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 하와와 9화
* * *
9.
하루만 더…!
선택 스킵을 누르고 나서, 결과물을 확인했다.
마치 게임에서 장비템 강화결과를 확인하는 것처럼 떨리는 순간이었다.
쩨발… 하느님, 부처님, 신령님, 알라님, 공자님, 맹자님, 그 외 모든 신님 쩨바아아알!!
수익률 5.8%
수익률 33.4%
수익률 +21.5%
오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이거 그냥 처분해야 되는 거 아니냐? ㅋㅋ
더 오를지도 모르잖아?
난 모르겠다ㅋㅋㅋ
전날 급속도로 올랐던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약 3퍼 정도 올랐다.
악마 : 거봐. 내 말이 맞지? 이 년 말은 들어봤자 손해라니까?
악마에게 꿀밤을 맞은 천사가,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이렇게 말했다.
천사 : 하와와와… 너무 아픈 거시에오오….
차트 밑의 거래 상황을 보니, 매도로 가격이 마구 떨어졌다가, 매수로 가격이 약간 더 오른 상황이었다.
불안한 나는, 내면의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 : 솔직히 더 이상은 못 보게쏘ㅜㅜ 이제 처분하면 안댈까?
악마 : 약한 소리 하지 마! 더 기다려 보라니까? 최소한 30퍼까진 오를 거야.
천사 : 하와와~ 여기서 떨어지면 돌이킬 수 없는 거시에오오~ 언능 파는 거시에오옹~
흠….
[여러부우우운! 여기서 그냥 팔아치울까여?]
나라면 팔아치움
더 오를지도 모르겠는데
여기서 하루 더 넘기면 바로 떡락할 듯ㅋㅋㅋㅋ
1시간 씩 간 보셈ㄱㄱ
이번엔 눈 딱 감고, 턴 넘김 버튼을 눌렀다.
천사 : 아… 안 되는 거시에오오!
악마 : 안 되긴 뭐가 안 돼?
꿀꺽.
수익률을 까봤다.
수익률 2.3%
수익률 35.3%
수익률 +10.8%
21퍼가 넘었던 글래스클라스의 수익률이 반토막 났다ㅜㅜ 세상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욕심 부리다가 반으로 쪼개졌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마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사 : 하와와….
아까 팔 걸….
욕심부린 자의 최후ㅋㅋㅋㅋㅋ
하와와 침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 왜… 팔지 않고 묻었다가 이 모양이냐ㅜㅜ
내 이럴 줄 알았다ㅋㅋㅋㅋㅋㅋ
어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동안의 손해를 10분의 1이라도 메꾸면서 역주행을 시작해, 결국 미션 성공으로 별풍 5천 개를 한 번에 받는 그런 상상이 한 순간에 금이 갔다.
이게 김칫국 그릇째로 마시다가 사레 걸리는 격인가? 정신이 어질어질한데….
이거 개미들 떨구려는 계략임. 암튼 그럼.
더 묻으면 올라간다 ㄹㅇ ㅋㅋ
장기전 가즈아아아!!
야이 악마같은 놈들ㅋㅋㅋㅋㅋㅋ
지금 팔아야지 ㅋㅋㅋ 더 떨어질 수도 있는데 ㅋㅋㅋ
그냥 팔자. 이거 노답임ㅋㅋㅋ
채팅창의 의견은 양립했고.
나 : 이 나쁜 악마년아! 너 때문에 떨어졌잖아!
악마 : …하? 선택은 네가 했지, 내가 했어? 그리고. 나 악마인 거 인제 알았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사 : 하와와… 역시 악마의 꼬드김은, 담배처럼 건강에 해로운 거시에오오오…. 이제라도 늦지 않았어오. 파는 거시에오오오….
근데 지금 팔아봤자, 겨우 60만 8천원 이득을 본다. 그리 많은 이득은 보지 못하는 셈이다.
악마 : 이왕 이렇게 된 거, 한 달 묻어버리자. 그러면 오를 지도 몰라.
…한 달이라. 차라리 재료를 볼까? 새로운 소식이 들어왔을 수도 있으니까.
재료를 살펴봤으나, 새로 올라오는 정보는 없었다.
천사 : 차라리 하루씩 넘겨보는 거시에오오… 한 달은 너무 변수가 많은 거시에오오….
나 : 그럼 일단 하루씩 넘겨보면서 살펴보자.
하루씩 넘기면서 차트를 무심히 보고 있다가, 이상한 주식이 눈에 띄었다.
[여러분, 테슬라는 왜 우상향을 찍고 있죠? 재료도 없었는데?]
시청자들에게 테슬라의 차트와 거래 상황을 보여줬다.
ㅋㅋㅋ 작전주 아님?ㅋㅋㅋㅋㅋ
이 게임에 세력도 반영을 했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건 세력 아니면 답 안 나옴….
원래 주식이 좋은 재료 있다고 무조건 오르는 건 아님. 결국은 가격을 조작하는 심리전 싸움이라.
그걸 어캐 앎?
내가 주식 3년차임
…세력을 반영할 정도로, 이 게임을 디테일하게 설정했다고?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현 상황은 세력이라는 변수가 아니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일단 테슬라는 내가 구입한 주식은 아니니까 오르든지 말든지 상관은 없었으나, 솔직히 배 아팠다.
저걸 내가 사놓고 묻어 놨었다면, 지금 개이득을 봤을 텐데… 수익률 50퍼 이상은 챙기지 않았을까 싶었다.
[안전지갑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이거 정말 보면 볼수록 디테일한 게임이네요! 그래서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햄스터님 미션에 2천 개 추가할게요.
갑작스런 후원에, 황급히 스케치북으로 리액션을 적어 내려갔다.
[하와왕! 안전지갑니이이임~ 별풍 100개 후원 캄사하와왓!]
[주식망한하와와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나도 미션 2천 개 추가.
[하와왕! 주식망한하와와님~ 닉네임이 쪼끔 그렇긴 하지마안~ 별풍 100개 후원 캄사합니다아앙!]
이야~ 이거 미션 성공하면… 이게 다 얼마야?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지금 하와와가 파트너가 아닌 일반이라 미션 성공한다 해도 수수료 ㅈㄴ 깨질 듯ㅋㅋㅋㅋ
미션 깰 수는 있을까?ㅋㅋㅋㅋ
난 모르겠다ㅋㅋㅋㅋㅋ
미션으로 별풍을 많이 걸어주시긴 했지만, 솔직히 체념했다. 수익 5천만이 어디 쉬운 일이어야지….
그런데.
수익률 +14.5%
수익률 +17.4%
수익률 +19.1%
수익률 +20.4%
글래스클라스의 수익률이 다시 떡상의 조짐이 보였다.
아까건 진짜 개미털기였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이렇게…?
ㅁㅊ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마 : 이건 내가 원하는 그림이 아닌데…?
수익률 +24.7%
수익률 +27.5%
다시 하루를 넘기려다가, 손을 멈췄다. 이건 그냥 팔아야 된다는 직감이 왔다.
악마 : 야, 이년아! 그거 더 오를 거란 말야! 팔지 마!
나 : 응. 팔 거야~!
악마 : ㅅㅂ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글래스클라스를 팔고 얻은 순수익은 무려 1,546,119원! 자산은 7,172,919원이 되었다.
이제 남은 건….
■칠성전자 : 현재 시세 54,500원. 보유 주식 : 100주(545만) / 수익률 +8.7% (거래세 15,000)
■배달대행거기요 : 현재 시세 1800원. 보유 주식 : 5000주(900만) / 수익률 10.3% (거래세 30,000)
칠성전자가 플러스로 돌아섰다.
꼬르륵….
배에서 ‘밥 줘!’라는 알람소리가 울려왔다.
컴퓨터로 몇 시인지 봤는데, 벌써 오후 8시가 넘었다.
[하와와… 배고파서 죽 좀 먹을 거시에오. 양해 좀 부탁드려오!]
이 말을 남기고 일어서서, 죽이 담긴 냄비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벌써 밥먹을 시간이네.
난 오후 10시인데.
어디 살길래 오후 10시임?ㅋㅋ
[배고픈하와와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누나 내가 호박죽 사줄게. 주소 점 불러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ㅅㄲ 속마음 빤히 보이는데ㅋㅋㅋㅋㅋㅋㅋ
번호를 따는 게 아니라 주소 따고 있누?ㅋㅋㅋㅋㅋ
흰 쌀밥 뿐인 죽을 한 그릇 퍼서 가져왔더니 후원이 올라와 있어서, 답을 보여줬다.
[하와왓? 주소는 못 알려드려도 까톡으로 계좌는 찍어드릴 순 있는뎅… 일단 별풍 100개 후원 캄사합니당~!]
[배고픈하와와 님, 별풍 10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누나, 그럼 까톡 친추해서 일대일 채팅 점 보내주라. 아이디 ‘RS1005323T’야.
[하와와~ 배고픈하와와니이임~ 별풍 천 개 후원 캄사하와와왓! 일단 친추하고 채팅 보낼게여~]
불러준 아이디대로 친추를 해보니,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그럭저럭 잘 생긴 남자의 프로필 사진이 보였다.
나 : 저… 배고픈하와와님 까톡 맞으실까여?
ㅎㅈㅅ : 맞아요 누나.
나 : 계좌랑 은행 적어드릴게여.
ㅎㅈㅅ : 근데 진짜 주소 좀 알려주실 수 없나요? 너무 궁금해서….
나 : 그건 왜요?
ㅎㅈㅅ : 직접 만나보고 싶어서요.
흠….
사실 내가 부탁을 단칼에 거절하기 힘든 성격이긴 했다. 그래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배고픈하와와 님, 별풍 20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이래도 안될까?
둘이 먼 얘기중임?ㅋ
그러게, 궁금하네.
까톡 좀 보여줘봐ㅋㅋㅋ
채팅창도, 그의 후원에도, 고민에 빠진 나는 반응을 할 수가 없었다.
ㅎㅈㅅ : 한 번이라도 만나게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배고픈하와와 님, 별풍 30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내용 없음)
ㅁㅊ 후원 봐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체 먼 일이야?ㅋㅋㅋㅋ
추가적인 그의 후원이 내 마음을 더 흔들고 있었다. 어쩌지…? 딱 한 번만 눈 감고 만나볼까?
하지만… 남자를 만난다는 게 좀 두려웠다. 그래서 거절을 하고는 싶지만, 그가 쏜 후원 금액에 선뜻 거절하기가 망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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