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83화 (83/100)

〈 83화 〉 하와와 81화 : 편집자 소동(1)

* * *

81.

밤새가며 편집해서 올린 영상들의 반응이 대부분 좋은 편이었다. 게다가 구독자 수가 200이 넘어갔다는 건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이전의 삶에서는 편집한 게임 영상을 몇 개 올려봤지만 구독자가 100명을 넘기지 못했었기에, 구독자를 늘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었다.

“음….”

­나보다 못 생겼네^^

­그 놈의 하와와 좀 안 할 수 없음? 신경 거슬리는데

­영상 ㅈㄴ 개노잼이네요

중간마다 보이는 악성 댓글들. 이런 댓글들도 좋게 보면 관심이라고 생각하니, 차단하지 않고 그냥 둘까 고민했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리듯이 이런 악플러들을 그냥 두면 나중에 더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수도 있었다.

댓글을 어느 정도 걸러낸 뒤, 낚시 현황을 살펴봤다.

“엥?”

인벤토리 공간의 대부분을 쓰레기가 차지하고 있었고, 물고기는 단 3마리밖에 잡히지 않았다.

“많이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3마리는 좀 너무했는데….”

이 게임은 요리나 낚시, 검술 등 대부분의 행동이 스킬로 존재한다. 각 스킬마다 숙련도 레벨이 있는데, 5레벨이 만렙이고, 숙련도 레벨이 높으면 높을수록 시간 효율이 좋다거나 이득을 더 볼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다.

낚시 스킬이 지금 1레벨이니, 쓰레기가 많이 낚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물고기를 5마리 정돈 낚을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많은 걸 기대했나보다.

낚시(Lv.1) Exp : 64%

앞으로 8시간 내지 10시간 정도 더하면 2레벨은 찍으려나?

쓰레기를 모조리 마우스 커서로 드래그해서 바닥에 버린 뒤, 다시 자동 낚시를 켰다.

꼬르륵.

“으으….”

그러고 보니, 식사 못 한 걸 깜빡했다. 뉴튜브 성적을 보고 기분이 너무 좋았던 나머지, 끼니 떼운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

라면이 담긴 냄비를 컴퓨터 앞까지 가져와, 면발을 후루룩 먹으면서 다음에 올릴 영상 분량을 편집하기 시작했다.

#

영상 편집에 5일이 넘는 시간을 쓴 후, 방송을 켰다.

“하와와~ 여러분, 안녕하세요!”

방송이 시작되자, 시청자들이 들어오면서 대부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하이~

­방제 뭐임?

­우유튜브 구독해달라고?

­오~ 우유튜브 시작한 거임?ㅋㅋ

­링크 좀 띄워주세요.

“링크는 ‘!우유튜브’라고 명령어 치시면 나올 거시에오~”

­!우유튜브

­milktube.com/chennel/9789354

잠시 멈췄다가, 일순간에 휘몰아치는 채팅들.

­영상들이 최근에 올라간 거네?

­아, 이거. 난 다 봤었는데, 아직 하와와 채널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구나….

­이거 알고리즘에 뜨기에 봤었음.

­다른 사람들은 거의 편집 없이 풀 영상으로 올렸는데 하와와 님은 신기하게 올리셨네. ㅋㅋㅋ

­재밌는 영상도 있었지만, 좀 노잼인 영상도 있어서 아쉽긴 함.

­하나도 못 봤던 건데, 한 번 봐야지….

­영상 편집 잘하신 듯 ㅎㅎ

­필요한 부분만 잘라 보여줘서 그런가, 시간 아낄 수 있어서 이득이고, 영상 자체도 재미있네요.

­이야, 하와와님도 드디어 우유튜브 시작하시는구나!

­방금 구독했음. 하와와 파이팅!

­영상 올린 지 며칠 안 됐는데, 벌써 구독자 400명 실화?

­영상 편집 누가 했나요?

­잘 만드셨네….

­독특하네요.

­ㅋㅋㅋ 개꿀잼 ㅋㅋ

“링크 따라 들어가셔서 구독 한 번씩 눌러주시면 캄사하겠습니당! 그런데 두 번 눌러주시면 안대용! 두 번 누르면 취소됩니당….”

­ㅋㅋㅋ 두 번 눌러야지

­앗… 실수로 두 번 눌러서 취소가 되었네요! ^^

­하와와님, 저 영상마다 싫어요 누르고 싶은데 괜찮겠죠?

“절대로 두 번 누르시면 안돼요. 그리고 싫어요 누르셔도 되기는 하는데… 음… 이왕이면 좋아요 눌러주시는 게 좋겠져?”

­편집자 누군지 궁금하네 ㅎㅎ

­두 번 물어보는데, 영상 편집 누가 했나요?

“워낙 채팅이 많아서, 빨리 대답 못 해드려서 죄송합니당… 편집자를 어디서 구할 수 있을지 몰라서 일단은 제가 편집해서 올린 거구요.”

­혹시 영상 편집자 구하심?

“구하고는 싶어요. 구하고는 싶은데… 년 단위로 계약해서 일을 맡기고 싶지만, 제가 아직은 자금 여유가 안 되서 당분간은 제가 직접 편집해서 올릴 예정이에용.”

[편잘알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저 편집자 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편잘알 님, 후원은 감사하지만, 사실 제가 얼마를 드려야 되는지도 모르고, 제 수중에 있는 돈으로 1~2년은 월급을 드릴 수는 있어도 장기적인 계약은 힘들어서요.”

­건당 15면 될 거 같은데, 어떻게 안 될까요?

“음….”

뉴튜브 편집자에 대해선 세간에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다.

특히 얼마를 버는 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걸 공개하는 편집자도 거의 없었기도 하고.

그런데 떠도는 소문으로는, 영상 편집 건당 15에서 20만 이상 받는 편집자도 있다고 들었고, 대부분은 건당 10 이하나 밑으로 받는다는 말도 들었다.

월급 100만도 못 받는 일거리라는 평도 봤었고, 고정으로 일하는 편집자들은 월 200만 이상이라는 얘기도 들었었다.

다른 직장처럼 금액이 정해져 있으면 좋았겠지만, 그림 실력이든, 영상 편집 실력이든, 형태로 정해지지 않은 무형의 가치이기 때문인지, 값으로 정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나마 그림을 보든, 편집한 영상이 어떤 상태인지를 보면서 그나마 어떤 값어치가 적정한지 유추하거나 협상할 수 있을 뿐이지.

또한 영상 편집자 같은 정보 교류가 거의 없거나 폐쇄적인 일거리라서 그런 걸 수도 있었지만, 뭐 어쨌든 시세를 정확히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저 채팅에도 뭐라 말을 하기가 힘들었다.

“건당 15요? 제가 시세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 생각 좀 해보겠습니다.”

­갑자기 분위기 자유시장ㅋㅋ

­잠깐 어디 갔다 왔는데 뭔 일임?

­10퍼 완작 공 노목 팝니다~ 선 제시요 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 제시 개극혐 ㅡㅡ;;

­ㅋㅋ 어차피 선 제시해도 장사꾼은 그 가격에 안 팔아줌ㅋ

협상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인데, 보통은 나 자신이 손해를 약간 보거나, 상대방이 만족할 만한 선에서 제안해야 협상이 좋게 마무리될 수 있는 거라서 골치 아픈 일이었다.

­15면 싸게 해드리는 건데….

하지만 그렇다고 호구마냥 모른 채 당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기로 했다.

“음… 돈이 급하셔서 그런 건가요? 그리고 왜 저 같은 신생 스트리머 영상을 편집하고 싶다는 거죠?”

­디코로 말해도 될까요?

“편하신 대로 하세요. 그럼 디코 들어가 있을게요. 아, 참고로 대화 내용 방송에 나가도 괜찮으실까요?”

­방송에 나가는 건 좀 그런데….

“좀 그런 거 같으면 제가 믿고 맡기기는 힘들 거 같아서 그래요. 저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있어야죠. 저는 이렇게 얼굴 까고 방송이라도 하지만, 님 같은 분은 아이디 삭제하고 새로 파서 활동해도 제가 님을 찾기 힘들잖아요?”

­어차피 계약 때 통장 계좌랑 이름 아실 텐데.

“이런 말씀 드리기 죄송하지만, 그게 친구 통장이거나, 아니면 대포 통장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안 그래요? 저어~기… ‘새것 같은 중고나라’ 사이트였나? 거기서도 뭐, 벽돌로 사기 치는 사람 많던데, 걔네들 수법 중 하나가 대포통장이기도 하구요.”

­흠.

“저는 제 자신을 보호할 차원에서, 이렇게 증거를 하나라도 더 만들려고 이러는 거니까, 정말로 편집자가 되어주시고 싶으신 거면 협조해주시구요. 그게 아니면 저는 다른 편집자 뽑아야죠. 협조가 가능한 분으로.”

­그러면… 뭐, 방송에 나가도 되니까 얘기나 해보죠.

“좋아요.”

이렇게 해서 디코에서 협상 테이블은 만들어졌다.

“안녕하세요. 아까 말씀하신 편잘알 님, 맞으신가요?”

[안녕하세요. 네, 맞습니다.]

­실시간 면접 ㄷㄷ

­방송 신박하네 ㅋㅋㅋ

­방제 바꿔야 되는 거 아님?ㅋ

­면접 방송 ㅋㅋㅋㅋ

“건당 15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제가 편집자님께 10시간 넘는 영상 파일을 하나 드릴 겁니다. 그걸로 20분에서 30분 내의 영상으로 편집해오시면 그걸 보고 판단해서 뽑아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괜찮으실까요?”

[네, 괜찮아요.]

“그러면 디코에 이메일 주소 적어주세요. 대용량으로 첨부해서 보내드릴 테니까.”

[알겠습니다.]

“음. 이메일 주소 이거 정확한 거죠? 지금 바로 전송 시작할게요.”

[네.]

전송이 거의 완료될 즈음.

[그런데 편집 스타일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음… 저는 게임은 못하지만 웃기고 재미있는 컨셉으로 밀어붙이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느낌으로 편집해주시면 되겠어요. 화면 전환이든, 자막이든, 컷 편집이든 그런 건 편집자님 스타일대로, 하던 대로 해보시구요.”

[넹.]

“영상 편집은 보통 몇 시간 걸리시나요?”

[음….]

“질문이 좀 애매했나요? 5시간 내외 영상이랑, 10시간 넘는 영상 두 가지를 예로 든다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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