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화 〉 하와와 6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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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예린이가 신의 게임 실력을 보고 감탄하는 사이, 후원이 하나 들어왔다.
[겜못하는스트리머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하와와님 FPS 겜 잘하심?
“하와와~ 겜못하는스트리머님, 별풍 100개 후원 캄사합니당! FPS 게임이요? 글쎄요… 해본 적은 있어도 잘하는 편은 아니에요….”
그녀의 반응에 채팅창은 더욱 더 시끌벅적했다.
여자가 총 쏘는 겜을 한다고?
외모만 보면 단풍잎스토리나 그랜절체이스 이런 아기자기한 겜 잘 할 거 같은데 ㅋㅋ
총 쏘는 겜 할 수도 있지 ㅋㅋ 선입견 ㄴㄴ
사촌 누나 쓰뻬셜포스하는 거 본 적은 있는데 ㅋㅋㅋ
여자가 FPS 게임하는 건 희귀한 케이스긴 하지
보통은 옷 입히기 겜 같은 거 잘 하지 않나? ㅋㅋ
하와와가 초등학생이냐? ㅋㅋㅋ
그래도 얘 얼굴만 보면 fps 겜이 연상되지는 않음ㅋ
ㄹㅇ ㅋㅋ
예린이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던 신유희로서는, 채팅창의 반응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
‘이제 슬슬 미션이 걸릴 때가 되었거늘….’
[겜못하는스트리머 님, 별풍 2000개 후원 감사합니다!] 혹시 시참 가능하신가요? 저랑 킹든갓택이라는 FPS 겜 해주셨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이렇게 들어와야지!’
신은 속으로 웃으며 말했다.
“아앗?! 겜못하는스트리머님, 별풍 2천개 후원 감사합니다앙!!! 시참 얼마든지 해드릴게요! 정말 감사합니다앙!”
시참하고 싶다ㅜㅜ
나두ㅠㅜ
난 하와와 저격하러 감ㅋㅋ
저도 시참 가능한가요?
게임을 설치하던 신은, 시청자들의 채팅을 보고.
“아, 그러면 오래간만에 시참을 거하게 열어볼까요?”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시청자 내전 ㄱㄱ
“그런데 여러분들을 끼기 전에, 먼저 별풍 쏴주신 분께도 여쭤봐야겠는데… 겜못하는스트리머님, 다른 시청자분들과도 몇 판 정도는 시참 괜찮겠죠? 이후에는 둘이서만 겜하게 해드릴 테니까.”
시참도 시참이지만, 별풍을 쐈던 당사자에게 이걸 물어보고 결정을 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기에 신은 이렇게 행동했고.
[겜못하는스트리머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가능.
쿨한 승낙 메시지가 들어오자.
“겜못하는스트리머님, 얼음처럼 시원한 승낙 감사합니당! 여러분! 여러분은 이 분께 어서 감사하다고 해주세요! 이 분 덕분에 오래간만에 시참하는 자리가 만들어진 거니까!”
ㄱㅅ
고마워요, 겜스머님!
아가리또!
“풉… 아가리또는 뭐야….”
신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까톡을 전송했다.
이윽고, 예린이에게 까톡이 날아왔다.
[자네도 한 판 할 텐가?]
잠시 후, 예린이의 답장이 도착했다.
[아니. 그냥 난 방송 보면서 지켜보고 있을래.]
잠시 카메라를 보던 신유희.
“여러분. 잠시 친구랑 까톡 좀 할게요.”
그 후에 예린이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데에 집중했다.
[그럼 주식 차트 한 번 살펴보게나. 투자할 만한 주식이 더 있는지 말일세.]
[오늘 장날 아니잖아?]
[그래도 한 번 알아보게나.]
[내가 차트 보는 눈이 없는 거, 너도 잘 알고 있잖아?]
[그렇다고 두 달이란 시간을 그냥 보내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게다가, 자네 혼자서 어떤 주식에 투자하는 게 좋을지는 스스로 판단할 정도의 능력은 있어야 될 것 같아서 이리 말하는 걸세.]
“흐음….”
옳은 말이라서 까톡을 통해 반박을 할 수 없었던 예린이의 손가락은 멈춰있었다.
[처음엔 연습이라 생각하고 움직여보게나.
혹여, 남은 돈을 잃기라도 하면 어쩌나… 그런 고민에 빠진 것인가? 그거라면 걱정 말게나. 그렇게 되더라도 다시 돈을 따게는 도와줄 테니.]
“으으음….”
신유희가 자신의 생각을 단번에 꿰뚫었기에, 긴 침음을 흘리다가 손가락을 놀렸다.
[뭐 그렇게까지 해준다면야 별 걱정은 없겠지만… 그보다 더 망설였던 건, 돈 잃고 나면 빡쳐서 한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잘 게 분명하니까 다른 건 건들지도 않은 거거든?]
[자네 심정도 이해는 하네만, 사람은 무릇 성공보다는 실패에서 더 많이 배워가는 것일세. 수업료라고 치고, 차트 공부에 돈을 투자해보게나.]
[수업료가 너무 비싼 감이 없진 않은데… 어쨌든, 알았으니까 방송이나 집중하셔.]
[알겠네.]
“후우….”
긴 한숨을 내쉰 예린이는, 실행중인 롤을 꺼두고 여러 주식 차트를 열어보기 시작했다.
“드디어 게임이 설치가 다 됐으니 실행시켜볼게요. 방제는 하와와로 할 거고, 비번은 1231로 할 거니까 잘 찾아와주세요! 아, 그리고 겜못하는스트리머님, 닉네임 좀 알려주세요!”
[겜못하는스트리머 님, 별풍 10개 후원 감사합니다!] 닉네임은 준위는진짜있다 입니다.
닉네임 독특하네 ㅋㅋㅋ
그래도 걸그룹 이름은 아니네ㅋ
소위, 중위, 대위는 들어봤는데 준위는 뭐임?
준위 그거 아님? 소위 이전 계급
ㅋㅋㅋ ㅁㅊ
그런가? 그래서 준장 다음이 소장인가?
그 말 ㄹㅇ임? ㅋㅋ
신유희는 시청자들의 채팅에서 벌어지는 논란의 답을 알고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직접 언급할 필요성은 못 느꼈기에 일단은 넘어갔다.
“자… 벌써 여섯 명이 들어왔네요. 하와와~ 안녕하새오! 방가워요!”
박하사탕사줘 : 하와와 ㅎㅇ
군필여대생하와와 : 와 ㅁㅊ 계급 소장 실화냐? ㅋㅋㅋㅋ 밥 먹고 총만 쏜 거임? ㅋㅋ
짭무새 : 님 짭 아니면 손 좀 흔들어주셈.
sins1016 : ㅎㅇㅇ
신유희는 게임 내의 채팅을 확인하면서 리액션을 취했다.
“손 흔드는 거 보이시나요? 짭 아닙니다! 그리고 밥만 먹고 이 겜만 한 건 아니에요. 2006년부터 이 겜을 했으니까 꾸준히만 해도 누구나 이 계급까진 찍을 수 있어요.”
짭무새 : ㅋㅋ 진짜네
감자처먹어 : 와… 예리니 눈나 나보다도 계급이 높네….
방 인원은 어느 새 정원인 16명이 꽉 찼다.
“폭파미션으로 하고, 맵은 B보급창고로 할게요. 다른 거 하고 싶으신 분은 없죠?”
sins1016 : 맘대로
엄호사격전문 : 없는 듯
준위는진짜있다 : 하와와님 저랑 같이 팀 하시죠 ㅎ
“일단은 겜못하는스트리머님 말씀대로 팀을 바꾸고 진행을 해볼게요. 곧 시작할 테니, 다들 준비 눌러주세요.”
신유희가 세팅을 하는 사이에 시청자들이 다들 준비를 마치자, 곧바로 게임이 시작되었다.
[전체]박하사탕박하사 : 어디 하와와 실력 좀 볼까? ㅎ
[전체]엄호사격전문 : 하와와는 내 꺼임. 건들지 마셈ㅋㅋㅋ
신유희의 계급은 게임을 오래 하면 찍을 수는 있었던 계급이기도 했고, 시청자들은 그녀의 실력을 몰랐기에 상대방 몇몇은 채팅으로 도발부터 하고 있었다.
[팀]짭무새 : 하와와님 스나 드셨네? B롱 가능?
B롱은 기다란 길목이 있는 지점을 의미했다.
신유희가 속한 팀은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는 방어 측이었기에, C4를 설치할 장소와 최단 거리로 연결된 B롱을 지켜야만 했다.
[팀]asdfegg : 한 번 맡아볼게요.
[팀]짭무새 : ㅇㅋ
[팀]준위는진짜있다 : 기대할게요
[팀]yesyes : 두 명만 더 B롱 맡아주시고, 나머진 A루트 ㄱㄱ
참고로, 예린이는 이 게임의 아이디를 가지고는 있었지만, 계급이 너무 낮았기에 신유희는 자신의 아이디인 asdfegg 로 게임에 임했다.
다들 눈치껏 자리를 잡아갔고, 한동안 조용했다가 총성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었다.
[팀]yesyes : 아니 ㅅㅂ 이게 왜 죽음?
[팀]짭무새 : ㅁㅊ ㅋㅋㅋㅋ
순식간에 8명이던 팀원이 4명으로 확 줄어버리면서, A루트의 공백이 생겨났고.
[팀]공스나 : 스나 ㅈㄴ 어렵네
이어서, 신유희의 옆에 있던 저격수 한 명이 상대 저격수에 의해 머리가 꿰뚫렸다.
3:6의 절망적인 상황.
그런데 신유희는 곧바로 뛰어난 반응속도를 선보이며, 팀원을 잡은 상대방을 저격하는데 성공했고.
[전체]엄호사격전문 : 반속 무엇?
그녀를 노리던 다른 저격수들도 연이어서 신의 총알에 꿰뚫리며, 상황은 3:3으로 풀리면서 게임이 할 만해졌다.
[전체]군필여대생하와와 : ㅋㅋㅋ 방금 그거 어캐 했누? ㅋㅋ
[전체]노뎃스나 : ㅁㅊ 패줌 실화임? ㅋㅋㅋㅋㅋㅋ
[팀]짭무새 : 설마 이걸 이기나?
[팀]asdfegg : 한 분만 A루트 확인해주셈
[팀]준위는진짜있다 : 제가 감
상대방이 고개를 내밀지 않아, 총성이 잠시 멎었다.
긴장감이 흐르는 적막 속에서, 신유희의 팀원이 A루트를 살펴보러 갔다가….
[팀]준위는진짜있다 : 엌ㅋㅋ
팀원이 바로 잘리면서, 순식간에 반대편에서 적들이 들이닥쳤다.
미처 적들을 확인하지 못했던 나머지 팀원이 빗발치는 총알세례에 쓰러졌다.
[전체]엄호사격전문 : 혼자 남았으니까 빨리 밀어!
그 사이… 엄폐물 사이에 몸을 숨긴 신유희는 그들이 총을 장전하면서 무작정 돌격해오자, 윈체스터로 한 사람의 헤드를 명중시켜 머릿수를 하나 줄였다.
[전체]박하사탕사줘 : 와… ㅈㄴ 잘하는데?
신유희에게 당한 시청자가 감탄을 내뱉는 사이, 또 다른 시청자가 그녀의 총알로 인해 바닥에 누워버렸다.
게임이 쉬운 거임, 아니면 하와와가 잘하는 거임? 이 겜 안 해봐서 모르는데 누가 말 좀 ㅎ
이 게임이 FPS 겜 중에선 쉬운 편에 속하기는 한데, 그래도 이 정도면 그냥 프로급이라 보면 됨. 다른 FPS 겜 해도 잘할 정도의 반응속도와 명중률임.
그냥 ㅈㄴ 잘한다 ㅋㅋㅋㅋ
방송 채팅에서도 처음엔 별 기대 없이 봤던 시청자들 대부분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
하지만 아직 한 명이 남아있어서 긴장을 풀지 않고, 게임에 집중하는 신유희였다.
“후우우….”
그리고 그 옆에서는 주식 차트를 계속 쳐다보면서도 갈피를 못 잡아, 한숨만 쉬는 예린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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