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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무제-624화 (624/648)

624장: 용족 재생 계획 二

그녀는 번개에 맞기라도 한 듯 온몸에 닭살이 솟았다. 정말로 찌르르하게 저릿한 느낌에 두피의 모공까지 다 솟아오를 정도였다.

이런 느낌은 참, 메스꺼웠다.

하지만 동시에 몹시 좋기도, 이상하기도 했다.

“막한, 나는 널 믿어. 앞으로 너는 이 느낌을 기억해야 해. 걱정 마, 나는 돌아올 거야. 내가 네 곁에 돌아올 거야. 너 혼자서 어쩔 줄 모르게 두지 않을게.”

말을 끝낸 뒤, 두변의 몸이 연기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의 체내에 있는 금황색 에너지가 떠올라서 끊임없이 막한의 체내로 들어갔다.

입맞춤을 통해 두변은 체내의 상고 용왕의 정신력을 끊임없이 막한의 체내에 주입했다.

“안 돼, 안 돼…….”

막한은 완전히 전율했다.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혼백 깊숙한 곳으로부터 전율이 일었다.

두변이 불사불멸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체내에 상고 용왕의 정신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그는 모든 걸 막한에게 줘버렸다.

예전에 수많은 이가 막한에게 많은 이익을 주었다. 금화나 왕위 같은 걸 말이다.

하지만 누구도 두변처럼 자신이 가진 모든 기운을 그녀에게 준 적은 없었다.

막한은 자신의 심장이 무너지는 걸 느끼며 울며 외쳤다.

“안, 안 돼, 안 돼…….

두변, 그러지 마. 나는 정말 할 수 없을 거야. 나는 바보라서 정말 해내지 못한다고. 나는 일을 성사시키지는 못하지만 일을 대단히 잘 망치는 사람이야.”

“널 믿어!”

이윽고 두변의 금황색 형체가 연기처럼 사라지고, 그 자리에 어두운 그림자만 남았다. 너무 어두워서 빛까지 집어삼킬 정도의 검은 그림자만 남았다.

그녀는 오랫동안 울지 않았다.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건 그녀 평생에 그녀가 기억하는 두 번째 눈물이었다.

첫 번째는 대녕 제국에서 그녀의 아버지가 참수당했을 때였다.

그녀는 한평생 단 한 사람만 사랑했는데 그게 바로 그녀의 아버지였다.

그런데 지금 두변이 자신의 앞에 사라진 걸 보자, 막한은 한순간 심장의 아주 큰 한 조각이 없어진 느낌이었다.

더할 나위 없이 귀중한 것을 얻자마자, 즉시 잃어버린 기분이었다.

지금 두변이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그녀를 믿는 데다가, 모든 상고 용왕의 정신력을 그녀에게 전부 주었다.

이건 그녀에게 대단한 충격을 주는 행위면서 또 그녀에게 크나큰 압박감을 주었다.

바로 그때, 실험실의 문이 열리며 정토 세계의 술사 우두머리가 술사 수백 명을 데리고 들어왔다.

막한의 몸에서 모든 비늘이 솟구쳐서 자신의 아름답고 유연한 몸을 전부 가려버렸다.

물론 그녀의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이 술사들에게는 그녀가 보이지 않으니까.

모든 이가 특수한 에너지체를 꺼낸 뒤에 에너지 액체 두 방울을 짜서 눈에 집어넣었다. 그들은 그제야 두변과 막한 두 사람이 보였다. 하지만 볼 수 있는 건 고작 빛 한 줄기에 불과했다.

술사 우두머리는 두변의 형체를 본 뒤, 놀라서 펄쩍 뛰고 말았다. 그는 자신이 본 장면을 믿을 수 없었다.

본래 두변은 체내에 상고 용왕의 정신력이 있기 때문에 금황색 빛을 드러내야 했다. 하지만 지금 금황색 빛이 사라지고, 완전한 어둠 한 덩어리만 남았다. 게다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이건 뭐지? 이건 무슨 꿍꿍이야? 전혀 본 적이 없는 거잖아!’

이어서 술사 우두머리는 놀랍게도 막한 여왕의 몸에 드러난 금색 빛이 전보다 훨씬 짙어진 걸 발견했다. 그녀 체내에 있는 용족의 기운이 배나 진해졌다.

태자가 두변 체내에 있는 용왕의 정신 에너지를 벗겨내서 그자를 걸어다니는 시체로 만들라고 했었다.

그런데 눈앞의 이 상황을 보건대, 전혀 벗겨낼 필요가 없었다. 상고 용왕의 정신 에너지는 이미 두변의 신체를 떠나 막한의 체내로 들어갔다.

방금 전에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가장 관건은, 두변의 혼백인 이 검은 그림자는 대체 어떤 것일까?

그런데 엄격히 말하자면 이 모든 건 자신과는 무관했다. 그는 그저 태자 전하의 뜻을 집행하기만 하면 된다.

“이 두 혼백을 실험실 안으로 보내서 두변의 혼백에게는 몸을 새로 만들어줘라. 중요한 건 막한에게 용족 재생 실험을 하는 것이다.”

정토 세계의 술사 우두머리가 말했다.

“예!”

이윽고 무사 여러 명이 앞으로 나왔다. 그들은 에너지 진을 사용해서 두변과 막한 여왕을 통제하며 핵심 실험실에 들여보냈다.

사실 그들은 두변에게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 두변은 이제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의 혼백은 이미 죽어버린 듯이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막한 여왕은 발버둥치며 필사적으로 손을 내밀어서 두변을 만지려고 했다. 그녀가 큰소리로 외쳤다.

“두변, 너 왜 그래? 깨어나 보라고. 말 좀 해봐!”

정토 세계의 문명은 대단할 정도여서, 사람도 만들 수 있었다.

‘손이 없어졌다고? 괜찮아. 내가 손을 만들어주지.’

‘네 중요 부위가 없어졌다고? 괜찮아. 내가 만들어주지.’

‘심지어 신체가 없어져도 혼백만 온전하다면 내 당신에게 몸을 만들어줄 수 있어.’

다들 생명을 창조하는 능력은 신에게 속하지만, 일단 인류가 그걸 장악하면 인류는 신을 무시하기 시작할 거라고 말한다.

그러니 그 점은 정토 세계가 자만하는 근원이기도 했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우리가 생명을 만들 수 있는 이상, 우리는 이미 신의 높이에 다다랐다. 심지어 우리는 이미 새로운 용족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용족을 신앙하고 경외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특히 정토 세계는 생명을 창조할 수 있게 된 지 오백 년이 넘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해서 인류 군단을 만들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한 사람을 만드는 데에 들어가는 원가가 한 사람이 태어나는 데 들어가는 원가를 크게 상회하기 때문이다.

물론 또 다른 단어가 정토 세계의 강함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신용족 재생 계획’.

정말로 새로운 용족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건 굉장히 놀라운 일이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새로운 용족 재생 계획의 원리는 이미 죽어버린 용족 혼백의 조각 혹은 에너지 조각을 찾아서 대량으로 복제해서 온전한 용족의 혼백을 되찾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그런 뒤 강력한 기술로 용족의 몸을 만들어낸다.

그건 《쥬라기공원》에서 공룡의 DNA를 이용해서 다시 공룡을 만들고 번식시키는 것과 유사했다.

정토 세계는 수없이 실험했지만 전부 실패했다.

그동안 실패한 실험들이 한 가지를 충분히 증명해주었다. 용족은 혼백이든 정신이든, 다 복제할 수 없다는 점 말이다.

대략 수십 년 전에 정토 세계의 위대한 술사가 다시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모든 용의 혼백 에너지 조각은 다 온전하니, 애초에 화사첨족(畫蛇添足)하듯이 그걸 메꾸어서 회복시키려고 할 필요가 없다. 필요한 건 그 용족의 혼백 조각에 대량의 에너지를 주입하는 것이고, 또 대단히 강한 에너지를 사용해서 혼백 조각에 충격을 주어 활성화시키면 된다는 이론이었다.

이게 바로 정토 세계의 저명한 ‘대충격 이론’이었다.

두변의 검은 그림자 한 덩어리 같은 혼백에 대해 더는 관심을 갖는 사람도 없었다.

정토 세계의 술사 수백 명이 다 용족 재생 실험에 전념했다.

이곳은 거대한 진공 파이프 안이었다. 전부 특수한 에너지 정체로 만든 것인데 장장 300미터가 넘는 길이였다.

단순히 이 에너지 파이프만 해도 만드는 데 7년의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이걸 만드는 데 그 당시 30퍼센트의 에너지 예산을 사용했다.

막한 여왕의 혼백의 빛은 바로 이 300미터 정도의 에너지 파이프 중간에 있었다.

“에너지를 주입하기 시작하라!”

술사 우두머리가 말하자, 술사 백 명이 여러 가지 에너지 실험 기구를 조작해서, 이 에너지 파이프 안에 에너지를 주입했다.

“에너지 주입, 1 파멸급!”

“10 파멸급!”

“20 파멸급!”

여기에서 말한 파멸급은 에너지 단위였다. 파멸자 한 명의 체내에 내포된 모든 힘에 해당했다.

“에너지 주입 완료!”

“에너지 압축을 시작하라!”

“에너지 압축 개시!”

“십분의 일!”

“백분의 일!”

“천분의 일!”

“만분의 일!”

에너지 파이브 양쪽에서 에너지가 끊임없이 무너지며 압축되면서 최후에는 한계치까지 압축되었다.

본래 아무런 질량도 없는 에너지가 뜻밖에 점 두 개로 응결되었다.

하나는 하얀 점, 하나는 검은 점.

그 두 점은 직경이 1밀리미터도 되지 않았지만 파멸자 스무 명의 에너지를 내포하고 있었다.

모든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는 놀라울 정도였다. 지금 정토 세계의 모든 정석등(晶石燈)이 20퍼센트 정도 어두워졌다.

하늘을 오가며 비행하는 궤도 비행선도 20퍼센트 속도가 떨어졌다.

막한 여왕은 300미터 길이의 에너지 파이프 중간에 누워있었다. 항상 모든 걸 두려워하지 않던 그녀는 지금 어딘가 모르게 불안했다.

그건 두려움이 아니라 안정감이 없는 데에서 오는 고독함이었다.

예전에 그녀는 항상 고독했지만 그녀 자신은 그런 고독을 즐겼다.

하지만 두변이 그녀와 에너지 간의 얽힘을 나눈 후, 특히 그녀의 첫 키스를 앗아간 뒤, 그런 아름다운 고독함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고작 잠깐 곁에 머문 뒤, 하늘이 다시 두변을 그녀 곁에서 빼앗아갔다.

이제 도저히 고독을 즐길 수 없을 듯했다.

이 머저리 여왕도 뜻밖에 두변이 함께 있는 걸 갈망하게 되었다.

“모든 이는 물러서라!”

순식간에 술사 수백 명이 전부 실험실에서 나갔다.

이어서 충격 실험은 실험실 공간 밖에서 진행해야 한다.

왜냐하면 실험이 실패해서 대폭발이 일어나면 그건 핵폭탄 n개가 폭발하는 수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실험실 전체가 잿더미가 될 뿐 아니라, 여기 있는 술사 수백 명도 순식간에 연기로 사라진다.

핵심 실험실 공간 밖으로 나간 술사 수백 명은 원격 조종을 통해 실험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술사 우두머리는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이번 실험이 성공일지 실패일지는 모두 이번 충격에 달려있었다.

위대한 충격 이론이 성립할지 여부는 이번 실험에 달려있었다.

성공한다면 그들은 새로운 용족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실패한다면 천문학적인 대가를 들여서 만든 이 핵심 실험실 공간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술사 우두머리가 명령을 내렸다.

“가속을 시작하라! 충격을 가해라!”

순식간에 핵심 실험실 공간 전체에서 에너지를 한계치까지 방출했다.

사방 수백 리 안의 모든 정석등이 1초간 꺼졌다.

하늘의 비행선들도 1초간 멈춰섰다.

에너지 점 두 개가 한계치까지 가속되면서, 초당 일만 미터, 초당 10만 미터, 초당 백만 미터의 속도에 이르렀다.

최후에 그 에너지 점 두 개가 광속의 10분의 일이라는 놀라운 속도까지 가속되었다.

그 속도는 얼핏 보면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 지구에서 하드론(hadron) 충돌도 이미 광속에 가까워졌으니 말이다.

쾅!

거의 눈 깜짝할 사이에 에너지 점 두 개가 각각 백오십 미터를 날아간 뒤 세차게 충돌했다.

더할 나위 없이 강력한 에너지가 막한 여왕의 신체 중앙에서 대충돌을 일으켰다.

태양의 빛보다 만 배, 백만 배는 환한 빛이 터져 나왔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대충돌이 끝이 났다.

위대한 용족 재생 계획 실험이 끝이 났다.

고작 이 한 번의 충돌을 위해서 정토 세계는 1년에 소모할 에너지의 35퍼센트를 사용해버렸다.

그와 같은 시각.

북극의 빙판 위에서 정토 세계의 태자와 꿈속 마왕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이건 두 사람의 첫 번째 만남은 아니었다.

순결하고 티 없는 빙판 위에서 두 세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같은 보폭을 내디디며 서로에게 가까워지고 있었다.

정토 세계의 태자는 지금 키가 6미터였다.

그에 비해 꿈속 마왕은 5미터 90이었다. 이건 그의 겸손한 태도를 나타내면서 자신이 정토 세계의 태자보다 머리 반 개는 낮은 지위라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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