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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72화 (72/100)
  • 〈 72화 〉 하와와 70화 : 우연의 시작

    * * *

    70. 우연의 시작

    어느 게임이든 1단계는 쉽다.

    “아니… 하… 이건 아니지….”

    “잠깐만, 아냐, 아냐… 아니야!!!”

    “제발 넘어가! 그렇지, 그렇지, 아, 잠깐만요! 안돼에에에에에!!!”

    “아니, 이게 왜 죽는 건데?!”

    “무슨 바닥에 기름칠을 해놨나, 왜 이렇게 잘 미끄러져?!”

    시청자들은 예린이의 반응을 보면서 웃고 있었다.

    ­님 언제까지 2단계에서 머무를 거임? ㅋㅋㅋㅋㅋ

    ­저게 그렇게 어려운 거임?

    ­그 다음 단계는 쉽다고는 하는데, 나도 저기에서 막혔음.

    ­뭘 어떻게 컨하면 저기서 막히는 거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지금 이게 겨우 2단계에요? 뭐지? 한 3단계나 4단계는 진입한 거 같은데?”

    ­정신차리세요 하와와님ㅋㅋㅋ

    ­ㅋㅋ 너무 시도한 나머지, 기억력 퇴화한 듯 ㅋㅋㅋㅋ

    ­여기 겨우 2단계에요 ㅋㅋ

    “…그래요? 내가 너무 무지성으로 했나…?”

    별 생각 없이 수십 번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예린이는, 자신이 왜 이걸 못 넘어가는지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일단 여기까지는 그나마 침착하게 하면 되는데… 문제는 이 구간이거든요? 여길 제가 왜 못 넘어가는지 이유 좀 알려주실 분?”

    ­안 해봐서 모르겠다

    ­저거 내 기억으론 무슨 키 누르면 앞, 뒤 바뀌는데 그거 이용해서 해야 되는 거 아님?

    ­가속 적당히 조절해 보셈

    “속도 조절 좀 해볼게요, 그럼.”

    그 후로 몇 번이고 시도해봤으나, 매번 캐릭터가 웃기게 죽거나 이상하게 죽어서 실패하고 말았다.

    “속도 문제만은 아닌 거 같은데….”

    ­흠….

    ­보기보다 어려운 겜인가 보네요.

    ­혹시 스페이스 바 눌러보셨음?

    “스페이스 바요?”

    그때서야 예린이가 버튼을 누르니, 자전거를 탄 캐릭터의 앞뒤가 바뀌었다.

    “호오오오오오오오오!!!”

    자신이 알지 못했던 게임의 기능을 알게 되자, 피자나 치킨처럼 맛있는 걸 눈앞에 둔 아이의 눈빛처럼 그녀의 눈은 반짝거렸다.

    “이거면 잘 하면 깰 지도…?”

    희망이 생겼다. 곧바로 다시 도전하기 시작한 예린이.

    몇 번의 시도 끝에, 겨우 2단계를 통과했다.

    “드디어 깼어… 후우….”

    좋지 못한 자세로 긴장하면서 계속 게임을 했던 탓일까. 예린이는 지쳐서 의자에 기대었다.

    ­ㅋㅋㅋ 누가 보면 거의 막 라운드 보스 잡은 줄 ㅋㅋㅋㅋㅋㅋㅋ

    ­아직 많이 남았는데 ㅋㅋ

    ­이게 이렇게 어려운 겜이었음?

    ­오늘 안엔 깨려나? ㅋㅋㅋㅋ

    ­근데 켠왕 한다는 말은 없었지 않았나? ㅎㅎ

    “넹, 켠왕 한다는 말은 없었어요. 그런데 아직 많이 남았다고요…?”

    ­네

    ­ㅇㅇ

    “일단은… 아까 거기서 계속 막혔으면 이 겜 접으려고 했었는데, 통과했으니까 이어서 진행해볼게요.”

    ­다음 단계는 얼마나 걸리려나?

    ­지금처럼 2시간 이상은 걸릴 듯 ㅋㅋㅋㅋ

    그런데 시청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3단계부터는 순조로웠다.

    2단계에서 예린이의 실력이 올랐던 탓인지, 아니면 아까보다 조심스럽게 컨트롤을 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무난하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었다.

    ­아까보단 쉬운 거 같은데?

    ­그러게… 몇 번밖에 안 죽고, 휙휙 깨버리네 ㅋㅋ

    ­ㅋㅋ 그새 실력이 늘어났나?

    ­2단계가 통곡의 벽이었나봄ㅋ

    “음… 잘하면 이 겜, 오늘 안에 깰 수도 있겠는데요?”

    ­몰?라

    ­‘그 발언’

    ­아닐 수도? ㅋㅋ

    ­이제 저 발언해서 못 깬다에 한 표 건다 ㅋㅋㅋㅋ

    ­마지막 판은 많이 어려울 텐데….

    [으아악!!!]

    캐릭터가 비명을 지르며, 다시 시도하라는 영어 문장이 떴다.

    “아니이… 이거 왜 죽는 건데? 등으로 막 바닥 밀어서 다시 일어나면 되잖아?”

    ­저 정도면 등이랑 허리의 뼈가 아예 아작 났겠는데 ㄷㄷ

    ­저건 죽을 만 하지 ㅋㅋㅋ

    ­ㅋㅋ 등으로 바닥을 밀라고?

    ­현실에서 그게 가능함? ㅋㅋ

    ­하와와님은 그렇게 하는 거 가능하신가요?

    “어, 음… 전 못하는데, 저 캐릭터는 가능할 수도 있으니까 그렇죠… 만화 캐릭터들 보면 막 패기나 기합으로 밀어붙이잖아요.”

    ­그건 그런데 ㅋㅋ 방금 말한 건 현실적으로 기합이 있어도 불가능 하잖아 ㅋㅋㅋ

    ­기합으로 어떻게든 하라니 ㅈㄴ 웃기네 ㅋㅋㅋ

    “앗… 흐으아아아압!!! 휴… 또 죽을 뻔 했네.”

    ­하또죽 할 뻔ㅋㅋㅋ

    ­ㅋㅋㅋ 이걸 사네

    “방금 보셨나요? 이렇게 기합을 넣으면 살 수 있는 거에요.”

    ­ㅁㅊ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억지 같긴 한데… 인정ㅋㅋ

    시간이 흘렀다.

    2시간 만에 깼던 2단계와는 다르게, 1시간 30분 만에 마지막 단계에까지 도달한 예린이.

    ­여기가 가장 어려움

    ­막판이네

    “후… 한 번에 가즈아아아아!!!”

    기운차게 시작한 예린이였으나….

    “하, 하와왓?!!!”

    캐릭터의 자전거가 지형에 요상하게 낀 채로, 앞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자, 잠깐… 이거 이렇게 하는 거 맞아요?! 여기밖에 길이 없어서 가기는 하는데….”

    ­자전거 한 번 ㅈㄴ 희한하게 타네… 몸으로 하는 예술인가 ㄷㄷ

    ­그쪽으로 가는 거 맞음 ㅇㅇ

    ­여기까진 그나마 할 만하고, 그 다음이 어려우니 조심….

    “어, 어어어?! 여기 땅이 없는데?”

    자전거 탄 캐릭터가 디딜 땅이 없어, 밑으로 추락하면서 무게 중심이 한 쪽으로 기울었다.

    ‘아까처럼 떨어지다 보면 땅이 있겠지?’

    예린이는 이전에 깼던 단계를 떠올리고는, 무게 중심을 맞추며 기다려보니, 땅바닥이 보이기 시작했고 안전히 착지에 성공했다.

    “그런데 저건 어떻게 들어가야 되죠?”

    ­그냥 묘기하듯이 절묘하게 들어가면 될 듯?

    ­저거 잘못하면 죽는 각 나오는데 ㅋㅋㅋㅋㅋㅋ

    “흠….”

    잠시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해보던 예린이.

    하지만 상상만으로는 답이 나오질 않게 되어, 결국은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하면 되려나?”

    구멍 뚫린 지형 사이로, 자전거의 앞부분이 아슬아슬하게 들어갔다.

    “으앗!!!”

    그런데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서, 순식간에 뒷부분이 기다란 지형에 걸렸다. 이 때문에 캐릭터는 거미줄에 걸린 먹이마냥, 대롱대롱 매달린 상태가 되었다.

    ­이대로 그냥 떨어지죠?

    ­이거 잘못 컨하면 다시 시작인데 ㅋㅋㅋㅋㅋㅋㅋ

    “으음….”

    눈앞에는 먹으면 게임을 클리어 하는 아이콘이 보였다. 어떻게 잘만 컨트롤하면, 저걸 먹을 수 있을 수도 있었다.

    ‘중간에 세이브 포인트라도 있었으면 맘 놓고 다시 시도했겠는데… 하….’

    마지막 단계는 코스의 길이가 꽤나 길어서, 다시 시작하기에는 많이 귀찮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다. 그래서 예린이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자전거 계속 움직이는데 ㄱㅊ?

    ­이러다가 죽겠는데 ㅋㅋ

    그러나 고민의 시간은 길게 주어지지 않았다.

    미세한 움직임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 자칫하면 다른 곳으로 튕겨져, 지형에 부딪히면서 게임 오버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

    떨어지자마자 캐릭터의 앞뒤를 계속 바꾸면서 마구잡이로 컨트롤 하는 예린이.

    운 좋게도, 조각난 지형에 뒷바퀴가 닿자마자 튕겨져 올라가면서 아이콘 쪽으로 향했고, 결국 게임을 클리어 했다.

    ­??? 이걸?ㅋㅋㅋ

    ­이걸 이렇게 깬다고? ㅋㅋ

    “하… 깼어… 깼다고오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예린이.

    그녀가 잠시 쉬는 사이에, 채팅창은 또 다른 이야기로 더더욱 시끄러워졌다.

    ­KET 인터넷 복구했다는데?

    ­ㄹㅇ?

    ­내 친구 KET 쓰는데 방금 인터넷 다시 된다고 하던데?

    ­이걸 이제야 복구해주나? ㅋㅋㅋ

    ­KET 쓰는 사람들 ㅈㄴ 불쌍하네

    “인터넷 복구 되었대요?”

    ­그렇다고 하던데?

    ­집 가야징

    ­나두 ㅋㅋ

    ­하와와님은 이제 인터넷 된다니까 집에 가서 방송하시려나?

    “저도 이제 집 가서 방송 켜야죠. 캠도 키고. 아, 그 전에 차분하게 식사나 해야겠네요.”

    ­그럼 ㅂ2

    ­피방에서 날밤 안 샐 거임?

    “피방에서 밤샘은 좀… 이따가 집 가서 방송 켤 테니까, 피방 켠왕은 좀 봐주세요, 여러분….”

    ­ㅇㅋ ㅂ2

    ­하와와 ㅂ2

    ­이따 몇 시에 킬진 모르겠지만, 그 땐 난 방송 못 볼 듯. ㅂ2

    “지금까지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당! 여러분 좀 이따 뵈요!”

    방송 종료와 함께 집에 갈 준비를 하는 예린이.

    PC방 카운터로 가는 도중에, 어떤 사람이 하는 게임에 눈길이 갔다.

    대충 보아하니, 여러 가지 재료들을 직접 채집도 하고, 사냥도 하고, 마음 가는대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게임 같아보였다.

    “혹시… 그거 무슨 게임이에요?”

    하지만 예린이의 말은 그 사람에게 잘 들리지 않았다. 헤드셋을 쓴 채로, 볼륨을 크게 틀어놓고 게임에 집중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내 말이 아예 안 들렸나?’

    예린이는 조심스럽게, 그 사람의 어깨에 손을 대면서 다시 한 번 말했다.

    “저기요…?”

    “음… 누구시죠?”

    “아, 네… 그냥 지나가던 사람인데요, 그 게임이 뭔지 궁금해서 여쭤보려고요.”

    “이 겜은 ‘로스트 크로니클’이란 이름의 게임인데… RPG 게임이에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당!”

    예린이는 고개 숙여 인사하고는,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이에, 대답해줬던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이렇게 생각했다.

    ‘이 게임이 그렇게 재미있어 보였던 건가…? 막상 하다보면 똥겜인 걸 알게 될 텐데… 뭐, 알아서 하겠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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