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와와~ 예리니 방송에 와주셔서 고마운 거시에오!-5화 (5/100)

〈 5화 〉 하와와 5화

* * *

5.

높게 묶은 양 갈래 머리와 속이 비치는 하얀 시스루. 가슴골이 보이는 까만 탱크탑 브라를 걸친 그녀의 모습은, 풋풋하고 귀여운 이미지와 동시에 묘한 색기가 있었다.

­크으… 하와와 여자인 거 믿고 있었다구! 와꾸 미친 거 아니냐구!

­하와와 미소가 요망하네 ㅎㅎ

­저 정도면 D컵임? E컵임?

­D컵 아님?

[러시안블루 님, 별풍 444개 후원 감사합니다!] ­이, 이게… 존예린? ㅅㅂ 실화냐? 심장이 웅장해지고, 거기가 꼿꼿해진다. 제가 의심해서 죄송한 거시에오, 여신님!

“하와와~ 러시안블루님! 별풍은 감사한데 말씀이 쫌… 선 넘은 거 아니에오?”

­맞지맞지. 섹드립은 선 넘네….

­의심병 환자 블루님 나가세요ㅋ

­태세전환 ㅁㅊ ㅋㅋㅋ

­인생 건다던 분 어디감?ㅋㅋㅋㅋ

­하와와님 연예인 안하고 머함?

­박보영보다 더 예쁜데?

­순한 혜리처럼 생김

­강아지 눈빛 커엽누 ㅎㅎ

하지만 러시안블루는 별풍을 쏴준 시청자였기에, 예린이는 블랙을 걸지는 못했다.

[여신하와와 님, 별풍 천 개 후원 감사합니다!] ­여신님 믿고 있었다고! 캠 켜줘서 감사합니다!

“하와왕! 여신하와와님~ 별풍 천 개 캄사합니다앙! 저 그렇게 불릴 정도는 아니에오! 그러니까 여신이란 단어는 써주지 말아 주세오… 쑥스러워여!”

­ㅋㅋㅋㅋ 민망하긴 하겠다

­얼굴 살짝 빨개진 듯?ㅋㅋㅋ

­우리 하와와 귀여오!

­근데 뒤에 있는 분 외모도 만만치는 않음ㅋ

­ㄹㅇ ㅋㅋ 무슨 연예인 지망생들만 모아놨나?

­망생이 아니라 연예인 올스타인 듯.

“난리도 아니네….”

연지는 신기해하며, 예린이 옆에서 채팅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그러게… 헤헤… 이게 다 네 덕분이야. 고마웡!”

“고맙긴. 그나저나 너, 내일 치과 예약 잡은 거 까먹지나 마라.”

“응?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지금 생각나서 하는 말인데, 내일 사랑니 뽑는다고 치과 예약했었잖아. 그것도 기억 안 나?”

연지가 이렇게까지 말해주자, 예린이는 이제야 기억이 났다.

“아… 그러네.”

“그래서 내가 괜히 치킨 가져온 게 아니라고? 뽑고 나선 당분간 맛있는 거 못 먹을 테니까.”

“…….”

그 말을 들은 예린이는 순식간에 침울해졌다.

“흐잉… 하필 내일이라니….”

“매복 사랑니라고 들었으니 뽑을 때 고생 좀 할 거야. 그러니까 오늘 맛있는 거 실컷 먹어두는 게 좋을 걸?”

“히잉….”

­하와와쨩 사랑니 뽑으러 감?ㅋㅋ

­한 쪽이 도토리 넣은 다람쥐 뺨만큼 부풀어 오르겠누ㅋㅋㅋ

­고생이 많네 우리 하와와

자신이 내일 치과를 가야 된다는 사실에, 채팅창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예린이. 현재의 예린이에겐 과거에 치과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많았기 때문에 시무룩해져 있었다.

“…방송은 끄고, 쉬고 있다가 맛있는 거라도 먹으러 가는 게 어때?”

“돌아다닐 기분은 아니라서 그냥 여기 있을래….”

“그래.”

“하와와… 시청해주셔서 감사한 거시에오… 내일 사랑니 뽑으러 가야 되니까 이만 방종하겠사와요. 시청해주셔서 감사한 거시에오.”

기운 빠진 하와와의 목소리와, 방종한다는 그녀의 선언에 시청자들은 안타까워했다.

­힘내 하와와쨩!

­좀만 더 방송 켜주지ㅜㅜ 아쉽다

­사랑니 잘 뽑고 와!

­뽑으면 당분간은 방송 못 키려나?

­못 키겠지ㅋㅋㅋ 말도 하기 힘들 텐데ㅋㅋㅋ

“한 일주일 정도는 방송을 못 킬 거 같아요. 죄송합니다….”

­우리 하와와쨩 보려고 일주일이나 기다려야 되다니! 크흑ㅜㅜ

­일주일 후에 꼭 보자!

[러시안블루 님, 별풍 777개 후원 감사합니다!] ­아까 섹드립은 죄송합니다. 사랑니 뽑은 자리 빨리 완쾌하시고, 빨리 볼 수 있길 바래요!

시청자들의 응원에, 예린이는 기운을 차리고 웃어줬다.

“하와왕~ 모두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될 수 있으면 빨리 방송 키도록 할게요. 이만 방종할게요. 여러분 빠빠잉~!”

­ㅂ2

­빠빠잉!

­잘 다녀오세용!

방송은 종료되었고.

“나도 이제 그만 가봐야겠다. 남편 좀 도와줘야 해서. 이따가 뭐 먹고 싶으면 연락해라. 뭐든지 시켜줄 테니까.”

“고마워….”

“그리고 방송 여의치 않으면 다른 알바도 구할 생각 해봐. 안 그래도 저것들 구하느라 통장 잔고 여유도 없을 텐데.”

“으, 응….”

“내일 잘 다녀와라. 이만 갈게.”

“응. 잘 가….”

깨어났을 때처럼, 이제 방 안은 예린이 혼자만 남았다.

먹다 남은 치킨을 정리하면서, 그녀는 저녁에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날지를 생각했다. 내일에 다가올 결전(?)을 대비하려면 잘 먹어둬야 했다.

#

다음 날 저녁.

시청자들의 휴대폰에선 방송 알림이 울려왔다.

[하와와~ 햄스터 되쪄염!!]

바뀐 방제와 온라인 중인 방송화면. 그녀가 방송을 못 킬 줄 알았던 시청자들은 뜻밖의 방송에 놀라며 들어왔다.

­사랑니 뽑은 당일에 방송을 키는 스트리머가 있다?ㅋㅋㅋㅋ

­와 하와와 볼따구 진짜 햄스터처럼 생겼어ㅋㅋㅋㅋㅋ

­해바라기씨 입에 한 가득 넣은 듯ㅋㅋ 근데 저렇게 부은 거면 많이 아플 거 같은데 ㄱㅊ? ㅋㅋㅋ

­귀여워ㅋㅋㅋㅋㅋㅋ

분홍색 파자마 차림의 그녀가 시청자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반겨주었다.

예린이는 차마 말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스케치북에 색연필로 글을 적어 보여주는 식으로 의사표현을 하기로 했다.

[하와왕~ 여러분 방가워영!]

[말하려 하면 사약 받아먹은 여주인공마냥 피가 울컥! 나올 거 같아서 말을 못하는 거시어요!]

[그래서 의사표현은 이런 식으로 할 거시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사랑니 뽑고 방송 킨 게 대단하네 ㅋㅋ

­깜짝 방송 실화냐고ㅋㅋㅋ

­켜주셔서 감사한 거시에오 하와와쨩!

[여신하와와 님, 별풍 500개 후원 감사합니다!] ­그렇게 무리하지 않으셔도 되요 하와와님ㅜㅜ

[여신하와와님~ 후원 감사한 거시에오~ 하와와와~]

­햄스터처럼 볼이 부풀어 오른 상태에서 이렇게 방송하는 걸 보니까 뭔가 웃기긴 하네 ㅋㅋㅋㅋㅋ

­ㄹㅇ ㅋㅋㅋㅋㅋㅋ

­다른 스트리머 같았으면 오늘 쉬었을 텐데

­ㅇㅈ 떡상각 보이는 스트리머인 듯 ㅋㅋㅋ

[오늘은 제가 쫌 아파서 길게는 방송 못하겠지만, 짧게라도 방송하려고 이렇게 와써오!]

[짧지만 재밌게 하기 위해서 오늘 방송 컨텐츠로 ‘캐치마인드’를 할 거에요.]

­캐치마인드? 그게 머임?

­그거 그림 그리고 알아맞추는 겜이자너ㅋㅋㅋ

[제가 그림 그릴 거니까, 여러분은 알아맞춰주세오. 제일 많이 맞춘 분께는 나중에 저한테 시킬 게임 중 하나를 선택할 권한을 드리게씀당!]

­오옹ㅋㅋㅋ

­공포겜도 가능?

­미연시는?

[방송 제재 안 걸리는 선에서라면 뭐든 가능합니당!]

[지금부터 총 다섯 문제 내는 거시에오. 잘 맞춰보새오!]

예린이는 스케치북에 사람 코를 그려놓고,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다.

­?? 웬 코?

­비염?

­축농증?

­코털?

­하와와 콧물?

한동안 시청자들이 맞추질 못하자, 예린이는 힌트를 써서 보여줬다.

[힌트 : 방송]

­먼 소리야?

­코피?

­뭐지?

­설마 켸인인님?

[정답은 스트리머 ‘켸인인’님이었습니당! 통통한햄스터님이 이걸 맞추셨네요!]

­아이코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ㅋㅋㅋㅋㅋㅋ

­아 나도 같은 생각 했는데ㅋㅋ

[켸인인인 님, 별풍 500개 후원 감사합니다!] ­내가 문제를 맞춰야 된다 맨이야! 아이고난1 아이고난2

­찐임?

­ㄴㄴ 짭임.

[하와와왓~ 켸인인인님~ 후원 감사한 거시에오! 아직 네 문제나 남았으니까 힘내시길 바래오!]

[자, 다음 문제에오!]

그녀는 이번에 문어를 그려서 보여줬다.

­이번엔 문어네?

­문어칩?

­문어칩이란 과자가 있나ㅋㅋ

­예전에 있었음ㅋ

­아 과자 먹고 싶다 갑자기

­혹시 대머리?

[정답은 ‘대머리’에오! 공포겜하는하와와님! 맞춘 거 축하드리는 거시에오!]

­ㅁㅊ ㅋㅋㅋㅋㅋ

­문제의 상태가ㅋㅋ

­이걸 맞춘다고?ㅋㅋㅋ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그녀는 다음 문제를 보여줬다.

­?? 대포랑 사람 하나 그려놨네.

­답이 뭐지?

­정답. 요들 사수

[정답은 ‘요들 사수’에오. 롤노잼망겜님~ 맞춘 거 축하드리는 거시에오!]

­이제 2문제 남았네?

­이러다가 다 한 문제씩만 맞추는 거 아님?ㅋㅋ

이번엔 스케치북 전체를 까맣게 칠한 걸 보여주는 예린이.

­?? 우주?

­뭔데?

­불 끈 모텔의 모습?

­ㅁㅊ ㅋㅋㅋ

­하와와 팬티 색깔

­도랐ㅋㅋㅋ

[하와왓? 제 팬티 오늘 흰색이에오! 그리고 힌트는 군대에요.]

­우와 흰색이라니….

­개꼴리누ㅋㅋㅋㅋ

­이걸 알려주네 ㅋㅋㅋㅋㅋ

­근데 까만 배경이 왜 군대임?

­난 뭔지 알겠다. 군 생활? 이거 맞지?

[정답! ‘군 생활’입니다! 군필여대생하와와님! 맞춘 거 축하드려오!]

­ㅋㅋㅋㅋ 닉봐

­닉값 ㅁㅊ ㅋㅋㅋㅋ

­근데 왜 군 생활이 까맣지?

­선임들이 후임들 놀릴 때 까만 거 보여주면서 이렇게 놀리거든. 이게 네 군 생활이라고ㅋㅋㅋㅋ 앞이 깜깜하다고ㅋㅋ

­난 공익이라 몰랐음ㅋㅋ

­난 신의아들인데

­ㅁㅊ 개부럽네

­근데 이걸 하와와가 어캐 암?ㅋ

­지인 중에 군대 얘기해 준 남자가 있었겠지ㅋㅋㅋ

이제 마지막 문제만이 남은 상황. 예린이는 어떤 걸 문제로 낼까 고민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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