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78화 (78/100)

〈 78화 〉 하와와 7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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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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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시스템이 들어간 게임은 드물긴 하지만 거상이나 대항해시대 등, 각 지역의 특산품을 싼값에 사서 다른 곳에서 비싸게 팔아 이득을 챙기는 게임들이 있다.

또한 포션크래프트처럼 수요가 있는 물약을 직접 만들어서 파는 게임도 있었지만, 워낙 장사라는 요소 자체가 게임에서는 한계가 있는 컨텐츠이자 골치 아픈 짓이었고, 사냥이나 모험, 퀘스트보다는 지루한 면이 크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에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장사나 경제 관련 시스템은 필요한 수준만 추가해 놓는 수준이었다.

나로서는 대항해시대에서 무역을 통해 차익을 차곡차곡 모아서 더 큰 배를 샀었던 기억이 있기에, 비록 장사 자체가 레벨업 노가다처럼 지루함과 골치 아픔의 끝판 왕이기는 해도, 어느 정도 하다보면 익숙해질 정도로 쉽다면 지루함 정도는 견딜 자신은 있었다.

“이 게임의 장사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긴 함.

­뉴튜브에 이 게임 장사하는 법 영상이 딱 하나 있는데, 그거 보면 될 듯?

“다행히 공략 영상이 있는 건가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당!”

시청자가 알려준 대로, 검색을 해서 해당 영상을 시청해보았다.

[오늘은 이 게임의 주요 컨텐츠 중 하나인 장사 시스템에 대해 알아볼 건데요.]

[우선, 이 게임에서 장사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행상인이 있는데요. 마을이나 도시에 있는 상인들에게서 의뢰를 받아, 그걸 해결해가다 보면 일부 상인에게서 신용 증서를 받게 될 겁니다.]

­신기하네….

[이 증서 10장과 은화 500닢을 가지고, 도시의 상인 길드에 가보면 바퀴 모양의 은장 배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배지는 행상인의 자격을 상인 길드가 인정을 해준다는 뜻을 가졌는데, 이게 있어야 행상인으로서 마을과 도시 간의 무역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듣기만 해도 지루한데

­ㄹㅇ ㅋㅋ

[그런데 마을이나 도시를 왔다 갔다 하면서 무역을 하려면, 걸어가는 것보다는 마차 같은 운송 수단이 있어야 효율적이기 때문에, 행상인으로서 돈을 벌려면 꽤 시간이 걸리는 방법입니다.]

­마비노기도 마차 망겜인데, 이 겜도 비슷하네

[또한 길을 다니다 보면 도적들과 마주칠 수도 있고, 들짐승이나 여러 괴물에게 기습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초보자가 행상인으로 이득을 챙기기는 너무 어려워서, 뉴비에게 추천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꽤나 어려워 보이는 방법이라, 이건 넘어가야겠다.

­ㅋㅋㅋ 약탈단이냐고 ㅋㅋ

­근데 들짐승이면 호랑이 같은 거 육식 동물들이 나와서 기습하려나?

­괴물은 또 뭔데? ㅋㅋ

­이 게임은 각 지역마다 별의 별 괴물들이 있다고 하더라.

“다른 건 모르겠고, 은장 배지는 탐이 좀 나는데… 갖고 있으면 꺼드럭거리면서 ‘나 이런 사람이야!’하고 자랑할 만하지 않아요?”

­ㅋㅋㅋ 그거 맞나 싶고

­응~ 그래봐야 떠돌이 행상인!

­꺼드럭거린대 ㅋㅋ ㅈㄴ 웃기네

[두 번째 방법은 지역 상인이 되는 겁니다. 장사를 하고 싶은 도시에 눌러 앉아서 물건을 팔고 돈을 얻는 방법인데요.]

[이 경우에는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돈을 버는 게 각기 달라서… 딱히 정답은 없는 방법입니다.]

[건물을 구입하고, 자신만의 상점을 차리는 방식도 있고, 길거리 노점상이 되는 방법도 있으며, 남의 물건을 훔쳐다가 그 물건이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 파는 밀매상이 될 수도 있죠.]

상점 운영이라… 돈이 좀 깨지긴 하겠지만, 재밌겠는데?

­약간 단풍잎스토리 자유시장에서 상점 열어놓는 느낌인가?

­ㅋㅋㅋㅋ 남의 물건 파는 거 재밌겠는데?

[다만, 밀매상의 경우에는 너무 많이 밀매를 하다보면 현상수배가 되기도 하고, 붙잡히면 가지고 있는 돈을 다 뱉어야 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큰 방식입니다.]

­은행 시스템 있지 않음? 거기에 돈 맡겨도 빼앗기려나?

[참고로 이 게임은 아이템과 돈을 저장할 수 있는 은행 시스템이 있는데, 은행에서 돈을 저장했더라도 결국은 다 빼앗기기 때문에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밀매상으로 오래 활동하다보면 암시장의 상인에게서 편지를 받게 되는데요, 내용은 어떤 물건을 훔쳐오라는 건데, 랜덤입니다. 운이 나쁘면 왕의 보물 중 하나를 훔쳐야 될 수도 있고, 운이 좋다면 누군가가 대장장이에게 맡겼던 무기를 훔치는 선에서 끝날 수도 있겠죠.]

리스크가 큰 만큼, 한 번에 많이 벌 수 있는 장점이 있으니, 밀매상도 괜찮아 보이는데….

­그 퀘스트 깨면 뭐가 좋은 거임?

­돈을 더 쉽게 벌 수 있지 않을까?

[암상인이 주는 퀘스트를 달성하면서 신뢰도를 쌓다보면, 그가 암시장을 소개해주는데, 이 때부터 암시장에서 물건을 팔 수 있게 됩니다.]

[암시장은 정해진 밤 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다는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암상인에게 수수료 일부를 제공하고 물건을 대신 팔게 할 수도 있어서 밀매상 때보다 더 안전하면서도 더 많은 돈을 쉽게 버실 수가 있습니다.]

­근데 누구나 그렇게 돈을 쉽게 벌게 되면 게임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을까?

­아 ㅋㅋ 그만큼 어렵게 해놨겠지 ㅋㅋㅋㅋ

­ㄹㅇ ㅋㅋ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한 도시의 땅과 건물을 매입하는 방법입니다.]

[이건 돈이 많이 깨지므로 초보자들은 절대 못하는 방식이지만, 이 방법으로 돈을 쉽게 불릴 수도 있고, 땅이나 건물을 임대해서 수수료를 챙기는 방법도 있겠죠.]

­부동산 게임인가ㅋㅋ

[또한, 땅과 건물을 사들이다보면 도시의 점유율이 올라가게 되는데, 일정 점유율을 달성하면 기존 영주에게서 편지가 한 통 날아옵니다.]

[편지 내용은 둘 중 하나인데, 더 이상 자신의 영지를 사들이지 말라는 협박 메시지가 오거나, 반대로 자신의 영지를 팔 테니 영주가 되어 보겠냐는 제안입니다.]

[협박 메시지가 2번 이상 오다보면, 해당 지역에 현상금이 걸리게 되고, 플레이어는 그 영주를 처리하지 않는 한 도망자 신세로 전락하게 되죠.]

[현상금이 걸린 시점에서 플레이어는 더 이상 투자로 인한 수수료를 얻을 수가 없으며, 도시의 점유율 또한 점점 영주에게 빼앗기게 됩니다.]

­이거 돈 허공에다 날린 거 아니냐? ㅋㅋㅋㅋ

­ㅈㄴ 잘 만들어진 게임이네 ㅋㅋ

[이 경우에는 나머지 점유율도 빼앗기기 전에, 땅과 건물들을 다 처분하거나 영주를 죽여야 됩니다.]

[영주가 죽고, 새로운 영주가 부임하게 되면, 높은 확률로 점유율이 가장 높은 플레이어에게 영지를 팔겠다는 제안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영주가 되려면 그간 사들였던 땅과 건물 값 2배 이상의 돈이 필요합니다.]

[영주가 되면, 해당 도시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며, 통행세 등의 여러 세금을 통해 이득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영주로서의 할 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골치 아픈 게 질색이신 분들에겐 별로 추천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운영이 원래 골치 아픈 작업이긴 해.”

­ㄹㅇ ㅋㅋ

영상을 다 보고 나니, 어떻게 해야 될지 대충 감이 잡혔다.

“음… 일단 상인들에게 일거리를 받아볼까요?”

­지금 갖고 있는 돈으론 상점 못 차리나?

“그걸 확인하려면 도시로 가야 되는데….”

도시로 가는 마차를 얻어 타면 돈이 들게 된다. 그래서 고민했지만, 생각해보니 마을보다는 도시가 일거리가 많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일거리는 마을보다도 도시가 많을 테니 결국 도시로 가야겠지만, 혹시 모르니 여기 마을에도 일거리가 어느 정도 있는지 알아보고 가죠.”

­그게 나을 듯

­하와와님 맘대로 하시죠 ㅎㅎ

그렇게 몇 분 동안 알아본 결과.

촌장 집 보수 작업, 도시로 가서 출세하고 싶은 한 마을 청년에게 갑옷 구해다 주기, 그리고 한 마을 사람을 도시까지 데려다 주는 일거리가 있었다.

“일단 도시로 데려다주는 건 말이 필요한데, 지금 없어서 못 하구요. 갑옷 구해다 주는 건 훔친 것도 된다고는 하는데, 어디서 훔쳐 와야 될지 감도 안 오네요. 지금 제가 가능한 게 촌장 집 보수 작업 도와주는 거 하나 뿐인데, 이거라도 해서 푼 돈이라도 얻어 볼게요.”

­지금 상황에선 한 푼이 절실하긴 하지.

­막상 도시로 갔는데, 일거리 없을 수도 있으니까 여기서 조금이라도 벌고 가는 게 맞긴 할 듯

[이 퀘스트는 한 번 시작하면, 도중에 취소할 수 없습니다. 정말 수락하시겠습니까? Y / N]

잠깐만. 도중에 취소할 수가 없다고? 이게 대체 무슨 퀘스트인데 이러지?

­뭔 퀘스트가 도중에 취소를 못함? ㅋㅋㅋㅋ

­이거 느낌이 쎄한데….

­안 하시는 게 어떨까요, 하와와님?

“흐음….”

다른 게임들을 예로 들었을 때, 보통은 중요한 퀘스트일 경우 도중에 취소가 안 된 적을 많이 접했었다. 그렇기에 이 게임도 똑같지 않을까?

“도중에 취소가 안 된다는 건 중요 퀘스트일 확률도 있어요. 그래서 혹시 모르니까 한 번 진행해볼게요.”

­그러다가 잘못 되면 레전드ㅋㅋ

­근데 메인 퀘스트 같은 건 중간에 취소 못하는 게임도 있긴 하니까 ㅇㅇ

퀘스트를 수락하자, 촌장이 웃으며 말했다.

[허허… 이거 도와줘서 고맙군! 자네 같은 기특한 젊은이가 더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

촌장의 웃는 얼굴이 왠지 모르겠지만 사악하게 느껴졌다. 눈매가 날카로워서 그런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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