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80화 (80/100)

〈 80화 〉 하와와 78화

* * *

78.

퇴로를 찾아봤다. 그런데….

“아니, 무슨 고양이가 울타리 하나도 못 넘어가? GTA처럼 막 넘어갈 수는 없는 건가? 망겜이네, 이거!”

이 울타리만 넘는다면 유유히 도망칠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 겜이 GTA는 아니잖아요ㅋㅋ

“음… 그건 맞네요. 인정.”

그들은 점점 내 캐릭터를 한 쪽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변변찮은 무기 없이 횃불만 달랑 들고서, 앞에 있는 여러 명을 상대해야 되다니….

“마! 촌장이 그리 시키드나! 드루와! 드루와아아아아!!!”

­뒷세계 정 청ㅋㅋㅋㅋㅋㅋ

­하 청 ㄷㄷ

­결과 뻔한데 그냥 포기 하시죠

­하청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명씩 덤벼들기 시작하자, 횃불을 계속 전방으로 휘두르면서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휘둘렀을 때 불이 꺼져 버렸고, 평범한 나무 막대기로는 그들을 끝까지 막지 못했다.

“으아아아앗!!! 호에에에에에엥!!!”

­아~ 살쾡이 마을 사람들에게 검거 당하나요?

­이제 곧 있으면 검은 화면 뜬다ㅋㅋㅋㅋㅋ

­ㅈ냥이 체포 완!

[YOU DIED]

“후우….”

검은 화면을 많이 보긴 했지만, 아직도 이 화면에는 적응을 못 하겠다. 이번엔 과연 얼마나 돈이 깎여있을지….

“흐아아앙! 내 아까운 돈이!”

은화 100닢이 순식간에 사라져 있었다.

­이제 100닢으로 뭐함?ㅋㅋㅋㅋ

­아니ㅋㅋㅋㅋㅋ 그동안 번 돈 다 어디로 간 거임? 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후원 열어주세요!

­거지가 된 하와와ㅜㅜ

“정말… 답도 없는 게임이네요.”

허탈해서 당장에 게임을 지워버리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복수하고 싶은 오기가 생겼다.

“일단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할게요. 며칠 동안은 저 촌장을 잡기 위해 폐관수련을 할 거라서, 그동안은 휴방이니까 양해 부탁드릴게요.”

­폐관수련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하와와님 수련하는 모습 보고 싶어요

­그냥 게임할 때마다 방송 켜주면 안됨?

­방송 “해줘”

“아무래도 여러분이 지루하게 보실 수도 있을 거고, 저도 눈치 안 보고 게임하고 싶은 것도 있어서 그래요.”

말은 안 했지만, 한 시청자가 계속 비웃는 후원을 해서이기도 했다.

“이만 방종할게요.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당….”

­아쉽네요

­좀만 더 방송해주지

­ㅂ2

­폐관수련 파이팅!

­빨리 방송 켜주시길

­하와와 바이!

방송을 마치자마자, 촌장에 관한 정보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적거렸다.

“으음… 페쉬쿠루 마을이 대체 어디야? 여긴가?”

지도를 열어서 확인해보니, 현재 있는 이 곳이 페쉬쿠루 마을이었다.

“페쉬쿠루 마을의 촌장을 죽이는 방법이라….”

공략 글에는 영상과 함께, 어떤 퀘스트를 안내해주고 있었다.

“이래서 죽었다고 뜬 건가….”

페쉬쿠루의 촌장은 수인족이 마을에 머물면 특정 퀘스트를 주는데, 그게 바로 죽음의 원인이었다. 일 하나를 시킨 뒤에 식사를 제공하는데, 그 식사에 수면제가 첨가되어 있어서 먹지 말라고 공략에 쓰여 있었다.

“어우… 이건 좀….”

잠이 든 수인족은 숨통을 끊은 후에 가죽을 벗겨서 팔고, 나머지는 고기로 몰래 가져다 판다고 했다.

또한 마을 사람들도 모두 공범이라고 하는데, 애초에 이 페쉬쿠루 마을 자체가 여러 부랑자들이 모여서 만든 마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럼 촌장뿐만이 아니라 다 나쁜 녀석들이었네.”

‘수인족의 복수’라는 제목의 퀘스트가 있는데, 이 퀘스트를 받아서 주어진 임무를 하나씩 깨다보면 마지막에 페쉬쿠루 마을을 습격하여 불태우는 이벤트가 있다고 한다.

“준비할 게 많네….”

일부 준비물은 돈으로 구할 수가 있고, 다른 준비물은 훔쳐서 구할 수 있었다.

“은화 2천 닢은 구해야겠는데.”

그래도 그 망할 촌장에게 복수만 할 수 있다면 은화 2천 닢 쯤은… 아… 아아? 하아?!

돈 버는 방식은 다양했지만, 사람마다 얻는 액수는 천차만별이었다.

누구는 며칠 만에 은화 1천 닢을 벌 수 있었고, 다른 누군가는 20일 넘게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에 투자했음에도 500닢을 벌었다고 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2주를 투자해서 은화 2만 닢을 얻었다는데.

“왜 그런 거지?”

이 부분을 알아보니, 어느 정도 이해는 되었다.

우선, 이 게임에는 PVP 서버와 PVE 서버로 나뉘었다.

PVP 서버는 말 그대로 유저들 간에도 죽고 죽이는 싸움을 할 수 있었다. PVP를 이용해서 다른 유저의 돈을 뜯는 것도 가능했다. 그렇기에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자신보다 강한 유저에게 돈을 뜯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PVE는 그게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래서 안정적으로 돈을 벌어들일 순 있으나, 이번엔 유저가 아닌 도적이나 병사 같은 NPC에게 한 번 털리면 소지한 금액 중 일정 부분을 날리기도 하고, 나처럼 죽으면 가지고 있던 금액 절반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거 완전 빡센 게임이었네….”

이렇게나 어려운 게임이었으면 애초에 시작하지도 않았을 텐데… 그냥 옆에서 보기엔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해본 건데 일이 이렇게까지 흘러가다니….

“후… 그래도 복수는 못 참지. 아무도 날 막을 순 없어! 복수만 하고 깔끔하게 이 겜 접는다!”

#

일주일이 흘렀다.

­??? 오옹?

­언제 방송 키나 했는데….

­이야 오래간만이네

­하와와 하이!

­돌아왔구나, 하태식이!

“…오늘만큼은 ‘하와와’를 쓰지 않도록 하겠사와요.”

오늘은 그녀에게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날이었다.시청자들은 다크 서클이 짙게 깔린 그녀의 눈빛에서 비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은 꽤나 진지하신데요?

­ㅋㅋ 오늘은 대체 뭔 컨셉임?

­오늘 드디어 복수하는 건가요?

­거, 사람이 캐릭터를 쉽게 바꾸면 쓰나….

­ㅋㅋ 겜 키고 10분 후에 “하와왓?”이라고 할 거 같은데요?

“복수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하와와’는 안할 겁니다.”

­만약 하시면요?

“만약에 하면 제가 수영복 입고 여러분에게 절 두 번 할게요.”

­ㄹㅇ? ㅋㅋ

­그만큼 각오를 다진 건가.

­하면 레게노 ㅋㅋㅋ

­음… 이걸론 약한데.

­맛난 것 좀 사주시면 안 됨?

“먹고 싶은 거 있으시면 제가 카드 결제를 하든, 인터넷 뱅킹을 하든 해서라도 주문해서 보내드릴게요. 됐죠?”

­ㅇㅋㅇㅋ

­오올ㅋ

­난 수영복 입은 거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이야… 벌써 기대되는데요?

­저는 탕수육으로 부탁드려요.

­수영복도 보고,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이게 바로 일석이조인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김칫국 한 사발 드링킹 하시네요.”

­왜냐면 ‘절대’라는 건 없거든요

­빨리 시작하시죠 ㅋㅋ 현기증 나기 전에

­수영복 갈아입을 준비는 하심?

“게임은 켰고… 화면을 한 번 봐주세요.”

­오옹… 2천 닢이나 벌었네?

­일주일 걸려서 2천 닢이면 많이 벌은 거임?

­설마 2천 닢 번 것만 보여주려고 화면 띄우신 건 아니죠?

“그건 아니에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촌장에게 복수를 하려면 사전 준비해야 되는 게 많았는데, 대부분의 준비는 끝났고 이 돈으로 마무리 작업만 하면 되거든요.”

­준비 작업도 보여줬으면 재밌었을 거 같은데

“실패 장면이 너무 많아서 보여주기가 좀 그렇거든요. 게다가 저번처럼 비웃는 후원으로 도배되면 정신 나갈 거 같아서… 일단 준비 작업은 녹화본으로 영상을 따놓은 게 있긴 한데, 나중에 뉴튜브 영상 만들어서 보여드릴게요.”

­오늘은 후원 열려있나요?

“네. 열려있어요.”

이전의 밀린 후원은 뜨지 않았다. 왜냐면 예린이가 방송 켜기 전에 밀린 후원을 전부 다 보고 나서 켰기 때문이다.

[하또죽 님, 별풍 500개 후원 감사합니다!] ­그때 같이 웃어서 죄송해요, 하와와님.

“하또죽님, 별풍 500개 후원 캄사합니당! 미안한 줄 알면 됐어요.”

캐릭터를 움직이기 시작하는 하와와. 은화 2천 닢을 가지고 상점으로 가서 화약 포대를 산 후, 수인족의 마을로 향했다.

공방에 들어가, 다람쥐 수인을 만난 예린이의 캐릭터. 아까 샀던 화약 포대를 건네주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걸로 폭탄을 만들 준비는 모두 끝났군. 만드는데 시간이 걸리니, 하루가 지난 후에 다시 여기로 와줬으면 좋겠어.]

­다람쥐 귀엽네

­ㄹㅇ ㅋㅋ

이렇게 말할 것을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하루를 적당하고 알뜰하게 넘길 겸, 퀘스트의 마무리 작업을 하나씩 진행했다.

우선은 분노에 가득 찬 수인들을 일일이 만나면서 매복 장소를 알려줬다.

그 다음은 마을 곳곳에 폭탄을 터트리는데 필요한 도화선을 미리 깔아뒀다.

마지막으로는 훔친 칼을 쥐고, 휘두르는 연습과 단검을 던져서 맞추는 연습을 했다.

­준비를 철저히 하신 모양이군요.

­얼마나 복수가 마려웠으면ㅋㅋ

­ㅋㅋ 나라면 그냥 게임 접었다

하루가 지나고, 드디어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여기 있네. 잘 쓰기를.]

폭탄을 받아든 직후, 곧장 마을로 향한 하와와. 폭탄을 설치하고, 그 위에 진흙을 발라서 위장하는 작업까지 끝냈다.

­계속 보고 있으니까 첩보 영화 생각나는데.

­007 생각난다

­난 미션임파서블 시리즈 생각남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꼭 성공해야 되요. 준비하는 과정만 해도 너무 힘들었는데, 성공 안 하면 억울하니까….”

이제 매복한 수인들에게 폭탄이 터지면 마을로 달려들라는 신호까지 알려준 하와와는, 곧바로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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