을 넘어 어둠의 숲 전체가 뒤집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