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화 〉 하와와 4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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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알았어요. 그러면 그 후에 각이 보이면 고백을 하란 말씀이신 거죠?”
“그렇죠.”
“이해했어요. 감사합니다.”
“이걸로 고민이 해결 되셨나요?”
“네. 어느 정도 된 거 같아요. 고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방송 열심히 하시고, 안녕히 계세요!”
“존잘남 님, 파이팅! 잘 가요!”
그렇게 연애 상담도 끝이 나고.
[저 롤 플래 찍고 싶은데, 어떻게 안 될까요?]
“남 탓하지 마시고, 자신의 실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리시다보면 플레 찍으실 수 있을 거에요.
제 친구도 한 시즌에 2천 판 해서 플레 달았거든요? 재능이나 팀 운이 없으면 시간을 갈아 넣는 노력만이 답입니다. 파이팅!”
[언니처럼 가슴 커지고 싶은데, 어떻게 안 될까요?]
“실례지만, 나이 좀 알 수 있을까요?”
“이제 19살인데요?”
“복숭아랑 호두, 밤 같은 에스트로겐 함유 식품을 자주 즐겨 드시면 됩니다.
그리고 우유나 고기 같은 단백질과 지방을 챙길 수 있는 음식도 잘 챙겨 드시고요.”
“언니도 그렇게 해서 키운 거에요?”
“…자, 다음!”
[초록색 똥이 나오는데, 어떻게 해야 황금색 똥을 쌀 수 있을까요?]
“그게 초록색이면 병원에 가야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전 의사가 아니라서 어떻게 조언이나 해결책을 말씀드릴 수가 없겠네요. 당장에 병원부터 가보세요. 다음!”
여러 고민들을 들어주다 보니, 어느 덧 저녁 시간이 되었다.
“음, 다음 고민은….”
이번 고민만 듣고 나서, 식사나 해야겠다고 생각한 그 순간.
쾅쾅쾅!
갑자기 문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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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한적한 골목길.
오늘도 바람둥이는 곳곳에 줄을 쳐놓은 거미처럼, 또 다른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었다.
‘좀 독특한 목표물이군.’
멀리서 한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개량 한복을 입고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성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생긴 건 귀엽지만 옷차림이 특이하고, 키가 작은 게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좀 아쉽군.’
그는 속으로 입맛을 다시며, 상대방에게 말을 건네려는데.
“허허, 이 구역에서 남자 망신 다 시킨 게 네 놈이 맞느냐?”
“…뭐?”
“파렴치한 짓을 벌이고 다니는 바람둥이가 맞느냔 말이다.”
“이건 뭔 개소리야?”
초면인 상대방에게 한 소리를 들은 그는 어이없었다.
“아니, 댁이 누구신데 그런 말을 하는 거죠? 저 알아요?”
“잘 알지.”
“뭘 아는데?”
“몇몇 여성에게서 돈을 몇 백에서 몇 천씩 빌렸으면서, 갚지를 않고. 일부 여성에게서 빨아먹을 건 다 빨아먹고 헤어지질 않나. 예전엔 이런 골목길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하기도 했었지, 아마?”
“…….”
그는 말없이 상대방을 노려보고만 있었다.
‘대체 어떤 년이길래, 내가 벌인 행적들을 잘 알고 있지?’
초면의 여성이 자신의 행적을 꿰뚫어보고 있어서, 그는 당혹스러웠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고 나서, 근처에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물리적으로 압박을 가하려 했다.
“내게 손은 안 대는 게 좋을 걸세.”
“왜지?”
“손을 댄다면 분명,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 벌어질 게야.”
“…흐음.”
잠시 멈칫한 바람둥이는,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뭐, 재벌 집 막내 따님이라도 되세요? 아니면 유명 연예인이라던가?”
“아니.”
“그럼 큰 일 날 일은 없겠네.”
바람둥이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댔을 때였다.
“으아아아?!”
갑작스럽게 주입되는 이상한 기억들과 함께, 그의 몸이 급작스럽게 변형되어갔다.
적당한 머리는 어깨까지 닿을 정도로 길어지고, 키가 줄어드는 느낌과 함께 가슴이 부풀어 올라왔다. 게다가 아까까지만 해도 있었던 아래의 감각이 사라지고, 뭔가가 허전했다.
“이, 이게 뭐야아아아아?!”
“난 경고했네. 내게 손을 댄다면 후회할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이런 씨X…목소리도 바뀌었잖아….”
“여자가 되었으니 당연히 그에 어울리는 목소리로 바뀌어야 맞는 거겠지.”
“이, 이 년이….”
한 순간에 여자의 몸이 된 바람둥이는, 수수께끼의 그녀에게 화풀이를 하려고 손을 또 다시 댔는데.
“끄으으으으으!”
바람둥이는 온 몸에 전류가 통하는 느낌을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이런 미… 친….”
“만만한 모습이긴 해도 신은 신인데, 자네 따위가 날 어찌할 수 있을 거 같았나?”
“으으… 병X 같은 소릴 하네….”
그는 욕설을 내뱉고는, 그 자리에서 기절해버렸다.
“저런, 저런. 칠칠치 못하게 찬 바닥에 드러누워 있으면 입 돌아가는데 말이지.”
입 꼬리를 살며시 올리며, 바람둥이의 여러 가지 미래를 머릿속에서 재생하는 그녀.
“흐흐… 어떤 미래든 기구하고도 재밌는 운명이로고. 이 또한 너의 자업자득, 인과응보로다! 푸하하하핫!”
그녀는 기절한 바람둥이를 비웃으며, 목적지를 향해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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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쾅쾅!
“누구세요?”
“하와와~!”
…? 뭐지?
“누구시냐고요.”
“하와와~ 어서 문을 여는 거시다!”
현관문 너머로 어떤 여자 애가 내 방송 말투를 따라하고 있었다.
“여기 방송할 때마다 하와와 거리는 노가다 출신 여캠이 사는 곳이 아닌 것이냐?”
상대방의 목소리가 거슬릴 정도로 커져 있었다. 이러다가 누군가가 듣기라도 하면… 후….
“문을 열지 않으면 더 큰 목소리로 말할 것이니라! 하~ 와~ 와!”
“자꾸 이렇게 행패 부리시면, 경찰에 신고할 거에요?!”
“어디 신고해 보거라! 어차피 그들은 날 볼 수 없어서 상관이 없느니라.”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게다가 경찰이 오기 전에 자네에 대한 걸 여기서 큰 목소리로 까발리면, 자네만 곤란하지 않겠나? 어서 힘 빼지 말고, 문이나 열어 보시게나.”
“…….”
갑자기 쳐들어온 것도 그렇고, 말투도 수상스럽기 짝이 없어서 문을 열고 싶지가 않았다. 하지만.
“하~ 와~ 와!”
“알았어, 알았다고!”
녀석의 행패에 결국 문을 열어줄 수밖에 없었다.
녀석은 문을 열자마자 순식간에 내 집 안으로 쏙 들어왔고….
“어딜 들어오려고?! 멈춰~!!!”
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이렇게 외쳤지만 한복을 입은 녀석의 움직임은 멈추질 않았다.
“마실 주스 같은 건 없느냐?”
순식간에 냉장고 앞에 가서, 그 안을 뒤지고 있는 수수께끼의 여성.
“아니, 남의 집에 와서 이게 무슨 행패야? 주거침입죄로 고발할 겁니다!”
“영장을 떼든, 어떤 죄로 고발을 하든 맘대로 하시게! 어차피 그들에겐 내가 보이지 않을 걸세.”
“그럼 난 왜 님을 볼 수가 있는 거죠?”
“그거야 내가 정해 놓은 상대방만 볼 수 있게 해놨기 때문일세.”
“믿기지 않으니까 일단 신고할게요.”
…그렇게 경찰에 신고했다.
그들이 오기를 기다리는 사이, 내 냉장고 속 식량은 의문의 침입자에게 털려나가고 있었다.
“야! 누구 맘대로 처먹는 건데?! 어엉?!”
“허허, 인심이 너무 박한 거 아닌 게냐? 자고로 인심이 많아야 나중에 복을 받는 법이거늘….”
“웃기고 자빠졌네. 인심이랑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무단침입해서 음식 털어먹는 거랑 무슨 상관인데?”
“인심이라 하니까 안심 스테이크를 먹고 싶네만… 사올 수는 없겠는가?”
“네 돈으로 사 드셔!”
이 사람들은 대체 언제 오는 거야? 벌써 20분이 지나도 올 생각이 없었다. 치안 상태 참 좋네. 좋아.
신고한지 25분이 되어서야, 그들이 마침내 도착했다.
쾅쾅쾅!
“경찰입니다. 신고 받고 찾아왔습니다!”
문을 열고, 그들을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들어가셔서 바로 오른쪽으로 보시면 냉장고 앞에 무단 침입한 사람이 있을 거에요.”
“네, 알겠습니다.”
그들이 집 안으로 진입하여, 냉장고 쪽을 살펴봤는데.
“음… 냉장고 문은 열려져 있는데, 사람이 대체 어디에 있죠?”
“예? 그럴 리가….”
“와서 한 번 같이 보세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경찰의 말에 가서 살펴봤는데, 상대방은 어디 가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날 보고 히죽 웃고만 있었다.
“여기… 한복 입은 여자… 안 보이시나요?”
한 경찰이 같이 온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야, 너 보이냐?”
“안 보이는데 말입니다.”
둘 다 저 여자가 안 보이는 상황. 그렇다면 그녀의 말이 사실이었던 건가?
그들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허위 신고하시면 안 됩니다.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신고자 분 얼굴 봐서라도 봐드리는 거니까, 다음에도 장난치시면 안 됩니다. 알겠죠?”
“…네에.”
“진짜로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그 때 전화 주세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고생하세요….”
경찰들은 떠났고, 나는 정체불명의 여성에게 이렇게 물었다.
“혹시 귀신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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