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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21화 (21/100)

〈 21화 〉 하와와 21화 (수정완료)

* * *

21.

김댕댕이 움직이는 사이, 예린이는 치즈냥의 음성 채팅에 가서 입을 열었다.

“야, 시작한다! 내가 판을 깔아주면, 넌 잘 움직여야 돼. 알았지?”

“네, 언니….”

치즈냥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예린이는 그걸 듣고 웃으며 말했다.

“짜식이… 별 거 아니니까 긴장 떨지 마! 그동안 내게 보여줬던, 네 싸이코적인 면모라면 충분히 할 쑤 이써!!!”

“사, 사이코라뇨….”

“네가 지금까지 한 발언들을 잘 생각해봐. 그러고도 사이코가 아닌지.”

이제는 굳이 예린이가 클립을 재생하지 않아도, 그녀는 조건반사처럼 자신이 해왔던 말들을 파노라마처럼 떠올렸다.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치즈냥은 헛기침을 해댔다.

“크음, 으흠, 흠….”

“그나저나 디코 초대는 왔어? 보내기로 했었는데.”

“방금 와써여.”

“오키. 그럼 나 먼저 갈 테니까, 그 다음에 넘어와.”

“넹….”

김댕댕의 방으로 넘어온 예린이는, 그에게 이렇게 알려줬다.

“초대 받았다고 하니까 곧 여기로 올 거에요.”

“네.”

띠링­

누군가 음성채팅에 입장하는 소리와 함께.

“오랜만이에요, 댕댕 오빠. 아까는 죄송했어여. 용서해주세여….”

사과를 하면서 시작을 여는 치즈냥. 그런 그녀에게 김댕댕은 질문을 던졌다.

“…치냥아,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돼?”

“말씀하세여….”

“그 때, 그러니까 야자타임 컨텐츠 때 날 사랑한다고 했던 거… 진심이야?”

“…네에, 진심이에여.”

“그럼 왜 내가 뱉은 말에 부정하지 않은 거야?”

“뭐를요?”

“시청자들이 네가 했던 말에 놀라면서 나랑 너를 엮으려 했을 때, 내가 극구 부정했었잖아. 어차피 야자타임이라 이렇게 센 게 나왔다면서. 얘는 날 좋아할 녀석이 아니라고 했었는데… 왜 나중에라도 부정하지 않은 거지?”

“그건… 그야….”

예린이는 마이크를 끈 채,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가 고구마가 얹힌 듯이 가슴을 주먹으로 치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와와 답답한가봄

­고구마 3000배 ㅋㅋㅋ

­근데 내가 듣기에도 답답할만함. 남자가 연애경험이 없는 건지 모르겠는데… 저렇게 말하면 안 댐….

­방구석 연애학자들 슬슬 기어 나오네 ㅋㅋㅋㅋㅋ

­어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잠깐만요? 미안하긴 한데, 제가 끼어들어서 잠시 정리를 해드릴게요.”

“…어, 음….”

예린이의 갑작스런 난입에 김댕댕은 당황했다.

‘갑자기 왜 이 타이밍에 끼어드시는 거지? 이 부분은 하와와님과 관련이 없지 않나?’

하지만 애초에 자신이 좋아했었던 사람이었으므로, 왜 지금 끼어드느냐는 말을 섣불리 하기가 힘들었다.

그가 머뭇거리는 사이에, 예린이는 입을 열었다.

“중재자로서 끼어든 거고, 댕댕님께서는 치즈냥님의 마음을 잘 이해 못하시는 거 같아서, 설명을 위해서기도 하니까 그건 이해해 주세요.”

“아… 넵….”

그는 예린이의 언변에 상황을 납득해버렸고, 그녀는 이어서 말을 꺼냈다.

“일단 당사자분들은 제 질문에 대답 해주세요. 치즈냥님은 용기를 내서 댕댕님에게 고백한 거 맞죠?”

“넹….”

“자, 그럼 댕댕님?”

“네.”

“만약 댕댕님께서 저랑 그 야자타임 컨텐츠를 찍었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댕댕님은 저를 좋아해서, 그 벌칙 미션 때 고백을 했는데… 그걸 제가 모른다거나 부정을 했다고 가정해보세요. 그럼 어떤 심경이었을 거 같아요?”

“으음….”

“그냥 멀리 갈 것도 없어요. 아까 댕댕님의 고백을 단칼에 거절해서 죄송하긴 하지만… 아무튼! 거절을 당했잖아요. 그때 무슨 심정이 드셨나요?”

“일단 부끄러웠죠.”

“부끄럽기만 하셨나요?”

“제가 너무 성급했나? 하는 그런 생각도 들구요… 또, 사실은 하와와님께서 제 마음을 몰라줘서 아쉽기도 했어요.”

“자~! 그럼 댕댕님이 저에게 그런 감정들을 느꼈을 정도면, 치즈냥님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똑같지 않았을까요?”

“…….”

“그, 그렇겠네요.” 치즈냥은 말없이 가만히 있었고, 김댕댕은 이제야 치즈냥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ㅋㅋㅋ 하와와 말빨 무엇? ㅋㅋ

­그렇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와와 왤캐 말 잘함?ㅋㅋㅋㅋㅋㅋㅋㅋ 상대방 설득 잘하는 듯

“치즈냥님.”

“넹….”

“그 날 이후로 다시 한 번 진심을 전달하지 않았던 이유가 뭔지 설명해주시겠어요?”

“아, 네….”

치즈냥은 숨을 한 번 고르고, 말하기 시작했다.

“제가 댕댕 오빠에게 고백을 했을 때, 오빠는 제가 부끄러워하는 걸 눈치 채고 그걸 숨겨주기 위해 야자타임을 이용한 걸로 봤었어요.”

“아, 그러니까 자신의 부끄러움을 댕댕님이 숨겨주기 위해서 컨텐츠를 이용한 걸로 봤다. 게다가 자신의 진심은 댕댕님에게 전달된 걸로 생각하고 있었다. 라는 거군요?”

“넹. 정리하자면 그런 건데… 처음에는 댕댕 오빠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제 고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를.”

“…….”

김댕댕은 침묵을 지켰고, 예린이는 치즈냥에게 물어봤다.

“그 다음은요?”

“계속해서 기다려봤지만, 댕댕 오빠에게 온 답변은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서서히 지쳐가고, 마음은 조마조마해졌죠.”

“저런… 속이 많이 타셨겠네요.”

“그… 담배가 해롭다고 광고를 해대면서 까맣게 변한 폐를 보여주잖아요?”

“네, 그렇죠.”

“그 폐처럼 제 속은 시꺼멓게 변해갔다고 보시면 되요.”

“저러어언….”

“…….”

­저러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황 개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

­무슨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도 아니고 ㅋㅋㅋㅋ 이게 뭐야ㅋㅋㅋ

예린이는 치즈냥이 최대한 불쌍해보이도록 상황을 유도해갔다.

“그래서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나요?”

“게다가 댕댕 오빠는 저랑 자주하던 합방도 요새는 다른 여캠 분들과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질투심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져.”

“저러어언… 여자가 한 번 질투심을 품으면 한 여름에도 눈보라가 휘몰아친다는데….”

“그런 상황이 지속되다가 참지 못한 저는 오늘 그 분노가 터지고야 말았어요. 그래서 하와와 언니에게 말을 심하게 했었죠. 그동안 너무 스트레스가 쌓여있다 보니… 다시 한 번 죄송해여, 언니….”

“저, 정말인가요? 아까 그런 일이 있었던 건가요?”

“네. 걸즈토크 좀 살벌하게 했어요.”

“으음….”

다시 말이 없어진 김댕댕. 예린이는 치즈냥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제 치즈냥님께서 댕댕님께 다시 한 번 진심을 전할 시간이에요.”

“지, 지금여…?”

“네, 지금.”

“…큿흠!”

치즈냥은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마음의 준비를 마친 후, 김댕댕에게 말을 꺼냈다.

“댕댕 오빠! 아직 댕댕 오빠를 좋아하는 마음은 변치 않았으니까, 빨리 오빠 마음을 표현해주셨으면 좋겠어여!”

그녀의 말에 김댕댕은 붙었던 입을 떼는데….

“나, 난….”

“그런데, 오빠. 이것만은 명심해주세여.”

“뭐, 뭔데…?”

“만약 오빠가 절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서운하지는 않을 거에요. 다만… 칼을 갈면서 어디선가 죽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 주셔여!”

“어음… 치, 치냥아…?”

“아. 그리고 제가 만약 자살한다면, 유서를 한 장 남길 건데… 그건 오빠가 제 고백을 거절해서 자살했다고 남길 테니까 알아서 해주세요.”

“저, 저기… 치냥아?”

분위기가 갑자기 급격히 변해가자, 김댕댕은 당황하고 있었고.

­ㅋㅋㅋㅋㅋㅋ 얀데레 무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ㅅㅂ 도랐냐고 ㅋㅋㅋㅋㅋ

­이, 이게 하와와의 작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 ㅋㅋㅋㅋㅋㅋㅋ

“후후… 제가 죽고 나면 원령으로 남아있을 건데, 아무래도 댕댕 오빠를 영원히 따라다니면서 저주할 지도 몰라요. 그래도 댕댕 오빠를 사랑해서 그러는 거니까, 그런 줄로만 알고 계셔여!”

“…….”

김댕댕은 말문이 막혔고, 예린이는 말없이 씨익­ 웃고만 있었다.

­아 ㅈㄴ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와 이걸 하와와가 ㅋㅋㅋㅋㅋㅋ 노렸네 ㅋㅋㅋㅋㅋㅋㅋ

­상대방의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그냥 사귀어야 됨 ㅋㅋㅋ

­ㅋㅋ 아 골 때리네 ㅋㅋㅋㅋㅋ

“자. 댕댕님에겐 선택지가 3개 있어요. 1번! 사귄다. 2번? 오늘부터 1일. 3번! 사!귄!다! 어떤 걸 고르실래요?”

“…치냥아, 내가 미안하다… 네가 그렇게 힘들 줄 모르고 있었다. 내가 정말 미안해….”

“댕댕 오빠… 설마 고백을 거절하려는 건….”

“내가 그동안 네 마음을 몰라줘서 미안한데,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어… 오늘부터 1일 하자!”

“저, 정말? 거짓말은 아니지?”

“응. 정말로.”

치즈냥의 눈에선, 댐이 터져서 물이 쏟아져 나오듯이 폭포수가 뿜어져 나왔다. 그간 김댕댕의 그 대답만을 듣고 싶었던 치즈냥이었기에, 감동의 눈물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우는 모습이 예린이의 입장에선 다소 웃기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웃을 수는 없어서 박수를 치며 이렇게 말했다.

“하와와~ 오늘부터 새로운 커플이 탄생한 거시에오오~ 모두 추카해주새오~!”

­ㅊㅋㅊㅋㅊㅋ!

­ㅋㅋㅋㅋㅋ 강제 커플행 ㅊㅋ

­아 도랏냐고오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무슨 결혼 전문 업체도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

­아 개웃기네 ㅋㅋㅋㅋㅋㅋ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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