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79화 (79/100)

〈 79화 〉 하와와 77화

* * *

77.

[우선 목재부터 좀 날라주게.]

[촌장의 부탁]

: 건축용 목재 운반 0/10

퀘스트가 뜨자마자, 바닥에 화살표가 나타나서 어디로 가야될지 방향을 알려줬다.

설마… 너무 멀지는 않겠지?

다행히 알려주는 장소는 촌장의 집에서 그리 멀지는 않았다. 도착하자마자, 목재를 들어보았다.

캐릭터가 낑낑거리면서 처음에는 힘에 부친 듯 보였으나, 이내 건축용 목재를 한 쪽 어깨에 걸쳐 드는데 성공했다.

­못 들 줄 알았는데 ㅋㅋㅋ

­퀘스트 내용이 나름 쉬운 거 같네요?

­노가다 뛰는 떼껄룩ㅋㅋ

“저도 처음에 못 들 줄 알았는데, 참 다행이네요. 그런데… 이건 뭐죠?”

하단의 화면에 갑자기 길쭉한 바(Bar)가 나타났고, 눈금 같이 생긴 선이 한 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더니, 캐릭터가 앞으로 휘청거렸다.

[무게 중심을 조절하십시오.]

“…별 게 다 있네요.”

­ㄹㅇ ㅋㅋ

­신박한 게임이네 ㅋㅋ

­쓸데없는 부분에서 현실적인 게임인 듯 ㅋㅋㅋ

아무래도 그냥 나르기만 하면 되는 단순 반복 작업이면 플레이어가 지루해 할까봐 이런 시스템을 넣은 건가? 아니면 이런 걸 넣으면 참신해 보일 수도 있어서 그런 건가?

제작자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단순 작업을 원했던 나에게는 최악의 시스템임은 분명했다.

“한, 두 번 나르는 정도면 이런 거 있어도 괜찮겠지만, 나를 때마다 계속 조절을 해야 되니까 너무 귀찮네요.”

­신박하긴 한데 ㄹㅇ 불편해보임

­그냥 한, 두 개 나를 때만 조절하게 하고 그 이후에는 안 뜨게 했으면 더 나았을 듯 ㅋㅋ

­ㅈㄴ 특이한 게임이네 ㅋㅋ

[촌장의 부탁]

: 건축용 목재 운반 10/10 (완료!)

퀘스트를 끝내기 위해 촌장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도와줘서 고맙네! 내 고마움의 표시로 식사를 가져왔으니, 먹어보게!]

촌장이 건네준 건 주먹밥과 차가 담긴 물 컵이었고, 그걸 받음과 동시에 퀘스트가 갱신되었다.

[촌장의 부탁]

: 촌장이 준 음식 먹기 (미완료)

[촌장이 준 음식, 먹을까?]

●먹는다.

●먹지 않는다.

“흐음….”

이런 내용의 퀘스트는 태어나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기에 어떻게 해야 될지 감이 오지 않았다.

­무슨 퀘스트가 이래?

­하와와님 그거 먹지 마세요. 왠지 모르게 수상함.

­거 참 희한한 퀘스트네요

­궁금한데 한 번 먹어 보죠

“일단은 선택지를 줬다는 건, 먹지 않아도 어쩌면 깰 수도 있다는 건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먹을까요, 먹지 말까요?”

­어떻게 될지 궁금한데 먹죠 ㅇㅇ

­안 먹는 게 나을 듯

­좀 수상하긴 해도, 안 먹으면 호의를 무시한다고 꼬투리 잡힐 거 같음 ㅋㅋㅋ

­저는 주먹밥 싫어해서 안 먹을 거 같음.

­혹시 먹어야 깨는 퀘스트일 수도 있잖음. 드셔보시는 게….

­투표 ㄱㄱ

한 시청자의 채팅이 눈에 띄었다.

“좋은 생각이에요. 투표로 결정하죠.”

방송 게시판에 투표 글을 띄웠다.

“저 화장실 다녀올 테니까, 그때까지 투표해주세요.”

­ㅇㅇ

­어느 정도 시간 걸림?

­큰 거 볼 거, 작은 거 볼 거?

“하와왓? 아니, 그런 걸 왜 물어봐요? 대답 안 해줄 거니까 그런 줄 아세요! 일단 다녀올게요.”

시간을 재지는 않았지만, 체감 상 5분 이상은 지났을 거라 생각했다. 재정비를 마친 후, 그들에게 다시 모습을 보여줬다.

“자아~ 투표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두구두구두구두구~!”

[투표 결과]

­먹는다 52% (5,191표)

­먹지 않는다 48% (4,788표)

“먹는다가 과반수라서 어쩔 수 없이! 먹어야 겠네요.”

그렇게, 촌장이 준 음식을 먹자마자 화면의 시야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왜 이래?”

­????????????

­뭐임? ㅋㅋ

캐릭터가 바닥에 힘없이 쓰러지는 모습이 화면에 담겼고, 촌장은 내 캐릭터에게 다가오면서 음흉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화면이 아예 어두워지면서 익숙한 메시지가 눈에 보였다.

[YOU DIED]

“아니, 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지? ㅋㅋㅋ

­처음에 촌장이 좀 수상해보이긴 했는데… 역시나….

­음식에 수면제라도 탄 거임?

­뭔 일임? ㅋㅋㅋㅋㅋㅋㅋ

­하또죽 ㅋㅋㅋㅋㅋㅋ

잠시 후, 캐릭터가 부활했지만….

“아와와와와?”

­당황한 하와와ㅋㅋㅋㅋㅋㅋ

­왜 그러심? ㅋㅋ

­음… 뭔가가 줄어든 거 같은데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화 400닢이 어느 새 200닢으로 줄어있었다. 게다가 아까 받았던 촌장의 퀘스트는 사라져있었다.

하… 어떻게 얻은 돈인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간 건지는 제대로 파악은 안 되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 망할 촌장 때문에 이 사단이 났다는 것이다.

“내 돈! 내 도오오오온! 이런 미친 촌장 때문에! 내 돈이이이이!”

­죽으면 가진 돈 일부 잃나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쌍한 하와와ㅜㅜ

[노가다크로니클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웃기네요 ㅋㅋ

스트레스 받는 와중에, 후원의 ‘크크’ 소리가 계속 들려서 신경이 더 날카로워졌다.

“아, 웃지 좀 마세요… 저 심각해요오오….”

[노가다크로니클 님, 별풍 5개 후원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또죽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다희를영접한하와와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ㅈㄴ 웃기네 ㅋㅋㅋ

­하지 말라면 더 하는 게 인지상정이지 ㅋㅋㅋㅋㅋ

­아 ㅋㅋ 웃는 건 못 참지 ㅋㅋ

아니, 진짜… 이 사람들이!

“아, 웃을 거면 별풍 좀 더 쏘고 웃어주세요! 그 놈의 크크 소리 때문에 현기증 나 죽겠으니깐.”

­언제 이런 말 나오나 했다ㅋ

­돈에 눈 뜬 하와와 ㅋㅋ

­이 방송은 별풍 제한도 있나요?

“호에에엥… 제한은 없었는데, 후원의 크크 소리가 너무 많이 들려서 미쳐버리겠어서 그런 거시에요… .”

그간 튜토리얼을 통해 고생해서 얻은 돈의 일부를 순식간에 날렸다는 생각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걸까? 오늘따라 웃는 소리인 ‘크크’가 너무 신경에 거슬리고, 듣기만 해도 정신이 어질어질했다.

손으로 머리를 짚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후원에 들어있는 텍스트 음성 변환 기능(TTS)은 분명 편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스트리머의 귀를 테러할 수 있는 단점도 있다고.

[노가다크로니클 님, 별풍 5개 후원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웃는다, 쟤.

­그만 웃어라. 재미없다.

“으으… 너무 정신 사나워지니까, 오늘은 후원 좀 닫아둘게요… 죄송합니당….”

­스트레스 많이 받았나 보네

­어지러운가 봐

­불쌍한 하와와님 ㅜㅜ

더 이상 후원 메시지가 출력되지는 않았지만, 후원 자체를 막은 것은 아니었기에 메시지가 점점 쌓이기 시작했다.

웃는 후원 메시지가 20건 이상 쌓인 걸 보고, 결국 후원 기능 자체를 막았다.

­후원 기능 다시 열어주시면 안됨?

“후원 기능 열면 또 웃는 메시지만 보낼 거잖아요. 오늘만 막아둘 테니까 그런 줄 아세요.”

한숨을 내쉬며, 남은 돈을 가지고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러분, 절 이렇게 만든 촌장이 너무 괘씸한데, 어떻게 하면 그 녀석을 혼낼 수 있을까요?”

­NPC라서 그런 거 불가능하지 않음?

­이 겜 안 해봐서 몰루

­촌장 집 털어버리죠

“저는 도둑질보다는 아예 촌장 집 자체를 불태워버리고 싶은데… 그러지는 못하겠죠?”

­아무래도 불태우진 못할 듯?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면 가능할 법 한데….

­한 번 해보셈 ㅇㅇ

횃불을 들고, 촌장 집으로 찾아가서 창고 앞에 떨어트려 보았지만, 불이 옮겨 붙는 일은 없었다.

게다가 날 발견한 촌장은, 능청스럽게 대화를 꺼냈다.

[자넨 처음 보는 군. 이 곳엔 무슨 일로 왔는가?]

홧김에 횃불을 다시 주워, 촌장에게 휙휙 휘둘러봤다.

[윽! 이게 뭐하는 짓인가!]

“이게 때려지네….”

­신기하네 ㅋㅋ

­NPC를 때릴 수 있는 게임이 있다니 ㅋㅋㅋㅋ

­이대로 촌장 잡나요?

­하와와의 복수 ㅋㅋㅋㅋ

촌장의 체력이 절반까지 까이다가 멈췄다. 설마, 죽일 수 없는 거야?

[여기 미친 고양이가 있소! 날 좀 구해주시오!]

이런 젠장!

촌장이 성난 얼굴로 소리를 내지르자, 순식간에 마을 사람들이 연장을 들고 몰려왔다. 그 중에는 무기를 든 민병대 혹은 자경단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으으… 이게, 이렇게 되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ㅋㅋㅋ 하또죽 ㅊㅋㅊㅋ

­복수 실패 ㅅㄱ ㅋㅋㅋㅋㅋ

­이렇게 나머지 돈마저 잃게 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야! 절대 그럴 순 없어어어!”

시청자의 채팅을 극구 부정했지만, 몰려온 인원수를 보자니 한숨만 나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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