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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18화 (18/100)
  • 〈 18화 〉 하와와 18화

    * * *

    18.

    #

    치즈냥은 김댕댕과 예린이가 같이 합방 하는 모습을 보고, 여러 감정이 교차하고 있었다.

    ‘어떻게… 댕댕 오빠가 나를 두고, 또 다른 여캠과 합방을….’

    치즈냥은 김댕댕이 시청자 한 자릿수의 하꼬 시절부터 같이 합방을 했던 스트리머였다.

    그 당시 치즈냥은 김댕댕보단 많은 시청자 두 자릿수 상태였다.

    그녀는 컨텐츠를 뽑으려고 방송하는 사람들을 찾던 중, 자신의 취향과 맞는 김댕댕을 발견하게 되었다.

    치즈냥이 그에게 합방 신청을 했고, 김댕댕은 흔쾌히 수락한 것이 계기가 되어, 오늘 날까지 가끔 같이 합방을 하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김댕댕은 치즈냥과 함께 합방을 하면서, 자신의 방송 채널이 급성장을 하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이는 치즈냥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녀는 방송의 성장보다 김댕댕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그녀는 김댕댕을 점점 좋아하게 된 것이다.

    치즈냥은 어느 날, 김댕댕과 함께 합방하는 상황에서 그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날에 잡은 컨텐츠는 하필이면 ‘야자타임’이었는데, 왜 이 날에 그녀가 고백을 했냐면… 자신도 이걸 말하기가 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결국 김댕댕은 치즈냥의 진심 어린 고백을 그저 야자타임 때문에 내뱉은 농담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그녀는 여기서 한 차례 좌절하게 되었다.

    그 이후.

    최근의 김댕댕은 치즈냥과 잘 합방을 하지 않았다.

    늘 같은 사람과 합방을 하기에는, 여러 다른 사람들도 만나고 싶었던 김댕댕이었기에… 치즈냥은 그의 생각을 몰라보고, 그저 다른 여캠들과 같이 방송하고 싶어서 그런 거라고 오해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오해를 충분히 살 수 있었던 것이… 김댕댕이 만난 스트리머들은 남성보다는 여성의 비율이 높았고, 그 때문에 치즈냥은 점점 더 마음이 뒤틀려갔는데….

    “댕댕님께서 합방 제의를 하셔서 오게 되었어요.”

    “아… 그러셨구나?”

    예린이의 대답에, 치즈냥은 그동안 참았던 화가 터지기 직전이었다.

    “댕댕 오빠! 난 왜 안 부른 거야? 나한테 이래도 되는 거야?”

    서운함과 함께 날이 선 질문을 김댕댕에게 툭 던지는 치즈냥.

    그는 안 그래도 게임이 잘 안 풀리는데, 갑자기 치즈냥까지 와서 난데없이 화를 내고 있으니 그저 답답하기만 했다.

    “치냥아. 오늘 너랑 합방한다고 내가 스케쥴을 잡은 건 아니잖아? 그런데 왜 나한테 따지고 있는 거야?”

    치냥은 치즈냥의 줄임말로, 김댕댕이 그녀를 편하게 부르려고 만들어낸 애칭이었다.

    그의 말을 들은 치즈냥은 분노를 터트렸다.

    “댕댕 오빠! 아무리 시간 약속을 잡은 게 아니더라도, 난 오빠랑 같이 방송한 세월이 2년은 되었잖아. 나 정도는 약속을 잡지 않아도 언제든지 낄 수 있는 거 아냐?”

    “치, 치냥아… 그건 좀….”

    “그리고! 요즘은 나랑 합방한 적이 별로 없었는데… 그러면 적어도! 오늘이라도 나랑 같이 합방했어야 되는 거 아니야? 안 그래?”

    “아니, 치냥아? 그게 대체 뭔 논리야?”

    치즈냥이 계속 김댕댕을 곤란하게 만들자, 그 또한 게임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ㅋㅋ같이 하시는 분이 겜 던지네

    ­갑자기 이게 뭔 난리야 ㅋㅋㅋㅋ

    ­ㅁㅊ 둘이서 연애물 찍음?ㅋㅋ

    ­아 골 때리네 진짜 ㅋㅋㅋㅋㅋㅋ

    “…….”

    예린이는 말없이 카메라를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시청자들에게 자신도 이 상황이 골치 아프다는 걸 몸짓으로 대신 표현한 거였다.

    “댕댕 오빠! 솔직히 말해봐! 나랑 같이 합방하기가 싫어서 그런 거지? 나보다 더 예쁜 여캠들 만나고 싶어서 그런 거지? 그치?!”

    “치냥아,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면 나보다 예쁜 저 여자는 뭔데? 대체 뭐냐고오오오!”

    “화 내지 말고, 진정해… 진정하라고.”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지금?!”

    ­ㅋㅋㅋㅋㅋ 그걸 어떻게 암?ㅋ

    ­하와와 방송 몰래 왔다갔나봄ㅋ

    ­아 돌겠네 진짜ㅋㅋㅋㅋ

    또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예린이. 한숨을 길게 내쉬는데….

    “하와와님… 죄송합니다… 본의 아니게 소란이 나서… 정말 죄송합니다!”

    김댕댕이 예린이에게 사과를 하자, 치냥이는 앙칼지게 말했다.

    “아니 저 년한테 사과를 왜 해? 할려면 나한테 해야지, 이 미친놈아!!”

    그는 치즈냥의 ‘미친놈’ 발언에 참지 못하고 이렇게 외쳤다.

    “야!!!!! 너 나가 그냥.”

    “내가 왜 그래야만 하는데? 어? 왜에에에에에엥!!!”

    “말이 안 통하니까 나가라고! 듣기 싫다고!”

    “왜 나한테만 이러는데 진짜아아아앙!!!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에에에에에에엥!!!”

    김댕댕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움직여, 음성채팅에 참가중인 치즈냥을 바로 강퇴 시켰다. 그 다음엔 그녀가 음성채팅을 못 들어오게 막아 놓았다.

    “후우우우우우우….”

    세상의 온갖 근심 걱정을 다 가진, 중년 남성의 담배 연기 내뿜는 소리를 내고 있는 김댕댕.

    “그러다가 땅 꺼지겠어요, 댕댕님.”

    “얼마든지 꺼지라고 하죠. 게임, 방송, 기분 전부 다 망했으니까.”

    “하와와… 힘내시는 거시에오오, 댕댕님….”

    “일단 게임은 서렌칠 때까지만 해보죠.”

    “넹….”

    이후에 김댕댕은 별 말이 없었다. 신호도 말 대신 핑 찍는 걸로 대신했다.

    합방하는 상대가 말이 없자, 예린이는 디코 마이크를 끄고 시청자와 소통하는데 집중하게 되었다.

    그렇게 몇 분 후.

    바론을 사이에 두고, 정글 속에서 한타가 벌어졌다.

    김댕댕과 예린이가 속한 팀은 바론을 치고 있었고, 상대방은 그걸 보고 기습을 한 상황.

    ­이건 좀 아닌 거 같은데

    ­역전 가나요? ㅋㅋ

    ­ㅋㅋㅋ 이거 망한 거 아님?

    ­하와와 쪽이 좀 불리한 거 같은데?

    ­질 것 같은데?

    결과는 깔끔한 패배. 상대 서폿과 미드를 죽이긴 했지만, 예린이의 팀은 전멸해버리고 말았다.

    그대로 피가 절반이나 빠져 있는 바론을 치는 상대방. 정글이 죽은 건 아니었기에, 손쉽게 바론을 먹고 미드로 들어왔다.

    “후우… 하와와님, 이거 그냥 서렌 치죠.”

    김댕댕의 갑작스런 말에, 하와와는 디코 마이크를 켰다.

    “괜찮으시겠어요?”

    “네. 그냥 오늘은 날이 아닌 거 같아요.”

    “넹….”

    서렌을 누른 김댕댕. 예린이는 찬성을 눌렀고, 다른 팀원들 또한 따라서 찬성했다.

    ­서렌은 3 / 2 가 국룰인데ㅋㅋ

    ­ㄹㅇ ㅋㅋ

    ‘서렌하면 꼭 반대 누르면서 막는 녀석들이 있었는데….’

    오늘따라 서렌 절차가 너무 순조로웠기에, 예린이는 이 현상에 신기해했다. 정말 그의 말대로 롤할 날이 아니었던 건지….

    커다란 수정탑이 파괴되면서, 게임은 끝났다. 김댕댕은 곧바로 방송을 끄고, 예린이에게 말을 꺼냈다.

    “하와와님,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제가 합방하자고 한 건데, 이렇게 분위기를 망치고 방송도 망치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녀, 갠찮습니당….”

    “혹시 나중에 기회가 되신다면… 다시 한 번 합방하도록 하죠.”

    “네, 그러시죠.”

    예린이는 이대로 그냥 가려고 했다. 하지만 찝찝한 마음에,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그런데… 괜찮으시겠어요?”

    “뭐가요?”

    “그 분 그렇게 놔둬도 되는지….”

    “에이, 괜찮아요! 하와와님 곤란하게 만들었으니, 그 정도야 뭐….”

    김댕댕은 예린이를 안심시키려고 이 말을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의 예상과는 달랐다.

    “제가 보기엔 괜찮진 않을 거 같은데요.”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영문을 모르겠어서, 그는 그녀에게 질문을 건넸고.

    “아까 치즈냥님이 말씀하신 걸로 봐서는, 김댕댕님을 굉장히 좋아하셔서 말씀하신 걸로 봤거든요.”

    “…걔가요? 에이, 설마!”

    김댕댕은 예린이의 말을 부정했지만,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제가 치즈냥님의 말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감정은 분노와 증오, 그리고 질투뿐이었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신 건가요?”

    “처음에는 치즈냥님께서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서 그럴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왜, 그… ‘마법에 걸린 날’이라고 있잖아요? 여자들 대부분이 기분이 안 좋을 수밖에 없는 그 날.”

    “…네.”

    “근데 계속 들어보니까 그건 아닌 거 같거든요? 치즈냥님의 말투는 꼭, 최근에 자신한테 소홀해진 남친에게 투정을 부리는 여자의 모습 같았거든요.”

    “흠….”

    “기억나는 말 중에서, 최근에는 자기랑 합방을 한 적이 거의 없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도 그렇고. 절 보면서 왜 저런 애를 불러왔냐는 식으로 따졌던 이유도, 사실은 그녀가 댕댕님을 좋아해서라고 추측을 했는데… 댕댕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린이의 말에 김댕댕은 고민을 하다가,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실 저는… 치냥이가 절 좋아하는 거랑 별개로… 하와와님을 사랑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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