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55화 (55/100)
  • 〈 55화 〉 하와와 55화 (일러스트 포함)

    * * *

    55.

    ‘저 무기가 신경이 쓰이는데….’

    한 피디 차량 앞쪽에 달린 미니건 때문에 추월할 수 없었던 이 대리.

    ‘이대로 나란히 달리다가 결승선 들어가기 직전에 속도를 올려야겠어.’

    그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한 피디는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움직였다.

    한 피디 차량의 뒷좌석 문이 저절로 떨어져 나가면서, 숨겨져 있던 무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리님 잘 가시고.”

    뒷좌석의 발사기에서 유탄을 사출했다. 탄환이 포X쉐 928의 옆면에 꽂히자마자 한 차례 폭발을 일으켰는데, 그 열기가 연료통에까지 전해져서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이 대리 아웃. 이제 남은 생존자는 3명입니다.]

    ‘한 녀석은 별 볼 일 없는 차량이었고, 나머진 은 피디의 변신 로봇인가….’

    쿵쾅거리는 소리가 점점 더 가까이 들려왔다. 그는 백미러를 통해,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는 거대 로봇을 보았다.

    ‘아무리 봐도 저건 사기잖아….’

    그는 차량을 옆으로 틀어, 남아있는 유탄을 오고 있는 로봇의 다리를 향해 쏟아 부었다.

    “아악!”

    아래쪽이 잘 보이지 않던 은 피디는 한 피디의 공격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

    로봇이 트랙을 향해 쓰러지려 하자, 한 피디는 차량을 다시 틀어서 결승선을 향해 전력질주 했다.

    한편.

    네비게이션을 통해, 한 피디가 자신이 있는 결승선을 향해 오고 있다는 걸 알게 된 황 대리.

    ‘슬슬 들어가 볼까.’

    그는 차를 움직여보려는데.

    ‘이게 왜 안 움직이는 거지?’

    차량의 부품들이 대부분 순간적인 가속을 내느라 무리한 바람에, 과열된 상태라 오작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래서 차량이 움직여지질 않아, 그는 결국 차에서 내려 결승선까지 걸어서 들어가려했다.

    그런데 그 때, 아스팔트가 갈려나가는 소리와 함께 황 대리의 몸에 총알이 마구 박혀 들어갔다.

    “좋았어! 황 대리도 잡았으니 내가 최후의 2인이다!”

    [황 대리 아웃. 마지막 3명 중 한 명이 죽어, 2명만 남았기 때문에 경기를 종료하겠습니다.]

    트랙과 함께 모든 것이 소멸되어갔다.

    살아남은 2명은 정신을 잠시 잃었다가, 새하얀 배경만 남아있는 공간에서 깨어났다.

    “…여긴 어디지?”

    [최후의 2인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약속된 상품을 드리려고, 이곳에 모이게 했습니다.]

    아직도 그들에게는 목소리의 실체가 그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상품이 뭐였죠? 저희 살려주는 게 아니었나요?”

    [상품은 100만 노잣돈과 함께 다음 환생을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을 드리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노잣돈은 죽어서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서, 지금부터 여러분은 죽어주셔야겠습니다!]

    “…그런 억지가 어디 있어요?”

    [어디까지나 살려주겠다고 생각한 건, 오로지 여러분 제멋대로의 해석일 뿐입니다.

    저는 이미 사전에 공지를 드렸습니다. 상품은 노잣돈과 환생 선택권이라고 말이죠.]

    예린이가 손짓을 하자, 총알이 날아와 한 피디와 은 피디의 내장을 꿰뚫었다.

    “끄아아아악!”

    “허억… 끄으윽….”

    복부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손으로 애써 틀어막은 두 사람은 몰려오는 고통에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였다.

    [자. 의식이 사라지기 전에, 어서! 무엇으로 환생할지를 빌어보십시오.]

    “끄으으으으….”

    한 피디는 죽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다음 환생을 부잣집에서 키워지는 개가 되고 싶다는 소원을 빌었고.

    “시X….”

    은 피디는 그저, 자신을 이 곳으로 불러들인 목소리의 주인을 욕하고 있었다.

    신이 예린이에게 귓속말로 뭐라고 속닥거렸다. 그녀는 그걸 듣고는 이렇게 말했다.

    [한 명은 환생을 선택했는데, 다른 한 명은 저를 욕하기 바쁘군요. 뭐, 좋습니다. 환생을 바라지 않는 모양이니, 이대로 진행하도록 하죠.]

    신이 뭐라고 주문을 외우자, 한 피디와 은 피디의 육체가 증발하고 있었다.

    [노벨에덴은 죽은 여러분들의 클론이 운영하게 될 것입니다. 아, 물론 그 클론들도 잘못을 저지른다면 이 곳으로 오게 되겠지만요.]

    “…….”

    그들은 말을 꺼내지도 못할 정도로 의식이 점점 사라져갔다.

    #

    며칠 후.

    예린이는 방송을 켜서, 작은 지옥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마치 꿈 내용처럼 썰을 풀어나갔다.

    “그래서 2명 중 한 명은 뭐라고 소원 빈 줄 아세요? 다음에 태어날 거면 부잣집으로 입양 간 강아지가 되고 싶다고 빌더라고요.”

    ­요즘 뉴튜브 보면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 팔자가 상팔자긴 하더라고 ㅋㅋ

    ­밥도 주지. 놀아주지. 따뜻하고 시원한 곳에서 재워주지. 씻겨주지. 사람들처럼 출근 안 해도 되고, 돈에 대해 걱정할 필요도 없고. 주인만 잘 만나면 ㄹㅇ 상팔자임 ㅋㅋ

    “여러분 같았으면 전생과 다음 생이 있다고 칠 때, 다음 생엔 어떤 걸로 환생했으면 좋겠어요?”

    ­나도 그 사람처럼 부잣집 개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거라고 빌었을 듯.

    ­난 고양이.

    ­사자.

    ­호랑이.

    ­난 그냥 다시 태어나고 싶진 않음. 어떤 걸로 태어나든 사는 건 힘드니까.

    [두한킴 님, 별풍 5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이제 슈퍼말이오3 깨야죠?

    “하와와~ 두한킴님 별풍 500개 후원 캄사합니다아아앙! 네… 깨야죠. 깨야 되는데… 사실 그 게임이 저한테는 너무 어려워서 하고 싶지가 않네요오오….”

    [렌트카김사장 님, 별풍 5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예린이님, 그나저나 메이드복 입으신다는 건 어떻게 됨?

    “하와와~ 렌트카김싸장니이임~! 별풍 500개 후원 감사한 거시에오옹! 아… 제가 기억이 없어서 그러는데, 혹시 그 말은 어떻게 나온 건가요?”

    시간 여행의 부작용 때문에, 도중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선 기억이 전혀 없었다.

    [렌트카김사장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링크] 설마 발뺌하시는 건 아니죠?

    “하와와… 렌트카김사장님, 별풍 100개 후원 캄사합니당… 일단 주신 링크 한 번 봐볼게요….”

    링크로 들어가서, 시청자가 따놓은 클립 영상을 살펴봤다.

    [하와와… 10코인 미션은 제가 쫌 힘들 거 같지만, 그래도 이 미션은 제가 오늘 이걸 깨기만 하면 상관 없자나요?]

    [그런데 만약에 제가 이거 못 깨면, 그걸 입어야 한다는 건데… 으음… 만약에 그거 여기 편의점으로 보내주시면 제가 받아가서 입어보도록 할게요.]

    …하필이면 그 날, 그 게임을 다 깨지 않고 방종한 게 화근이었다.

    “혹시… 진짜로 그거 직접 구매해서 택배 붙이신 건 아니겠죠?”

    [두한킴 님, 별풍 5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지금 확인해보니까 그 편의점에 택배 전달했다고 뜨는데, 가서 확인해 보셈 ㄱㄱ

    ­오옹… 오늘 메이드복 입은 하와와 볼 수 있는 거임? ㅋㅋ

    ­이야 ㅋㅋ 기대되는데? ㅋㅋㅋ

    “하와와와….”

    일단은 후원을 하면서까지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거짓은 아닌 거 같았다.

    “일단 잠시 방종하고, 편의점 다녀올게요.”

    속으로는 택배가 오지 않았기를 기원하며, 옷을 갈아입고 편의점까지 가봤으나.

    “본인 확인 끝났고요. 고객님 앞으로 택배가 하나 와 있었는데, 이 상자입니다.”

    편의점 직원이 택배 상자를 꺼내서 내게 보여줬는데, 옷 한 벌이 들어갈 정도의 사이즈였다.

    “고생 하십시오….”

    “네. 안녕히 가세요.”

    집으로 가는 길.

    “후우….”

    한숨을 쉬면서 택배 상자를 쳐다보았다.

    #

    집에 돌아온 예린이는 상자를 뜯어보기 시작했다.

    ‘정말 이걸 사서 보냈다고?’

    상자 속의 옷을 양 손으로 펼쳐 보면서, 그녀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니, 이런 걸 왜 사서 보내는 거야….’

    메이드복을 살펴본 그녀는, 상자 안에 또 다른 내용물이 있어서 그걸 살펴보다가 얼굴이 붉어졌다.

    ‘이런 미친… T팬티는 왜 있는 건데….’

    이것도 분명 입으라고 보냈을 거라는 생각과 함께, 이걸 입어야 되는지 고민에 빠진 예린이었다.

    ‘그냥 이거까지 입지는 말자.’

    그녀는 주섬주섬 입던 옷을 벗고, 메이드복을 입어보기 시작했다.

    잠시 후.

    “흐음….”

    메이드복과 어울리는 구두까지 찾아서 신고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예린이.

    ‘나쁘진 않은데?’

    자신의 또 다른 모습에 절로 미소가 그려지는 그녀였다.

    모니터에 설치된 카메라를 떼어 내서, 거울에 설치한 후에 앵글을 조절하는 예린이.

    “하와와….”

    나름대로 리허설(?)을 하면서 다시 방송을 켤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10분 정도 카메라와 마이크의 위치에 신경 쓴 예린이는 드디어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하고는, 방송을 켰다.

    “하와와~ 쥬인님 어서 오시는 거시에오!”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그걸 견디면서 시청자에게 인사를 올렸다.

    ­ㅋㅎㅎ 주인님이래ㅋㅋ 컨셉ㅋㅋ

    ­오오옷!!!

    ­메이드복 하와와라니!!!

    ­이건 클립 각이다 ㅋㅋ

    ­와 진짜 택배 왔다는 게 실화였구나 ㅋㅋㅋㅋㅋ

    ­ㅈㄴ 예쁜데?

    ­ㅁㅊㄷ ㅁㅊㅇ

    ­메이드복 입은 여신님….

    [두한킴 님, 별풍 15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님은 바로 메이드복 입은 예린이를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부우운!!!

    [여신하와와 님, 별풍 2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와… 쌌다….

    [미션실패한예린이 님, 별풍 5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눈나 나 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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