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31화 (31/100)

〈 31화 〉 하와와 31화

* * *

31.

[커여운하와와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네. 디코 됩니다.

“커여운하와와님~ 후원 캄사합니당! 링크는 귓말로 드릴 테니까 이 쪽으로 와주세요.”

링크를 준 지 몇 초도 채 안 되어, 누군가가 들어왔다.

“…….”

조용하다. 상대가 아무 말이 없기에, 내가 먼저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하와와~ 안녕하새오!”

“아, 안녕하세요….”

변성기가 시작된 남자애 특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단은 학생인 거 같고.

이제야 인사를 한다는 점, 들어와서 말이 없었던 것과 어색하게 인사하는 걸로 봐서는 낯을 가린다거나 활발한 성격은 아닌 거 같았다.

“혹시 커여운하와와님 맞으신가요?”

“네, 네… 맞습니다….”

말을 약간 더듬는 거 같은데, 아무래도 긴장했나보다.

“으음… 긴장하실 수도 있겠지만,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혀 보세요. 방송이라고 해봐야 별 거 아니니까.”

“그, 저는… 그렇게 말씀해주셔도 자, 잘 안되더라고요. 또, 방송에 제 목소리가 나간다는 것부터가… 드, 들뜨기도 하면서도 긴장도 많이 되고… 게다가 예린 눈나의 목소리를 실제로 들어보니까 너무 좋구요… 지금 상황이 실감이 잘….”

­아 말더듬는 거 싫은데….

­말하는 거 답답해 보이긴 함.

­너무 긴장했나보다 ㅋㅋㅋㅋㅋㅋ

­ㄹㅇ ㅋㅋ

­늬들도 MT때 남들 앞에서 장기 자랑한다고 나오면 다 이렇게 될 걸? ㅋㅋㅋㅋ

­말 더듬을 수도 있지 ㅇㅇ

­착해 보이는 잼민이네 ㅋㅋ

마치 좋아하는 남자애한테 고백하는 소녀의 모습처럼 풋풋하기 그지 없는 모습이다. 요즘 애들한테는 찾아보기 힘든, 희귀한 케이스였다.

나도 저랬을 때가 있었는데… 쩝. 언제부터 세상의 때를 묻기 시작했던 걸까?

“호, 혹시 제가 말을 더듬는다거나… 경황없이 말을 늘어놔서 방송에 피해를 보는 건 아, 아니죠?”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고 걱정하는 건가?

“에이, 그럴 일 없으니까 걱정 마요. 채팅창에서 뭐라고 해도 신경 쓰지도 말구. 사람마다 다 생각이나 기준이 다르니까 저러는 것뿐이에오!”

“가, 감사합니다… 역시 눈나는 다른 사람들이랑은 다르게 착한 거 같네요.”

“하와왓?! 제가 착한가요? 전 모르게쒀오! 요즘은 너무 착해도 호구 소릴 듣는 시대잖아요. 그런 말까진 듣고 싶지는 않은 거시에오!”

“음… 그렇군요.”

일단은 대화를 보다 많이 이끌어내면서, 상대의 긴장을 어느 정도 누그러들게 해야 했다.

“그런데, 저를 위해 개인서버를 구축하셨다는데… 그거 보통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고생이 많으셨겠네요.”

“시,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서버 구축을 한, 두 번 했던 게 아니라서 처음처럼 오래 걸리지는 않았어요.”

“처음에는 얼마나 걸렸나요?”

“…24시간 꽉 채울 정도로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역시 서버 구축이 보통 힘든 게 아니구나.

‘별들의 전쟁’이나 ‘전쟁 속의 전쟁’이란 게임처럼, 개인 서버를 열어서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그 사람들 중 일부를 운영자로 두는 대신에, 그들에게서 서버 운영에 대한 지원금을 받아내는 형식으로 운영하는 프리 서버들에 대해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곤 했었다.

그래서 나도 한 번쯤은 서버를 구축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그들에게 물어봤으나… 그들은 알려주질 않았다.

애초에 서버 구축과 유지, 운영에 대해서는 그들이 그간 얻은 정보들의 정수가 담긴 노하우였기에 알려주지 않았던 측면도 있었고.

또한 어떤 사람은 자신이 알려줬으나 그걸 따라 해서 서버 구축에 성공했다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정도라 알려주길 포기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정보를 모았던 나는, 며칠 밤낮을 새우면서 서버 구축에 시도를 해봤지만 결국 실패했다.

게임마다 개인 서버 구축에 대해서는 천차만별로 다르다고 들었다.

내가 시도했던 게임은 서버 구축 난이도가 높은 편에 속했고, 그래서 실패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 경험을 토대로 서버 구축이 힘들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고생이 많으셨겠네요.”

“이, 이번 서버는 실은 제 개인 서버로 제작 중이었는데, 눈나께서 네모크래프트를 한다고 하셨기에 이번 기회에 만들어드리려고 했던 겁니다. 기존에 손댄 게 어느 정도 있었기에, 방송 보면서 서버 구축을 끝낼 수 있었죠.”

내가 대체 뭐라고, 그 고생을 하면서 서버를 구축해서 주려는 건지 참… 시청자의 정성에 감동되는 순간이었다.

“하와와… 너무 고마운 거시에오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동 먹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고 미안한 감정이 드는 거시에오오… 그냥 커여운하와와님 개인 서버로 쓰시는 게 더 나을 거 같은데….”

“괘, 괜찮습니다. 만약 눈나께서 이 겜 하다가 접으시면 그 때는 제 개인 서버로 돌리면 되니까요.”

하긴… 그때는 또 그렇게 하면 되겠네.

“제가 지금 커여운하와와님께서 구축해주신 이 서버를 이용해서, 다른 시청자분들도 불러 모아서 게임을 같이 해볼까 하는데… 어떠세여?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그냥 커여운하와와님께서 구축한 서버를 구경하는 컨텐츠로 끝내고요.”

“흠….”

그가 잠시 고민하더니.

“조, 좋아요. 다른 분들도 이 서버로 불러들이죠.”

답변을 내놨다.

“그런데 서버 접속 방법은 알고 계신가요, 예린 눈나?”

“…하와왓? 잘 모르는 거시에오….”

“제가 알려드리는 방법대로 따라 해주시면 되요. 일단은 게임 초기 화면으로 돌아가 보세요.”

“넹.”

­ㅋㅋㅋㅋㅋ 어느 새 ㅋㅋㅋㅋㅋ

­ㅋㅋ 캐릭터 죽어있네 ㅋㅋㅋㅋ

­하또죽 ㅋㅋ

오래 자리를 비워서 그런지, 내 캐릭터는 죽어있었다.

어차피 후원 미션은 달성해서 상관없었고, 미련도 없었다. 자동 저장과 함께, 게임 초기화면으로 돌아왔다.

“이제 멀티플레이 버튼 누르면 댈까여?”

“네. 그 다음에는 ‘서버 추가’와 ‘직접 연결’이란 버튼이 있을 거에요. 보이시나요?”

“넹. 보여요.”

“잠시… 그 상태로 대기해주시고, 제가 지금 디코 링크를 보냈을 거에요. 확인해주세요.”

시청자가 보낸 링크는 특이했다. 웹 사이트와 흡사한 링크였기 때문이었다.

“이게 서버 주소에요?”

“네. 신기하신가요?”

“넹. 처음 보고 웹 사이트 주소인 줄 알았거든요. 신기하네여….”

“저도 처음에는 그거 보고 흥미롭긴 했었어요. 이제, 그 링크를 복사해주세요.”

“네, 했어요.”

“그 다음은 게임 화면으로 돌아가서 직접 연결을 클릭하면, 창이 하나 뜰 겁니다. 거기에 아까 복사했던 주소를 붙여넣기 하고 ‘서버 참여’ 버튼을 누르시면 되요.”

대화를 많이 나누는 걸로 긴장이 서서히 녹아서 그런가, 시청자의 말 더듬던 모습이 사라진 것 같았다.

아니면 방법을 잘 설명해야 되니까 이런 모습을 보였을 수도 있고.

그가 알려준 대로 했더니, 로딩 창이 뜨면서 서버 접속이 진행되고 있었다.

“오오오오옹!!!”

드디어 시청자분이 만들었다는 서버에 접속해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는데… 이, 이게 서버…?

“제가 만든 서버, 어때요?”

“우와아아아아앙….”

내가 있는 곳을 기점으로 온갖 건축물들이 화려하게 들어서 있었다.

­ㅁㅊ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스케일 봐 ㅋㅋㅋㅋㅋㅋㅋ

­서버 퀄리티 미쳐따….

­ㅋㅋㅋㅋ 지렸다 진짜 ㅋㅋㅋㅋ

­이 정도면 건축가인데? ㅋㅋㅋㅋ

웅장한 성부터 시작해서, 사원으로 보이는 건축물도 있었고, 자유의 여신상이나 피라미드, 에펠탑 등의 실존하는 건축물까지 정성스럽게 지어져 있었다.

또한, 한 쪽에는 블록들을 이용하여 ‘하와와 서버’라고 커다랗게 써놨는데… 이걸 보고서는 낯이 간지러웠다.

“오오옹! 이건… 제 모습을 SD 캐릭터처럼 표현해놨네요?!”

“앗, 아아… 혹시 마음에 들지 않으신 건가요?”

“아뇨, 전혀요. 오히려 너무 맘에 드는데요? 캄사합니당!!!”

여러 블록의 색깔들을 이용해서, 마치 도트 찍어내듯이 내 모습을 캐릭터화해서 그려놓은 곳이 있었다.

“원래는 서버 구축을 더 빨리 끝낼 수 있었는데… 이거 만드느라 약간 늦춰졌었죠.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네요.”

“지금 제가 본 것 말고도 또 다른 볼거리가 있나요?”

“예. 몇 개 있기는 한데, 일단은 다른 분들을 이 곳에 초대하기 전에 저는 몇 가지 손댈 게 있어서… 잠시 시청자분들과 대화라도 나누고 계세요.”

“넹.”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면서, 그들과 얘기를 나눴다.

“여러분이 보기엔 어때요? 정말 굉장하지 않나요?”

­그냥 금손임. 이 정도면ㅋㅋㅋ

­진짜 퀄리티가 미쳤음 ㅋㅋㅋㅋ

­ㅋㅋㅋㅋ 이 정도면 게임에 인생 갈아 넣으신 거 같은데 ㅋㅋㅋ

­ㄹㅇ ㅋㅋ

­내가 만든 건 유치원 다니는 애들 수준이었다고 느낄 정도임ㅋㅋ

­이, 이게 진짜 건축…?

[NTN달인 님, 별풍 1개 후원 감사합니다!] ­저거 개 터트리고 싶게 생겼네, ㄹㅇ루다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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