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85화 (85/100)

 


〈 85화 〉 하와와 83화






* * *






83.


그동안 잡았던 물고기와 토끼를 진열대에 올려놓고, 상점을 열었다. 물고기와 토끼의 시세가 각각 은화 150닢, 은화 400닢이었기에 그보다 싼 100닢, 300닢으로 올렸다.


“물고기 팝니다아아~ 토끼 고기~ 팝니다아아~”


­장사꾼 하와와ㅋㅋ


­잘 팔릴지 걱정되네요.


­그냥 NPC 상점에 처분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안 팔리면 그 때 처분할게요. 일단은 좀 기다려보죠.”


30분 후.


“하아아암….”


그동안 물품을 사러 온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었다.


­ㅋㅋ 그냥 포기하시죠


­ㅈㄴ 안 팔리네 ㅋㅋ


­그냥 상점 처분ㄱㄱ


“어쩔 수 없지. 그냥 처분할게요.”


시청자의 의견을 듣고, NPC가 운영하는 상점으로 향했다.


[어서옵쇼.]


물고기와 토끼 고기를 팔려고 했는데….


“에엥? 가격이 아까랑 다르네?”


분명 30분 전에는 은화 150닢, 400닢으로 팔 수 있었던 것들이 지금은 100닢, 300닢으로 떨어져 있었다.


­?? 정말 다르네


­파는 것도 타이밍이 있나?


­왜 가격이 다르지?ㅋㅋ


­아깐 수식어가 붙어있었는데 지금은 안 붙어서 그런 거 아님?


“수식어요?”


­ㅇㅇ. ‘신선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었는데 지금은 없잖음.


“그랬었나… 방종해야 다시보기로 영상 올라가니까 잠시 방종했다가 바로 켤게요.”


영상을 확인해본 결과, 시청자의 말처럼 수식어 차이에 의해 가격이 다른 것으로 보였다. 이게 확실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선 가격이 다른 이유는 이것밖에 없었다.


“수식어 붙어서 이렇다는 건 생각도 못 했는데, 말씀 감사합니당!”


‘신선한’이 있다면, 반대로 ‘썩은’, ‘부패한’ 같은 수식어도 있지 않을까?


궁금했지만, 일단 돈을 버는 게 목적이라 이 이상 값이 떨어지는 걸 원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아까보다 적은 금액을 받는 건 아쉽지만, 다 팔아치웠다.


[+은화 1800닢]


물고기 12마리와 토끼 2마리를 잡아서 얻은 금액이었다.


­아까 팔았으면 2천 닢은 넘었을 텐데, 아쉽네요.


“흐잉… 그러니까요.”


다른 게임은 언제 고기를 팔아도 값이 변하지를 않았는데, 이 게임은 이런 부분에서 현실성을 강조하는 듯 했다.


“아니, 근데 생각해보니까 웃기네요?”


­뭐가?


­왜 그럼?


“여러분들도 생각해보세요. 고기의 신선도에 따라 값을 매길 정도의 현실성을 반영할 거였으면, 애초에 울타리 같은 것도 넘어 다닐 수는 있게 했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ㅋㅋㅋㅋ 생각해보니 그렇네


­망겜이라서 그런 거 아닐까요?


­어이없긴 하네 ㅋㅋ


­그냥 그러려니 하셈 ㅋㅋ


­ㅈㄴ 웃기긴 하네 ㅋㅋ


­거기까지 생각은 못 했나보지ㅋ


“정말 희대의 갓겜인 거 같아요.”


[노가다크로니클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고기 같은 건 진열대에 꺼내놓으면 빨리 상하는데, 인벤토리에 넣고만 있으면 현실 시간 하루가 지나지 않는 한 신선함이 유지됨.


“노가다크로니클 님, 별풍 10개 감사합니당… 내용이 너무 긴데, 음… 그러니까 간단히 요약하면, 인벤토리에만 쟁여놨다가 NPC 상점에 처분해라. 괜히 직접 팔려고 하지 말고. 이런 뜻이죠?”


[노가다크로니클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ㅇㅇ


“그런데 왜 그렇게 만든 걸까요?”


­몰루


­버근가?


­그냥 이 게임 만든 개발자 맘이라서 그런 거 아님?ㅋㅋ


“뭐, 아무래도 개발자 맘이겠죠?”


토끼나 사슴 같은 걸 잡기에는 활을 쏠 때 조준점 같은 게 보이지 않아서 화살을 명중시키기 힘들다. 그래서 잡는 게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낚시를 하기에는 시간 효율이 좋지 않았지만, 난이도로 봤을 때는 사냥보다 낚시가 훨씬 쉬웠다.


흠… 어디 쉬운 돈벌이 수단이 없나?


“쉽게 돈 버는 방법이 없을까요?”


­그런 거 있었으면 이미 겜이 망했겠지 ㅋㅋ 아님 막혔거나.


­ㄹㅇ ㅋㅋ


­그런 방법 알고 있어도 알려주려는 사람은 없는데


“일단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돈 쉽게 버는 방법을 한 번 찾아봐야겠어요.”


­ㅇㅋㅇㅋ


­그런 방법이 있을까?


­근데, 방종한다는 말로 들리는 건 나만 그런가? 기분 탓임?


“하와왓? 어떻게 아셨어요? 호에엥… 나중에 점집 차리셔도 되겠는 거시에오!”


­아니, 방종을 왜 해ㅋㅋ


­리액션 ㅈㄴ 웃기네 ㅋㅋ


­호에엥 ㅇㅈ1ㄹ ㅋㅋ


­방송 좀만 더 켜주시면 안 됨?


“미 방영분은 나~중에 영상으로 올릴 테니까, 그걸로 봐주세용. 오늘 방송 오래 켰기도 하고, 혹시나 돈 버는 꿀팁 발견하면 공유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방송 오래 켰긴 하지. 근데 그 뒷말은 공감이 좀 안 됨ㅋㅋ


­ㅋㅋㅋ 김칫국 거하게 마시지 말고 방법이나 찾아 보셈 ㅋㅋ


­뒷말이 괘씸하니까 방송 좀 더 하셈 ㅇㅇ


“아, 농담이에요, 농담! 제가 겜 자체에 재능이 없는데 그걸 어떻게 찾아요?”


­알긴 아네 ㅋㅋ


­자기 입으로 겜 못한다고 하니까 씁쓸하게 보임 ㅋㅋㅋㅋ


­우리도 농담이었음 ㅇㅇ


“아무튼… 저도 쉬고 싶으니까, 방송 이만 종료하도록 할게여. 오늘도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당!”


­방법 꼭 찾길 바람 ㅎㅎ


­하와와 빠이~!


­오늘도 고생했음 ㅂ2


방송을 마치자마자, 도시에 있는 상점이란 상점은 죄다 돌아다녔다. 어떤 물건이 잘 팔리고, 어떤 게 특산품인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장사하려면 이걸 먼저 하는 게 기본이었지만, 이렇게 알아보는 행위 자체가 너무 지루하고 귀찮았기 때문에 하지 않았던 게 지금에 와서 후회됐다.


“안 팔리는 이유가 있었네.”


여러 유저들의 상점에서 각종 물고기와 토끼, 사슴, 멧돼지 등의 동물 고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은 가죽과 고기를 분리해서 따로 팔고 있었다.


가죽은 무두질로 잘 다듬어서 올려놨다. 고기는 굽거나 훈제를 해놨고, 물고기는 말린 채로 싸게 팔고 있었다. 말린 생선 은화 100닢, 고기는 종류마다 다르지만, 훈제 토끼 고기가 250닢이니 싼 편이다.


나처럼 다듬지 않은 날것 그대로를 파는 사람들도 있었다. 퀘스트 중에는 물고기나 특정 동물을 잡아오라는 내용이 있기에, 시간을 아끼고 귀찮음을 해소하기 위해 사가는 유저들을 노린 것으로 보였다.


그래도 비싸게 팔지는 않았는데, 물고기는 은화 50닢에서 80닢 사이로 팔고 있었다. 이걸 시청자에게 보여줬으면 내가 혐사꾼 혹은 시세 맹인으로 보였을 지도 모른다. 방종하길 잘했다.


“가죽 벗기기엔 시간이 좀 걸려서 하지 않았는데….”


유저들의 상점은 처음 올렸을 때의 물품 수량과 팔린 수량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얼마나 잘 팔렸는지 알 수 있었는데, 가죽이 이 정도로 인기가 많은 줄 알았으면, 시간 걸리더라도 따로 파는 건데. 그런데 NPC 상점에서는 가죽을 헐값에 사가거나 가격을 책정해주지 않아서 쓸모없는 줄 알았다.


토끼 가죽을 벗기는 데에만 현실 시간으로 약 3분이 걸린다. 다른 동물 가죽은 토끼보다 덩치가 더 크니, 그만큼 비례해서 더 오래 걸릴 것이다.


난 가죽을 다루는 무두질 스킬을 배우지 않았기에, 가죽 벗기는 게 더더욱 의미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걸 보니 의미가 없는 짓은 아니었다.


“일단 가죽 장사 확인….”


과일이나 야채, 채소는 파는 유저들이 적었다. 밀이나 쌀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였는데, 이건 왜 그런지 찾아보니까 현실과 비슷하게 농사를 체감할 수 있게 만든 게임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그나마 과일, 야채, 채소의 경우는 산이나 숲 속에서 채집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밀이나 쌀은 달랐다. NPC가 농사하는 농경지에서 서리 할 수 없었고, 어딜 가도 밀이나 쌀이 알아서 자라는 곳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런 게 퀘스트에서 필요할 때는 보통 NPC 상점에 있는 걸 사간다고….


“여긴 포도주가 많네….”


포도주가 잘 팔리는 모양인지, 포도주만 진열된 상점들이 몇 곳 보였다.


가격이… 으엑! 개당 은화 2천 닢? 이거 실화야? 근데… 가격에 비해서 절반 이상 팔린 거 보면, 장사가 잘 되는 거겠지?


“포도주는 지금 못 만드니까 제외하고….”


망치나 낫 같은 도구와 광석들도 비싸게 팔리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쉽게 구할 방법이 없으니 이것도 제외.


흠… 뭘 팔아야 될까나.


고민하다가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시도는 해봐야겠지….


#


2013년 12월 9일.


거의 한 달 만에 방송을 켰다.


­오랜만이네요 하와와님


­ㅎㅇ


­방송 켜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동안 게임 연구를 위한 폐관수련을 한다는 내용으로 휴방 공지를 올렸었다.


무슨 폐관 수련이냐면서 방송이나 키라는 댓글들이 처음에는 많았으나, 차츰 휴방 기간이 늘어나자, 빨리 돌아와 달라는 댓글들만 몇 개 달리고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래서 이대론 안 되겠다는 걸 깨닫고 오늘 방송을 켰다. 남들에게 내 시청자를 더 뺏길 수는 없으니까.


원래는 더 늦게 공개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동안 꿀 빨면서 돈을 벌었던 건에 대해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려 한다.


­오늘 드디어 이 겜 마지막임?


­그래서 꿀은 어떻게 빨았음?


­돈 많이 버셨나요, 하와와 님?


­저번에 하와와 안 한다고 했다가 하셨었는데, 수영복 ㅇㄷ?


“어, 음… 제가 하와와를 안 한다고 했었나요?”


­그땐 따지는 것도 깜빡했는데, 계속 휴방하길래 심심해서 다시보기 영상들 돌려보다가 발견함


[하또죽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링크]


“하또죽 님, 별풍 100개 후원 캄사합니당… 이 링크는 뭔가요?”


시청자의 영상 도네를 틀어봤다.


[오늘만큼은 ‘하와와’를 쓰지 않도록 하겠사와요.]


[만약에 하면 제가 수영복 입고 여러분에게 절 두 번 할게요.]


[하와와왓?!]


컷 편집이 되어 있는 영상이었고, 당시에 했던 말들을 그대로 들려주고 있었다.


“어… 음… 이거 막 다른 장면이랑 합성하신 거 아니죠? 짜깁기 같은 거 아니죠?”


­그냥 단축시켜서 보여주는 영상 아님? ㅋㅋ


­금괴 12개 얻은 그 날 영상임ㅋ


“아… 그래요? 저 공약 같은 말 한 당일이 금괴 12개 얻었던 날하고 같은 날이라고요?”


­ㅇㅇ 맞음


­클립은 최대 1분까지밖에 못 따서 편집한 영상으로 올린 건가?


­그 날 거 녹화본 있으면 확인 좀


“일단 다시보기 사라지기 전에 영상으로 제가 저장은 해두니까, 확인해볼게요.”


그렇게 확인해본 결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기억하네 ㅋㅋ


­근데 왜 우리들은 다 이 부분에 대해서 태클 걸지 않았지?


­금괴 12개가 너무 임팩트가 컸나?


­하와와님이 촌장 일당을 성공적으로 토벌했다는 게 너무 컸던 듯


­그냥 우리가 기억을 못한 거 같음ㅋㅋ


“정말, 한 분 말씀대로 이걸 기억하네… 어이가 없네요… 못 말리기도 하고.”


­약속은 약속이니까 지키시죠.


­수영복 준비된 거 있음?


“잠시만요….”


수영복이 한 벌 있긴 했지만, 사이즈가 맞는지는 확인해본 적이 없었다.


“음… 있기는 한데, 맞는지 모르겠으니까 한 번 입어볼게요. 일단 잠시 방종할게요.”


­ㅋㅋㅋ 도망치려고 방종하는 거 아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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