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92화 (92/100)

〈 92화 〉 하와와 89화

* * *

89.

[Who I am? Tell me! I'm your slave. You are my master. Tell me now!]

­존나 집요하네 외국인 ㅋㅋㅋ

­변태 새끼인 듯 ㅋㅋㅋㅋ

­돌겠네 ㅋㅋㅋㅋ

비슷한 단어가 반복해서 나오는 걸 보면, 아까 시청자가 번역해 준 내용과 비슷한 얘기를 반복하는 것으로 보였다.

­자신을 주인님이라고 불러 달라는데요?ㅋㅋㅋ

­별의 별 외국인이 다 있네ㅋㅋ

­외국인이라고 착한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닌 듯.

그걸 내가 말할 거 같애?!

“뻡뀨 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모두 법규를 잘 지킵시다!

외국인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내가 말해주지 않자, 내 캐릭터에게 뭔가를 먹이고 있었다.

“뭔데, 이건?”

­???

­설마 인육 먹이는 거 아님? ㄷㄷ

“인육 먹이면 어떻게 되는데요?”

­정신병 걸리고 수전증 생김.

­미친 듯이 울거나 웃다가 행동불능 상태 되니까 먹으면 안 돼요.

­인육 먹으면 나중에 죽을 걸?

“하… 진짜, 나한테 왜 이러는데.”

나는 그저 게임을 즐기러 왔을 뿐이건만, 외국인은 날 괴롭히는 걸 즐겼다.

아까 먹인 것 때문에 캐릭터가 구역질을 하며 고통스러워 할 때, 외국인은 희열을 느끼는 듯 괴상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Hehehehe… Hey~ bitch! Come here~!]

사악한 녀석에게서 벗어날 방법은 죽는 거 말고는 딱히 없었다.

“헤이~ 머더 퍼커! 저스트 킬 미!”

어차피 몸은 만신창이고, 템은 쓸모 있는 게 거의 없었기에, 죽고 새롭게 시작한다고 해도 별 타격은 없었다.

그래서, 녀석을 도발하여 날 죽이도록 하려고 했지만.

[hehehe… Come here puppy! Suck my ass! ha­ha­ha!]

외국인은 음침한 웃음소리를 흘리면서, 내 의도대로 움직여 주질 않았다.

­심연의 외국인이네, 진짜….

­뉴비 괴롭히는 고인물 ㄷㄷ

­또라이 새끼네 ㅋㅋㅋㅋ

­외국에서 왕따 당한 찐따가 게임을 하면 저렇게 되는 건가 ㄷㄷ;

­저 놈 지껄이는 말들이 하나같이 소름 돋네….

­이렇게 하는 게 재밌을까? 아마 재밌어서 이러는 거겠지?

[Hey, Newbe. You want die?]

죽고 싶냐고?

어, 죽고 싶어.

죽고 새로 시작해서, 게임 좀 즐기고 싶어.

“헤이, 맨? 플리즈, 킬 미! 오케이? 언더스탠? 킬 미, 플리즈!”

이게 뭐야, 이게….

좀비도 잡고, 곳곳을 돌아다니고 싶었는데… 현실은 미친놈에게 붙잡혀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 재미가 없었다.

­언더스탠 ㅇㅈㄹ ㅋㅋㅋㅋㅋ

­저 외국인 악질이다, 진짜ㅋㅋ

­왠지 저러고 말했다가 안 죽일 거라고 약 올릴 거 같은데 ㅋㅋ

그런데 채팅창의 반응을 보니, 시청자들 입장에선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기에, 나만 재미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Tell me. Who I am?]

“유 썬 오브 빗치. 오케이?”

외국인이 주먹으로 한 대 툭 치며, 다시 물어봤다.

[hehehe… Who! I! Am!]

자꾸 자신이 누구냐고 묻는 외국인. 녀석이 원하는 대로 말해주면, 어떻게 나올까?

“유얼 마이 보스, 오케이?”

[Yeesssssssss!]

“유얼 마이 마스터. 오케이? 아임 유어 슬레이브, 오케이?”

[That's right! ha­ha­ha!]

뭐가 좋아, 이 새끼야!

­zz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외국인에게 굴복한 하와와ㅠㅠ

­ㅋㅋㅋ 듣고 싶은 말이었는지 좋다고 하네 ㅋㅋㅋㅋㅋㅋㅋ

녀석은 방금 했던 말에 만족했는지, 가까이 다가와 묶인 손을 풀어줬다.

아무래도 내가 자신한테 완전히 복종한 줄 알고 풀어주나 본데, 어림도 없지! 넌 뒤졌어. 일루 와!

“흐으으읍! 하­! 하와와 펀치!”

­ㅋㅋㅋ 하와와 펀치 ㅁㅊ ㅋㅋ

한 대… 두 대… 세 대!

순식간에 분노의 펀치를 쏟아 부었다.

­오오! 복수 성공 하나요~?

­꽤 먹였는데 ㅋㅋㅋ

­이러다가 이기는 거 아님? ㅋㅋ

­하와와 펀치! 하와와 펀치!

­와국인 정신 못 차리네 ㅋㅋㅋ

핑 차이 때문인지, 외국인의 캐릭터는 반 박자 느리게 짧게 신음을 흘리며, 상체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아깝네….”

네 번째 펀치를 꽂으려는 순간, 녀석은 뒤로 냅다 빠져, 도망치기 시작했다.

[Ohhhhh~! hohoho! hehehe….]

녀석의 웃음소리로 봐서는, 적잖이 당황한 모양이었다.

“헤이, 머더 퍼커! 컴 온~!”

잘하면 이길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도망치는 녀석을 계속 추격하면서 주먹을 한 대라도 더 먹이려고 애쓰던 중.

[hehehehe….]

그가 기분 나쁘게 웃으며, 갑자기 뒤로 돌아섰다.

[Come here~ hehehehehe!]

등에 매고 있었던 도끼를 손에 쥐었기에,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았던 것이다.

녀석은 악마와도 같은 웃음소리를 흘리며, 도끼를 휘둘러 오자.

“아… 오케이! 헤브 어 나이스 데이~! 굳 바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로 꼬리 내리는 하와와 ㅋㅋ

빠른 태세전환과 함께 도망치려 했으나, 이미 스테미너가 바닥인 상황이라 뛸 수가 없었다.

이 게임은 주먹을 휘두르든, 달리든, 총을 쏘든, 대부분의 활동에서 스테미너를 소모하는 게임이었다.

적과 싸울 때는 제한된 스테미너를 이용해 움직여야 되는 나름 계산적인 게임이었는데… 한 번 소모된 스테미너는 자연적으로 회복하는 데에 1분 정도 걸렸다.

따라서, 스테미너를 계산하지 않고 사용한 나는, 지금 상황에서 도망치기가 힘들었다.

“정정당당하게 주먹으로 싸웁시다… 가 영어로 뭐죠?”

­ㅋㅋ 몰루?

­이제 하와와님께서 도망칠 차례 아님? ㅋㅋㅋㅋㅋㅋㅋ

[Come on, Bitch!]

“으아아아아아!!!”

뒷걸음질 치는 날 잡으러 뛰어오는 녀석을 향해 힘껏 주먹 한 방을 뻗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You are dead」

“으아아아아아아아앙!!!”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 치고 싶을 정도로, 너무 화가 났다.

­꼴 받은 하와와ㅋㅋㅋㅋ

­하와와님 불쌍ㅠㅠ

“어우­ 게임이 너무 어렵고, 매운데요?”

배틀그라운드보다 조작감이 별로인 거 같았다.

게다가 외국인과의 핑 차이 때문에 주먹 한 번 때리기도 너무 힘들었다.

[하또죽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외국인에게 몸도 마음도 패배한 하와와ㅠㅠ

“저기요. 하또죽 님, 후원은 감사한데… 몸은 패배했어도 마음은 아직 패배하지 않았어요….”

[I_like_chicken 님, 별풍 50개 후원 감사합니다!] ­그럼 아까 외국인에게 말씀하신 건 뭔가요?

“치킨님, 후원 캄사합니당… 제가 아까 그 싸가지 없는 외국인에게 뭐라고 말을 했었나요?”

[영상후원 : 망겜만합니다 님이 10,000원 후원하셨습니다!] ­링크

[유얼 마이 마스터. 오케이? 아임 유어 슬레이브, 오케이?]

[That's right! ha­ha­ha!]

후원 영상의 정체는 아까의 굴욕적인 장면이 담긴 클립 영상이었다.

“그새 클립을 따셨네요….”

리스폰 제한 시간인 30초가 지났고, 게임 시작하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붕대와 불꽃 신호기를 든 채, 다시 한 번 모험에 나섰다.

이번엔 아까와는 또 다른 장소에서 시작했고, 주변에는 좀비가 한 마리씩 배치되어 있었다.

­아깐 좀비를 거의 못 봤는데, 이번에는 많이 보네요?

“그러게요….”

생각해보니, 아까 그 외국인을 만났던 것도, 좀비를 거의 못 본 채로 평화롭게 돌아다녔던 것도, 그 외국인을 포함한 사람들이 장소를 깨끗하게 정리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좀비들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외국인들이 이 게임을 하는 걸 봤을 때는 좀비들이 리젠되기까지의 시간의 간격이 꽤 긴 걸로 보였다.

지금 있는 장소에서 벗어나기 위해, 천천히,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크아아아아악!]

젠장… 걸려버리고 말았다.

[카아아아악!]

좀비가 달려오자, 양팔로 막는 자세를 취했다.

이 게임은 특이한 게, 좀비의 공격 모션이 원숭이와 비슷했고, 좀비에게 물린다거나 하는 상황이 없다는 거였다.

감염이 되어도 그냥 죽는 것으로 끝나고, 좀비로 변하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권투하듯이 좀비의 공격을 막아내고, 주먹질로 좀비를 잡아낼 수 있는 게임이었다.

“하와와 펀치! 하와와 펀치!”

­ㅋㅋㅋㅋㅋ 미친 ㅋㅋㅋ

­하와와 펀치 ㅇㅈㄹ ㅋㅋㅋㅋ

­귀엽네요 ㅋㅋㅋㅋㅋ

내게 접근했던 좀비는, 죽기 직전에 주변에 있던 또 다른 좀비들을 불렀다.

2마리의 좀비가 양쪽에서 달려들었기에, 한 쪽으로 도망치면서 녀석들을 몰았다.

아무리 AI인 좀비더라도, 무기 없이 1:2는 감당하기 힘든 게임이었다.

그래서 그들을 몰면서, 그들을 한 마리씩 각개격파하기 좋은 장소를 찾고 있었다.

­그냥 1:2로 잡으시면 안 되요?

­언제까지 데리고 다닐 거임?ㅋㅋ

­ㅋㅋㅋ 저 좀비들 ㅋㅋㅋ 누가 보면 펫인 줄 ㅋㅋㅋㅋ

마침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는 초소가 근처에 보였다.

계단의 폭이 넓지는 않았기에, 한 마리씩 잡기 쉬워 보이는 장소였다.

그 쪽으로 가서, 계단을 절반 쯤 올라온 나는, 뒤따라오는 좀비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퍽! 퍽! 퍽!

[으워어어어….]

예상대로 끌고 온 좀비들을 1:1로 순조롭게 잡아냈다.

그 다음은 초소에 어떤 템이 있는지 둘러봤지만, 군용 수통 말고는 쓸만한 아이템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렇게 초소에서 내려와서, 마음 가는 대로 돌아다니던 중이었다.

[Hey~! Hello~!]

뒤에서 발자국 소리와 함께, 외국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뒤를 돌았더니, 곧바로 주먹이 날아왔다.

“악!”

깜짝 놀라서 비명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Hey~ We are friendly~]

아니, 대체 프렌들리가 뭔 말이야?

[How are you today?]

주먹으로 한 대 치고, 오늘 기분이 어떠냐고 묻는 상대방.

어이가 없었다. 미친놈인가…?

이 게임은 기본 인사가 물리야?

“아임….”

대답을 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상대방에게 다가온 나는 곧바로.

“안 괜찮아, 이 시키야!”

하면서 주먹을 휘둘렀다!

내게 주먹을 두 방이나 얻어맞은 상대방은 허겁지겁 뒤로 물러났다.

[Ah… oh… What the hell?]

잘못한 놈이 먼저 성낸다고.

외국인은 내게 먼저 선빵을 날렸음에도,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아까 만난 외국인이랑 목소리가 닮지는 않았지만, 싹수가 노란 건 그 전의 외국인과 닮아보였다.

“아니, 니가 먼저 쳤잖아, 시키야! 유! 먼저! 히트! 미! 오케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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