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화 〉 하와와 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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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휴우우. 다행인 거시에오….”
간발의 차이로 화살은 조약돌 벽에 막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어서 날아오는 다른 방향의 화살도 가까스로 막아냈다.
이욜ㅋㅋㅋ 하와와ㅋㅋㅋㅋㅋ
칫… 결계인가? ㅋㅋ
와 이걸 ㅋㅋ 하와와쨩 대단해!
ㅋㅋㅋ 이걸 살았네 ㅋㅋㅋㅋㅋ
ㅁㅊ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하기엔 일렀다. 여러 군데 빈틈이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들을 메워야 했다.
슉! 슈슉!
녀석들은 날 잡고 싶어서 안달이 났는지, 계속 화살을 퍼붓고 있었지만 그 때마다 번번이 벽에 가로막혔다.
그들이 헛방을 날리는 사이에 빈틈마저 다 메워버린 나는….
“안 보여….”
깜깜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냥 주변을 온통 조약돌로만 막았기 때문에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었다.
천장을 유리로 만들 수 있었다면, 이렇게 답답함을 느끼진 않았을 텐데….
ㅋㅋㅋㅋㅋ 이대로 버틸 거임?
뭐 그나마 다행인 게 스켈레톤이라… 만약 엔더맨이었으면 진작 끝장났음 ㅋㅋㅋㅋ
존버는 승리한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이러면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잖아 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의 의견에 나는 천장의 조약돌 하나를 다시 부셔, 빛이 새어 들어오게 했다.
“이러면 되겠져?”
ㅇㅇ 이제 낮인지 밤인지는 알 수 있을 듯.
아예 깜깜해서 안 보이는 것보단 훨씬 나은 상황.
이제 해가 뜰 때까지만 버티면 되겠지?
그런데 천장만 뚫은 거라서, 바깥이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설마 녀석들이 곡사로 화살을 쏘지는 않겠지?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녀석들이 단순해서 다행이었다.
“심심한데, 바깥으로 나가볼까여?”
난 찬성 ㅋㅋ
그러다가 죽으면?ㅋㅋㅋㅋㅋㅋㅋ
차라리 이 방법은 어떰? 조약돌을 조금씩 전진 배치하면서 땅따먹기 ㄱㄱㄱ
오오오… 그거 괜찮겠는데?
“하와와~ 좋은 아이디어 감사한 거시에오오오~!”
공간을 넓히려면 기존에 만들었던 조약돌 벽과 밑의 흙더미를 거둬내면서 넓혀야 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갖고 있던 돌 곡괭이 3개 중, 한 개는 내구도가 다 되어 소멸되었다. 나머지 2개 중 하나도 내구도가 간당간당한 상태.
조약돌은 아직 64개로 뭉쳐진 네 덩이가 남아있다. 그래서 굳이 돌 곡괭이로 조약돌을 회수해야 되는지 의문이 들었다.
혹시 모르니까 돌 곡괭이는 남겨두자.
손을 이용해 흙과 조약돌을 허물어트리며, 조금씩 공간을 넓혀갔다. 틈이 보일 때마다 녀석들은 화살을 쏘아대긴 했지만… 뭐, 그래봐야 맞지는 않았다.
후….
이 정도면 되려나?
가로 7칸. 세로 7칸. 높이 4칸 정도의 임시 집이 완성 되었다.
횃불을 만드는데에 막대기가 소모되므로, 그걸 아직 만들 수는 없다. 그래서 빛은 천장에 구멍을 하나 씩 뚫어,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임시방편으로 해결했다.
굳이 한 칸씩만 뚫은 이유는, 2칸 이상 뚫어 놓으면 몬스터가 들어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인테리어는 형편없었지만, 어쩔 수 있나… 주변에 몬스터들이 있어서 신경 쓰이는 상황에다가, 여러 물건들을 만들려면 제작대와 함께 구하기 까다로운 재료들이 필요했다.
서서히 밝아지는 거 같지 않음?
해 뜨려나 보네 ㅋㅋ
집 다 지으니까 날이 밝아오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의 말대로, 서서히 공간이 밝아지고 있었다.
손으로 일일이 부숴가면서 공간을 확장했던 점도 있었고, 흙더미를 이용했으면 더 빨랐을 텐데 별 생각 없이 조약돌만 이용해서 공간 확장을 했었기에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나보다.
“그런데 낮에는 그래도 거미랑 크리퍼 밖에 못 본 거 같은데, 밤에는 몬스터들이 더 많이 나오나 봐요?”
[86885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낮과 밤에 나오는 몹들이 정해져 있음. 밤에 나타나는 몹들이 대부분이고, 방어템 안 갖춰져 있으면 데미지 훅 들어오는 애들이 많으니까 조심하셈.
“하와와~ 팔육팔팔오님~ 별풍 100개 후원 캄사한 거시에오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당!”
그러면 낮에 땅을 파서 지하로 내려가야 되는 건가?
“그럼 혹시 낮에 땅 파서 지하로 내려가면 몹을 못 볼 수도 있는 건가요?”
ㄴㄴㄴ 그건 아님
[도라 님, 별풍 50개 후원 감사합니다!] 일부 몹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몹들은 햇빛에 죽는데, 지하에 생성된 몹들은 햇빛에 노출될 일이 없어서 살아 있음.
“하와와~ 도라님~ 별풍 50개 후원 캄사한 거시에오오~! 그래서 아까 지하에 내려가면 몹들이 우글거린다고 말씀해주신 거신가요?”
ㅇㅇ
그리고 어둠에 숨어있는 몹들 중에서 성가신 애들이 한 둘이 아님.
박쥐가 상대하기 귀찮긴 하지
좀비가 뭉쳐서 오는 거 ㄹㅇ 무섭던데 ㅋㅋㅋ
난 그 변형 좀비? 중에서 쪼끄마한 좀비가 상대하기 ㅈㄴ 껄끄러움ㅋㅋㅋㅋ
아 그거 성가시긴 하지 ㅋㅋㅋ 일반 좀비보다 더 빠르고, 몸집도 작아서 칼 휘둘러도 잘 맞지를 않음 ㅋㅋㅋㅋㅋ
“어어… 좀비가 있어요?”
있음
영화처럼 무섭게 생기진 않았는데, 약간 징그럽게 생겼긴 함
내가 보기론 괜찮던데 생김새는
덜그럭 덜그럭
채팅을 읽던 중,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뭔 소리야?
스켈레톤 죽나보네
햇볕에 불타는 중인가 봄ㅋㅋㅋ
“혹시 아까 화살 쏜 애들이 스켈레톤이에요?”
ㅇㅇ
맞음
그렇구나.
근데 보통 햇빛에 죽는 건 뱀파이어 같은 흡혈귀가 그러지 않나? 이 게임은 언데드 같은 몹들은 햇빛에 죽나보네….
계속 기다려보니까 덜그럭 거리던 소리가 멎었다. 아무래도 죽은 모양인데, 한 번 나가볼까?
일단은 나가기 전에 체력부터 채우기로 했다.
제작대를 만들어서 배치한 뒤, 제작대에서 화로를 만들었다.
그 다음 화로를 옆에 배치하고, 가지고 있던 석탄 다섯 개와 돼지고기 네 덩이를 화로 속에 집어넣었다.
고기가 다 구워질 때까지는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했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아카시아나무 판자를 이용해 문을 만들었다.
그 후에 조심스럽게 조약돌 벽을 하나씩 허물면서, 입구를 만들었다. 그 뒤에 아까 제작한 문을 설치했다.
ㅋㅋ 혹시 모르니까 문 만든 거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용의주도한 하와와 ㅋㅋ
다시 화로를 확인했다. ‘익힌 돼지고기’ 네 덩이가 완성되어 있었다.
4개 중에서 2개를 먹어치우니, 절반이던 포만감이 금세 가득 채워졌다.
포만감이 가득 차서인지, 깎여있던 체력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었다.
그 사이에 제작대를 이용해, 가지고 있던 가죽 15개로 바지랑 조끼를 만들어 입었다.
이제 체력은 다 찼다. 머리와 신발 부분을 만들 가죽을 얻기 위해, 바깥을 나설 시간이었다.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설마 문 열고 바깥에 나왔는데, 크리퍼가 “어서 와.” 이러는 건 아니겠지?
문 앞에서 가만히 있네 ㅋㅋㅋㅋ
ㅋㅋㅋㅋ 뭔가 고민하는 듯 ㅋㅋ
하긴 나였어도 가만히 있었겠다 ㅋㅋㅋㅋㅋ 밖에 뭐가 있을지 모르니까
그렇게 걱정되면 천장 말고 벽에도 구멍 뚫어서 확인해 보셈
으음… 그러고 보니 벽에 구멍 뚫을 생각은 못 했네? 바본가….
“하와와… 알려주셔서 캄사한 거시에오오!”
벽은 처음에는 손으로 부수려고 했는데, 슬슬 인내심에 한계가 와서 그냥 간당간당한 돌 곡괭이로 파냈다.
곳곳에 구멍을 뚫다 보니, 내구도가 바닥난 곡괭이는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소멸되었다. 이제 남은 건 딱 하나.
“흐으음….”
구멍 사이로 바깥을 열심히 관찰했다. 들리는 소리라곤 배경음뿐인데다, 바깥에는 아무것도 안 보였다. 나가도 되겠지?
밖으로 나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저기 멀리서 키가 큰 검정색 몹이 하나 있는 거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ㅋㅋㅋㅋ 저거 엔더맨 아님?ㅋㅋ
하와와쨩! 저거 보면 안됨ㅋㅋㅋ
“왜요?”
그 순간, 갑자기 녀석이 사라졌다.
“하와왓? 보셨어여? 갑자기 사라지는 거.”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빨리 튀셈
어서 도망쳐어어어!!!!
“응? 왜 그러세여?”
왜 도망치라고 한지 처음에 몰랐는데, 갑자기 검은색 물체가 내 앞에 나타났다.
“뭐, 뭐야?!”
내 캐릭터가 비명을 지르며, 검은색 물체에게서 밀려났다. 체력을 보니 2칸이 깎여있었다.
가죽 바지랑 조끼를 입고도 이 정도 피해면, 안 입었을 땐 절반 이상이 훅 까였겠는데….
만들어 입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맨손으로 계속 때려보니까 녀석이 갑자기 사라졌는데… 몇 초 후에 바로 옆에서 다시 나타났다!
“아얏!”
녀석에게서 또 다시 데미지를 입은 나. 짜증나서 이렇게 말했다.
“아니이이이… 무슨 몹이 순간이동을 해요?! 이거 개사기자나아아!!”
원래 엔더맨은 그럼 ㅋㅋㅋㅋ
그거 손으로 잡으면 하루 종일 걸림 ㅋㅋㅋ 도망 치셈 ㅋㅋㅋㅋ
체력은 이제 절반 남은 상태. 죽기 싫었고, 엔더맨은 계속 순간이동을 하며 공격해 와서 점점 녀석을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호에에에에에에에엥!!!!!”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컨트롤로 이리저리 움직이며, 엔더맨의 순간이동 공격을 피해냈다.
[주식망한하와와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와 이걸 피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식망한하와와니이이이임~ 별풍 100개 후원! 에으으윽! 캄사합니다아아아아~ 호에에에에에에에!!!”
거미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한 전투.
어느 새 채팅창은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고, 귓가에 울리는 후원 메시지로만 시청자의 반응을 알아볼 수 있었다.
정신없이 도망치다보니, 공들여 지어놓은 집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었고. 엔더맨의 추격은 끝이 없었다.
녀석을 따돌릴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녀석의 약점을 모르고 있어서, 꽤나 애를 먹고 있었다.
[하또죽 님, 별풍 1개 후원 감사합니다!] 님, 엔더맨 따돌리는 방법 알려드림?
“하와와와~ 하또죽님! 후원 캄사합니다! 알려줘요! 제바아아알!!!”
[하또죽 님, 별풍 1개 후원 감사합니다!] 싫은데? 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저걸 그냥…!
“하와와… 불쌍한 하와와를 위해 알려주는 거시에오오오… 으아악!”
또 다시 체력이 한 칸 달았다. 이제 남은 체력은 세 칸.
[두한킴 님, 별풍 50개 후원 감사합니다!] 약조 할 수 있겠나?
아니, 갑자기 뭔 약속 타령이야….
“하와와~ 두한킴님, 별풍 50개 캄사합니다아아! 그게 무슨… 으윽… 말씀이시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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