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97화 (97/100)
  • 〈 97화 〉 하와와 94화

    * * *

    94.

    예린이는 캠프파이어로 향하던 도중, 길목에 있는 작은 마을로 들어가서 아이템을 줍고 있었다.

    [그런데 조심하세요. 거기가 만남의 광장 중 하나라서, 사람들이 모여 있을 수도 있어요.]

    “아… 그래요?”

    예린이는 영진tv의 말에 대답은 했지만, 자신이 들고 있는 아이템에 정신 팔려, 한 귀로 흘려보냈다.

    “이거 발목 지뢰처럼 생겼는데, 맞죠?”

    ­ㅇㅇ 맞음

    ­저거 설치해도 잘 작동 안 되던데 ㅋㅋ

    […혹시 랜드 마인 얻으셨나요?]

    “네.”

    [그거 조심하시는 게 좋아요. 설치할 때 간혹 터져서 죽을 수도 있어서.]

    “아하?”

    ­ㅋㅋㅋㅋㅋㅋㅋ

    ­이미 설치 다 했는데 ㅋㅋ

    그런데, 영진tv가 말을 하기 전부터 호기심에 랜드 마인을 바닥에 심어두고 있었던 예린이.

    다행히 그의 말처럼 설치 과정에서 오작동으로 인해 폭발하지는 않았다.

    “그럼 저는 운이 좋은 거네요? 3개 중에 2개를 심었는데, 안 터진 거 보면.”

    [오폭이 확률은 낮긴 한데, 의외로 잘 터져서… 하와와 님은 운이 좋다고 할 수 있겠죠.]

    “여긴 마을인데 총알이랑 무기 같은 게 잘 나오네요?”

    군용 배낭과 경찰용 방탄조끼, 총기 한 자루를 얻은 예린이는 총기에 맞는 총알과 탄창을 찾아봤지만, 대인용 지뢰와 투척물만 얻을 수 있었다.

    “파이오니어… 맞나? 이거 무슨 총이에요?”

    ­그거 저격총 아님?

    ­스코프랑 탄창 없으면 제대로 못 쓸 텐데.

    [그건 저격총이고, 부속품이랑 탄약 충분해야 사용하실 수 있어요.]

    “그럼 그냥 애물단지네요? 괜히 소지품 창 공간 채울 바에, 버리는 게 낫겠죠?”

    ­그냥 갖고 계셈.

    ­버리면 나중에 후회할 듯ㅋㅋ 내가 그랬거든.

    [그 총에 맞는 총알은 제가 가지고 있으니, 4배율 이상 되는 스코프랑 탄창만 찾으면 쓸 수 있으니까 가지고 있는 게 낫겠죠.]

    “음….”

    저격총 한 자루가 대인용 지뢰 3개보다 공간을 더 차지해서 불편했지만, 채팅창 여론과 영진tv의 조언으로 버리지 않았다.

    대부분 다 수색해서, 마을에 볼 일이 없어진 예린이.

    주변을 둘러 보다가 빨간 연기가 멀리서 피어오르는 게 보였다.

    “저 빨간 연기는 뭔가요?”

    ­누가 연막이라도 뿌렸나?

    ­공중 보급 아님?

    [연막탄을 누가 뿌렸을 수도 있는데, 그게 아니면 보급상자일 확률이 높아요.]

    “보급상자요? 그런 게 있나요?”

    [있어요. 각종 무기나 생존에 필요한 물건이 담긴 상자를 가끔씩 헬기나 비행기로 드랍 시키거든요.]

    [언니. 혹시 보급상자일지 모르니까, 한 번 확인해보는 게 어때요?]

    붉은 연기가 나는 지점에 가까이 다가간 예린이는 보급상자를 발견했다. 그런데….

    “보급상자를 발견하긴 했는데, 주변에 좀비들이 너무 많은데요? 왜 이런 거죠?”

    [비행기나 헬기가 지나가면서 떨구는 방식인데, 그 과정에서 발생되는 소음으로 좀비들이 몰리는 시스템이라서 그럴 겁니다.]

    예린이의 눈에 보이는 좀비만 30마리가 넘었다.

    주택 건물들 사이로 떨어진 보급이어서, 숨어있는 좀비들까지 조심해야 되는 상황.

    ‘저 보급상자 털고 싶은데, 좀비가 너무 많아서… 어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처음엔 권총과 권총 탄약을 보다가, 대인용 지뢰에 시선이 머물렀다.

    “혹시 좀비한테도 대인용 지뢰가 먹힐까요?”

    [당연히 먹히죠. 그런데 설마… 그 많은 숫자를 혼자서 잡아보시려고요?]

    “네. 왜요?”

    [랜드 마인이 아무리 많다 해도, 좀비들 움직임까지는 예측하기 힘들어서, 한 장소로 몰아서 유인해야 될 텐데, 그 과정에서 좀비들에게 둘러싸여서 죽을 때가 많거든요.]

    “그럼 저 좀 도와주실 수 있어요?”

    [어차피 합류해야 되니 도와주는 건 당연한데, 문제는 따로 있어요.]

    “그게 뭐죠?”

    [보급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증발하도록 설정 되어 있는데, 저희가 도착했을 시기엔 사라질 수도 있거든요.]

    [언니가 보급이 언제 떨어졌는지 알면 가능하지 않을까?]

    [모르고 있을 텐데….]

    예린이는 이미 떨어진 보급을 이제 막 발견한 터라, 언제 떨어트린 건지 알 수 없었다.

    “언제 떨어졌는지 잘 몰라서 애매하네요.”

    [흐음….]

    잠시 조용해진 채팅방.

    영진tv는 고요한 분위기를 깨고, 말을 꺼냈다.

    [혹시 폐차 같은 게 주변에 있을까요?]

    “폐차요? 음….”

    기웃거리다가, 건물들 사이에 세워진 차량들이 보였다.

    “차들이 세워진 게 보이기는 한데….”

    [일부 차량은 위로 올라갈 수 있어요. 이걸 이용한다면, 안전하게 좀비들을 쓸어버릴 수 있을 겁니다.]

    그의 말을 듣고, 의구심이 든 예린이.

    “…이해가 잘 안 되는데, 좀비들이 벽을 막 넘어 다니는데, 차량 위가 안전할 수 있나요?”

    [아, 이건 모르시구나. 이 게임이 웃긴 게, 좀비들이 벽도 뛰어 넘고, 달릴 수도 있는데, 차량 위로는 절대 못 올라오더군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요…?”

    [궁금하시면, 한 번 직접 해보세요. 아까 권총이랑 탄약 드렸으니, 올라갈 수 있는 차량 근처에서 총 쏴서 어그로 끌고 올라가 보세요.]

    “알았어요.”

    올라갈 수 있는 차량을 찾으면서,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좀비들을 근접 무기로 조용히 잡았다.

    원하는 차량을 발견한 예린이는 차량에 올라서서 총을 쏴보는데….

    ­이러다가 죽는 거 아님?

    ­알고 보니 낚시였다든지 ㅋㅋㅋ

    ‘에이… 지금까지 잘 알려줬는데, 설마 낚시겠어?’

    총을 쏜 지 5초 후.

    짐승처럼 헥헥거리는 소리와 끊이질 않는 발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으으…!”

    예상 외의 많은 숫자에 당황한 예린이는 이러다 또 죽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품었다.

    그런데….

    “으잉?”

    영진tv의 말대로, 좀비들은 예린이가 올라와 있는 차량 지붕으로 다가오지 못 했고, 그들은 무기력하게 차량 주위만 맴돌다가 그녀의 캐릭터를 노려보고 있었다.

    ­오오오오

    ­이게 이렇게 되네….

    ­죽었으면 레전드였는데 까비!

    ‘어휴…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말하는 예린이.

    “정말 얘네들, 차량 위에만 있으면 공격을 못 하네요?”

    [네. 그게 초창기 시절부터 좀비 편하게 잡는 방법으로 존재해왔던 건데, 아직까지도 이 방법을 막아놓지는 않았더라고요.]

    “오호….”

    예린이는 권총으로 좀비의 머리만 조준하여, 한 마리씩 총알로 때려잡고 있었다.

    ­아까랑 다르게 ㅈㄴ 쉽게 잡네.

    ­총알만 남아돈다면 개꿀일 듯ㅋ

    [그런데, 지금 좀비를 어떻게 잡고 계신 건가요?]

    “아까 주신 권총으로 쏴서 잡고 있죠.”

    [다행이네요. 혹시나 탄약 아낀다고 근접 무기를 휘두르지 않았을까 싶어서요.]

    “그러면 안 되는 건가요?”

    [이 게임은 근접 무기를 휘두를 때, 몸이 앞으로 움직이는 게임이라… 좁은 차량 지붕 위에서 근접 무기를 휘두르다 보면, 좀비들에게 떨어져서 곧바로 잡아먹힐 수도 있거든요.

    또, 애매한 위치에 있으면 아무리 차량 위라도 좀비의 손이 닿는 거리라서, 공격당할 수도 있고요.]

    “위치는 잘 잡았나 봐요. 아직까진 공격당한 적이 없는 걸 보면.”

    [뭐, 그럼 다행이네요.]

    몰려온 좀비들을 편하게 제거했지만, 보급상자 주변의 좀비들의 숫자는 변함이 없어 보였다.

    ‘열다섯 발 밖에 안 남았네.’

    머리를 정조준해서 쐈음에도, 한 방에 죽지 않는 좀비들도 몇 있었기에, 생각보다 총알이 많이 소모된 상황이었다.

    ‘남은 총알로 보급 주변의 좀비들을 유인할 수 있을까?’

    대인용 지뢰를 우두커니 바라보면서, 목표물 근처의 좀비들을 처리할 방법을 생각하는 예린이.

    ###

    좋아.

    준비는 다 됐다.

    [괜찮으시겠어요?]

    “최대한 일직선으로 달리면 좀비에게 따라잡힐 일은 없다면서요?”

    [그건 그렇긴 한데, 재수 없으면 다른 곳에서 튀어 나온 녀석 때문에 둘러싸일 수도 있거든요.]

    “괜찮아요. 어떻게든 되겠죠, 뭐.”

    이제 좀비 한, 두 마리 상대하는 건 익숙해져서 괜찮았다.

    템 파밍 위주로 게임을 하다 보니 순식간에 지루해졌고, 시청자들도 100명 단위로 빠져나가는 추세였기에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하또죽 님, 별풍 50개 후원 감사합니다!] ­저 분 말대로 죽으면 꿀잼일 거 같은데 ㅋ

    “하또죽 님, 별풍 후원 감사하지만, 그러다 죽으면 당신 책임이니까 그런 줄 아세요.”

    [‘죽으면 10만 원 후원!’ ­미션이 등록되었습니다.]

    “아니, 그런 미션 좀 등록하지 마세요….”

    사실은 오히려 좋다. 한 번 죽고 10만 원이면 개꿀이지.

    하지만.

    그동안 얻었던 아이템들로 인해 미련이 남았다.

    “일단 미션은 수락해둘게요. 혹시나 죽을 수도 있으니까.”

    보급 근처로 최대한 다가가서, 권총을 한 발씩 쐈다.

    좀비들의 비명이 점점 가까워졌을 때, 차량 근처로 가까이 움직여 그들을 유인했다.

    아까 좀비 떼를 한 차례 잡았기 때문인지, 건물 옆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좀비는 없었고, 그들에게 둘러싸이는 일 없이 무사히 차량에 도착했다.

    고막을 자극하는 폭발 소음.

    좀비들은 날 쫓다가, 미리 설치해둔 대인용 지뢰를 밟아, 터져 나가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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