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37화 (37/100)

〈 37화 〉 하와와 37화

* * *

37.

­하와와 ㅎㅇ

­먹방으로 시작하나보네 ㅎㅎ

­스파게티 옆에 있는 건 뭐임?

­예린이 ㅎㅇ

­예하

방송을 키고, 음식을 먹고 있을 때 시청자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들었다.

파스타가 입 안에 있어서 차마 말을 꺼낼 수가 없었기에, 우물거리면서 방송 채팅으로 인사를 했다.

­하와와~ 여러분, 어서 오세오! 지금 점심 먹고 있어서 채팅으로 대신 할게요!

­천천히 드세요

­눈나 ㅎㅇ

­스파게티임, 파스타임?

­저거 파스타 아님?

­스파게티 아니었어?

­파스타 옆에 있는 건 뭐임?

채팅이 점점 빠르게 올라가는 건, 그만큼 실시간 시청자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걸 뜻했다.

“하와와~ 다들 어서 오세오! 이거 파스타에오! 그리고 옆에 있는 건 리조또구요.”

­파스타 맛있겠네. 부럽ㅜㅜ

­리조또가 머임?

­내가 보기엔 토사물처럼 생겼는데 맛있음?

­리조또 그거 서양식 죽이라고 하던데?

­ㄹㅇ?

­리조또가 아니라 리소토라고 불러야 되는 거 아님?

“에이, 토사물이라뇨. 말이 너무 심하시네….”

­ㅋㅋㅋㅋㅋ 토사물 ㅋㅋㅋㅋㅋ

­그런가? 말이 좀 심했나?

­ㅋㅋ 근데 내가 볼 땐 비주얼이 토사물처럼 생겼음 ㅋㅋㅋㅋㅋㅋ

­아 님들 저 밥 먹고 있는데 밥맛 떨어지는 소리 ㄴㄴ요

­우엑!

­으엑!

­아 그만, 그만!

음식을 먹으면서도, 시청자들의 채팅을 최대한 많이 눈여겨보고 있었다.

­ㅋㅋㅋ 하와와 모니터 뚫어져라 보는 거 귀엽긴 한데 약간 무서워보이기도 함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 체하겠다. 편하게 먹어

­우리들 반응 살펴보려고 이러는 거 아님? ㅋㅋㅋㅋㅋ

파스타를 꼭꼭 씹어서, 위장 속에 들이 밀고 컵과 물이 든 병을 가져와 그걸 마셨다.

“그, 저도 리조또 처음 보고 생각났던 게 개밥이나 토사물이긴 했거든요. 사실 아까 말이 너무 심하다는 건 그냥 농담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진짜 개밥이라 해도 믿을 정도긴 하다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리조또 원래 이렇게 생김?

­고든 램쥐가 리조또 만든 것도 이렇게 생기긴 했음 ㅇㅇ

­걘 또 누군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사인데, 모름?

­어떤 게임에서 나온 고든은 아는데, 요리사는 모르고 있었음.

­리소토 맛은 어떰?

“아직 맛보진 못했는데, 한 번 먹어볼게요!”

일회용 수저로 리조또를 한 숟갈 퍼서, 입 안에 넣어봤다.

­옴뇸뇸뇸!

­맛있음?

­스파게티 소스에 밥 말아 먹는 맛 날 거 같음. 아님 말고 ㅋㅋ

음… 시청자가 얘기한 내용과 비슷한 맛이었다.

그냥 토마토 넣은 미트볼 소스랑 스파게티 소스를 적당히 섞은 상태에서, 일반적인 밥과 죽의 딱 중간 상태로 만든 질게 지은 밥 정도?

“제가 예전에 화이트 크림 리조또를 시켜서 먹어본 적은 있어요. 그런데 느끼한 걸 잘 먹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매콤한 걸 같이 먹지 않는 이상은 거부감이 많이 드는 맛이었거든요.”

­그래서 맛있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ㅋㅋ

­우리 예린이 느끼한 거 싫어하구나. 참고해야겠다!

­매콤 달달한 거 좋아하나보네.

“일단 먹을 만 해요. 그런데… 이 해장 파스타처럼 맛있지는 않네요. 그냥 아까 말씀해주신 어떤 분처럼, 딱 스파게티 소스에 밥 말아 먹는 느낌이었어요. 뭔가 약간 부족한 맛이랄까?”

­해장이면 매콤한 맛임?

­흠… 파스타 소스 맛이 더 강렬했나본데?

“제가 매콤하면서 맛있는 이 해장 파스타를 먼저 맛봐서 그런 걸 수도 있어요. 그래서 파스타를 맛 본 후에 이 리조또를 먹으니까, 맛있다고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르죠. 그런데….”

나는 한 숟갈 떠서, 수저 밑은 손으로 받친 상태에서 카메라 렌즈에 가까이 대봤다.

“이거 보이시나요?”

­?? 그 고기 뭐임?ㅋㅋㅋㅋ

­물에 퉁퉁 불은 개 사료 같은데

­미트볼임? ㅋㅋ

­소고기 안심 미디엄으로 구워서 살점 찢어 놓은 비주얼 같은데, 무슨 고기임?

“토마트 미트 리조또니까, 미트볼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어요.

제가 지금 보여주는 이것도 아마 미트볼이겠죠. 그런데 여기에 들어간 재료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제가 느끼한 음식은 먹다가 질려한다는 걸 제외하고 봤을 때는, 저번에 시켰던 화이트 크림 리조또가 훨씬 맛있었어요. 거기엔 베이컨이랑 여러 가지가 들어가거든요. 치즈 맛도 괜찮았고.”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던 걸 입안에 가져가 먹었다.

­미식가 하와와 ㅋㅋㅋ

­그럼 맛없다는 거지?

“‘와우! 이거 정말 맛있다!’ 정도의 리액션이 나올 수준은 아니긴 한데, 그렇다고 맛없다고 말하는 건 아닌 거 같은 적당한 맛이에요.

게다가 같이 들어간 치즈랑 리조또 소스가 잘 어울리지 않는 점도 좀 그렇고요.”

­애매하다는 거네 ㅋㅋ

­ㄹㅇ ㅋㅋ

“매콤한 파스타랑 같이 시킬 거면, 차라리 화이트 크림 리조또를 시킬 걸 그랬어요. 그게 이 해장 파스타랑은 조합이 어울렸는데.”

­화이트 크림 리조또 맛은 어떰?

­그건 맛있음?

“저처럼 느끼한 맛 싫어한다거나, 잘 못 먹는 분들에게는 몇 번 먹다보면 질리는 맛이에요.

그런데 느끼한 걸 잘 드시는 분들께는 추천할 수 있는 맛이라고 봐요. 화이트 크림 소스와 치즈 그리고 같이 들어간 베이컨이나 당근, 양파 등의 채소가 잘 어우러지는 맛이었어요.

맛 자체를 표현하기에는, 단순하게 고소하면서 달콤하다고 말하기는 힘든, 좀 더 풍부한 맛이라고 해야 되나?”

­가게 상표가 궁금함 ㅋㅋㅋㅋㅋ

­나도 오늘 리조또 좀 먹어볼까?

­아까 먹은 파스타는 어떰?

이번엔 해장 파스타가 담긴, 그릇을 카메라에 스윽 보여주고 나서 말을 꺼냈다.

“이 파스타는 매콤한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강력 추천할 정도로 정말 맛있는 음식이에요!

제가 매운 걸 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긴 하겠지만, 홍합이랑 갑오징어, 그리고 여러 채소가 들어간 점도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도, 이 파스타 소스가 불맛과 함께 해산물 맛이라고 해야 되나? 그… 조개 끓인 육수를 베이스로 삼아서 만든 스파게티 소스라고 봐야 될까요? 특이하면서도 좋았어요.”

­그 정도 말했으면 됐음ㅋㅋㅋ 어서 드셈 ㅋㅋㅋ 말하느라 다 식었겠다 ㅋㅋㅋㅋㅋ

­ㄹㅇ ㅋㅋ

­표현이 두루뭉술한 게 없지 않긴 하지만, 나름대로 자세히 설명하는 걸 보니 미식가 해도 될 거 같음ㅋ

­이 정도도 말 잘했다고 보는데 ㅋㅋㅋ 내 입에서 침이 고일 정도면 말 다했지 ㅋㅋ

시청자들과 대화하면서 먹느라, 음식이 금세 식어버렸다.

원래 식은 음식은 맛이 없는 법이라고들 하는데… 이 파스타는 식어도 맛있을 정도로 뛰어난 맛이었다.

반면에, 토마토 미트 리조또는 식으니까 더 맛이 없었다. ㅜㅜ

완전히 식힌 후에 냉장 보관해서, 나중에 다시 익혀서 먹어치워야지.

“그런데 여러분은 점심 드셨나요?”

­이제 먹으려고 하는데

­난 점심 먹었음

­지금 먹으면서 님 보는 중

­나두

­뭐 시켜먹을지 고민 중임ㅋㅋ

곁눈질로 실시간 시청자 수를 확인해봤다. 약 400명이 내 방송을 봐주고 있었다.

“일단 점심 못 드신 분은 지금 드시고요. 좀 이따 네모크래프트든, 아니면 다른 게임이든 컨텐츠 진행해볼게요.”

­오오옹….

­롤 하면 안됨? 승급전 하는 하와와 보고 싶음ㅋㅋㅋ

­근데 아까부터 궁금했는데, 스파게티랑 파스타가 뭔 차이임?

스파게티랑 파스타가 차이점이 있었나?

“그냥 스파게티가 파스타 면 종류 중 하나잖아요. 그거 말고는 차이를 못 느끼겠는데.”

­난 스파게티=파스타 인 줄ㅋㅋㅋ

­나도 그 생각함 ㅋㅋㅋㅋ

“일단은 롤이나 네모크래프트도 좋지만, 제가 생각해뒀던 컨텐츠가 하나 있어서 그걸 먼저 진행해볼게요.”

­무슨 컨텐츠?

­또 다른 게임임?

­뭔데?

“처음에는 제가 ‘주식게임’도 했었잖아요. 그래서 투자 관련으로 컨텐츠를 하나 짜볼까 생각은 했었거든요?”

­님 주식게임도 망했잖음ㅋㅋㅋ

­그런데?

“제가 사실은 방송 켜기 전에 비트코인이라는 거에 투자를 좀 해놨거든요?”

­???

­비트코인은 또 뭐야?

­먹는 비트는 들어봤어도, 비트코인은 대체 뭐임?

­주식 같은 건가?

다들 주식은 잘 알아도, 비트코인은 생소하다는 반응이었다.

이 때는 비트코인이라는 이름이 대한민국 내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시점이니 지극히 정상인 반응이었다.

“주식 같은 게 있긴 한데, 제가 거기에 41만 8천원 어치를 투자했거든요.”

­아니 그런 듣도 보도 못한 거에 투자를 한다고? 제 정신임? ㅋㅋ

­돈 날린 거 아님?ㅋㅋㅋㅋㅋㅋ

­바닥에 돈 뿌린 하와와 ㅋㅋㅋ

­찾아보니 비트코인이 있기는 한데, 이거 가망 있는 거임? 지금 하락중인데?

­누나 힘내세요! ㅜㅜ

­난 예린이를 믿어. 떡상 가즈아아아아!!!

방송 켜기 직전에 휴대폰 어플로 한 번 확인을 해보긴 했는데, 시청자의 말처럼 내가 산 비트코인 값이 몇 만 원 정도 하락하기는 했다.

근데 그걸 얘기하자고 한 소리는 아니었다.

“그, 제가 얘기하려던 건 그건 아니고요. 그걸 투자하기 직전에 고민을 했었고, 친구에게도 의견 물어보려고 까톡도 날려보고 했었거든요?”

­ㅇㅇ 그래서?

“그런데 친구가 바빠서 그런가, 까톡도 없고 연락도 없어서 그냥 덜컥 투자한 거긴 한데… 어쨌든 그 과정 속에서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뭔 생각?

­재밌는 컨텐츠라도 떠오른 거임?

“저도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데, 여러분은 어떨까 싶어서… 한 번 고민상담 컨텐츠를 진행해보면 어떨까 싶어서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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