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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59화 (59/100)

〈 59화 〉 하와와 59화

* * *

59.

“그리고 이제 ‘하와와~’ 라는 추임새는 안 쓸 때도 되었지 않았는가?”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그렇다만?”

신유희의 모습을 한 예린이는 당분간 자신을 행세할 그녀를 걱정하면서 말을 늘어놓았다.

“너도 인터넷 방송을 해봐서 잘 알고 있지 않아? 뉴튜버와 스트리머에게 자신만의 유행어는 음식에 들어가는 조미료처럼,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구!”

며칠 전.

신유희는 예린이에게 좋은 방법이라며 이런 말을 했었다.

“자네는 결국 차트를 봐야 하니, 당분간은 역할을 바꾸는 게 어떻겠나?”

“역할을 바꾼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자네는 이제부터 내 모습을 취하면서 차트에만 집중하면 되고, 나는 자네의 모습을 취해 게임 방송을 대신 하면 되는 것이지. 어떤가?”

신의 의견을 들은 예린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기에 그녀의 방법을 수락했다.

“그럼 네가 내 컴퓨터와 방송 장비를 사용해야 되니까, 나는 따로 노트북 같은 게 있어야겠는데?”

“이왕이면 컴퓨터를 장만하는 게 어떻겠는가? 돈도 여유로우니 모니터는 여러 개 준비해서 각종 차트를 편하게 보는 게 좋을 거 같다만.”

“흠… 그게 나으려나?”

…이렇게 해서 신은 예린이와 똑같은 몸으로 바뀌게 되었고, 예린이는 신유희의 모습을 취한 채로 배달 온 컴퓨터를 손보고 있었다.

“알고는 있네만, 유행어를 쓰지 않아도 뜨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그건 그렇지만 하와와는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나라는 캐릭터를 나타내는 컨셉 그 자체란 말야.

그걸 하루아침에 바꿔버리면, 시청자들도 눈치를 챌 거야. 자신들이 바라보는 사람이 나랑 똑같이 생긴 다른 사람일 거라고 말이지.”

그 말을 들은 신은 웃으면서 예린이에게 답했다.

“자네의 말대로라면 게임 못하는 것도 컨셉이니, 나 또한 못하는 척을 해야겠군!”

“그, 그렇지….”

자신의 게임 실력을 디스 하기 위해 돌려 말했다고 생각한 예린이었지만, 자신이 게임을 못한 건 사실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자네는 그걸 알아야 하네.”

“뭘 말이야?”

“아무리 컨셉이고, 아무리 역할을 대신한다고 해도, 난 어떤 누구에게서라도 게임을 못한다는 소린 듣고 싶지 않다네. 그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질 못하니까.”

“그래서?”

“지금까지 자네가 게임을 못했던 건, 그저 컨셉질에 불과했다고 덮어씌우려고 하네. 그리고 잘하는 모습만을 보여줄 예정이네.”

“잠깐. 그러면 시청자들이 의심하지 않겠어? 어느 게임이든 못했던 사람이 잘하게 되는 건 너무 이상하지 않아?”

“그래서 카메라를 한 대 더 주문했지 않은가?”

신의 말에, 예린이는 컴퓨터와 같이 온 카메라를 그녀에게 갖다 주었다.

“이걸로 손만 따로 찍으려고?”

“그렇다네. 이거면 대리라는 의심은 피하지 않겠는가?”

“음. 그건 그렇지만… 다른 의미로 대리는 대리인데….”

“어차피 시청자들은 이걸 모를 걸세. 게다가 방송을 보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뭐든지 잘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법이니까. 재미는 그 다음이지.”

“뭐, 그건 그렇긴 한데….”

“자네 말대로 하와와~ 라고 말하기는 하겠네. 방송 중에는 지금의 내 말투는 쓰지도 않을 거고. 대신에, 게임 못하는 컨셉만은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일세. 알겠는가?”

“알았어. 어찌되든 난 모른다? 네가 알아서 해야 돼.”

“알아서 잘 할 테니 걱정 말게나.”

컴퓨터 세팅을 마친 예린이는 자신이 넣어둔 주식을 잠깐 살펴보고는, 게임을 켰다.

마침 오늘은 주식 시장 휴장일인 토요일이었기에, 차트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신은 방송을 킨 후에 슈퍼말이오3를 키고는 시청자들을 기다렸다.

­하와와 하이!

­오늘은 꽤나 일찍 켰네?

­오전에 방송키는 하와와라니… 이건 참 귀하군요.

“하, 하와와… 안녕하새오, 여러분!”

­오늘 슈퍼말이오3 할 거임?

­하와와 거리는 게 약간 어색한데….

­흠….

­어디 아픈 건 아니지?

­내가 알고 있는 예린이가 맞음? 왤캐 어색하지?

시청자들의 반응에도 신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늘은 슈퍼말이오3 를! 최단 시간 클리어해보겠사와요!”

­??? 최단 시간을 클해보겠다고?

­ㅋㅋㅋㅋ 진심임?

­에이, 예린아. 농담이 너무 심하다.

­님 그건 좀 아닌 거 같애 ㅋㅋ

‘후후… 예상대로군. 그들의 반응이 확 틀어졌다.’

한편, 게임을 하면서도 신이 자신을 대신해 방송을 한다는 게 여전히 걱정스러웠던 예린이는 그녀의 방송을 컴퓨터로 확인해보는데….

하와와 거리는 게 어색하다는 시청자의 채팅을 보고는.

‘그렇게 하와와하는 게 아니라니깐? 봐봐! 벌써 시청자들이 눈치를 채고 있잖아!’

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슈퍼말이오3 를! 최단 시간 클리어해보겠사와요!]

그녀의 발언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물살처럼 빠르게 바뀌는 걸 보고, 예린이의 생각도 변하게 되었다.

‘…어그로 관리가 장난이 아닌데?’

이건 사실 그간 게임을 못하는 하와와의 이미지를 기존의 예린이가 만들어서 가능했던 것이지만, 신은 그 컨셉을 지키는 것을 넘어서서, 기존의 컨셉을 역이용해 시청자들의 관심사를 돌렸던 것이었다.

이걸 눈치 챈 예린이는 속으로 감탄이 나오고 있었다.

‘평소 행실은 그저 모자란 ’어른이‘처럼 보였는데, 역시 신은 신인가…?’

[거짓말하는하와와 님, 별풍 50개 후원 감사합니다!] ­구라 ㄴㄴ 최단 시간이 14분대인데 그걸 님 실력으로 깬다고요?

“거짓말하는하와와님, 별풍 50개 후원 감쟈합니당! 저는 충분히 가능한데요?”

논란이 될 법한 그녀의 말이 계속되자, 시청자들이 술렁였다.

­아니, 그게 말이 돼? 말이 안 된다고 보는데….

­게임 못하는 스트리머 순위권에 계신 분께서 이런 발언을 한다고?

­ㅋㅋ 오늘 점심 뭐 잘못 먹었음?

­내가 아는 하와와는 이런 말을 할 사람이 아닌데? 진짜 하와와 어딧써!

[누가개소리를내었어 님, 별풍 50개 후원 감사합니다!] ­눈나, 그 말은 진짜 개에바인 거 같애….

그들의 반응에도 신은 굴하지 않았다.

“하와와~ 누가개소리를내었어님, 별풍 50개 후원 캄사합니당! 개에바라뇨! 저는 진짜 가능하다니까요? 한 번 보실래요?”

[거짓말하는하와와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10코인 14분대 돌파하면 별풍 2천 개 간다.

[오늘도밤샘한하와와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저번 미션은 취소로 하고, 아까 후원하신 분 미션에 추가로 별풍 3천 개 ㄱ

[겜못하는예린이 님, 별풍 50개 후원 감사합니다!] ­누나 저도 별풍 1천 개 미션에 걸게요 ㅎ

이외에도 시청자들이 미션을 계속 걸자, 신은 속으로 웃고 있었다.

‘흐흐… 자네들의 그 어리석은 행동,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네!’

“다들 후원 감쟈합니당! 일단은 10코인으로 할게요. 그런데 만약에 1코인으로 클리어하면, 추가로 별풍 더 쏘시나요?”

­1코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 선 씨게 넘는데 ㅋㅋㅋㅋ

­일단 해보고 나서 말씀점 ㅋㅋ

‘역시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선넘지마 님, 별풍 50개 후원 감사합니다!] ­원코인 클하면 1코인 당 별풍 1천개 감ㅋ

한 시청자의 후한 미션에, 신은 이렇게 말했다.

“그… 일단은 미션 걸어놓고 나중에 도망치는 분들도 계셔서 그런데, 혹시 제가 운영하는 게시판에 인증글 남겨주실 수 있나요?”

그 말에 후원했던 시청자는 인증글을 남기고 나서, 후원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선넘지마 님, 별풍 50개 후원 감사합니다!] ­인증글 남겼으니 확인 ㄱㄱ

후원 메시지대로 시청자가 올린 글을 확인한 신은, 곧바로 고개를 숙이며.

“아이고~ 제가 차기 회장님을 몰라뵈었네요! 아직 미션 시작은 안했지만 미리 감사합니당! 그거 꼭 저 주셔야 되요! 도망치면… 아시죠?”

[선넘지마 님, 별풍 50개 후원 감사합니다!] ­누구처럼 런 안 할 거니까 시작이나 하셈.

“오케이! 좋습니다. 그렇담 바로 시작해볼게요!”

슈퍼말이오3를 시작한 신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입으로 공략을 말하기 시작했다.

“이 곳을 잘 보시면 공간이 넓잖아요?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잘 보세요!”

1.5등신의 말 캐릭터가 아무 것도 없는 공간의 끝으로 가자, 비밀의 문이 갑자기 생겼다. 문이 열리면서, 말 캐릭터는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 뭐임?

­저건 나도 못 찾았던 건데?

­ㅁㅊ 어캐했누?

“아까 제가 무슨 버튼을 눌렀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된 거에요. 여길 이용하시면 화면처럼 스테이지를 뛰어넘을 수 있어요.”

­ㅁㅊ ㅋㅋㅋㅋㅋㅋ

­ㅋㅋ 대요정보다도 겜 잘하누? 대요정은 이거 언급도 안 했는데.

­와… 이거면 13분대 충분하겠는데?

­이게 진짜 하와와의… 실력?

‘놀라기엔 이르다네. 진짜 재밌는 건 지금부터니까.’

신은 여러 게임 공략 영상에서 나오지 않았던 내용들을 다루면서, 여유롭게 게임을 진행해나갔다.

시청자들은 예린이의 모습을 한 신이 이것저것을 알려줄 때마다 그저 놀란 반응만 거듭해서 보여줄 뿐이었다.

시간이 흘렀다.

13분대를 찍으며, 단 한 코인도 쓰지 않고 게임을 클리어한 신.

시청자들은 게임을 잘하는 예린이를 보고는, 감격하며 말을 꺼냈다.

­와 ㅁㅊㄷ ㅁㅊㅇ ㅋㅋㅋㅋㅋㅋ

­그동안 게임 못한 건 컨셉이었누? ㅋㅋㅋㅋㅋㅋ

­이거 완전 힘숨찐이네 ㅋㅋㅋㅋ 게임 실력을 숨긴 하와와 ㅋㅋ

­이렇게 게임을 잘하는데 그동안은 왜 못하는 모습만 보여준 거임? ㅋㅋㅋㅋㅋ

­허언일 줄 알았는데, 이걸 진짜로 해버리네 ㅋㅋㅋㅋ

“자. 미션 깼으니 후원 내놔!!!”

신의 외침에, 미션을 걸었던 사람들이 앞 다투어 후원을 했다.

[거짓말하는하와와 님, 별풍 20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내가 의심해서 미안하다아아아아아아!!!!

[겜못하는예린이 님, 별풍 10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내기에 져서 하와와에게 삥을 뜯긴 나

[오늘도밤샘한하와와 님, 별풍 30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이걸 예린이가….

[Dtivja 님, 별풍 10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미션 성공 ㅊㅊ

[가즈아띠 님, 별풍 5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우리는 하와와의 실력에 대해 정말 몰랐습니다. 정말 위대하십니다, 하와와 선생!

계속되는 후원 메시지를 찬찬히 살펴보던 신은, 아까 남은 코인 당 별풍 1천 개를 쏘겠다던 한 시청자가 아직도 별풍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들 후원 감사합니다만, 아직까지도 미션 후원을 안 하시는 분이 계시네요?”

그녀가 방송으로 눈치를 주자, 당사자가 움찔했고, 결국은….

[선넘지마 님, 별풍 50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두 번으로 나눠서 별풍 쏘겠음. 미션 ㅊㅊ1

[선넘지마 님, 별풍 50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미션 ㅊㅊ2

“하와왓? 아이고오~ 선넘지마님! 그냥 런하셔도 되는데에~ 별풍 1만 개 후원 감사합니다아아앙!!!”

이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예린이는 이렇게 생각했다.

‘좀 치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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