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75화 (75/100)

〈 75화 〉 하와와 73화

* * *

73.

“아, 쫌!!!”

조작감이 형편없는 게임이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시작 단계의 캐릭터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쫓아오는 병사와의 간격을 벌려놓기가 힘들었다.

“이 게임 조작감이 안 좋은 건가요, 아니면 제가 못 하는 건가요? 아시는 분?”

­그냥 하와와님이 너무 못하셔서 그런 거 아닐까요?

­모르겠는데ㅇㅅㅇ

­몰루

…이상하게도, 게임을 못한다는 말보다 모른다는 말이 더 얄미웠다.

“모르면 알아오세… 으아갸아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명소리 실화야…?

­ㅋㅋㅋㅋㅋㅋ 아쉽네

후… 드립 치다가 골로 갈 뻔.

­죽을 수 있었는데 까비!

­이걸 살았네….

아무리 스트리머가 고통받는 것도 웃으면서 즐기는 게 시청자라지만.

“아니, 응원해주시진 못할망정, 저 죽길 바라는 건 좀 너무한 거 아니… 아아아아악!!!”

게임오버라든지, 유다희라든지, 익숙한 영어 철자가 눈에 보일 뻔했지만 가까스로 적의 공격을 피해냈다.

­운이 좋으시네요 하와와님 그걸 피하시고.

­ㅋㅋ 이번엔 잘 안 죽네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는 명언이 있다는데….

“그, 괜히 플래그 세우시지 마세요… 그러다 죽으면 어쩌려고 그래….”

병사의 눈길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고 계속해서 시도를 해보았다.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멍멍이라고 부를게. 자, 멍멍아, 착하지? 나만 쫓지 말고, 저리 가서 같이 싸우렴!”

하지만 병사의 시선을 돌리는 건 힘들었고, 나를 쫓아오는 병사들이 하나씩 늘어났다.

­아 ㅋㅋ 그렇게 말하면 듣겠냐고 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어림도 없지!

­점점 늘어나는 거 같은데, 기분 탓인가요? ㅋㅋ

­개를 몇 마리나 키우시는 거야ㅋㅋㅋ

[하또죽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와! 이제 이렇게 몰이해서 한 번에 사냥하시려는 거 맞죠?

“아뇨, 절대 아닌데요? 후원은 감사합니다, 하또죽 님….”

어느 새, 쫓아오는 병사 수만 10명으로 불어난 상황.

“아니, 너무 집착이 심한 거 아니야? 왜 이렇게 쫓아오는 건데? 게임에서도 이렇게 스토킹을 당한다고?”

­ㅋㅋㅋㅋㅋ ㅁㅊ

­순식간에 집착남으로 변모한 병사들 ㅋㅋㅋㅋ

­스윗한 병사놈들 수준 ㄷㄷ

세는 걸 포기할 정도로 병사들의 수가 계속 늘어나서, 이제는 버티기가 힘들었다.

“아니, 그만 좀 쫓아와! 야! 거기! 멀뚱멀뚱 쳐다만 보지 말고, 빨리 이리 와서 싸워!”

하지만 애초에 병사들과 싸웠던 놈들은 인공지능이 낮아서인지, 제 자리에서 날 지켜만 보고 있었다.

“아, 모르겠다. 신병 받아라!”

짜증나서 그 많던 병사들을 한 명한테 몰아주자.

[이건 뭔 개 같은….]

자막으로는 이렇게 떴지만, 왓 더 뻑이라는 찰진 영어가 들려왔다.

“날 안 도와준 벌이다, 이 말씀이야!”

­역대급 팀킬 ㄷㄷ

­하와와를 건들면 ㅈ대는 거야….

“그건 좀 말하기가 그러니까, 지읏 대신 귤이라고 하죠.”

­그럼 ‘귤 까!’ 이런 식으로?

“예에….”

[무지성불편러 님, 별풍 10개 감사합니다!] ­아니 죄 없는 귤한테 왜 그러세요 ㅜㅜ

“후원은 감사합니다만… 음… 마땅히 표현할 게 없잖아요. 아, 그러면 굴 까라고 할까요…?”

­으음….

­굴 까 ㅋㅋㅋㅋㅋㅋㅋㅋ

­굴 되는 거야 ㅋㅋ 어이없어서 웃기네 ㅋㅋㅋㅋ

­굴보다는 그래도 귤이 나은 듯ㅋ

­귤로 하자 그냥 ㅋㅋㅋ

[프시케폴리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근데 이거 이렇게 하면 결국엔 튜토리얼 못 깨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이 게임 웃긴 게, 튜토리얼 치고는 알려주는 게 별로 없는 불친절한 게임인데요? 게다가 당장에 뭘 하라고 써놓지를 않아서 뭘 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그건 그러네 ㅋㅋㅋ

­똥겜을 들고 온 하와와….

“이거 그… 아까 이 게임에 대해서 아는 것처럼 후원 메시지로 말씀하던 분 계셨었는데… 나다 싶으면 말씀 좀 해주세요.”

­나다 싶으면 나옵니다 실시!

­자수하여 광명찾자?

­훈련소 조교 하와와….

한 쪽 바위 뒤로 숨어서 시청자들과 대화 나누는 사이에, 수많은 병사들에게 맞고 있던 녀석은 바닥에 쓰러져 버렸고, 병사들은 점차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거 어쩌죠? 이대로 흩어졌다가 여길 발견해서 이 쪽으로 모이면….”

­잘 숨어만 있으면 발견할 거 같지는 않은데….

­그 전에 도망치면 되지 않을까요?

“도망친다면 칠 수는 있겠는데….”

귓속말이 날아왔다.

[노가다크로니클 : 저 찾으심?]

“한 분이 귓말을 해주셨는데요. 노가다님, 이 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혹시 튜토리얼 깨는 방법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방송 딜레이 때문인지, 10초 후에 답이 왔다.

[노가다크로니클 : 튜토리얼 깨는 방법? 간단함. 그냥 그 지역을 빠져 나오셈.]

“…지역을 빠져나오라는 게 대체 무슨 뜻인가요?”

[노가다크로니클 : 병사들 있는 위치랑 반대방향으로 계속 가다 보면, 바닥에 선 같은 게 보일 거임. 그 선을 넘어가면 튜토리얼이 자동 종료됨.]

“정말요? 그렇게만 하면 자동 종료 되요?”

[노가다크로니클 : ㅇㅇ]

­뭐라고 말하는지 궁금하네.

­그냥 뭐 튜토리얼 어떻게 깨는지 알려주고 있겠지.

“방금 한 시청자 분께서 말씀해주셨는데, 여기에서 일정 구간 정도 벗어나면 튜토리얼이 자동 종료된대요.”

­근데 만약에 병사들이 님 쫓다가 튜토리얼 종료되면 어떻게 함?

“음….”

[노가다크로니클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그럴 일은 없음. 튜토리얼 종료되자마자 병사들이고 뭐고 싹 사라지니까.

“그거 참 다행이네요. 그럼 지금부터 움직여서 튜토리얼 종료 해볼게요.”

[노가다크로니클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근데 마차에 묶인 말은 데리고 가는 게 좋을 거임.

“왜요? 혹시 데려가면 제 것이 되나요?”

[노가다크로니클 : ㅇㅇ 근데 이후에 그 말 계속 타고 다닐 거면, 마을이나 도시의 마구간에 맡기거나]

[노가다크로니클 : 님이 나중에 집을 지을 수 있는데, 마구간을 따로 지어서 거기에 말 넣어놓으면 됨.]

“아, 그래요? 신기하네… 여러분, 이 게임 집도 지을 수 있고, 마구간에 말 보관하면 그 말 계속 이용할 수 있대요!”

­오오….

­와… 집을 지을 수 있다고?ㅋㅋ 이거 갓겜이잖아?

시청자의 말을 듣고 보니, GTA처럼 자유도가 높은 게임 같았다.

아깐 재미없고 스트레스만 받아서 그만 둘까 고민했는데, 흥미로워졌다.

“그런데 그 말을 데려가려면 저 병사들을 빙 둘러가야 되는데… 너무 번거로운데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노가다크로니클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말을 훔치는 방법도 있기는 해서 그냥 튜토리얼 종료만 시켜도 상관없긴 함. 근데 저 마차에 묶인 말이 품종 좋은 말 걸릴 확률이 높아서 그럼.

“…품종 좋은 말은 일반적인 말하고 뭐가 다른 건가요? 이동 속도나 체력 같은 거 스텟이 다른 건가요?”

[노가다크로니클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그런 스텟이 육안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타보고 비교를 하면 달리는 속도 같은 게 체감이 옴.

“오옹… 흐으음….”

­그런 게 있어? ㅋㅋ

­신기하네….

­그럼 페라리, 람보르기니 급의 말도 있으려나?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결심했다.

“…좋은 말 걸릴 확률이 대충 몇 프로 쯤 될까요?”

[노가다크로니클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70에서 80퍼?

“그럼 님 말대로 말을 구해볼게요.”

최대한 병사들의 시선을 피해, 빙 돌아서, 멈춰 선 마차를 향해 다가갔다.

­하와와님 자세 잘 잡고 겜하세요. 그러다 거북목 될라….

­초집중한 하와와님 귀엽ㅋㅋ

“후우….”

안전하게 마차에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주변을 돌아봤지만, 아직 병사들은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다른 놈들과 싸우고 있었다.

“자, 이제 말을 얻어 보실까….”

고삐를 잡고 말을 끌고 가려 했지만, 말은 미동도 하질 않았다.

[마차와 말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연결을 해제한 후에 다시 시도하십시오.]

[연결을 해제하시겠습니까?]

“…급한데 꼭 이런 거까지 시켜야 돼?”

[해제 작업 중 : ■■□□□]

아까 주웠던 단검을 이용해 마차와 말을 연결해주던 끈들을 끊어내는데 시간이 걸렸다. 이 사이에 병사들이 다가오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작업 완료.]

해제가 끝나자마자, 주변을 재빨리 두리번거렸지만, 아직 병사들은 내 쪽으로 오지 않았다.

●고삐 잡기

●타기

●쓰다듬기

●말 관리

●먹이 주기

“음… 이제 말을 끌고 갈 수는 있는데… 한 번 타볼까?”

[히이이잉~!]

“아앗?!”

[노가다크로니클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아 그런데 조심하세요 하와와님. 말이 히이잉~ 거리면서 발작할 때가 있는데, 그건 말이 님처럼 낯선 사람 손길 타기 싫어서 그러는 거니까.

후원 메시지는 이미 늦었다. 말을 타려다가 뒷발에 차이고 말았다.

“아니, 대체 왜….”

화면이 흐릿하고, 어두워졌다. 캐릭터가 빈사 상태라는 걸 뜻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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