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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26화 (26/100)

〈 26화 〉 하와와 26화 (작가후기 수정)

* * *

26.

라마는 체념하듯 돌아섰는데, 녀석이 귀여웠던 나머지 기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와와… 이거 키울 수 있는 거신가요오오?”

­ㅇㅇ

­탈 수도 있음

­키울 수는 있긴 한데 여러 가지 준비해야 될 거임

­울타리랑 밀, 그리고 상자 정도?

­끈 만들면 라마 끌고 가기 편함

오옹… 탈 수도 있고 키울 수도 있다고?

­라마 등에 타면 호감도 점점 채워짐. 아마 중간에 몇 번 강제로 내려질 때가 있는데, 호감도 다 채워지면 계속 탈 수 있음.

오호라! 그럼 라마를 타고 돌아다닐 수도 있는 건가?

일단은 라마를 길들여보자. 잠깐만… 손이 미끄러졌어!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른다는 게, 왼쪽 버튼을 눌러버렸다….

므으으으!!

갑자기 훅 들어간 공격에 깜짝 놀란 라마는, 그대로 내 캐릭터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시간차로 들어오는 라마의 침 공격에 나는 피할 수가 없었고, 기분 나쁜 반격을 얻어맞은 내 캐릭터는 몸을 움찔거렸다.

“미아내에에엥… 그렇다고 침을 뱉니, 라마야….”

­저걸 못 피하누? ㅋㅋㅋㅋㅋ

­못 피할 수도 있지 ㅋㅋ 하와와쨩 너무 기죽이지 마라 ㅋㅋㅋ

­저거 맞아도 죽는 건 아니니ㄱㅊ

므으으으?

비록 내가 실수로 치긴 했지만, 침을 뱉고 나서 뻔뻔하게 날 쳐다보는 라마였다.

녀석의 능청스러운 표정은 한 대 더 쥐어박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일단은 궁금증부터 해소하기 위해 참았다.

“…오오오오오오!!!”

시청자의 말대로 라마의 등 위에 탈 수 있었다. 그런데 감탄을 터트린 지 3초쯤 지났을까. 갑자기 녀석의 등에서 강제로 내려졌다.

“위에 올라타는 걸 이제 반복하면 되나요?”

­ㅇㅇ

­그냥 강제로 계속 올라타다 보면 라마 주변에 하트가 떠지면서, 호감도 작은 저절로 끝날 거임

“아항… 알겠습니당… 알려주셔서 캄사한 거시에오오~!”

그렇게 올라탔다가, 내려지기를 반복하다 보니… 마침내 라마의 주변으로 하트 표시가 뜨면서 더 이상은 내려지질 않았다.

어… 근데 라마를 조종할 수가 없네?

“하와왓? 라마 조종 못하는 거신가요… 아니면 조종키가 따로 있는 거신가요오?”

­그거 탄 상태로 조종은 못함ㅋㅋ

­끌고 가려면 끈 만들어야 됨.

“끈은 또 어떠케 만드는 거신가요오오….”

­실하고 젤리 구슬 필요

­젤리 구슬은 슬라임 잡으면 얻을 수 있음. 끈 하나 만드려면 젤리 구슬 1개 필요함

­실은 거미 잡으셈

…뭔가 그냥 듣기만 해도 복잡했다.

“하와와… 슬라임 잡기 힘든 거신가요?”

­철갑옷이랑 철검 정도 무장이면 쉽게 잡음. 그 이하는 약간 힘들고.

­맨손으로 때려잡기는 어려울 듯

흐음… 슬라임이 대충 거미보다 더 세다고 보면 되려나? 그렇다면 포기하는 게 낫다.

라마를 기르고, 탈 수는 있으나… 탑승한 상태에선 조종이 불가능하니, 그야말로 쓸모가 없는 관상용 짐승이 아닐까 싶었다.

므으으으!

녀석은 이런 내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옆에서 울어댔고.

궁금증도 거진 해결했고, 라마를 조종할 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한 나는 귀여운 라마를 필드에 방치하기로 결정했다.

“잘 있어~ 라마야~ 나중에 또 보자아아아!”

므으으으!

라마를 뒤로 하고, 평지로 내려왔다.

후우….

방송 화면에 타이머를 켜두고, 제한 시간 10분으로 설정했다.

­이제 드디어 다이아를 찾아서 모험을 떠나는 건가, 하와와?!!!

­돈통을 위한 여행!

­근데 아직 한참 모자라 보이는데….

일단 내 앞에 제작대를 다시 만들어서 세워두고.

“돌칼이랑 돌 곡괭이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되요오?”

­제작대 보면 기존 캐릭터에 있는 제작 칸수보다 많을 거임

­칸이 9개 있음

­돌칼은 가운데에서 윗칸 2개를 조약돌로 채우고, 밑의 칸 하나를 막대기로 채우셈

­돌 곡괭이는 위에 가로로 한 줄 조약돌. 그리고 가운데의 세로 2칸을 막대기로 채우면 됨.

“혹시 철 곡괭이나 철검은 어떻게 만드나요?”

­만드는 건 비슷한데 철 괴가 필요함

­철광석인가 그걸 화로에다가 녹이면 철 괴로 변함

­만들 때는 조약돌 자리가 철 괴 자리로 바뀐다고 보면 됨 ㅇㅇ

“아항… 알려주셔서 캄사합니당~!”

일단 이 정도 알았으면 충분하겠지….

­근데 갑옷 같은 건 안 만듦?

“갑옷… 이요?”

­ㅇㅇ

­지하 내려가면 몹들 우글우글 할 지도 모르는데 거기서 포위당하면 그냥 1초 만에 순삭임 ㅋㅋㅋㅋ

[Dtivja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운 안 좋으면 몹들 상대하느라 다이아 못 캘 겁니다. 준비 단단히 하고 가셔유….

“하와와~ Dtivja님~ 별풍 100개 후원 캄사한 거시에오오오! 아, 지하로 내려가도 몹이 있나요?”

­ㅋㅋㅋㅋ 당연히 있지 ㅋㅋㅋ

­깜깜한 곳에서 태어나는 몹들이 있어서 그럼

­운이 좋지 않으면, 좀비 물량에 밀려서 죽는 거 반복할 수도….

흐음….

다들 걱정해주는 걸 보니, 많이 빡센가보다.

“일단 지금 제가 맞출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여?”

­철 괴가 없으니 일단은 가죽 얻어서, 그걸로 갑옷 세트 만드세요.

“가죽은 어떤 동물이든지 잡으면 얻을 수 있나여?”

­소나 돼지 같은 거 잡으시면 확률적으로 얻을 거임 ㅇㅇ

­이왕 가죽 얻을 거 고기도 파밍해서 미리 구워 놓으셈

­포만감 풀피로 채우면 체력이 자동으로 회복됨

“고기는 화로로 구우면 되죠? 석탄이나 나무 넣어서.”

­ㅇㅇ 잘 아네

­초보인데 어캐 앎?ㅋㅋㅋ

“그거 어떤 스트리머 분이 화로에다가 넣고, 굽는 걸 봐서….”

드문드문 보긴 했지만, 무슨 대장간처럼 화로를 여러 개 주르륵 배치해두고, 광석들을 쫘르륵 넣어두면서 나중에 주조된 금속을 챙겨가는 그런 장면을 본 적이 있었다.

“소야, 돼지야, 이리오오온!”

음머어어어어어!

꿰에에엑!

­퍽이나 와주겠다 ㅋㅋㅋㅋ

­ㄹㅇ ㅋㅋ

­근데 맨손으로 잡는 거라 가죽 다 모으려면 오래 걸릴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와와 펀치이이이!”

­하와와 펀치 ㅇㅈㄹ ㅋㅋㅋㅋㅋ

­ㅋㅋㅋㅋ 이거 말한 본인도 민망해하지 않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보니까 나름 즐기고 있는 듯? ㅋㅋㅋㅋㅋ

동물을 때려잡는 과정이 거미와 혈투를 벌였던 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지루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라도 리액션을 넣지 않으면 너무나도 심심했다.

돼지 멱따는 소리와 함께, 고기가 바닥에 떨어졌는데 가죽은 뜨지 않았다.

“하와와 냥냥펀치이이이!!”

­ㅁㅊ 냥냥펀치래 ㅋㅋㅋㅋㅋ

­그거 말한 본인은 좀 오글거릴 듯 ㅋㅋ

­ㅋㅋㅋ 갑자기 생각난 건데, 하와와 고양이 코스프레 한 거 보고 싶음 ㅋㅋㅋㅋㅋ

­오오오오오 ㅋㅋㅋㅋ

­좀 야시시한 복장과 고양이 귀, 그리고 꼬리 낀 상태에서 야옹하면 크으~ ㄹㅇ 단백질 도둑!

­완전 업계 포상일 거 같은데ㅋㅋ

­하와와 나중에 코스프레 가능함?

“하와왓?!”

아니, 갑자기 그런 말들을 꺼내시면….

[Blackwolves 님, 별풍 5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코스프레 모금 ㄱㄱㄱㄱ!!!

“하, 하와와왓… 블랙울브즈니이임~! 별풍 300개 후원 캄사한 거시에오옹… 그런데 코스프레 모금이라뇨오오….”

[주식망한하와와 님, 별풍 3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나도 코스프레 모금함 ㅎㅎ 얼마면 코스프레 가능함?

“아, 아니… 주식망한하와와님! 별풍 300개 감사한 거시에오오! 자, 잠시만여… 아직 뭐 입으라고 정하지는 않으셨잖아여….”

­만화에서나 나올 학교 수영복 + 고양이 귀 어떰? ㅋㅋ

­ㅁㅊ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그것보단 역시 메이드 복 아니겠음?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너무 마이너한데 ㅋㅋ

­내가 보기엔 좋은 생각 같음ㅋㅋ

­다른 옷 뭐가 있으려나….

­마법소녀 복장 가능?ㅋㅋㅋㅋㅋ

­우욱 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와와와….”

날 두고 옷 입히기 토론을 펼치기 시작한 그들. 당사자인 나로서는 뭐랄까… 묘한 느낌도 들고, 민망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방송 채팅창을 잠시 멀리하면서 동물들을 잡는 데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어느 새 해가 저물어갔다.

음… 가죽은 15개.

가죽 갑옷 세트를 맞추려면 24개는 있어야 되는데….

[andaroo 님, 별풍 300개 후원 감사합니다!] ­근데 집 지어야 하지 않음? 이제 슬슬 몹들 돌아다닐 텐데 ㅋㅋㅋㅋ

“하와와~ 안다루님~! 별풍 300개 후원 캄사합니당! 생각해보니 그러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한 거시에오오~!”

시청자의 후원에 리액션을 막 끝내던 순간이었다.

갑자기 캐릭터가 고통스런 신음을 흘리며, 몸이 약간 뒤로 밀렸다.

“뭐, 뭐야?!”

체력을 보니 벌써 3분의 1이 달아 있었다. 땅바닥에는 웬 화살이 떨어져 있었다.

슈욱! 팍!

어디서 또 다시 날아들어 박히는 화살.

엑!

캐릭터가 또 다시 그걸 맞고, 몸이 뒤로 밀려났다.

“자, 잠깐만 타이이이임!”

­스켈레톤 떴나보네 ㅋㅋㅋㅋㅋ

­이제 한 방 더 맞으면 죽나요? 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ㅋㅋ

­그동안 먹은 템 다 떨구나요?!

10칸의 체력 중, 이제 남은 건 단 4칸. 이대로 한, 두 방의 화살을 더 맞으면 나는 다시 리스폰을….

“안 돼, 제발!”

황급히 인벤토리에서 조약돌 한 뭉치(64개)를 손에 들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주변을 조약돌로 마구 도배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날아오는 화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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