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6화 〉 하와와 84화
* * *
84.
“런하려고 방종하는 거 아니니까 걱정 마세요.”
방종 후에 한숨을 쉬었다.
“에효. 왜 그런 말을 해서….”
입던 파자마를 벗고, 수영복을 입어봤다.
“이거 대체 언제 산거야….”
입을 만 한 건가? 싶을 정도로 위랑 아래가 꽉 끼었다.
“으… 이거 살짝 위험한데….”
사이즈가 약간 안 맞았던 걸까? 꽉 끼어서 몸매가 너무 드러나는데다가, 아래쪽은 수영복이 먹혀 들어가고 있었다.
“이거 절하다가 방송사고 치는 거 아냐?”
어떻게 할지 생각하다가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허리에 수건을 묶어서 가리면 되잖아!
“이 정도면 되었겠지?”
거울을 통해 확인해봤다. 수건이 하체 부위를 완벽히 가려주고 있었다.
“자. 이제 방송 드가자아아아!”
[공약 이행합니다ㅠㅠ]
방제는 이쯤이면 되었겠지. 방송 온!
ㄹ ㅎㅇ
런할 줄 알았는데 정말 다시 키셨네요 ㅎㅎ
오옷! 하와와님!
하와와 눈나… 오우야….
라인 잘 빠졌네….
“하와와~ 약속은 약속이니까, 이 옷차림으로 절 두 번 하겠사와요!”
카메라로 보이는 위치를 조정하고, 자리를 잡은 뒤 곧바로 절을 올렸다.
“자, 이제 됐죠?”
공약 이행 성공!
약속을 지킨 하와와 ㄷㄷ
덕분에 눈호강 합니다 ㅎㅎ
근데 아래는 왜 수건으로 가린 거임? 하체도 제대로 보여줘!
“이제 약속은 지켰으니 다시 방종할게요. 옷 갈아입고 오겠슴당!”
????????
이대로 다시 갈아입는다고? 선 씨게 넘는데….
아쉬운데요.
그냥 이대로 방송 ㄱㄱ
수영복 입은 채로 방송해주세요!
아니… 지금 꽉 끼어서 불편해 죽겠는데, 이걸 입은 채로 방송하라고? 흐음….
“자. 여러분.”
ㅇㅇ?
할 말 있으신가? ㅎㅎ
“제가 일단 약속은 지켰잖아요. 그렇져?”
그렇지 ㅇㅇ
그렇긴 한데 왜?
“그러면 지금부터는 제가 수영복을 입든지, 다른 옷을 입든지 솔직히 자유잖아요. 안 그래요?”
그건 그렇긴 하지
인정….
채팅방이 수긍하는 분위기로 가는 듯 했으나….
그래도 수많은 시청자가 수영복을 계속 입어주길 바라지 않을까요?
한 명의 트롤링으로 인해.
난 이 분 수영복 입은 거 보러 온 건데. 다시 옷 갈아입으면 나감 ㅅㄱ
저는 눈나가 그 옷을 계속 입어줬으면 좋겠어요.
수영복은 진리다.
하와와~ 수영복은 사랑인 거시에오!
진정한 여캠이라면 수영복 입은 채로 방송할 텐데….
ㄹㅇ ㅋㅋ
시청자들의 반응이 달라졌지만, 뭐, 그래도 여기까지는 예상하고 있었다.
“여러분, 지금 옷이 꽉 끼고 있어서 불편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거든요?”
ㅠㅠ
많이 불편하겠네.
아 몰라요! 눈호강을 위해서라면 하와와가 불편하든 말든 내 알 바 아님
“그래서 원래는 갈아입고 싶었는데, 여러분이 이렇게 말씀해주시니까… 한 가지 제안을 드리려고 하는데.”
??
그게 뭐죠?
“그, 보통 게임이나 영화 같은 거 완성 시킬 때 펀드 들잖아요. 투자도 막 하고.”
그렇지?
“그럼 제가 수영복을 방종 때까지 입게 할 펀드에 별풍 2만 개를 투자해주실 분이 계신가요?”
투자자 모집 ㅋㅋㅋㅋㅋㅋ
ㅋㅋㅋ ㅁㅊ 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 그만큼 갈아입고 싶다는 거겠지 ㅋㅋ
우리가 너무 고집을 부리나?
2만 개는 좀….
그냥 입어주시면 안되나요?
돈에 맛들인 하와와 ㄷㄷ
별풍 1만 개에 100만.
수수료까지 합하면 110만.
시청자에게는 꽤 큰 액수다.
이렇게 가격을 부른 이유?
별 거 없다.
별풍 2만을 쏴주면 좋고.
안 쏜다면 옷 갈아입으면 되니, 상관없다.
그냥 옷 갈아입고 싶어서 이러시는 듯?
나 대신 별풍 좀 쏴주라!
아~ 청자들 화력이 이것밖에 안 됐나?
4천 개까지는 쏠 수 있겠는데 2만 개는 나도 힘듦.
“좀 더 기다려보고, 없으시면 바로 옷 갈아입을게요.”
역시 2만 개는 무리긴 하지….
라고 생각하던 순간.
익숙한 사운드가 들려왔다.
[못말리는하와와 님, 별풍 10,000개 후원 감사합니다!] 1
아앗… 이걸 쏜다고?
“못말리는하와와 님, 별풍 1만 개 캄사합니다! 캄사합니당!”
하지만 살다보면 모르는 일이 일어날 때도 있고, 불가사의한 일을 접할 때도 있다.
[못말리는하와와 님, 별풍 10,000개 후원 감사합니다!] 2. 이제 2만 개니까 수영복 방종 때까지 ㄱㄱ
“하와왕~ 못말리는하와와 님! 별풍 1만 개 추가로 쏘신 거 캄사합니당! 제 통장을 빛내주셔서 감사한 거시에오~!”
오래간만에 후원을 많이 받은 건 기분이 좋기는 했는데… 하… 이 꽉 끼는 걸 계속 입어야 하다니….
돈이 최고긴 해.
자본주의에 미쳐가는 하와와;;
이야~ 이걸 바로 쏘시네
크으~ 좋았다~ 좋았어 ㅋㅋ
개꿀!
그런데 하와와님, 수건 걷어서 하체도 보여주실 수 없나요?
“그건 좀 힘들 거 같아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 수영복 자체가 지금 꽉 끼어서, 아래 부분이 좀 먹혀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방송에 보여주기 애매하기 때문에 가린 겁니다.”
먹혀든다니 ㄷㄷ
섹시한 하와와….
아쉽네요ㅠㅠ
그렇게 수영복을 입은 채로, 방송이 재개되었다.
“으음… 아까 게임 얘기, 어디까지 했었죠? 기억 나시는 분?”
ㅁ?ㄹ
지금 상황에선 게임 얘기는 별로 안 중요할 듯?
“잘 기억이 나진 않으니까, 제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드릴게요.”
일단은 완성시킨 집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다.
“어때요?”
오오옹!
나름 괜찮네 ㅋㅋㅋ
잘 지으셨다….
2층짜리 대저택 ㄷㄷ
이야….
“여길 보시면 텃밭을 일궈놨고요. 저쪽은 보시다시피 마구간. 말은 다섯 마리밖에 안 들어가네요. 그리고 이쪽은….”
집의 구조와 어떤 게 있는지를 대략적으로 보여줬다.
이거 짓는데 얼마나 들었음?
“글쎄요… 1층만 지었으면 은화 2만 닢이었는데, 2층까지 지으니까 은화 5만 닢 이상은 깨지더라고요.”
집 지으면 좋은 거 있음?
“집 지어서 좋은 거요? 없는 거 같은데. 그냥 자기만족 같아요. 그냥 이 곳을 거점으로 삼아서, 다음에 로그인 할 때도 여기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정도?”
잘 이용하면 1회성 텔레포트로 사용할 수도 있겠네요?
“껐다 켜야 되겠지만, 그렇겠죠?”
집 짓는 거 영상으로 찍으셨나요?
“네. 찍었어요. 아마 나아~중에 올릴 거 같은데. 아직은 다른 영상 올릴 것도 많아서 시간이 걸릴 거 같은데, 그냥 집 짓는 영상부터 편집해서 올릴까요?”
그게 나을 듯?
ㅇㅇ
과거 영상은 백업만 해두고 삭제하는 게 나을 거 같은데.
“일단은 외장하드 구해서 따로 백업해볼게요. 그럼 집 짓는 영상부터 올리는 걸로….”
캐릭터를 이동시켜, 내 상점 앞에 도착했다.
[어서 오십시오, 나으리!]
전에는 없었는데, NPC가 있네.
여기 님 상점 아님? NPC가 있는데?
“아, 이거. 제가 돈 주고 NPC 고용한 거에요.”
NPC 돈 주고 고용도 할 수 있구나 ㄷㄷ
고용하면 물건 대신 팔아주는 거임?
“네. 그래서 편해요.”
이번엔 상점에 진열된 품목을 보여줬다.
????
뭐임?
웬 오크통이?
지금 보니까 은화 50만 이상 벌었네 ㄷㄷ
오크통 안에 물이 차있는데, 설마 물을 판 거임?
“네. 물을 팔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물을 판 거임? ㅋㅋㅋ
그런데 물통이 팔려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생겨나는데?
물을 판다는 게 신박하긴 하네.
“그게….”
웬만한 물품은 대부분 팔아봤지만, 그렇게 수익이 크게 나오지는 않았다.
그래서 어떤 걸 팔아야 편하게 돈을 벌지 생각하다가 물을 팔게 된 것이다.
물은 평소에는 팔기 힘들 정도로 풍족한 자원이었다.
하지만 물길을 막아서, 물을 희귀하게 만든다면 팔리지 않을까?
우선, 도시로 흘러들어가는 물길을 수색했다.
물이 도시 근처에 있는 산자락에서 흘러 왔다는 걸 파악한 뒤, 거기로 가서 물길이란 물길은 죄다 틀어막았다.
그 다음은 오크통을 가져와, 물을 담고 나서 다른 유저가 발견한 버그를 이용해, 오크통을 내 상점이 있는 곳으로 계속 이동시켰다.
이세계 봉이 김선달 하와와ㄷㄷ
ㅋㅋㅋㅋ 물을 팔다니 참신하네
“물을 처음 팔 때는 잘 안 팔렸는데, 나중에 막 사들이다보니 제가 가격을 조금씩 올렸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사람들 반응은 어떰?
“NPC들은 반응이 무덤덤하고, 여기서 포도주 만들던 사람들은 막 욕하고 그러던데요.”
물을 파는 내 전략에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포도주를 만들던 유저들이었다.
그들은 갑자기 왜 도시에 물이 없어진 건지 궁금해 하다가 내 상점에 올라간 물이 담긴 오크통을 사가기 시작했다.
포도주를 대량으로 만들려면 물이 많이 필요했기에,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내가 파는 물을 계속 살 수밖에 없었고.
가격을 서서히 올리면서 돈을 쓸어 담게 되었다.
[못말리는하와와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혹시 귓말 좀 봐주실 수 있나요?
“후원 캄사합니당… 귓말이요?”
시청자의 말대로 귓속말로 온 메시지를 확인해봤다.
“어… 어어? 에엑?!”
골치 아픈 일이 일어났다.
“아니, 이거 실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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