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87화 (87/100)

〈 87화 〉 하와와 85화

* * *

85.

­안녕하세요

­저는 이 아이 부모인데요

­혹시 괜찮으시면 통화 가능하실까요?

­010­xxxx­xxxx 입니다.

­애가 저희 몰래 결제를 해서 후원을 했다는데… 혹시 약간이라도 환불이 가능할까요? 죄송합니다.

이거… 그건가?

잼민이의 후원 환불 사태?

이걸 내가 겪는다고?

하필… 이걸?

채팅창이 방금 내 한 마디에 들썩였다.

­?????

­뭔 일임? ㅋㅋ

­뭔데뭔데뭔데뭔데뭔데뭔데

­무슨 일인데 겜하다가 멈춤?

­뭐가 실화임?

디스플레이 캡처로 그대로 띄우기는 좀 그러니까, 스크린샷으로 캡처 따서 휴대폰 번호만 가리고 보여줬다.

“여러분, 방금 이런 내용의 귓말을 보내주셨거든요? 그것도 아까 별풍 2만 개 쏘신 분이.”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환장이네 ㅋㅋ

­진짜 실화인가 싶고 ㅋㅋㅋㅋㅋ

­ㅋㅋ 환ㅋㅋㅋ 불ㅋㅋㅋㅋㅋㅋ

­하와와님 어이가 없을 듯 ㅋㅋ

­ㅋㅋ 미치겠다 진짜 ㅋㅋㅋㅋ

­이거 진짜임? ㅋㅋㅋ

“일단 진짜인지는 모르겠구요. 번호 알려주신 거 보면 혹시라도 번호 따려고 하는 걸지도 몰라서 좀 그렇네요.”

­조심하긴 해야겠네.

­이걸 이렇게 번호를 따간다면 지능범죄 급일 듯 ㅋㅋㅋ

­예전에 ‘그 사건’ 때문에 하와와는 조심하긴 해야 됨

­ㄹㅇ

­이걸로 번호 따려하는 거면 소름돋긴 하네….

­그 사건이 뭐임?

­스토커일 수도 있으니 조심;;

­그 사건 모르면 꺼무위키 검색ㄱ

“아니, 잠깐만… 제가 꺼무위키 등재가 되어있다고요?”

­ㅇㅇ 몰랐음?

­하와와님 3개월 전인가부터 꺼무위키 올라가 있었음

­이 분 몰랐나보네 ㅋㅋㅋ

찾아보니까 정말로 있었다. 본명부터 시작해서 방송 닉네임, 시청자들이 지어준 별명, 그간의 행적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제가 여기 올라갈 줄은 몰랐는데… 게다가 제가 잘 기억 안 나는 일들도 잘 적어놓으셨네요.”

­꺼무위키에 올라간 자신을 보고 있는 하와와 ㅋㅋㅋㅋ

­어떤 기분이 들까? ㅋㅋㅋㅋ

­나도 하와와 꺼무위키 올라간 줄은 몰랐는데 ㅋㅋ

­ㅈㄴ 자세히 써졌네 ㅋㅋㅋㅋ

­팬심이 대단하긴 해 ㅋㅋㅋㅋ

“하와와… 우유튜브 링크도 따주셨군요! 정말 캄사한 거시에오!”

꺼무위키에 내가 올라가 있는 걸 보고, 처음엔 기분이 묘하긴 했지만, 가만 생각해 보니 오히려 좋은 상황이지 싶었다.

꺼무위키에 우유튜브 링크가 올라와 있으니 어느 정도 홍보 효과는 되겠지.

­방송으로 바쁘실 텐데, 죄송하지만 통화 가능하실까요?

귓말이 추가로 온 걸 보고 정신을 차렸다. 이거, 이럴 때가 아닌데.

“그… 일단은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서, 환불 바라는 분이 계셔서 그 분하고 대화 좀 나눠볼게여.”

­ㅇㅇㅇㅇ

­좋게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환불을 바라는 부모(?) 분에게 귓말을 날렸다.

­혹시 아까 별풍 2만 개 쏴주셨던 분의 부모님이 정말 맞으신가요?

­네

­제가 예전에 좋지 않은 사건을 겪어서 그런데, 혹시 제 번호를 따가려고 하시는 건 아니죠? 제가 스토커 때문에 위험한 일 겪었던 적 있어서요.

­아유, 아닙니다. 그런 이유로 말씀드리진 않았습니다.

­그러면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전화 걸 텐데, 괜찮으시죠?

­네

­바로 전화 걸게요. 아, 참. 이거 통화 내용은 방송에 나올 텐데 괜찮으실까요?

­음… 방송은 좀 그렇지 않을까요?

­제가 게임 컨텐츠 방송하다가 멈춘 상태라서 지금 상황 시청자 분들도 궁금하셔서 그렇거든요.

­으음.

­게다가 저도 상당히 당황한 일을 지금 겪고 있는 상태라서, 혹시 모르니까 방송 계속 켜놓는 거거든요.

­안 되시면 저도 전화는 힘들 거 같구요. 한 번 잘 생각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나중에 딴 소리 할 수도 있으니까, 증거 수집은 해야 된다. 그래서 미리 언질을 준 거다.

안 된다고 해도 녹화를 해서 영상을 딸 생각이지만, 뭐 어쩌겠어? 이 말들이 사실이라면 급한 건 자신일 텐데.

­지금 예린이 ㅈㄴ 진지한 표정으로 키보드 치고 있는데 뭔 말하고 있는지 궁금하네. 나만 그런가?

­222222222222

­나도 궁금함ㅋㅋㅋ

­야! 너두? ㅋㅋ

휴대폰 번호를 제외한 대화 내용 대부분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다.

“자. 일단은 여기까지 대화 진행되었구요. 만약 된다고 하면 바로 전화 연결해서 ‘환불 컨텐츠’ 진행해 볼게요.”

­이걸 컨텐츠로 찍네 ㅋㅋㅋㅋㅋ

­ㅋㅋㅋ 참된 스트리머 ㅋㅋ

­ㅋㅋ 이게 맞나 ㅋㅋㅋㅋㅋㅋ

­The 환불 라이브 : 하와와ㅋㅋ

­이거 우유튜브 각 아님? ㅋ

우유튜브 각은 맞다.

어디, 생각난 김에 찾아볼까?

나랑 같은 사례가 지금 있는지?

사이트에서 영상을 뒤적거렸지만, 나와 비슷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찾아본다고 해도 외국 사례였고, 한국으로는 아마 내가 최초이지 않을까?

­알겠습니다. 방송 나와도 되니까, 통화 주시길 바랍니다.

­네. 그럼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걸어도 되죠? 어차피 제 번호 필요 없으시다고 하셨으니까.

­예, 됩니다.

답장 온 걸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자. 저 쪽에서 방송에 내보내도 된다고 허락을 맡았구요. 전화 연결해 볼게여.”

­전화 걸고 나서 뭐라고 말하려나?

­상황 ㅈㄴ 웃기네 ㅋㅋㅋ

­진짜 부모일까???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지금 방송중인 ‘하와와’라고 합니다! 혹시 아까 귓말 남기신 분 연락처가 맞나요?”

[예.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네에. 그럼 환불 받고 싶으시다 하셨는데, 혹시 업체에 전화라던가 문의를 남기셨을까요?”

[무슨 업체 말씀이시죠?]

“그게… 이렇게 방송을 송출하는 업체가 있구요, 별풍 같은 후원 시스템만 따로 맡는 업체가 있어서요. 혹시 그 후원 업체에 전화는 하셨는지 여쭤본 거에요.”

­업체가 다 따로따로였음? 같은 거 아녔음?

­여긴 방송 송출 따로. 후원 시스템 따로임.

­나도 이건 몰랐는데.

­둘 다 맡는 곳도 있음.

[음… 그런 건 제가 잘 몰라서요. 아직 전화하거나 그러진 못했네요.]

“그럼 그 쪽에 환불 신청은 안 했다는 말씀이시져?”

[예.]

“그렇다면 아버님께서 업체에 환불 신청을 하지 않으신다는 전제 하에, 환불을 대신 해드릴 건데요. 괜찮으시겠죠?”

[예. 어차피 제가 하는 방법도 잘 모르니, 그래주신다면 감사하죠.]

­이걸 덥썩 받는다고 하네.

­나였으면 환불해달라고 안함ㅋ

“일단 귓말로 은행, 계좌번호, 이름 알려주시구요.”

[예.]

이대로 순순히 환불해주기는 좀 그러니까. 여기서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어필을 좀 해야겠지.

“환불은 해드리겠는데, 일단 이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뭘 말인가요?]

“아드님께서 제 수영복 입은 모습을 계속 보고 싶어서 후원을 200만 어치나 하셨는데.”

[…예.]

“지금 이렇게 방송 중에 환불하는 상황까지 와서, 그동안 진행했던 컨텐츠고 뭐고 다 멈춰버렸거든요? 그래서 저도 피해자란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건… 으음… 죄송합니다.]

상대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낌새는 있었으나, 일단 미안하다고 했으니 가만히 둬야겠다.

­상황이 좀 답답했는데 시원하네 ㅋㅋㅋㅋㅋㅋ

­똑부러지는 하와와 ㅎㅎ

­그래. 따질 건 따져야지.

여기서 한 가지.

궁금했던 걸 물어봤다.

“저, 혹시….”

[예.]

“자녀분이 미성년자인가요?”

[…예. 맞습니다.]

“나이가 어떻게 되지요?”

[아들이 올해 16살입니다.]

“열여섯이면, 중3인가요?”

[그렇죠.]

“그럼, 미성년자였으면 후원 결제나 이런 걸 할 때에 부모 동의가 필요했을 텐데, 그건 어떻게 한 건가요?”

[그건… 제 주민번호로 아이디를 만들어서 했다고 하네요.]

“아무리 그래도 결제할 때는 인증 같은 걸 할 텐데, 어떻게 했을까요?”

[아마 자리를 비웠을 때, 제 휴대폰으로 결제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럼 결제했다는 게 휴대폰 메시지로 왔을 텐데요? 확인 하셨나요?”

[아뇨. 그건 못 봤습니다.]

­탐정 하와와 ㄷㄷ

­ㅋㅋ 범인이 형사에게 심문 받는 느낌인데, 나만 그렇게 보이나?

­자식 잘못 둔 아버지도 불쌍해 보임.

­이런 거 교육 제대로 못하고 환불하러 찾아온 부모 잘못임 ㅇㅇ

휴대폰으로 온 결제 메시지는 잼민이 쪽에서 삭제했을 거다.

그렇다면 메시지가 왔었던 걸 모르는 것도 이해는 된다.

“못 보셨다면, 돈이 빠져나가는지는 어떻게 아신 건가요?”

[오늘 통장 잔고를 확인해보니까 1000만 원 이상이 빠져나가있더군요. 그래서 알았습니다.]

“천만 원요?”

[예.]

“저는 천만 원까진 받아본 기억이 없는데….”

[하와와 님께 쏜 건 지금까지 약 250만 정도라고 하는데, 오래된 것까지 다 환불 받는 건 미안하니까, 오늘 들어간 200만 정도만 환불 받으려고 했거든요.]

아무래도 나 말고도 다른 스트리머들에게 후원을 100만 원 이상 했던 걸로 보인다.

­근데 이렇게 되면, 환불 안 해도 되지 않냐? 저 쪽에서 자기 자식이 멋대로 결제했다는 증거를 보여주지 못 하는 이상, 환불은 의무가 아닐 텐데?

시청자의 말도 일리는 있다. 이건 내가 굳이 환불할 필요는 없는 사항이다. 하지만 안 해주면 왠지 찝찝할 것 같았다.

“아버님. 이거, 아버님께서는 자신 주민번호로 만든 계정을 통해 결제를 했다고 말씀은 하셨는데요. 막상 아드님께서 결제를 했다는 증거 같은 걸 보여주지 않는 이상은, 객관적으로 본다면 아버님께서 결제해서 쓴 걸로 보이거든요?”

[그게 그렇게 되나요?]

“당연하죠! 저도 아버님의 주장만 듣고 있을 뿐이지, 그런 증거가 제시된 게 아니잖아요? 맞죠?”

[그, 그건… 그렇죠. 그런데 그렇게 되면 제가 환불을 못 받는 겁니까?]

“네. 원래는 환불을 못 받는 게 정상이에요. 그 증거를 제시 못 하시면, 제가 환불을 할 의무도 사라지는 거구요.”

[그렇습니까….]

급격히 기운 빠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아버님이 이 돈이 꼭 필요해서 환불 받으려고 이러시는 거 같으니까, 제가 이번만 환불은 해드릴게요.”

[저, 정말이십니까?]

“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요….”

이중 수수료까지 계산한다면, 200만 원을 그대로 돌려주면 나의 손해다.

“그… 혹시, 후원 업체들은 이중 수수료를 받아먹고 운영하고 있는데, 그건 아시나요?”

[아니요, 모릅니다.]

평범한 학부모라면 모를 수밖에. 설명을 해주는 게 좋겠지?

“만약 제가 아버님께 200만 원을 그대로 환불하면, 아버님은 좋겠지만 저는 수수료 때문에 손해거든요? 정산하면 수수료로 인해 200만이 온전히 제 통장에 꽂히는 게 아니라, 170에서 180정도만 들어가거든요.”

[그렇군요….]

태평하게 “그렇군요.”라는 말이 나옵니까? 라고 따지고 싶었으나, 참았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