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관무제-610화 (610/648)

610장: 비장의 무기 없어?

한참이 지난 뒤, 사자가 운명 대마주 조언평에게 연락하자, 조언평이 물었다.

“일은 끝났나? 이제 인내심이 떨어지려 한다. 이제 이 게임이 재미없어.”

사자가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주인, 막한이 졌습니다!”

조언평이 순간 놀라서는 한참이 지난 뒤에야 입을 열었다.

“어떻게 그렇게 된 거냐?”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불사족 군단 3천 5백만은 이미 전멸한 데다가, 그녀와 불사족 패주 모두 미쳤습니다!”

조언평은 한참이나 침묵했다.

그는 두변을 가지고 놀 생각이었다. 고양이가 생쥐를 잡은 뒤에도 바로 죽이지 않고, 먼저 한참을 가지고 논 다음에야 무참히 물어서 죽이는 것처럼.

하지만 그 쥐새끼가 고양이를 할퀴게 하거나 체면을 구기는 일이 일어나는 건 절대 원하지 않았다.

한참이 지난 뒤 조언평이 말했다.

“이 게임은 완전히 재미없게 변해버렸구나.”

“주인,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불사족 패주는 제법 구역질 나게 생겼으니, 죽여버려라!”

“예!”

이윽고 악마 사자가 번쩍하고 불사족 패주의 머리 꼭대기에 나타나더니, 악마의 손을 하늘로 뻗었다.

순식간에 온 천지의 암흑이 악마 사자의 손에 모이더니 거대한 암흑검으로 변했다.

솩!

거대한 암흑검이 불사족 패주의 머리를 힘껏 찔러버렸다.

아무런 피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미친 듯이 분풀이하던 불사족 패주가 한순간 완전히 굳어버리더니, 곧이어 검은빛 모래로 변해서는 허공에서 흩어졌다.

더할 나위 없이 거대하던 불사족 패주가, 거대한 산처럼 크나큰 그것이 곧바로 연기처럼 사라졌다.

1초 뒤, 악마 사자가 막한 여왕 앞에 나타났다.

막한 여왕이 놀라서 냉랭하게 물었다.

“누구냐?”

악마 사자가 말했다.

“나다!”

“나라고? 너는 즉시 두변이나 잡아와라. 내가 그놈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온몸을 부숴버리고, 껍질을 벗기고 힘줄을 뽑아버릴 테다!”

악마 사자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럴 필요 없다. 너는 이미 그 일을 할 자격을 잃었다.”

“네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너는 운명 대마주의 개에 불과한데? 나는 존귀한 여왕인데, 네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냐? 너에게 명령하겠다. 즉시 두변을 내 앞으로 잡아와!”

악마 사자가 담담하게 말했다.

“멍청이 같으니. 매마, 나와라. 이 멍청이는 이제 못쓰게 되었다!”

막한 여왕이 격노했다.

“뭐라고? 죽고 싶냐?”

그 순간 매마 하나가 막한 여왕의 몸에서 무참히 뽑혀 나왔다.

그와 동시에, 막한 여왕은 공허해졌다. 스스로 온몸이 텅 빈 것만 같았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매마가 자신의 체내에 있는 게 익숙해져서, 꼭 자신의 신체의 일부인 것만 같았다.

“멍청이 같으니!”

이윽고 사자의 암흑검이 힘차게 막한 여왕의 심장을 찔러 들어갔다.

“악!”

막한 여왕이 날카롭게 비명을 지른 뒤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너, 네가 감히 날 죽여? 나는 여왕이다! 네가 감히 날 죽여?”

악마 사자가 다시 한 번 멍청이라고 소리친 뒤, 암흑검을 뽑아냈다.

막한의 비길 데 없이 아름다운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하게 변하면서 호흡을 완전히 멈춰버렸다.

이윽고 그녀의 몸이 천천히 쓰러졌다.

“내가 널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다! 이 조언평…….”

막한 여왕이 눈을 감더니 쓰러졌다.

악마 사자가 말했다.

“주인, 머저리 여왕 막한이 죽었습니다!”

조언평이 말했다.

“그래, 악몽 제국의 태자에게 악몽 무사 30만을 거느리고 출격하라고 명령을 내려라. 너는 악마 군단 5만을 거느리고 출격해라. 꼭두각시 부족의 대추장과 약탈자 연맹의 대원수에게 모든 대종사급 고수를 거느리고 출격해서 태강 제국 성의 모든 이를 모조리 죽여버리라고 명령을 내려라. 두변의 가죽을 벗기고 힘줄을 뽑아라!”

조언평의 말투는 몹시 담담했지만 노여움이 한계치에 다다른 모양이었다.

“예!”

약탈자 백만 대군이 패배했을 뿐 아니라, 꼭두각시 부족의 패군과 막한 여왕의 불사족 군대도 패배했다.

이제 악몽 제국의 군단 30만과 악마 군단 5만이 남았다.

그렇지만 이 두 군대 모두 최강의 군대였다.

태강 제국의 도성 안.

이제 최후의 결전이 남았건만 평범한 무기로는 그다지 큰 쓸모가 없을 것이다.

두변은 무도 군단 5만을 거느리고 성벽 네 곳에 분산시켰다.

그의 진영에서 연옥자 절정에 이른 고수는 단 한 명, 바로 방청의였다. 무성 급의 고수는 단 두 명, 두변과 태강 제국의 제1원수 이사사였다. 반성 등급의 고수는 단 두 명, 제5와 제7 원수였다. 대종사급 이상의 고수는 9백 명 정도였다.

적의 진영에서는 열반 등급의 절정 고수가 적어도 한 명은 있을 테고, 연옥자 절정 등급의 고수는 적어도 3, 4명, 무성 등급의 고수는 수십 명이 넘으며, 대종사 등급의 고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을 것이다.

방청의가 말했다.

“만약 당신에게 비장의 무기가 있다면 빨리 내놓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쪽 패배가 따놓은 당상이라고요.”

“비장의 무기? 지금은 아직 꺼낼 수 없지. 정확히 말하면 아직 완성되지 않았어.”

두변의 얘기를 듣고 그녀가 말했다.

“미쳤군요. 지금이 어떤 땐데, 지금은 진정 생사존망이 달린 순간이라고요.”

“비장의 무기를 지금 써버리면 앞으로 무엇을 가지고 운명 대마주 조언평을 죽이려고?”

“지금 모두 죽어버린다면 아무런 미래가 없는 거잖아요!”

바로 그 순간, 동쪽 하늘이 갑자기 환해지더니, 거대한 틈이 갈라졌다.

다음 순간, 수많은 형체가 하늘의 틈에서 튀어나왔다.

약탈자 연맹의 5만 무도 군단, 꼭두각시 연맹의 5만 무도 군단, 악몽 제국의 태자가 거느린 30만 악몽 제국의 무사, 악마 사자가 거느린 5만 악마 군단이었다.

이 수십만 무도군단이 하늘에서 내려온 병사들처럼 순식간에 눈앞에 나타났다.

악마 군단은 인간의 얼굴에 길고 날카로운 뿔, 날개 한 쌍을 가졌는데 남자는 얼굴이 비길 데 없이 준수했고, 여자는 아름답고 요염했다. 하지만 남녀를 막론하고 몸매만은 비길 데 없이 아름다웠다.

악마 같은 몸매라는 건 이들에게서 나온 말일 것이다.

하지만 양의 발굽 같은 뿔과 악마의 동공 때문에 무척이나 공포스러워 보였다. 게다가 날개도 박쥐 날개 같아서 혐오스럽기만 했다.

운명 대마주의 노비, 악마 사자가 힘차게 땅으로 착지하는 순간 그의 몸이 순식간에 너무나 거대하게 변하더니 거의 390미터가 넘게 커졌다.

악마의 사자가 390미터 높이로 변한 건 태강 제국의 황궁보다 더 커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 정도 키가 되어야 높은 산처럼 우뚝 서서 태강 제국의 도성을 내려다 볼 수 있지 않은가.

방청의가 놀라서 숨을 헉하고 들이켰다.

“저, 저자는 대녕제국의 명계의 땅에 있는 악마 백작보다 더 강해요!”

예상이 맞다면 조언평의 이 악마 사자는 아마도 악마 준후작일 것이다.

악마 사자는 개미떼를 보듯이 태강 제국의 모든 이를 바라볼 뿐, 두변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사실 성 안의 모든 이가 그의 눈에는 정말로 개미떼처럼 보였다.

일전에 제 주인이 두변을 갖고 놀아야겠다고 해서 자신은 시종일관 나서지 않았다. 이제 제 주인이 흥미를 잃었으니, 이 개미떼를 죽일 때였다.

악마 사자가 담담하게 말했다.

“개미 같은 두변아, 주인께서 네 연기가 제법 괜찮아서 너를 보는 게 비교적 재미있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럼 너에게 묻겠다. 아직 꺼내지 않은 비밀 무기가 있냐?”

두변이 고개를 저었다.

“다 썼다!”

정석 마포, 에너지마총, 초특급 에너지포, 공중 비행선, 심지어 황금 지팡이까지 다 사용했다.

그 비밀 무기들도 몹시 대단하긴 했다. 약탈자 연맹의 백만 대군과 꼭두각시 부족 군단을 이겼을 뿐 아니라, 최후에는 심지어 막한 여왕의 3천 5백만을 무찌르기까지 했으니까.

이제 비밀 무기들을 다 써버려서 정말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최강의 악마군단 5만과 악몽 제국의 군단을 상대해야 하는데 두변에게는 정말 아무런 비장의 무기도 없었다.

악마 사자가 말했다.

“비밀 무기가 없다고? 그럼 너는 죽어도 되겠구나. 주인께서 명령하셨다. 태강 제국 도성 안에 있는 모든 이를 참살하고, 네 딸과 아내들을 마음껏 가지라고 말이다!”

두변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방청의가 소리쳤다.

“두변, 당신에게 분명히 말할게요. 나는 애초에 저 악마를 이기지 못해요. 심지어 저자는 한 손을 쓰지 않고서도 나를 죽일 거예요. 당신의 아내들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다고요. 나는 저 악마들에게 당하다가 죽고 싶지 않다고요. 잊지 마요. 나는 아직도 처녀라고요. 그러니 당신에게 뭐라도 비장의 무기가 있다면 빨리 꺼내요. 그렇지 않으면 이 몸이 정조를 지킬 수 없다고요!”

“비장의 무기는 없다고.”

“그럼 당신 말은 우리가 다 죽기만을 기다려야 한다는 거예요?”

두변이 고개를 저었다.

“내가 백 번도 넘게 모의 실험을 해봤는데, 우리에게 승리할 가능성이 7할은 돼.”

“말도 안 돼요. 우리는 저들을 이길 수 없다고요. 심지어 일각도 버티지 못하고 전멸한다고요!”

“알고 있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백 번이나 모의 실험을 해봤고 현재까지는 모든 게 정상적이야.”

“당신에게 비밀 무기가 없다면 개뿔 이기겠냐고요? 설마 당신은 나더러 자폭이라도 하라고 강요하는 거예요?”

자폭을 한다고?!

그건 방청의의 생각일 뿐 아니라, 예상, 기음음 등 모든 이의 생각이었다.

악마에게는 인간성이 없으니, 자신들은 죽은 후에도 시신이 더럽혀질 수 있었다. 완전히 자폭해서 온몸이 가루가 되어야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개미 두변이여, 이제 이 세계와 작별을 고해라. 아무리 이 세계가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더라고 말이다. 그 밖에 너는 이 세계의 주인공이 아니다. 너는 세상을 구하지 못한다!”

이윽고 그가 태강 제국의 도성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의 뒤로 약탈자 무도군단 5만 명과 꼭두각시 부족의 무도군단 5만, 악몽 제국의 무사 30만, 악몽군단 5만이 전부 공중에서 날아서 태강 제국의 도성에 다가갔다.

“발포하라!”

두변이 힘차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태강 제국의 도성 안에 있던 모든 화력이 총동원되었다.

정석 마포, 초특급 에너지포, 레이저 대포, 자외선 대포, 정석 미사일 등 모든 무기가 전부 발포했다.

순식간에 수많은 빛이 태강 제국의 도성에서 쏘아져 나와 또다시 하늘과 대지를 환하게 비췄다.

이번 공격은 지금까지의 모든 공격을 다 합쳐놓은 것 같았다.

악마의 사자가 허공을 움켜쥐자, 사방 수백 리 안에 있는 모든 암흑이 모이더니 더할 나위 없이 거대한 방패로 변했다. 그것도 소용돌이 방패였다.

두변의 모든 무기 공격이 전부 악마 사자의 소용돌이 방패에 집어삼켜졌다. 그 방패는 마치 블랙홀인 것마냥 모든 무기를 집어삼켰다.

이윽고 악마의 사자가 방패를 한 번 튕기자, 암흑 소용돌이 방패에 반사된 에너지와 무기들이 북쪽 수백 리 밖까지 날아가 떨어졌다.

콰과과광!

경천동지할 폭발이 일어났다.

지금은 새벽 3시라서 가장 어두운 시각인데, 폭발 때문에 밝아진 빛이 어둠을 완전히 찢어놓아서 사방 백 리 안이 전부 대낮처럼 밝아졌다.

이윽고 그 구역을 중심으로 수백 제곱킬로미터에 있던 모든 이와 모든 것들이 전부 연기로 사라지고 가루가 되어버렸다.

그 구역에 있던 부락 몇 개와 약탈자 연맹의 수십만 대군이 모조리 죽어버렸다.

악마 사자는 받은 대로 돌려줄 뿐이었다.

두변이 간접적으로 인류 수십만 명을 죽인 것이나 다름없었다.

악마의 사자가 하찮다는 듯이 말했다.

“에너지 문명? 용혈 대륙에 있는 그 인류의 에너지 문명은 최고봉까지 발전했는데도 여전히 우리에게 모조리 죽임을 당하고, 우리에게 문명이 완전히 말살되어버렸다. 하물며 너희 같은 이런 시작 단계의 문명은 어쩌겠냐. 두변, 이 어릿광대야. 너는 정말로 우물 안 개구리로구나. 어쩌면 너는 아직도 네 에너지 무기로 인해 득의양양하거나, 네가 대녕제국에서 이 원정군을 데려온 일을 자랑스럽게 느낄지도 모른다. 한데 내 눈에 너의 에너지 무기들은 장난감처럼 볼품없구나.”

모든 에너지 무기가 악마의 사자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그에게 손쓸 방법이 없다시피 했다.

그는 태강 제국의 도성과 점점 더 가까워졌다.

1만 미터, 5천 미터, 3천 미터, 1천 미터.

악마의 사자는 태강 제국의 동쪽 성벽에 도착해서는, 저 아래 50미터 높이의 성벽을 대단히 하찮게 바라보았다.

“나무를 쌓아서 만든 성벽보다 더 우습고 유치하군.”

악마 사자가 성벽을 향해 숨을 후하고 불었다. 그러자 더할 나위 없이 웅장하고 견고한 삼십 리 길이의 성벽이 순식간에 가루가 되어서 연기처럼 사라졌다.

악마 사자가 명령을 내렸다.

“하아, 지루한 전투로군! 자, 손을 써라. 5분 안에 성 안의 모든 이를 깨끗하게 죽여버려라. 5분이 넘으면 너흰 다 죽을 것이다!”

“예!”

“예!”

“예!”

약탈자 대원수 염타, 꼭두각시 부족의 대추장 소탑, 악몽 태자가 대답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