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68화 (68/100)

〈 68화 〉 하와와 68화

* * *

68.

잠시 게임을 중단하고 치킨을 우물우물 먹는 예린이.

“맛은 있네….”

­무슨 치킨임?

­어디 브랜드인데?

­치킨이 맛없으면 그게 치킨이겠냐고 ㅋㅋ 아 ㅋㅋㅋㅋㅋ

“하긴… 맛없으면 그게 치킨은 아니겠죠.”

[팝콘콤보CGF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정말 몰라서 묻는 건데 왜 올콤에 집착하는 거임?

시청자의 후원 메시지에, 예린이는 이렇게 답했다.

“음… 그런 거 있잖아요. 애매한 87점보다는 90점을 받고 싶고… A보다는 S를 받고 싶은 것처럼… 몇 개 틀린 것보단 깔끔하게 다 맞추는 게 좋지 않아요?”

­그건 그렇긴 한데 ㅋㅋㅋㅋㅋ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점수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하와와님은 학창시절 몇 점 맞으심?

“어… 음… 그게… 문학 점수는 별로 공부를 안 해도 매번 90점 이상은 맞았는데… 수학이랑 영어는 좀 처참해요….”

­문학소녀시네 ㄷㄷ

­나도 그런데 ㅜㅜ

­수학 ㅈㄴ 어렵긴 함ㅋㅋㅋ

­영어는 어떻게든 달달 외우면 되겠는데, 수학은 좀….

­수학이랑 영어는 몇 점 나왔음?

“제가 중딩 때까지만 해도 수학이 80점 후반에서 90점 초반까지 왔다갔다 거렸거든요? 근데 고등학교 다니면서부터 점점 점수가 떡락하더니….”

­그래서 하와와님 점수는요

­왠지 말하고 싶지 않은 거 같음ㅋㅋㅋ 이렇게 뜸들이는 거 보니.

­근데 나같아도 말하고 싶진 않을 듯 ㅋㅋㅋㅋㅋㅋㅋ

“어디까지 떡락했냐면… 평균 20에서 30점이 나올 정도로 수학은 떨어졌고… 영어는 못하면 50이고, 잘하면 60에서 70점정도?”

­수학 포기자 ㅋㅋㅋㅋ

­영어는 저보다 좀 치시네요ㅋ

­점수의 균형이 필요하다….

­하와와님 문학에 스탯 올인하셨구나….

“그런데 이게 어디까지 얘기하다가 이렇게 학업 얘기까지 나오게 됐죠?”

­그러게 ㅋㅋㅋ

­몰?루

­디맥 얘기하다가 여까지 온 듯

배를 적당히 채운 예린이는 남은 치킨을 포장해서 부엌에 두고, 다시 컴퓨터 앞으로 몸을 움직였다.

[깐풍치킨이라 했었나? 달짝지근하고 은은하게 매콤한 맛도 나서 맛있었어! 고마워, 연지야! 잘 먹었엉!]

연지에게 까톡을 날린 예린이.

마침 관전으로 하고 있던 게임이 끝나 있었고, 디코의 시청자 멤버들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래 기다리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배도 채웠고 하니, 다시 게임에 집중해볼까요?”

[넹!]

[즐겨봅시다!]

그렇게 1시간 뒤.

“선생님들… 난이도를 자꾸 높은 걸 하시는데… 너무 지치니까 관전 좀 할게요.”

[관전이라뇨… 실력 성장을 하시려면 이 정도는 기본입니다. 어서 같이 하시죠!]

[하와와님 파이티이이잉!]

“…….”

초롱초롱하던 예린이의 눈은 반쯤 잠겨있었고, 올라가 있던 입 꼬리는 축 쳐져있었다.

그녀를 계속 지켜보던 시청자의 반응은….

­저 분 괜찮으심?ㅋㅋㅋㅋ

­맛이 좀 간 거 같은데….

­뉴비한테 너무 빡세게 트레이닝 시키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

­불쌍한 하와와….

“어어으으으으으….”

하늘을 수놓은 화살처럼 자비 없이 쏟아지는 노트 폭우에 예린이는 리듬게임 초보들이 흔히 쓰는 ‘막 누르기’ 전술을 썼으나… 옆에 보이는 체력 게이지는 서서히 깎여나가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저렇게 해도 맞추긴 하네ㅋ

­이번에도 끝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네 ㅋㅋㅋ

“으아아아아앙!!!”

키보드 버튼을 마구 연타하면서 마지막 발악을 해보는 예린이.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GAME OVER]

­아깝다 ㅋㅋ

­좀만 더 버텼으면 그래도 클리어는 했을 텐데.

­역시 10레벨 곡이다 ㅋㅋㅋㅋㅋ

­그래도 하와와 실력 많이 는 거 아니냐? ㅋㅋ

­이 정도면 최근 본 뉴비들 중에선 잘하는 듯

­저 분들이 너무 빡세게 시켜서 그런 걸 수도

­올콤은 못하지만 판정은 나쁘지 않던데.

“…피곤해서 집중도 안 되고, 아직은 너무 어렵네요….”

[그래도 이 정도면 적어도 5렙까진 올콤 치실 거 같은데… 한 번 시도 해보쉴?]

“아니… 그냥 방송 끄고 자러 가고 싶을 정도로 피곤해졌는데….”

[리듬겜좋아하는DJ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5렙 올콤 치시면 별풍 1천개 쏨 ㅎㅎ

‘돈은 항상 옳다’는 어떤 명대사처럼, 이 후원 메시지는 예린이의 반쯤 잠긴 눈을 다시 초롱초롱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와와와… 리듬겜님… 일단 별풍 100개 캄사합니다아… 그럼 한 판 해보고 올콤 못 치면 방종할게요….”

[이걸 리듬겜님이… 큭큭큭큭!]

[아… 시작되나요, 리듬겜님….]

그들의 중얼거림을 듣던 예린이는 의구심이 들었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별 거 아니에요! 하하핫….]

[게임 시작합니다! 다들 집중하세요!]

약간의 의문과 함께 시작된 게임. 흘러나오는 노랫소리에 따라, 아까보다는 비교적 무난하게 노트들이 떨어졌다.

‘으음… 이 정도는 4렙 난이도라고 해도 이상하진 않겠는데….’

아까까진 너무 어려운 것들 위주로만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예린이는 계속해서 노트들을 쉽게 맞춰가고 있었다.

­5렙 난이도 맞음?ㅋㅋ

­내가 볼 땐 3렙 같은데 ㅋㅋㅋ

­무난하네ㅋ

­예린이 아까보단 확실히 판정 좋아졌음

‘조금만… 조금만 더….’

이제야 곡 후반부에 진입했으나, 예린이는 리듬 게임 초보답게 점점 초조해졌다.

‘노래는 좋긴 한데… 이거 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

올 콤보는 중간이나 막바지에 한 개라도 노트를 놓친 순간, 모든 게 무의미해지기에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보다 더욱 더 높은 집중력과 순발력을 요구하는 컨텐츠였다.

­이대로 올콤 가나요?!

­올콤 가자!!!

­가즈아아아!!!!

­하와와 파이팅!!

­올콤 충분할 거 같은데 ㅋㅋ

‘후… 으으… 제발….’

간혹, 기습적으로 나타나는 노트들에 의해 긴장을 늦출 수는 없었던 예린이. 또 다시 눈은 서서히 감겨왔다.

­ㅋㅋㅋ 눈 서서히 감겨오죠?ㅋ

­일어나라, 예린아! 어서 일어나! 상대는 별풍이다! 네 통장에 돈을 채워줄 별풍이란 말이다! 어서 일어나!!!

­딱 하나 틀리면 레전드ㅋㅋㅋ

[또졌어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한 개 틀리고 클리어하면 별풍 100개

“아니… 후원은 감사한데, 그런 미션을 거시면… 흐이이이익!!!”

노래가 끝난 것 같아 안심하던 예린이는 마지막에 갑자기 나타난 노트를 보고, 순식간에 버튼을 눌렀다.

­반응속도 무엇?ㅋㅋㅋㅋㅋㅋㅋ

­ㅋㅋ ㅁㅊ ㅋㅋㅋㅋㅋㅋㅋ

­아 ㅈㄴ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흐이이익ㅋㅋㅋㅋㅋㅋ

­와… 이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st ­리듬겜좋아하는DJ :

2071 Combo, 371024 (All, 96%)

2nd ­하또죽 :

758 Combo, 331040 (1, 95%)

3rd ­하와와 :

554 Combo, 314028 (All, 91%)

4th ­노래하는주식마왕 :

684 Combo, 305782 (5, 89%)

4등한 시청자는 예린이보다 더 높은 난이도로 같은 곡을 쳤기 때문에 이번에는 4등으로 밀려났다.

[님 왜 4등임? 큭큭!]

[많이 틀렸나봐.]

[그나저나 하와와님 올콤 치셨네. 추카추카!]

하지만 결과를 본 예린이는 이런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고, 자신이 올콤을 맞혔다는 사실만 중요했다.

“후우…. 잘 보셨죠? 어서 별풍 내놔!!!”

[리듬겜좋아하는DJ 님, 별풍 10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너무 쉬운 걸 했나… 일단 ㅊㅋ

­개꿀이네 ㅋㅋㅋㅋ

­그러겡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와와~ 리듬겜님, 별풍 1천 개 캄사한 거시에오옹! 자, 이제 쉬러 가볼….”

[리듬겜좋아하는DJ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아까 실패했던 10렙 곡 클리어하면 별풍 2천!

이만 방종하고 쉬려던 하와와는, 또 다시 들어오는 미션에 당혹스러웠다.

“어… 으음….”

[별풍 2천개? 저라면 하겠습니다, 하와와님!]

[이야… 별풍 2천 개 거저 얻는 미션 부럽드아아….]

예린이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부추기는 디코의 시청자들.

“흐음….”

갈등하던 예린이는 채팅창을 슬쩍 바라봤다.

­이거 개꿀 미션 아님?ㅋㅋ

­ㅇㅈㅇㅈ

­이건 못 참지!

­20만원이 그냥 굴러오는 미션인데, 설마 이대로 방종 가나요?!

“아, 젠자아아앙!!!”

‘라고 할 뻔.’

짜증을 크게 내뱉는 자신을 잠시 상상했던 예린이는, 한 번 더 참으며 이렇게 말했다.

“까짓것 합시다….”

그렇게 게임은 또 다시 시작됐고, 결과는….

4th ­하와와 :

326 Combo, 286046 (12, 87%)

아까 못 깼던 10레벨을 가까스로 클리어했다.

­이걸 깨네? ㅋㅋㅋㅋㅋ

­못 깰 줄 알았는데 ㅋㅋ

­나도 아직 못 깨본 건데 이걸ㅋ

­하와와가 리듬게임에 재능이 있는 건가? ㅋㅋㅋ

­그럴 지도….

­확실히 실력은 빨리 늘어나는 듯

­아 ㅋㅋ LOL도 못하고, 네크도 잘하는 편은 아니고, 다른 게임도 잘하는 건 없는데 이거라도 잘 해야지 ㅋㅋㅋ

­이거네 ㅋㅋ

­ㅇ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않이… 저기요. 아무리 제가 게임을 못해도… 그 발언은 너무한 거 아니냐고오오! 야발!”

[근데 저보다 재능 있으신 거 같네요. 저는 이렇게까지 빨리 성장은 못했는데.]

[연습량만 늘리시면 금방 리듬겜님하고 견줄 만한 실력 될 지도….]

디코 시청자들의 덕담에, 예린이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비행기 태워서 이 겜 더 시키려고 하시는 건 아니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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