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관무제-619화 (619/648)

619장: 조언평의 운명 二

조언평의 아빠는 의사였고 인물도 좋았다. 의술이 대단한 데다, 점잖아서 보는 사람마다 그를 칭송했다.

하지만 그가 심각한 불안장애, 정신 착란, 정신분열증까지 있는 걸 아는 사람은 몹시 드물었다.

아주 예전부터 그는 자신의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고 의심해서 종종 아내를 구타했다.

그 당시 대입시험이 끝나고 조언평은 한 명문대학교에 붙었다. 하지만 그의 가족은 그 소식을 기뻐할 틈도 없었다. 조언평의 엄마가 어떤 남자와 대화를 조금 오래했다는 이유로, 대화하는 태도가 조금 상냥했다는 이유로, 조언평의 아버지가 또 아내가 바람났다고 의심하고 아내를 구타하기 시작했다.

그날은 특히나 매섭게 때려서 아내의 늑골을 부러뜨리기까지 했다.

조언평이 필사적으로 어머니 앞을 막다가 아버지한테 걷어차였다.

“뻔뻔한 여자 같으니, 몰염치한 여자 같으니라고…….”

정신착란증이 발작한 조언평의 아버지가 가스레인지에서 끓고 있는 주전자를 들어서 곧바로 끓는 물을 아내 몸에 뿌렸다.

“아악!”

차마 한 번도 큰 소리를 내지 못했던 조언평의 엄마가 더할 나위 없이 처참하게 비명을 질렀다.

겁많던 조언평도 더는 참지 못하고 미친 듯이 머리로 아버지를 박았다. 황소처럼 아버지의 배를 박은 다음에 필사적으로 앞으로 밀어버렸다.

정신없이 밀다보니 베란다까지 다가갔고, 결국 아버지를 베란다 밖으로 밀어버렸다.

조언평의 아버지는 그렇게 떨어져 죽었다.

그 후에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조언평의 어머니는 경찰에 자수하며 자신이 남편을 밀어서 떨어져 죽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조언평의 죄를 대신 떠맡아서 과실치사로 7년 형을 받았다.

두 번째로 고통스러운 조언평의 기억이 다시 온전히 재현되었다.

이번에는 조언평도 무너지다시피 했다.

바지에 똥을 싼 첫 번째 기억에 비하면, 두 번째 기억은 그보다 열 배, 백 배 이상 고통스러웠다.

그러니 조언평은 이미 이 기억에 대해 완전히 봉인했고, 심지어 다 조각내 버렸다. 그 기억은 그가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의 정신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리면서 정신이 분열되기 시작했다.

노이로제라도 걸린 것처럼 쉴 새 없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미안해, 아빠. 고의가 아니었어. 고의가 아니었다고.

엄마, 미안해. 너무 무서웠어. 너무 무서웠어…….”

조언평의 혼백이 고통스럽게 통곡했다.

“내가 뭘 해야 하지?

참, 두변의 몸을 빼앗고, 두변의 혼백을 없애야 해.

이 일은 이미 지나갔어. 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나는 엄마를 구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거야. 게다가 엄마가 내 대신 죄를 받은 건 엄마가 부끄러워서 그런 거야. 엄마가 진짜로 아빠에게 미안한 일을 했으니까.

나는 잘못이 없어. 나는 잘못한 게 없다고…….”

조언평의 무너질 것 같던 혼백이 또다시 가까스로 평온을 찾았다. 이윽고 두변의 혼백을 향해 더할 나위 없이 원망의 눈빛을 보내며 소리 질렀다.

“비열하고 몰염치한 두변! 너는 네가 한 일로 대가를 치르게 될 거다. 네가 나에게 준 고통을 나는 열 배, 백 배 되돌려줄 거다!”

조언평이 큰소리로 하하, 하고 웃었다.

이어서 조언평이 계속 두변의 뇌 영역 속에서 미친 듯이 공격을 가했다. 그의 너무나 강력한 정신력으로 두변의 정신을 깔아뭉갰다.

두변의 뇌 영역이 한 군데씩 연달아 함락당하면서, 곧 그의 혼백은 뇌 영역의 아주 작은 모퉁이까지 쪼그라들었다.

“죽어라, 혼비백산하거라. 두변!”

조언평이 미친 듯이 소리 질렀다.

이윽고 두변의 정신을 향해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려고 했다.

잠깐만에 또 정신의 환상이 나타났다.

이것은 최후의 환상이었다. 두변이 조언평에게 준비한 최후의 치명적인 일격은, 배경이 미국이었다.

이때 조언평은 하버드 의학대학원에서 박사를 마쳤고 결혼도 했다.

아내는 화끈하고 육감적인 몸매의 소유자였다.

그때 조언평은 수입이 몹시 좋았다. 게다가 슬개골 기형을 8할이나 교정했고, 짝짝이 크기의 서로 다른 눈도 교정했다. 물론 아직도 다리를 조금 절뚝거리는 데다가 얼굴도 조금 조화롭지 않아서 잘생긴 편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그의 아내는 관광 비자를 가지고 미국에 온 뒤, 남아서 일을 했다. 하지만 그녀의 비자가 지나서 불법체류자인 셈이었다. 그렇지만 조언평과 결혼한 뒤로 순조롭게 영주 허가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조언평의 길이가 다른 다리와 기형적인 얼굴을 싫어했다. 그래서 결혼한 지 2년 뒤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았다.

얼마 뒤, 아내는 이혼을 신청하면서, 조언평이 그녀의 뺨을 때린 동영상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윽고 조언평은 상대방에게 모든 재산을 넘겨주며 빈털터리로 이혼했다. 집과 아내, 아들을 잃었다.

그의 전처는 그의 돈을 가지고 그의 집에서 그 정부와 함께 살았다. 심지어 매달 조언평은 전처에게 적지 않은 양육비를 지불해야 했다.

이건 얼마나 크나큰 치욕이자 고통이겠는가!

당연히 조언평은 전처와 정부를 죽일 계획을 꾸미기 시작했다. 게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야 하고, 자신이 아무런 혐의를 받아서도 안 된다.

전처를 죽이고 나면 아들의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다. 그의 보물 같은 아들이 그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아들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희망이었다. 그가 유일하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의지처였다.

그렇게 수많은 방법을 떠올렸지만 다 실행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일단 전처와 정부가 죽어버리면 경찰이 가장 먼저 그를 의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는 멘탈이 좋다고 할 정도가 아니었기에 경찰에게 심문을 받으면 허점을 드러낼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그는 전혀 손쓸 방법이 없었다. 눈을 빤히 뜨고 그 개 같은 남녀가 즐겁게 사는 걸 지켜보면서, 자신은 괴로움과 고통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때 어떤 사람이 나타났다. 그는 더러운 남자였는데 미국 거리에 있는 노숙자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 남자는 의외의 사건을 만들어서 조언평이 법적으로 아무런 위험에 처하지 않으면서, 그의 전처와 정부를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언평은 그의 말을 당연히 믿지 않았다.

그 남자는 조언평이 그 목표를 완수하도록 자신이 도와준다면, 그때부터 조언평의 혼백은 그의 것이 된다고 말했다.

조언평은 좋다고 했다.

이윽고 그 떠돌이는 조언평에게 어떤 외진 수풀 속으로 가서 어떤 차에서 곰돌이 스티커를 뗀 다음에,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또 다른 차에 붙여놓으라고 했다. 그 차 두 대 모두 똑같은 토요타 코롤라였다.

조언평은 그 말대로 했다.

한 시간 뒤, 조언평은 텔레비전 뉴스를 볼 수 있었다.

30킬로미터 밖의 어떤 산길에서 격렬한 총격전이 일어났는데 토요타 코롤라에 총알 수백 발을 맞아서 차 전체가 구멍투성이가 되어버렸다고.

뉴스에서는 이번 총격전이 마약 거래상끼리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째서 그 마약상의 총탄이 그 무고한 차에 쏟아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조언평은 그 뉴스에서 나온 차량에 곰돌이 스티커가 붙어있는 걸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이윽고 그는 텔레비전에서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전처와 그녀의 백인 정부를 볼 수 있었다. 그 둘은 몸에 총알을 열 발도 넘게 맞고 완전히 죽어버렸다.

그때 어떤 말로도 조언평이 느낀 즐거움을 설명할 수 없었다.

하지만 텔레비전에 나온 다음 장면이 그를 완전히 실성하며 무너지게 만들었다.

차량 뒷좌석에 아이 카시트가 있었는데 거기에 두 살도 안 된 영아가 앉아 있었다. 바로 조언평의 아들, 그가 최고로 아끼는 보물 같은 아들이 있었다.

순식간에 조언평의 영혼은 완전히 터져버릴 것 같았다.

‘어떻게 이렇지? 어떻게 이럴 수 있어?’

그 일을 하기 전에 조언평은 일부러 유치원에 가서 아이를 보고 왔는데 아들은 분명히 그곳에서 즐겁게 놀고 있었다.

어째서 그의 아들이 차 안에 나타난 것일까?

그는 개 같은 한 쌍을 죽이려고 했지만 자기 아들은 너무나 사랑했다. 게다가 그들이 죽으면 그는 아들의 양육권을 가지고 올 수 있었다.

그 개 같은 한 쌍만 죽이려 했는데 그 결과는!

“아아악!”

정신 환상 속에 있는 조언평이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그는 야수처럼 울부짖었다.

서 있을 수도 없어서 고통스럽게 바닥을 구르며 필사적으로 구토를 했다. 그런 뒤 또 설사를 할 뿐 아니라, 온몸을 손쓸 수도 없이, 피가 날 때까지 토했다.

그는 살아갈 수 없었다.

발버둥을 치며 주방까지 기어간 다음에 칼로 자신의 목숨을 끝내려고 했다

그때, 그 떠돌이가 다시 나타났다.

그는 조언평의 혼백을 가지러 왔다.

조언평이 그의 꼭두각시가 되길 원한다면 그의 다리의 장애, 얼굴의 기형 모두 사라지고, 비길 데 없이 잘생긴 훈남으로 변할 뿐 아니라, 모든 고통스러운 기억까지 깨끗이 사라진다고 했다.

고통에 무너지고 있던 조언평은 필사적으로 이마를 땅에 박았다.

이윽고 그 떠돌이의 손이 조언평의 머리를 가볍게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그에게서 모든 고통스러운 기억이 사라졌다. 마치 칼로 뇌 영역을 말끔히 도려낸 것처럼.

다리의 장애도 사라지고, 얼굴 기형도 사라졌다.

그때부터 운명 대마주가 탄생했다. 감정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마음이 없는 듯한 미치광이가 나타났다.

그 떠돌이는 당연히 운명 마왕이었다.

이 세 단락의 정신 기억이 조언평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건 그에게 파멸적인 공격이나 마찬가지였다.

두변은 이 세 가지 정신 공격술을 사용해서 조언평을 파멸시키려고 했다.

지나간 이 세 이야기는 모두 조언평의 옛집에서 찾았다.

어떤 건 문자로, 어떤 건 영상으로 자료가 남겨져 있었고, 상당 부분은 추측이었다. 이윽고 두변이 그 상황을 복원하고 강력한 정신술을 사용해서 머릿속에 세 가지 정신 감옥을 만들었다.

조언평이 두변의 몸을 빼앗으러 두변의 뇌 영역에 침입하면 반드시 세 가지 정신 함정에 빠지게 된다.

“안 돼, 안 돼…….”

마지막 정신 기억은 조언평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

조언평은 이 기억을 이미 20년 가까이 잘라내고 살았다. 그런데 지금 다시 그게 갑자기 나타나니, 그의 정신은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아아악!”

조언평은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필사적으로 두변의 뇌 영역에서 물러났다.

카시트 위에 있는 핏자국을 힐끗 보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워서 죽을 것만 같았다.

가장 빠른 속도로 도망쳐야 했다.

“잊어버릴 거야. 잊어버려야 해…….”

조언평은 필사적으로 바닥에서 뒹굴면서 발버둥쳤다.

19년 전에 텔레비전에서 그 뉴스 장면을 보았을 때처럼 그는 경련하기 시작했다. 설사하고 구토하며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불안증세와 정신 착란,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 모든 정신병이 발작하기 시작했다.

더할 나위 없이 강력한 운명 대마주는 사라졌다. 그는 벼락에 맞은 정신병자처럼 바닥에 누워서 구토와 설사하면서, 벌벌 떨었다.

그의 혼백은 완전히 무너지고 조각나버렸다.

그는 몸을 웅크린 채로 눈물을 흘리며 목놓아 울었다.

“아가야, 미안해. 아가야, 미안해…….”

그는 끊임없이 중얼거리며 그 말만 반복했다. 이윽고 심장이 아파서 경련이 일어났는지, 그는 필사적으로 가슴 부위를 틀어쥐려고 했다.

그의 입가에서는 끊임없이 빨간 피가 쏟아져 나왔다.

그의 아들, 그의 보물 같은 아이는 그의 전부이자, 그가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자신은 전처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신의 아들을, 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내 아가, 내 보물…….”

그는 눈물을 마구 쏟으며 끊임없이 같은 말을 중얼거렸다.

두변과의 결투는 진작 그의 머리에서 내팽개쳐졌다.

마음속의 고통, 보물 같은 아들에 대한 가책과 그리움이 그의 영혼을 가득 채웠다.

두변의 영혼은 자신의 모든 뇌 영역과 신체를 되찾았다.

두변은 가만히 조언평을 바라봤다.

조언평이 고통스럽게 소리쳤다.

“어째서 나를 이렇게 대하는 거지? 어째서 이렇게 내 운명을 조롱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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