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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50화 (50/100)
  • 〈 50화 〉 하와와 50화

    * * *

    50.

    일, 십, 백, 천, 만… 억이라고?

    수익률 : 2573.8%

    수수료와 매수했을 때에 들어갔던 금액을 제외하고 나온 순수익을 한국 돈으로 치자면 무려 161,375,190원이 나왔다.

    이거 꿈 아니지?

    볼을 최대한 세게 꼬집어봤지만, 너무나도 아팠다. 꿈은 아닌 모양이다.

    ­휴대폰에 뭐가 있기에 놀란 얼굴임?

    ­중요한 연락이라도 왔음?

    ­뭐 이상한 거 보고 있는 건 아니지? ㅋㅋㅋ

    “이상한 거 아니에요. 그냥 어디 알바 면접 봤었는데 떨어져서 그래요.”

    ­그런 것치고는 반응이 다른데?

    ­로또 당첨이라도 된 거 아냐?ㅋ

    “에이, 제 운에 무슨 로또 당첨이에요….”

    이렇게 말하면서 떡상한 비트코인의 매도주문을 넣어 놨다.

    [오늘도밤샘한하와와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언제까지 쉴 거임? 슈퍼말이오3 오늘 깬다며

    “하와와~ 오늘도밤샘한하와와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한 거시에옹! 조금만 더 쉬었다가 하게씁니당!”

    일단은 이렇게 둘러댔는데, 솔직히 시청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왜냐면 3개월이 넘는 타임리프에는 부작용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기억이었다.

    거의 4개월 전의 내가 미래로 왔으니, 그 사이의 기간에 있었던 일들은 내가 모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시청자가 언급하지 않았으면, 지금의 내가 무슨 게임이나 어떤 컨텐츠로 방송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를 뻔했다.

    또 다른 부작용이 있기는 한데, 그건 내게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었다. 다만, 그 부작용 때문에 지금은 신이 내 옆에 있지 않았다.

    “흐음….”

    모니터를 바라봤다. 화면 속에는 송출 프로그램과 방송 채팅창, 그리고 후원 알림 창이 남아있었다.

    이 창들을 최소화시키고 바탕화면을 살펴보니, 이전에는 없던 바로가기 아이콘과 폴더들이 눈에 띄었다. 그 중에서 ‘슈퍼말이오3’ 게임 폴더를 발견했다.

    “제가 게임을 잠시 껐었나요?”

    ­빡쳐서 잠시 끄고 쉬었잖음ㅋㅋ

    ­우리 예린이, 정말 치매라도 걸렸누? ㅜㅜ 본인이 끈 걸 어떻게 기억 못할 수가 있지?

    ­확실히 스트레스가 기억력에 좋지는 않지….

    후원 메시지와 시청자들의 반응으로 봐서는, 아무래도 슈퍼말이오3라는 게임을 10코인 이내로 클리어하는 미션이 걸렸는데, 그걸 계속 시도하다가 결국은 화를 참지 못하고 게임을 껐나 보다.

    “아직 그 미션 유효한가요, 오늘도밤샘한하와와 님?”

    후원 메시지의 내용이 다소 애매해서 확인 차 물어봤다.

    [오늘도밤샘한하와와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시도는 무한정 가능함. 그 게임 내에서 10코인이니까.

    “하와와~ 추가로 별풍 100개 후원 캄사합니다, 오늘도밤샘한하와와 님! 일단은 바로 방종하기도 쪼금 그러니까, 다시 그 게임 좀 하다가 방종하고 쉬러갈게요.”

    ­ㅇㅇ 맘대로

    ­오늘은 밤샘 안한다니 아쉽넹

    ­그냥 지금부터 쉬러 가도 되는데 ㄱㅊ?

    사실은 그 게임을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건 봤는데, 다들 어려워했던 게임이어서 얼마나 어려운지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

    게임을 실행했고, 익숙한 스토리 영상이 화면에 출력되었다.

    이 게임의 대부분의 도전자들이 한 번씩은 봐왔던 영상.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주인공은 ‘말’인데 온갖 장애물을 뛰어넘는 경주에서 1등을 하기 위해 연습을 하게 되는데, 그 도중에 친구들이 끼어들어 말의 경주 연습을 도와준다(?)는 내용이었다.

    영상이 끝나고, 진행 중인 스테이지를 눌렀다.

    이 게임은 스테이지가 총 5개가 있으며, 미래의 나는 스테이지 3­2에서 막혀있었다.

    이 구간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첫 번째 고비라고 칭했을 정도로 어려운 구간이었는데, 얼마나 어렵냐면 이 게임의 가장 낮은 난이도인 ‘쉬움’으로도 어려운 구간이었다.

    그런데 이걸 보통으로 하고 앉았으니… 미래의 내가 빡칠 만 했네.

    “하와와~ 코인이 4개 남았는데, 이걸로 돌파해보는 거시에오오~!”

    일단은 하이 텐션으로 기세 좋게 시작은 했지만.

    “아니, 이게 왜 여기서 나와?!”

    이 게임을 공략했던 사람들의 영상들을 많이 봤었음에도, 그 영상들과는 다른 상황들이 연출되었다.

    “이런 미친!”

    욕이 저절로 나올 정도의 맵 구조와 몹 배치.

    “따라오지 마! 따라오지 말라고! 너,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아앙! 저 빙다리 핫바지 맞아요… 그러니 제발 따라오지 마세요!”

    이 게임의 난이도 조절 실패의 원인 중 하나인 일부 미친 몹들.

    “헤헷! 당근 먹어서 아직 안 죽었지롱! 아아아악! 야, 이 개XX야!”

    이렇게 4코인은 벌써 제로가 되었다. 게임은 다시 스테이지 1부터 시작해야 했다.

    “아니, 무슨 발바닥에 기름칠이라도 해놓은 건가? 뭐가 이렇게 조작이 힘든 건데?”

    ­힘내세요….

    ­ㅈㅅ 제가 기름칠함 ㅋㅋㅋ

    개인적인 느낌이었지만, 조작감이 너무 어수룩했다.

    우선은 점프부터 문제였는데, 내가 높은 점프를 하려고 키를 길게 눌러도 가끔씩은 낮은 점프가 나와서 죽는 상황까지 스노우 볼이 굴러가는 그런 연출이 많았다.

    그리고 또 하나는 캐릭터가 너무 잘 미끄러지다보니, 내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캐릭터가 움직여서 결국엔 코인이 까이는 그런 상황도 있었다.

    “하… 이걸 언제 거기까지 가….”

    ­ㅋㅋㅋ 하와와 아까보다 더 못하는 거 같지 않음?

    ­그러게 ㅋㅋ

    ­조금 쉬었다고 실력이 벌써 퇴보한 듯ㅋㅋ

    1­3까지는 단숨에 왔으나, 그 이후로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었다.

    여기서 코인 2개를 썼고, 아까 1­2에서 실수로 한 번 죽었기에 남은 코인은 7개였다.

    “아, 쩨발! 쩨발! 쩨바아알! 안 돼에에에엥!”

    “좀 비켜, 이 미친놈아! 아, 제발! 형, 아니… 오빠아아아아아악!”

    “당근 좀 먹자, 이 시X놈들아! 드루와! 드루오라고오오! 아앗! 쬐송합니다아아아!!!”

    ­ㅋㅋㅋ 하와와 반응이 아까보다 더 웃긴데? ㅋㅋㅋㅋㅋㅋㅋㅋ

    ­개꿀잼이네 ㅋㅋㅋ

    ­아까도 이렇게 재미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ㅋㅋ

    코인을 5개나 더 쓴 끝에, 1­3과 1­4를 통과할 수 있었다.

    이제 1­5만 넘기면 다음 스테이지인데,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려댔다.

    화면을 살펴보니, 매도주문이 체결되었다는 알림이 떠 있었다.

    게임을 일시정지한 채로, 시청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단은 여기까지 방종하겠습니다. 쉬러 가볼게요.”

    ­갑자기?

    ­잘 자요

    ­한창 재미있는 타이밍에 이걸?

    ­좀 더 방송 해 주셈 ㅜㅜ

    ­하와와 ㅂ2

    급히 방송을 껐다. 그 후에 비트코인 어플에 들어가서 환전을 하고, 현금화를 진행하려는데….

    “…하루에 5천만 원밖에 안된다고?”

    보안등급별로 1일 입출금한도가 정해져 있었다는 걸 뒤늦게 확인했다.

    웬만해서는 하루에 한꺼번에 현금화하고 싶기는 하지만, 하루마다 5천만 원씩 3일이면 되니까 상관없겠지.

    “…이번엔 또 뭔데?”

    하필이면 지금 10시 51분이라 현금화 진행이 막혀버렸다. 현금화를 하려면 12시 30분까지 기다려야 했다.

    까짓것, 슈퍼말이오3 연습이나 하면서 기다리고 있지, 뭐.

    #

    “히히히히힛….”

    컴퓨터로 확인한 내 계좌에는 현재 5천만이 넘는 금액이 들어와 있었다.

    이걸로 뭘 할까 즐거운 고민을 하면서, 살며시 웃고 있었다.

    “그 돈으로 재테크를 해서 돈을 더 불리면 되지 않겠느냐?”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옆에서 들려왔다.

    “깜짝이야! 언제 내 집에 들어온 거야?”

    “계속 이 곳에 있었네만? 그리고 시간 이동에 썼던 힘을 회복하기 위해서 잠들어 있었을 뿐이네.”

    “네 모습은 안 보이던데.”

    “그동안 다른 차원에서 쉬고 있었으니 자네는 볼 수 없는 게 당연하다네. 여기까진 말하지 않았던가?”

    “그냥 나중에 다시 나타난다고만 얘기했지, 그 이상은 말 안 했는데?”

    “그런가? 흠흠….”

    “그런데 재테크라니, 어디에 투자할 건데?”

    “이번엔 주식일세. 비트코인에 비해 수익률은 크진 않겠지만, 이 정도 규모라면 해볼 만 하다네.”

    “주식은 수익률 1000퍼는커녕, 20퍼 이상도 노려보기 힘들지 않아?”

    “물론 그렇기는 하네만, 작전 주라면 얘기가 다르다네.”

    “그거라면 설마… 세력이 운영하는 주식에 뛰어들란 말이야?”

    “그렇다네.”

    “흠… 내 미래 중에서 작전 주 털어먹는 그런 결말이라도 있나보지?”

    “글쎄. 거기까지는 지금으로선 안 보이지만, 그 주식이 어찌 흘러가는지는 잘 알고 있으니 어떻게든 되지 않겠는가?”

    “난 확실한 게 좋은데….”

    비트코인으로 대박을 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가 본 시간대와 상황이 정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직 확실치는 않다는 뉘앙스라서 그런 판에 뛰어들기는 싫었다.

    왜냐면 기껏 벌어들인 1억 넘는 돈을 아직 써보지도 못했는데 잃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이 기회를 놓친다면, 최소 2년 동안은 비트코인만 바라봐야 된다네. 하지만 지금 기회를 잡는다면 이후에 주식이나 비트코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걸 노려볼 수도 있겠지.”

    “예를 들면?”

    “LB 임직원들이 해먹은 것 이상을 할 수도 있겠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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