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화 〉 하와와 65화
* * *
65.
시청자의 후원과 함께 10강을 겨우 성공시킨 신유희.
“하와와~ 후원 캄사합니당! 덕분에 10강 성공한 거시에오!”
1500 날리고 10강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이제야 띄웠네
정말 확률 미쳤네 ㅋㅋㅋㅋㅋ
이거 보고 강화할 마음이 싹 사라지네 ㅋㅋㅋ 그냥 고뎀 재련캐나 키워야지 ㅋㅋ
그녀는 곧바로 강화 버튼을 누르며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의 실패는 제물이었습니다. 여러분 잘 보세요. 이거 11강은 쉽게 갑니다!”
그런 게 어딨음? ㅋㅋㅋㅋㅋㅋ
강화는 독립변수라 몇 번을 시도해도 성공률은 같아요, 눈나 ㅋㅋㅋ
내가 볼 땐 이거 실패한다 ㅋㅋ
실패하고 0부터 다시 시작 ㅅㄱ
11강 확률 몇 퍼임?
ㅁㄹ
대부분의 시청자가 실패를 예상했는데 그 결과는….
“…아까 실패한다던 시청자들 어디 있어? 나와!”
?? ㅋㅋ 이걸 띄우네 ㅋㅋㅋ
뭔데? ㅋㅋㅋ
삘이 딱 실패였는데 이걸? ㅋㅋ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눈나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11강에 성공해서 기세등등해진 신이었다.
“그, 자꾸 실패한다고 부정 태우면 안 돼요, 여러분. 이거 만약에 실패했으면 부정 태운 분들 블랙 먹일 수도 있었어요.”
ㅋㅋ ㅈㅅ
[시청자]죄송합니다
난 실패한다고 안 했음
아… 아까부터 누가 실패한다고 했냐?
“그리고 계정 주인 분은 12강 띄우고 싶어서 맡겼을 텐데, 여러분이 자꾸 부정적인 채팅을 치면 그 분은 속으로 뭐라고 생각하시겠어요? 안 그래도 마음 졸이면서 보고 계실 텐데.
한, 두 번 채팅이야 그렇다 쳐도, 아무리 남의 실패가 재밌어보여도 그렇지… 그걸 보고 너무 좋아하진 맙시다, 여러분. 어느 정도 선은 지켜주세요.”
ㅇㅋ
계정 주인 분 죄송합니다
코송합니다….
아 ㅋㅋ 그러니까 ㄹㅇ ㅋㅋ 만 치라고 ㅋㅋㅋ
선 넘지 말고 처신 잘하라고 ㅋㅋㅋㅋㅋ
“일단 11강까지는 성공했는데… 한 번만 더 성공하자… 쩨발….”
혼잣말을 하며, 또 다시 강화를 시도하는 신유희.
심하게 흔들리는 강화기를 바라보던 신은 결과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어림도 없지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응, 0부터 다시 시작이야 ㅋㅋ
이걸 언제 다시 11까지 올리냐? ㅋㅋㅋㅋㅋㅋㅋㅋ
강화 할 게 못 되네 ㅋㅋㅋㅋ
“후… 이걸 확! 그냥….”
그녀는 입을 앙 다문 채, 모니터를 향해 주먹을 날리려는 포즈를 취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노한 하와와 ㅋㅋㅋ
딱밤 딱 대~
하와와님 참으세요 ㅋㅋㅋ 그러다가 카메라 진짜 치면 님 손만 아픔ㅋㅋㅋ
정말 더럽게 강화 안 되네 ㅋㅋ
부들거리는 주먹을 거둔 신유희는 분노로 불타오르는 마음을 추스르고 이렇게 말했다.
“아직 1억 남았다….”
그녀는 영혼 없는 눈빛으로 키보드의 스페이스 바만 계속 눌러댔다.
[허니버터칩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강화가 너무 지겨우신 거 같은데 빨리 성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후원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아까 14강 때부터 같은 키만 누르다보니까 너무 지겹네요… 이게 게임인가 싶고.”
어느 새 8강 까지 도달한 신유희. 그러나….
“미친 거 아니야? 아니… 여러분, 방금 보셨어요? 8→7→6→7→8→7→8→7→6→7 실화야? 왜 자꾸 시도해도 계속 떨어지고, 9강이 안 되는 거죠?”
심각하네 진짜 ㅋㅋㅋㅋㅋ
ㅋㅋㅋ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
락 걸린 거 아님? ㅋㅋㅋㅋ
이건 킹리적 갓심인데, 모니터링 해서 강화 안 되게 한 걸 수도 있음ㅋㅋㅋ
이건 좀 너무했다 ㅋㅋㅋ
이후로 12강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회가 4번 더 찾아왔지만, 모조리 실패하고 말았다.
신유희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의자 뒤에 기대어 말없이 몇 분을 가만히 있다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강화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미치겠으니까, 2천 남은 거 빠르게 지르고! 바로 방종하겠습니다….”
어지간히 빡쳤나보다 ㅋㅋㅋㅋ
ㅋㅋ 화 날 만 하지
벌써 방종하려고?
너무 재밌는데 조금만 더 방송해주시면 안될까요?
시청자의 채팅을 읽던 신유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 게임이 도대체 뭐가 재밌는지도 모르겠구요. 저는 대리 강화 컨텐츠 한답시고, 한 자리에서 계속 강화 버튼만 누르고 있는데… 지금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걸 보고 계시니까 한 번 여쭤볼게요.
지금 제가 하는 이 강화 컨텐츠가 재밌어서 보고 계신 건가요? 아, 진짜 몰라서 물어보는 거예요.”
ㅋㅋ ㅈㄴ 재밌는데?
님만 재미없는 거임 ㅋㅋㅋ
남이 강화하는 거 구경하는 것만큼 재밌는 게 없음 ㅋㅋ
불구경 꿀잼ㅋㅋㅋㅋ
“하… 하하… 재밌다니 다행이네요….”
마의 구렁텅이라 불리는 9강에서 도무지 10강을 갈 기미가 보이질 않았지만, 다섯 번이 넘는 실패와 반복 끝에 마지막에 10강을 띄우는데 성공한 신유희.
“진짜 이번엔 12강 좀 가자! 돈도 얼마 없는데 마지막 기회 좀 주세요! 제발!”
그녀는 헤드셋을 벗고 눈을 감은 채, 강화 버튼을 눌렀다.
“제발! 가즈아아아아아앙!!”
요동치는 강화기.
12 ㄱㄱ
13 ㄱㄱ
이번엔 진짜 성공하시길….
가나요?
떠… 떴냐?!
뜰 때 됐다 ㅋㅋ
가즈아아아!!
[+11 ???의 선택 강화에 성공하셨습니다!]
일단 11은 갔다 ㅋㅋㅋ
이제 한 발자국만 더 가면 된다
실패할 줄 알았는데 ㅋㅋㅋㅋ
이거 실패했으면 그냥 끝이었을 듯 ㅋㅋㅋㅋ
“휴우우….”
화면에 떠 있는 강화 성공 창을 확인한 신유희는 가슴에 손을 얹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남은 돈은 불과 300만이구요. 지금 11강이죠? 이거 성공하든, 실패하든 기회는 이제 딱 한 번 남았습니다.”
바로 강화 시도를 하려다가, 이걸 맡긴 시청자 생각이 났던 신유희.
“…이거 맡기신 선생님, 지금 계십니까? 계시면 까톡으로 응답 좀 해주세요.”
신유희는 채팅창을 얼리고, 그의 응답을 기다렸다.
방송 딜레이 때문에, 대리 강화를 맡겼던 시청자는 몇 초 뒤에 응답을 할 수 있었다.
[부르셨나요?]
“일단 강화하기 전에! 계정 주인 분께 뭣 좀 여쭤보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여러분.”
그녀는 까톡으로 시청자에게 의견을 구했다.
[그… 이거 진행하기 전에 계정 주인 분께 이걸 여쭤봐야 될 거 같아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방송 보고 계시니 잘 아시겠지만, 이게 마지막 시도거든요?]
[네]
[이거 시도해서 12강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 만약 12강 실패해서 0강이 되느니, 차라리 11강으로라도 쓰심이 어떨지….]
[그냥 질러주세요]
[질러달라고요?]
[네]
[후회 안 하시겠어요?]
[후회는 이미 하고 있는데… 기왕이면 12강 쓰고 싶어서 맡긴 거였고요. 11강에서 멈출 거라면 안 맡겼을 겁니다. 그러니 질러주세요.]
[넹]
시청자에게 자신이 원하는 답을 들은 신유희.
“알겠습니당… 그러면….”
얼렸던 채팅창을 녹이며 말했다.
“자, 여러분! ‘12강 업!’이라고 한 번씩만 채팅해주세요! 화력 보고 강화 누르겠습니다!”
12 up
12 down
12 업!
12 ㄱㄱㄱㄱㄱㄱㄱㄱㄱ
이번엔 꼭 12강 가즈아아아아!!!
12 Up
12 ㄱㄱㄱ
13업
강화를 누르자마자 두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는 신유희.
“…실패할 거 같아서 차마 못 보겠어!!”
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
와… 드디어….
12 ㅊㅋㅊㅋ
계정 주인 분 오늘 꿀잠 주무실 듯 ㅋㅋㅋㅋ
ㅊㅊ
12강 축하드려요!
이제야 뜨네 ㅋㅋ ㅊㅋㅊㅋ
순간 실패한 줄 알았네 ㅋㅋ
“떴나요? …떴어?”
아직 두 손을 눈에서 떼지 않았던 신유희는 조심스럽게 휴대폰이 있는 위치로 고개를 돌렸다.
“그, 모바일로 채팅방 상황만 좀 볼게요.”
이걸 ㅋㅋㅋㅋㅋ
12 ㅊㅋㅊㅋ
미션 성공 ㅊㅊ
ㅋㅋ 드디어 띄우네 ㅊㅋㅊㅋ
하와와님 12 ㅊㅋㅇ
님들 실패했는데 왜 ㅊㅋ라고 함? ㅋㅋ
12 ㅊㅊ
성공했다는 채팅이 대부분이었지만, 부정적인 채팅도 이따금씩 보였다.
“아니… 성공한 거야, 실패한 거야… 페이크 치지 마시고, 똑바로 좀 얘기해 주세요….”
정말 12강 성공함 ㅇㅇ
응, 아니야 실패야 ^^ㅎ
부럽네요….
드디어 12강 성공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축하한다는 애들 말 믿지마셈. 거짓말임 ㅋㅋ
12 ㅊㅊㅊㅊㅊ
“일부 시청자분들이 절 햇갈리게 만드시니까, 그냥 화면 볼게요. 하나, 둘, 셋! 짠….”
[+12 ???의 선택 강화에 성공하셨습니다!]
“어….”
입을 벌린 채, 말이 없어진 신유희.
“이거 꿈은 아니지?”
ㅋㅋㅋ 놀랐나봐 ㅋㅋㅋ
꿈 아니에요 눈나
볼이라도 꼬집어보든가 ㅋㅋ
12강 ㅊㅋㅊㅋ
[점심나간하와와 님, 별풍 1개 후원 감사합니다!] 미션 성공했으니 미션비 찔러주는 걸로 하와와 정신 좀 차리게 해줘라 ㅋㅋㅋㅋ
[노가다박씨 님, 별풍 5000개 후원 감사합니다!] 12강 띄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잠시 멍 때리던 신유희는 후원 창이 연속으로 뜨는 걸 뒤늦게 발견했다.
“어, 음… 노가다박씨니이이이임! 별풍 5천 개 캄사합니다아앙! 제가 헤드셋을 벗어놔서 후원 들어온 지도 모르고 정신줄 놓고 있었네요! 정말 감사합니드아아….”
[노가다박씨 님, 별풍 1004개 후원 감사합니다!] 마치 자기 계정 강화 돌리듯이 대리 강화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액션도 너무 좋았고, 그 덕분에 긴장하면서도 웃으면서 봤습니다! 다음에도 맡길 일 있으면 찾아올게요.
“아이구우! 노가다박씨님! 1004개 추가 후원 감사합니당! 나중에 또 맡기실 필요 없어요. 강화 같은 건 도박이니까,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곧바로 게임을 끄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시청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아쉽네
좀 더 방송해주지….
재밌었어요
하와와 바이~!
ㅂ2
[저도요 님, 별풍 50개 후원 감사합니다!] 저도 강화 맡기고 싶은데….
“저도요님 후원 감사합니다! 이틀 뒤에 제가 방송 켜면 그 때 맡겨주세요. 죄송합니다! 이만 방종할게요. 모두 빠이빠이!”
방송을 종료한 후, 의자에서 일어선 신유희는 바깥으로 나갈 채비를 하고 나서 현관문으로 향했다.
방송을 지켜봤던 예린이는 신유희의 움직임을 눈치 채고 이렇게 물었다.
“…야! 너, 어디가?”
“잠시 바람 좀 쐬러 나갔다 와야겠네.” “강화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그러는 거야?”
“그렇네만.”
“몇 시에 올 거야?”
“오늘은 못 올 거 같고, 내일 오후에 돌아올 수 있을 걸세.”
“어디 먼 곳으로 가나봐?”
“그래야만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서 말일세.”
“음…. 알았어. 그럼 잘 갔다 와. 아, 그리고….”
“…아이스크림은 사 올 테니, 카드는 넣어두시게.”
“그, 그래….”
예린이는 주섬주섬 카드를 꺼내려 하였지만, 신이 자신의 생각을 읽으며 말했기에 도로 넣어두었다.
“그럼 갔다 오겠네.”
“응….”
문이 닫히자, 예린이는 혼잣말을 흘리며 게임을 켰다.
“…근데, 어떤 아이스크림을 사올지는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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