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 하와와 25화 (수정완료)
* * *
25.
“저, 저리 가아아아아!!!”
끼이이이이이이!
하지만 거미가 내 말을 알아들을 리는 없었고.
“하와왓?!”
녀석이 내게 점프해서 달려들자, 들어오는 방향으로 공격 모션을 마구 갈겼다.
키익 키이이이익!
내 캐릭터의 손이 거미에게 닿을 때마다, 녀석의 몸은 신호등처럼 자꾸 깜빡거렸다.
“이, 이거 때리고 있는 거 맞아요?!”
ㅇㅇ
계속 때리셈
하와와쨩! 힘내!
시청자의 말에 따라 계속 때려는 봤는데, 아무리 쳐도 죽지를 않았다.
“하와와… 너어무 안 죽는 거시에오오오오! 언제 죽는 거시에오오!”
거미 몸이 자꾸 빨갛게 깜빡거리는 건 체력이 닳고 있다는 뜻임
ㅋㅋㅋㅋ 더럽게 안 죽긴 하네
돌칼로 때리면 쉽게 잡았을 건데….
손으로 잡는 거라 빨리 못 잡음. 그래도 이 정도 쳤으면 잡힐 텐데?
키이익 키이이이익!
“제발 좀 죽어어어어어엇!!!!”
그렇게 1분 동안 거미를 때리니까, 녀석의 몸이 바닥에 쓰러지면서 먼지를 일으키며 사라졌다.
바닥에는 실과, 빨간 공처럼 생긴 아이템이 떨어져 있었다.
“하와와~ 드디어 거미를 잡은 거시에오오~!”
ㅋㅋㅋ 거미 잡고 기뻐하는 하와와 ㅋㅋㅋㅋ 귀여워 ㅋㅋㅋㅋ
거미 잡는 걸로 이렇게 박진감 넘치게 겜하는 것도 재능인 듯ㅋㅋ
ㄹㅇ ㅋㅋ 이 정도면 방송천재임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우….
마치 다 큰 바퀴벌레 잡는 것처럼, 숨 막히고 긴장감 넘치는 전투였다….
흠… 거미는 잡았는데, 내가 아까 뭘 하려던 건지 까먹었네.
“하와와… 여러분, 제가 아까 뭐하려고 했었나요오?”
거미와의 사투로 인해 치매가 온 하와와 ㅜㅜ
정말 장엄한 전투긴 했지 ㅋㅋㅋ
ㅋㅋㅋㅋ 아 너무 웃기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이이이… 정말 기억이 안 나는 거시에오오오… 말 좀 해주세오오….”
님 제작대 만든다고 하다가 거미 튀어나와서 혈투 벌인 거잖음ㅋㅋ
아, 그랬었지….
“하와와~ 알려주셔서 캄사한 거시에오오!”
일단 가지고 있는 아카시아나무 원목을 전부 다 판자로 바꿨다. 그 다음 판자 4개를 제작 탭에 다 채웠더니, 제작대가 옆에 생겼다.
제작대를 인벤토리로 가져와, 캐릭터의 손에 쥐어줬다.
“호오오오….”
작은 장난감 블록처럼 생긴 제작대. 이 상태로 땅에다 마우스 우 클릭을 해봤다.
“하와와….”
이렇게 설치하는 거였군.
우리 하와와 자꾸 신기해하는 거 귀여워 ㅋㅋㅋㅋㅋㅋ
이제야 제작대 만든 하와와ㅜㅜ
언제 다이아 캐누?ㅋㅋㅋㅋㅋ
“이제 어떻게 하면 되요?”
돌 곡괭이를 만들어야 되는데
조약돌하고 판자 많이 모으셈
마침 눈앞에 조약돌이 많이 보였다. 그래서 그걸 다 캐고 있었는데, 갑자기 땅이 푹 꺼졌다.
“으아아앙!”
이대로 떨어져 죽는 건 아닌가 생각했는데, 다행히 피가 절반가량 남아 있었다.
산 건 다행이기는 한데, 주변이 어두컴컴해서 어디가 앞이고 뒤인지 모를 정도로 방향을 구별하기 힘들었다.
“어, 어디로 가야 하오와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횃불 없어서 안 보여 ㅋㅋㅋㅋ
석탄도 없노?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와와… 석탄이랑 막대기 이쓰면 만들 수 이써영?”
ㅇㅇ 몰랐음?
초보니까 모를 만도 하지
[주식망한하와와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제작 4칸에서 석탄이 위로 가게하고, 막대기를 아래로 가게 배치하면 됨. 근데 님 석탄 없으니 어차피 못 만듬 ㅅㄱ
“하와와~ 주식망한하와와님~! 별풍 100개 캄사한 거시에오옹! 닉네임 점 변경해주시면 안댈까요오ㅜㅜ 신경 쓰이는 닉네임인 거시에오오오….”
ㅋㅋㅋㅋㅋ 주식 망한 하와와
게임 주식은 망했지만, 실제 주식은 아직 망하지 않았다고오~!ㅋㅋ
하와와 실제 주식 사본 적 있음?
“하와왓? 실제 주식은 사본 적이 없는 거시에오오오….”
하와와님, 주식 종목 알려드려요? 고급 정보 가지고 있는데
님 사기 ㄴㄴ
그 이번에 뭐냐… 비트코인이라고 나왔던데….
그거 이미 몇 년 전부터 나오긴 했지 않았음?
비트코인 할 만 함? 그거 개 똥값 아니었음?ㅋㅋ
폐지 가격 맞긴 함 ㅇㅇ
비트코인?
흠… 그러고 보니 지금이면 비트코인 값이 똥값일 텐데….
통장 잔고는 60만원.
현재 시청자들의 후원 덕분에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꾸준히 방송을 키면서 간당간당 버티고는 있었다.
플랫폼 수수료만 없었어도, 더 많은 금액을 얻었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들은 다 그런 식으로 돌아갔으니까.
흐음… 나중에 비트코인 가격이나 한 번 볼까나? 물량을 많이 살 수 있으면 사고, 아님 마는 거고….
일단은 눈앞의 게임에 집중하자.
츠으으으으으
기분 나쁘게 익숙한 이 소리.
쾅!
난 듣자마자 책상에 샷건을 치고, 분노를 토해냈다.
“아~ 제바아아아알! 이런 미친 노마아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아!!!!!”
펑! [GAME OVER]
ㅋㅋㅋㅋ 하필이면 크리퍼 있는 곳에 떨어지누?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
겜 재밌게 하네 ㅋㅋㅋㅋㅋ
하와와가 겜 찰지게 해서 그런가? 나도 이 겜 키고 싶어짐ㅋㅋㅋ
ㄹㅇ ㅋㅋ
“으으… 손 아포오오오….”
아픈 손을 주무르고 나서, 다시 부활 버튼을 눌렀다.
이번엔 드넓은 평지가 펼쳐졌는데, 혹시나 싶어 인벤토리를 살펴봤다.
“아아앙~!!!! 으아아아아앙!!!!!”
그동안 쌓아둔 잡템들이 전부 사라졌다. 아무래도 죽으면서 있었던 자리에 템들을 다 흘려버리는 그런 시스템이었나 보다.
짜증난 나는 목소리로 울어댔다. 그렇다고 눈물 콧물 다 짜면서 울지는 않았고….
응~애~!!!
에구, 불쌍한 하와와쨩ㅜㅜ
안구에 습기가 ㅜㅜ
그나마 잃은 게 흔한 템이라서 그렇지, 철 괴라도 잃어버렸으면 세상 떠나갈 듯이 울었을 듯 ㅋㅋㅋ
ㅇㅈ ㅋㅋㅋㅋㅋㅋ
[주식망한하와와 님, 별풍 500개 후원 감사합니다!] 금융치료
“흐으응… 주식망한하와와님… 별풍 500개 금융치료 후원 캄사한 거시에오….”
[주식망한하와와 님, 별풍 1000개 후원 감사합니다!] 500개로는 치료가 부족해보여서 1천 개 더 해줌.
“하와왓?! 주식망한하와와니이임! 별풍 천 개 금융치료 후원 감사한 거시에오오오오~! 덕분에 우울한 감정 극~뽁! 한 거시에오오!”
ㅋㅋㅋㅋㅋㅋ ㄹㅇ 금융치료네
아 ㅈㄴ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
자본주의의 암캐가 된 하와와ㅋ
ㅁㅊ ㅋㅋㅋㅋㅋ
헥헥헥!
“암캐라뇨오오… 좀 그런 표현이긴 한데… 일단 넘어가는 거시에오….”
좀 그런 표현이라는 게 대체 무슨 말임? ㅋㅋㅋㅋㅋㅋㅋ
헤으으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의 반응을 뒤로 하고, 캐릭터를 움직여 다시 재료들을 캐나갔다.
그렇게 40분이 흘렀다.
아까 죽었을 때보다 재료들을 더 많이 모았다.
조약돌 64개 다섯 묶음. 아카시아나무 판자 64개 네 묶음. 석탄 30개. 부싯돌 4개. 양털 3개.
재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운 좋게 숨겨진 상자를 발견했었다. 거기에서 나온 돌 곡괭이 3개로 조약돌과 석탄, 부싯돌 등을 캘 수 있었다.
모래나 흙, 깃털, 사탕수수 등은 필요가 없다고 하기에 버렸다.
“하와와… 너무 지루했던 거시에오오오… 이제 이 정도면 미션 도전할 만 하겠져?”
충분할 듯. 죽지만 않으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ㅋㅋ
이제 여기서 또 죽으면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ㅋㅋ
“아까 알려준 대로 평지로 내려가서 제작대 만들고, 그 다음에 돌 곡괭이랑 돌칼이랑 화로, 상자, 침대, 횃불 등을 만들고… 마지막엔 그냥 무작정 밑으로 내려가면 되져?”
땅 파다보면 소리가 들리는데 그거 잘 들으면서 파야 됨
네가 굴착꾼 시몬스임?ㅋㅋ
먼 소리야. 맞는 말 하는 거잖아.
저거 어떤 만화 드립임ㅋㅋㅋ
먼 만화인데?
[링크]
흐음….
무슨 말인지 이해는 안 됐지만, 직접 해보면 알게 되겠지.
일단 나무를 많이 구하겠다고 여러 산에 올라갔었다 보니, 마지막 위치도 산등성이 위에 있었다.
하산을 하려고 하는데….
므으으으!
“하와왓?”
소리가 들린 쪽으로 가서 살펴봤더니, 웬 하얀 털 복숭이 짐승이 있었다.
음… 생긴 게 꼭 라마랑 비슷해 보이는데… 일단 이 녀석을 라마라고 부르겠다.
산자락에 걸쳐 있는 라마는 한 칸씩 위로 올라왔다. 아무래도 내가 있는 쪽으로 올라오려는 모양인데… 갑자기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다.
라마가 한 칸씩 뛰어올라 내 쪽으로 올라오려는데, 나는 녀석의 앞을 가로 막았다.
므으으으?
라마가 계속 내가 있는 쪽으로 올라서려 하지만, 그 때마다 내가 몸으로 밀쳐서 떨어트렸다.
므으으으?
라마가 빤히 쳐다봤다.
녀석이 나를 뚫어져라 보는 게 웃겼는데, 갑자기 떠오른 대사가 있어서 이렇게 말했다.
“넌 모 찌나간다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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