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6화 (6/100)
  • 〈 6화 〉 하와와 6화

    * * *

    6.

    예린이는 화염에 휩싸인 강아지를 그려서 보여줬다.

    ­보신탕?

    ­난 보신탕보단 돼지국밥

    ­나두ㅋㅋㅋ

    ­파이어독… 불독?

    ­핫도그?

    [정답은 ‘핫도그’에오! 통통한햄스터님께서 이번 문제를 맞히신 걸로 최종 우승자가 되었어오! 추카드려오!]

    ­ㅊㅊ

    ­공포게임으로 ㄱㄱ

    ­공포겜 말고 미연시 ㄱㄱ

    ­레이싱 겜은 어떰?

    ­RPG로

    ­포켓몬 골드버전 ㄱㄱ

    ­단풍잎은 어떰?

    ­그거 개노잼이잖아

    시청자들의 채팅이 빨리 올라가고 있어서, 그는 자신의 채팅을 쉽게 읽을 수 없을 거라 판단해, 예린이에게 별풍 1개를 날리며 메시지를 보냈다.

    [통통한햄스터 님, 별풍 1개 후원 감사합니다!] ­주식게임 지금 ㄱㄱ!

    ­주식게임?

    ­그런 게임도 있었음?

    ­최근에 나온 겜이긴 한데, 그냥 게임으로 하는 주식이라 보면 됨.

    ­그거 해봤는데 난 현실 주식이 더 잼슴ㅋㅋㅋ

    ­나도 ㅋㅋㅋ

    ­그 겜 할 만 하긴 함. 근데 어디까지나 겜이라서 한계는 있긴 하지만.

    [하와와… 통통한햄스터님, 후원 캄사합니당! 그런 게임도 있었어요? 저는 몰랐던 거시에오!]

    ­모를 만 하지ㅋㅋ 나도 모르는데

    ­근데 주식겜 재밌음?

    그들의 채팅을 읽으면서, 실시간으로 찍히는 시청자 수를 확인한 예린이.

    #

    어제 방종 직전에 기록한 시청자 수는 148명. 지금은 310명. 어제보다 배는 늘어났다!

    기쁨과 설레는 마음도 잠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란 말이 있는데, 시청자들이 주식게임을 재밌어할까? 다른 게임을 하는 게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이기엔 좋지 않을까?

    …아냐. 그래도 내가 건 공약인데다가, 시청자가 해달라는데 해줘야지. 그게 방송의 기본일 테니까.

    인터넷에 주식게임에 관해 검색해본 결과, 두 종류의 주식게임이 나왔다.

    [둘 중 어느 거에오?]

    [통통한햄스터 님, 별풍 1개 후원 감사합니다!] ­개미로 살아남기에오

    알려준 대로 들어가 봤더니, 주식 차트 속으로 돈을 운반하고 있는 개미들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 보였다.

    화면의 하단에는 버튼이 4개 있었다. ‘시작’, ‘설명’, ‘세이브’, ‘로드’. 나는 먼저 설명 버튼을 눌렀다.

    게임 설명에는 주식용어에 관한 단어들이 짤막하게 쓰여 있고, 어떤 식으로 하는 게임인지가 나와 있었다.

    읽고 있던 나는 머리가 점점 복잡해지고 피곤함을 느꼈다.

    매수랑 매도는 알겠는데, PER 이런 건 또 뭐야? 그리고 사거나 파는 것도 가격이 일치해야만 거래 체결이 된다니….

    ­하와와 눈 반쯤 감김ㅋㅋㅋㅋ

    ­게임 설명이 지루하긴 함. 졸리는 게 당연하지ㅋㅋ

    ­뭔가 복잡하네 ㅋㅋㅋㅋㅋ

    ­이 겜 개노잼 같은데

    내가 봐도 이 게임은 노잼 같아 보였다. 그런데 이 때 내 정신을 맑게 해주는 소리가 들려왔다.

    [통통한햄스터 님, 별풍 100개 후원 감사합니다!] ­수익 5000만원 이상 달성하면 별풍 5000개

    ­ㅁㅊ ㅋㅋㅋㅋㅋㅋㅋ

    ­안전자산임?ㅋㅋ

    ­한 번에 5000개를 태운다고?ㅋ

    [하와왕! 통통한햄스터님! 별풍 100개 캄사한 거시에오! 미션 걸어주셨으니 열씨미 하는 거시에오!]

    그런데 이 정도 별풍이 걸린 걸 보면,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인 건가?

    게임 설명은 대충 읽었으니, 시작 버튼을 눌렀다.

    자산은 1000만으로 시작하며, 여러 버튼과 함께, 열 가지 종목이 눈에 들어왔다.

    ■방부제 마우스

    ■테슬라

    ■칠성전자

    ■북양

    ■대현자동차

    ■글래스클라스

    ■배달대행거기요

    ■환경킴벌리

    ■도르마무메디컬

    ■노피아

    각 종목 별로 옆에 ‘기업 정보’ 버튼이 활성화 되어 있다. 궁금해서 한 종목을 눌러봤다.

    ■방부제 마우스 : 이 기업의 작품들은 최근 수명이 불멸자의 단계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또한 법 위에 군림한 최초의 엔터테인먼트로서,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익을 도모합니다! [영화/애니메이션 산업과 관련됨]

    기업에 대한 설명과 함께 띄워진 주식 차트.

    한 달 기준으로, 밑의 그래프는 매수와 매도가 어느 정도로 오고 갔는지. 위의 그래프는 주식 시세의 변동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이게 주식?

    ­보자마자 피곤해진다 진짜ㅋㅋㅋ

    차트를 자세히 보던 나는, 한 가지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매수와 매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세가 손바닥 뒤집듯이 바뀐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걸 알아봤자, 주식은 파워게임이다. 자본이 많은 자가 판을 쥐락펴락 할 수 있다.

    버튼 중에 ‘대출’이 있어, 그걸 눌러봤다.

    ■땅콩대출 : 대출은 최대 일천 만원까지 가능합니다. 대출을 하시겠습니까? Y / N

    나는 Y버튼을 눌렀다.

    ◆대출 금액을 설정하십시오.

    대출 최대 금액인 1000만원으로 설정했다.

    ◆상환방식을 선택해주십시오.

    →만기일시

    →원금균등상환

    이게 대체 뭔데?

    난 대출을 했던 경험이 전혀 없어서, 이 선택지들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이게 뭔 소리임?ㅋㅋ

    ­만기일시가 뭐임?

    ­만기 날짜에 원금 한 번에 내는 방식을 뜻함. 그 전까진 이자만 내고.

    ­원금은?

    ­원금균등은 이자+원금 나눠서 내는 걸 뜻함

    한 시청자의 설명을 보고나서, 난 만기일시를 선택했다.

    ◆다음 달부터 자산에서 이자가 매달 빠져나갑니다. 다음 해 1월이 만기일로, 해당 날짜에 원금 이상의 자산을 갖지 못한 경우, 파산처리로 게임 오버 될 수 있습니다. 주의하십시오.

    주어진 시간은 총 18개월.

    현재 자산은 대출로 2000만원이 되어 있었다.

    10개의 종목에서 하나씩 차트를 확인해본 나는, 우선 ‘재료’ 버튼을 클릭해봤다.

    ◆재료 버튼은 한 종목 이상 매수를 한 이후에 활성화 됩니다.

    나타난 알림창을 끈 후, 어떤 종목을 살지를 고민하다가 ‘도르마무메디컬’에 눈길이 끌려서 이 주식을 사봤다.

    시세가 천원에 물려있고, 차트를 봐도 언제 올라갈지 알 수 없는 암울한 상황이었지만. 앞으로 몇 년 후에 비트코인이 급부상하는 것처럼, 이 주식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희망을 걸어보며… 매도 주문이 걸려 있는 1천 주를 사봤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그 다음, 다시 재료 버튼을 클릭했지만.

    ◆첫째 달에는 재료 기능을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호에에… 이거 참, 깐깐한 거시에오….

    다른 주식을 사볼까? 라는 생각이 잠시 들긴 했지만, 내가 사놓은 주식이 어떻게 될지도 궁금하니까 일단 ‘턴 넘김’ 버튼을 눌러봤다.

    턴 넘김을 누르자마자, 게임 시간으로 1시간이 지났고, 내가 산 주식의 변동 그래프가 창으로 띄워졌다.

    ­ㅁㅊ ㅋㅋㅋ

    ­ㅋㅋㅋ 100원 오름ㅋ

    ­그래도 오른 게 어디임?ㅋㅋ

    시청자의 채팅 내용대로 딱 100원 올랐다. 이런 방식으로 언제 수익 5000만원을 찍겠어?

    나는 홧김에, 익숙한 이름의 ‘칠성전자’와 ‘배달대행거기요’ 그리고 ‘노피아’에 남은 자산을 올인했다.

    ■칠성전자 : 현재 시세 5만원. 보유 주식 : 100주(500만)

    ■배달대행거기요 : 현재 시세 2천원. 보유 주식 : 5000주(1000만)

    ■노피아 : 현재 시세 5000원. 보유 주식 : 800주(400만)

    그리고 화끈하게 턴 넘김을 계속 눌렀다.

    ­ㅋㅋㅋ 턴 막 넘기네

    ­상여자네ㅋㅋㅋ

    ­도랐ㅋㅋㅋㅋㅋㅋ

    ­이렇게 턴 넘기다가 주식 떡락하면 개꿀잼ㅋㅋㅋ

    ­ㄹㅇ ㅋㅋ

    그렇게 1주가 지났다. 나는 게임 창을 가리고, 그들에게 물어봤다.

    [여러부운!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요오?]

    ­개떡락 각ㅎㅎ

    ­빠른 파산 엔딩 ㅅㄱ

    ­운 좋게 하나 걸려서 평균회귀ㅋ

    ­리겜 ㄱㄱ

    [하와왓? 여러부운~ 그런 말씀 하시면 부정타는 거시에오오오ㅜㅜ 좋은 말만 해주쎄오….]

    ­응 그래도 파산 엔딩이야 ㅅㄱ

    ­진짜 운 좋아도 본전임ㅋㅋ

    시청자들의 반응에도 아랑곳않고, 나는 결과를 확인해봤다.

    ■칠성전자 : 현재 시세 4만원. 보유 주식 : 100주(400만) / 수익률 ­20.3% (거래세 15,000 ­ 0.3%)

    ■배달대행거기요 : 현재 시세 1천원. 보유 주식 : 5000주(500만) / 수익률 ­50.3% (거래세 30,000)

    ■노피아 : 현재 시세 6000원. 보유 주식 : 800주(480만) / 수익률 +19.7% (거래세 12,000)

    [끄아아아아아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개웃기네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그럴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와와 파산 엔딩이 눈앞에 보인다ㅋㅋㅋ

    순식간에 방송 채팅창은 웃음으로 도배됐다.

    [어떠케 어또케 어떡해!!! 흐아아앙!!!]

    ­아 ㅈㄴ 웃기네ㅋㅋㅋㅋㅋㅋㅋ

    ­ㅁㅊ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절망적인 수익률… 복구할 수 있을까?

    으으으으… 스트레스가 확 치밀어 올라서, 사랑니 뽑은 부위에까지 영향이 갔나보다. 갑자기 칼로 마구 쑤시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으으으… 사랑니 뽑은 데가 아파서 방송은 여기까지 할게요. 죄송해오… 미션 내일 이어서 해도 댈까요오?]

    ­스트레스로 통증 도진 듯ㅋㅋㅋ

    ­ㄹㅇ ㅋㅋㅋㅋㅋ

    ­내일도 방송을 킨다고? 크으~

    ­그냥 한 일주일 쉬다가 오시징

    ­그런 말 하지 마ㅋㅋㅋ 일주일은 못 참는다고ㅋㅋ

    ­3일 정돈 쉬는 게 어떰??

    ­아프면 좀 쉬어야지 ㅇㅇ

    [통통한햄스터 님, 별풍 1개 후원 감사합니다!] ­가능

    [캄사합니당, 통통한햄스터님. 저는 이만 방송 꺼볼게영. 빠빠잉!]

    그렇게 황급히 방송을 끄고, 이불 위에 누워 통증과 사투를 벌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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