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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27화 (27/100)

〈 27화 〉 하와와 27화

* * *

27.

“…휴우우. 다행인 거시에오….”

간발의 차이로 화살은 조약돌 벽에 막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어서 날아오는 다른 방향의 화살도 가까스로 막아냈다.

­이욜ㅋㅋㅋ 하와와ㅋㅋㅋㅋㅋ

­칫… 결계인가? ㅋㅋ

­와 이걸 ㅋㅋ 하와와쨩 대단해!

­ㅋㅋㅋ 이걸 살았네 ㅋㅋㅋㅋㅋ

­ㅁㅊ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하기엔 일렀다. 여러 군데 빈틈이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들을 메워야 했다.

슉! 슈슉!

녀석들은 날 잡고 싶어서 안달이 났는지, 계속 화살을 퍼붓고 있었지만 그 때마다 번번이 벽에 가로막혔다.

그들이 헛방을 날리는 사이에 빈틈마저 다 메워버린 나는….

“안 보여….”

깜깜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냥 주변을 온통 조약돌로만 막았기 때문에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었다.

천장을 유리로 만들 수 있었다면, 이렇게 답답함을 느끼진 않았을 텐데….

­ㅋㅋㅋㅋㅋ 이대로 버틸 거임?

­뭐 그나마 다행인 게 스켈레톤이라… 만약 엔더맨이었으면 진작 끝장났음 ㅋㅋㅋㅋ

­존버는 승리한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이러면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잖아 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의 의견에 나는 천장의 조약돌 하나를 다시 부셔, 빛이 새어 들어오게 했다.

“이러면 되겠져?”

­ㅇㅇ 이제 낮인지 밤인지는 알 수 있을 듯.

아예 깜깜해서 안 보이는 것보단 훨씬 나은 상황.

이제 해가 뜰 때까지만 버티면 되겠지?

그런데 천장만 뚫은 거라서, 바깥이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설마 녀석들이 곡사로 화살을 쏘지는 않겠지?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녀석들이 단순해서 다행이었다.

“심심한데, 바깥으로 나가볼까여?”

­난 찬성 ㅋㅋ

­그러다가 죽으면?ㅋㅋㅋㅋㅋㅋㅋ

­차라리 이 방법은 어떰? 조약돌을 조금씩 전진 배치하면서 땅따먹기 ㄱㄱㄱ

오오오… 그거 괜찮겠는데?

“하와와~ 좋은 아이디어 감사한 거시에오오오~!”

공간을 넓히려면 기존에 만들었던 조약돌 벽과 밑의 흙더미를 거둬내면서 넓혀야 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갖고 있던 돌 곡괭이 3개 중, 한 개는 내구도가 다 되어 소멸되었다. 나머지 2개 중 하나도 내구도가 간당간당한 상태.

조약돌은 아직 64개로 뭉쳐진 네 덩이가 남아있다. 그래서 굳이 돌 곡괭이로 조약돌을 회수해야 되는지 의문이 들었다.

혹시 모르니까 돌 곡괭이는 남겨두자.

손을 이용해 흙과 조약돌을 허물어트리며, 조금씩 공간을 넓혀갔다. 틈이 보일 때마다 녀석들은 화살을 쏘아대긴 했지만… 뭐, 그래봐야 맞지는 않았다.

후….

이 정도면 되려나?

가로 7칸. 세로 7칸. 높이 4칸 정도의 임시 집이 완성 되었다.

횃불을 만드는데에 막대기가 소모되므로, 그걸 아직 만들 수는 없다. 그래서 빛은 천장에 구멍을 하나 씩 뚫어,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임시방편으로 해결했다.

굳이 한 칸씩만 뚫은 이유는, 2칸 이상 뚫어 놓으면 몬스터가 들어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인테리어는 형편없었지만, 어쩔 수 있나… 주변에 몬스터들이 있어서 신경 쓰이는 상황에다가, 여러 물건들을 만들려면 제작대와 함께 구하기 까다로운 재료들이 필요했다.

­서서히 밝아지는 거 같지 않음?

­해 뜨려나 보네 ㅋㅋ

­집 다 지으니까 날이 밝아오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의 말대로, 서서히 공간이 밝아지고 있었다.

손으로 일일이 부숴가면서 공간을 확장했던 점도 있었고, 흙더미를 이용했으면 더 빨랐을 텐데 별 생각 없이 조약돌만 이용해서 공간 확장을 했었기에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나보다.

“그런데 낮에는 그래도 거미랑 크리퍼 밖에 못 본 거 같은데, 밤에는 몬스터들이 더 많이 나오나 봐요?”

[86885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낮과 밤에 나오는 몹들이 정해져 있음. 밤에 나타나는 몹들이 대부분이고, 방어템 안 갖춰져 있으면 데미지 훅 들어오는 애들이 많으니까 조심하셈.

“하와와~ 팔육팔팔오님~ 별풍 100개 후원 캄사한 거시에오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당!”

그러면 낮에 땅을 파서 지하로 내려가야 되는 건가?

“그럼 혹시 낮에 땅 파서 지하로 내려가면 몹을 못 볼 수도 있는 건가요?”

­ㄴㄴㄴ 그건 아님

[도라 님, 별풍 50개 후원 감사합니다!] ­일부 몹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몹들은 햇빛에 죽는데, 지하에 생성된 몹들은 햇빛에 노출될 일이 없어서 살아 있음.

“하와와~ 도라님~ 별풍 50개 후원 캄사한 거시에오오~! 그래서 아까 지하에 내려가면 몹들이 우글거린다고 말씀해주신 거신가요?”

­ㅇㅇ

­그리고 어둠에 숨어있는 몹들 중에서 성가신 애들이 한 둘이 아님.

­박쥐가 상대하기 귀찮긴 하지

­좀비가 뭉쳐서 오는 거 ㄹㅇ 무섭던데 ㅋㅋㅋ

­난 그 변형 좀비? 중에서 쪼끄마한 좀비가 상대하기 ㅈㄴ 껄끄러움ㅋㅋㅋㅋ

­아 그거 성가시긴 하지 ㅋㅋㅋ 일반 좀비보다 더 빠르고, 몸집도 작아서 칼 휘둘러도 잘 맞지를 않음 ㅋㅋㅋㅋㅋ

“어어… 좀비가 있어요?”

­있음

­영화처럼 무섭게 생기진 않았는데, 약간 징그럽게 생겼긴 함

­내가 보기론 괜찮던데 생김새는

덜그럭­ 덜그럭­

채팅을 읽던 중,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뭔 소리야?

­스켈레톤 죽나보네

­햇볕에 불타는 중인가 봄ㅋㅋㅋ

“혹시 아까 화살 쏜 애들이 스켈레톤이에요?”

­ㅇㅇ

­맞음

그렇구나.

근데 보통 햇빛에 죽는 건 뱀파이어 같은 흡혈귀가 그러지 않나? 이 게임은 언데드 같은 몹들은 햇빛에 죽나보네….

계속 기다려보니까 덜그럭 거리던 소리가 멎었다. 아무래도 죽은 모양인데, 한 번 나가볼까?

일단은 나가기 전에 체력부터 채우기로 했다.

제작대를 만들어서 배치한 뒤, 제작대에서 화로를 만들었다.

그 다음 화로를 옆에 배치하고, 가지고 있던 석탄 다섯 개와 돼지고기 네 덩이를 화로 속에 집어넣었다.

고기가 다 구워질 때까지는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했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아카시아나무 판자를 이용해 문을 만들었다.

그 후에 조심스럽게 조약돌 벽을 하나씩 허물면서, 입구를 만들었다. 그 뒤에 아까 제작한 문을 설치했다.

­ㅋㅋ 혹시 모르니까 문 만든 거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용의주도한 하와와 ㅋㅋ

다시 화로를 확인했다. ‘익힌 돼지고기’ 네 덩이가 완성되어 있었다.

4개 중에서 2개를 먹어치우니, 절반이던 포만감이 금세 가득 채워졌다.

포만감이 가득 차서인지, 깎여있던 체력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었다.

그 사이에 제작대를 이용해, 가지고 있던 가죽 15개로 바지랑 조끼를 만들어 입었다.

이제 체력은 다 찼다. 머리와 신발 부분을 만들 가죽을 얻기 위해, 바깥을 나설 시간이었다.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설마 문 열고 바깥에 나왔는데, 크리퍼가 “어서 와.” 이러는 건 아니겠지?

­문 앞에서 가만히 있네 ㅋㅋㅋㅋ

­ㅋㅋㅋㅋ 뭔가 고민하는 듯 ㅋㅋ

­하긴 나였어도 가만히 있었겠다 ㅋㅋㅋㅋㅋ 밖에 뭐가 있을지 모르니까

­그렇게 걱정되면 천장 말고 벽에도 구멍 뚫어서 확인해 보셈

으음… 그러고 보니 벽에 구멍 뚫을 생각은 못 했네? 바본가….

“하와와… 알려주셔서 캄사한 거시에오오!”

벽은 처음에는 손으로 부수려고 했는데, 슬슬 인내심에 한계가 와서 그냥 간당간당한 돌 곡괭이로 파냈다.

곳곳에 구멍을 뚫다 보니, 내구도가 바닥난 곡괭이는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소멸되었다. 이제 남은 건 딱 하나.

“흐으음….”

구멍 사이로 바깥을 열심히 관찰했다. 들리는 소리라곤 배경음뿐인데다, 바깥에는 아무것도 안 보였다. 나가도 되겠지?

밖으로 나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저기 멀리서 키가 큰 검정색 몹이 하나 있는 거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ㅋㅋㅋㅋ 저거 엔더맨 아님?ㅋㅋ

­하와와쨩! 저거 보면 안됨ㅋㅋㅋ

“왜요?”

그 순간, 갑자기 녀석이 사라졌다.

“하와왓? 보셨어여? 갑자기 사라지는 거.”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빨리 튀셈

­어서 도망쳐어어어!!!!

“응? 왜 그러세여?”

왜 도망치라고 한지 처음에 몰랐는데, 갑자기 검은색 물체가 내 앞에 나타났다.

“뭐, 뭐야?!”

내 캐릭터가 비명을 지르며, 검은색 물체에게서 밀려났다. 체력을 보니 2칸이 깎여있었다.

가죽 바지랑 조끼를 입고도 이 정도 피해면, 안 입었을 땐 절반 이상이 훅 까였겠는데….

만들어 입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맨손으로 계속 때려보니까 녀석이 갑자기 사라졌는데… 몇 초 후에 바로 옆에서 다시 나타났다!

“아얏!”

녀석에게서 또 다시 데미지를 입은 나. 짜증나서 이렇게 말했다.

“아니이이이… 무슨 몹이 순간이동을 해요?! 이거 개사기자나아아!!”

­원래 엔더맨은 그럼 ㅋㅋㅋㅋ

­그거 손으로 잡으면 하루 종일 걸림 ㅋㅋㅋ 도망 치셈 ㅋㅋㅋㅋ

체력은 이제 절반 남은 상태. 죽기 싫었고, 엔더맨은 계속 순간이동을 하며 공격해 와서 점점 녀석을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호에에에에에에에엥!!!!!”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컨트롤로 이리저리 움직이며, 엔더맨의 순간이동 공격을 피해냈다.

[주식망한하와와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와 이걸 피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식망한하와와니이이이임~ 별풍 100개 후원! 에으으윽! 캄사합니다아아아아~ 호에에에에에에에!!!”

거미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한 전투.

어느 새 채팅창은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고, 귓가에 울리는 후원 메시지로만 시청자의 반응을 알아볼 수 있었다.

정신없이 도망치다보니, 공들여 지어놓은 집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었고. 엔더맨의 추격은 끝이 없었다.

녀석을 따돌릴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녀석의 약점을 모르고 있어서, 꽤나 애를 먹고 있었다.

[하또죽 님, 별풍 1개 후원 감사합니다!] ­님, 엔더맨 따돌리는 방법 알려드림?

“하와와와~ 하또죽님! 후원 캄사합니다! 알려줘요! 제바아아알!!!”

[하또죽 님, 별풍 1개 후원 감사합니다!] ­싫은데? 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저걸 그냥…!

“하와와… 불쌍한 하와와를 위해 알려주는 거시에오오오… 으아악!”

또 다시 체력이 한 칸 달았다. 이제 남은 체력은 세 칸.

[두한킴 님, 별풍 50개 후원 감사합니다!] ­약조 할 수 있겠나?

아니, 갑자기 뭔 약속 타령이야….

“하와와~ 두한킴님, 별풍 50개 캄사합니다아아! 그게 무슨… 으윽… 말씀이시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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