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관무제-589화 (589/648)

589장: 저런 XX!

조언평이 말했다.

“자, 한 명씩 뛰어와서 두변께 보여드려라. 어떻게 개 노릇을 하는지 말이다.”

이윽고 최강의 인류 다섯 명이 사지를 땅에 붙이고 개처럼 마구 달리며, 멍멍, 하는 소리를 냈다.

조언평이 수백 미터 멀리 뼈다귀를 하나 던지니, 그 인류의 지도자 다섯 명이 마치 개처럼 달려가서 그 뼈다귀를 뺏으러 싸웠다.

조언평이 두변에게 말했다.

“저것 좀 보세요. 저들이 얼마나 즐겁습니까? 허니, 개 노릇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즐거워야 하는 겁니다. 두변, 내 개가 되면 어떻습니까? 계약서에 서명을 하지요. 오늘부터 우리는 한 가족입니다. 난 내 개에게 몹시 잘해준답니다. 늑대는 고기를 먹고, 개는 똥을 먹지요. 당신은 늑대 개이니, 당신에게는 반은 고기, 반은 똥을 주지요.”

두변이 계약서를 들고 진지하게 들여다본 뒤 말했다.

“태강 제국은 5년마다 인구 백만 명을 악마족에게 산 채로 제공해야 한다?”

“그렇습니다. 며칠이 지나면 당신들 태강 제국은 또 백만 명을 건네야 합니다. 기억하세요. 그 시기에 그들을 배불리 먹여서 통통하게 살찌워야 합니다.”

두변은 계약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뒤, 탁자 위에 놓았다.

조언평이 그를 재촉했다.

“서명하시지요! 서명하고 나면 당신은 내 개가 됩니다. 난 즉시 당신에게 가장 좋은 밧줄을 걸어서 당신을 데리고 산책할 거랍니다!”

두변이 물었다.

“조언평, 당신은 내가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는 걸 알 거야.”

“알지요. 그런데 당신이라는 사람은 매우 위대해서 인류의 멸망을 두고 볼 수만 없겠죠. 5년마다 백만 명씩 죽이더라도 인류는 계속 살아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거절하면 인류는 멸절하는 거지요. 인류의 미래를 위해, 당신은 억울하겠지만 내 개가 되세요. 적어도 그렇게 하면 와신상담한다고 말할 수 있으니, 마음이 조금 편해지지 않겠습니까?”

두변은 살짝 웃을 뿐,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조언평이 말했다.

“인류가 그렇게 살아가는 것보다 멸망하는 것보다 낫다고요? 당신은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당신은 치욕을 참으며 무거운 짐을 짊어지는 것부터 배워야겠군요. 구원자 귀하.”

이 조언평은 더할 나위 없이 엄숙한 말투로 구원자라고 말하고 있지만 도리어 터무니없어 하며 비꼬는 것처럼 보였다.

“두변, 내가 당신에게 부탁할게요. 내 개가 되어주세요. 제발.”

조언평이 두 손을 모으며 끊임없이 애걸했다.

두변이 말했다.

“당신은 역시나 몹시 쓸쓸한 것 같군.”

“그렇습니다. 무적이라는 건 얼마나 쓸쓸한지, 인생이 너무나 적막하지요. 내 인생에 더 이상 걱정거리 같은 건 찾을 수도 없고, 인생의 목표도 찾을 수 없어요. 당신이 바로 이 단계에서 내 최대의 인생 목표라고요. 당신은 대녕 제국에서 그렇게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며 파생된 지구라는 차원을 구했습니다. 만약 그런 당신을 내 개로 받아들이면 적어도 내 성취감을 3년 정도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두변이 조언평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갈망하듯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을 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당신은 정말 무적이군. 당신은 마음속에 정말로 어떤 허점도 없어.”

조언평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건 승낙하지 않는단 말이군요? 당신은 개나 고양이가 말을 듣지 않으면 주인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압니까? 누가 나에게 알려다오. 어떻게 해야 하지?”

막한 여왕이 말했다.

“거세해버려야 합니다. 어차피 저자는 대녕 제국 차원에서 환관이지 않았습니까!”

조언평이 말했다.

“말 한번 잘했군. 막한 여왕, 네 영지가 지금 얼마나 되지?”

“존경하는 대마주 전하, 저는 지금 광동, 광서, 운남, 귀주 네 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안남 전체를 더해서 저는 전대미문의 막씨 왕국을 세웠습니다. 역사상 막씨 왕조의 영지를 훨씬 뛰어넘습니다!”

두변은 그 말을 듣고 매우 의아해했다.

‘저 막한 여왕은 집념이 대단하군. 대녕 제국에 있을 때도 막씨 강산을 되찾으려고 하더니, 말세의 지구에 와서도 여전히 막씨의 강산을 되찾으려고 하다니. 게다가 정말로 그 일에 성공했어.

그런데 그녀가 통치하는 건 무엇일까? 좀비떼일까, 불사족일까?’

물론 그녀는 절대 그 점을 개의치 않을 것이다. 예전에 대녕 제국에서 수하가 몇천밖에 안 되었어도 여왕 연기를 실감나게 했었다. 지금 2, 3억이나 되는 불사족이 그녀의 연극에 동참하고 있으니, 여왕 연기가 더욱더 신이 날 수밖에.

“막한 여왕, 이제 당신이 수고를 해줘야겠어. 말을 안 듣는 저 두변이라는 개새끼를 거세해버려라!”

운명 대마주 조언평이 명령을 내리자, 막한 여왕이 허리를 굽힌 뒤, 손을 휘둘렀다.

“몹시 즐겁게 복무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대마주 전하. 악몽 태자, 꼭두각시 부족 대추장, 약탈자 연맹 대원수, 너희 개 세 마리가 와서 너희 동료를 누르고 있어라. 내가 그를 거세해야 하니까.”

“예, 막한 친왕 전하.”

세 사람은 정말로 개처럼 튀어왔다.

이윽고 세 사람은 더할 나위 없이 강한 힘을 내뿜어서 두변을 완전히 제압했다.

세 사람은 연옥자 절정에 달한 강자들이었다.

이들은 진정한 절정 고수이자, 인류의 지존이었다. 그들 각각의 수준이 모두 두변보다 십여 급이나 높았다.

그런 그들이 지금 개 세 마리로 전락하다니.

주구따위도 아니고 진정한 개로 전락하다니.

막한 여왕이 걸어왔다. 그녀의 아름다운 눈빛에는 끝없는 조소가 가득했다.

“두변, 내가 너에게 알려주겠다. 4대 매마가 있는데 유독 내 의지는 매마를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니 너는 절대로 나를 매마로 여기지 말아라. 비록 그것이 내 체내에 있지만 내 부속품에 불과하니까.”

운명 대마주가 말했다.

“그렇지. 막한 여왕의 의지가 대단하더군. 나는 그녀가 매마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했거든.”

막한 여왕이 냉소했다.

“두변, 예전에 내가 동방 연합 왕국의 대군을 거느리고 너의 광서를 공격하러 갔다가 너에 의해 대군이 전멸했고, 피를 토하도록 얻어터졌지. 하지만 여왕의 복수는 십 년 후에 해도 늦지 않아. 그때 너는 오늘의 결말을 상상할 수 있었겠나? 네가 개돼지처럼 내 처분을 기다리고 있을지 말이야.”

두변이 말했다.

“당신의 등장이 내게 의외의 기쁨을 가져다줄 거라고는 정말로 예상도 못했군. 처음에 당신을 만났을 때 당신같이 지능이 딸리는 여인은 길어야 반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뜻밖에 지금까지 살아있네? 게다가 정말로 선조의 강산을 탈환하다니, 역시 이 세상은 너무나 터무니없단 말이지. 다만 막한 여왕, 당신은 불사족 2, 3억을 통치하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나?”

막한 여왕이 말했다.

“의미가 있지. 어차피 내가 원하는 건 강산이니까. 지도에서 내 강산을 볼 수 있고, 하늘을 날면서 내 영토만 볼 수 있으면 돼. 영토에 있는 게 사람인지 개인지 귀신인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개의치 않아.”

두변이 엄지를 치켜들며 감탄했다.

“대단하군. 당신 같은 사람은 정말이지 백 년에 한 명도 나오지 않을 거야.”

막한 여왕이 냉소했다.

“이제야 내 비위를 맞출 생각을 하나? 조금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역시 지능이 딸리는 사람다웠다. 비꼬는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고 두변이 자신의 비위를 맞추려 한다고 생각하다니.

“당신의 주인은 소군 방진이 아닌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진영을 바꿔 투항한 거지?”

두변이 묻자 막한 여왕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 폐물? 내게 선조의 강산을 되찾아주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해놓고는. 그런데 결과는? 결과는 어떻지? 그가 내게 준 수십만 대군은 너에게 얻어터져서 전멸되었어. 그런 폐물 같은 남자를 남겨둬서 무슨 쓸모가 있지? 대마주 폐하께서 그가 쓸모 있다고 남겨두지 않으셨다면 내가 진작 그를 갈기갈기 찢어버렸을 거야. 여봐라. 방금 전에 태강 대제를 먹은 세 마리를 끌고 와라!”

곧 개 세 마리가 다시 끌려왔다.

솩, 솩, 솩.

막한 여왕은 개들을 무수히 베어버렸다.

막한 여왕이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방진, 그 폐물이 설령 개에게 먹혀서 배 속에 있더라도 다시 갈기갈기 찢어야겠어. 내가 너도 갈기갈기 찢겠다고 말했으니, 이걸 그 첫 걸음으로 하지. 두변, 너는 대녕 제국에서 환관이었으니, 지금 다시 환관으로 돌아가는 것도 별일이 아니지.”

이윽고 그녀가 또 다른 날카로운 칼을 뽑아 들었다. 그건 평범한 도검이 아니라 빛으로 이루어진 광검(光劍)이었다.

막한 여왕이 광검을 두변의 두 다리 사이에 들이밀었다.

운명 대마주 조언평이 말했다.

“두변 구원자! 그러니 제발 내 개가 되어줘. 나는 정말로 거세된 개를 받고 싶지 않아. 그렇게 되면 말은 잘 듣겠지만 활력마저 잃어버리니까.”

하지만 연옥경 고수 세 명에게 제압당한 채로 두변은 웃었다.

운명 대마주가 분개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

“두변, 다 네 탓이라는 걸 알아둬. 내가 카운트다운을 하겠어. 아홉을 셀 테니, 내 개가 되는 걸 승낙하지 않고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나도 어쩔 수 없이 널 거세해버려야 해!”

“9!”

“8!”

“거세해라!”

하지만 카운트다운이 끝나기도 전에 막한 여왕이 힘차게 광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두변 다리 사이에 있는 그것이 무참히 뿌리째 잘려 바닥에 떨어졌다.

이윽고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가 궁전 안에 울려 퍼졌다.

운명 대마주 조언평이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너는 울면서 내게 말했지. 동화 같은 이야기는 다 사람을 속이는 거라고…….”

막한 여왕은 더할 나위 없이 잔인하고 즐거운 눈빛으로 웃고 있었다.

너무 신나고, 너무 후련했다.

내가 드디어 두변에게 복수를 했구나! 이자를 무참히 거세해 버렸어! 십여 년 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고!

막한 여왕이 웃으며 말했다.

“두변, 이제야 네가 눈에 거슬리지 않는구나. 아무래도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 때, 너는 고작 어린 환관에 불과했으니 말이야. 지금은 윤회해서 또다시 그때로 돌아간 것뿐이야.”

조언평이 재빨리 두변의 곁으로 달려가서 말했다.

“두변, 너는 통쾌하지 않나? 절대로 자포자기하면 안 된다. 설령 환관이 되어도 재미나게 살 수 있고, 환관도 이상을 가질 수 있어.”

조언평이 손바닥을 두변의 정수리에 놓으며 천천히 말했다.

“두변, 이제 너는 거세도 당했으니, 말을 잘 듣겠지. 내 개 노릇을 할 수 있겠지?”

두변은 여전히 냉소를 지을 뿐이었다.

조언평이 소리쳤다.

“이자의 딸을 잡아와라!”

잠시 후, 두효가 잡혀들어왔다. 그녀는 두려움에 가득 차서 꽃 같은 얼굴이 생기를 잃은 상태였다.

운명 대마주 조언평이 말했다.

“염축, 소마, 너희는 임야소와 자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녀의 딸과 자는 건 가능하지. 자, 가라. 무슨 방법이든 다 해봐라!”

“예!”

꼭두각시 부족의 소추장 소마와 약탈자 연맹의 소원수 염축 두 사람이 흉악한 얼굴로 다가갔다.

염축은 두효의 옷을 잡고, 소마는 두효의 바지를 잡았다. 그들이 손을 쓰기만 하면 그녀의 옷을 찢어버린 다음에, 그녀를 백 번은 짓밟을 수 있을 것이다.

운명 대마주 조언평이 가늘고 긴 손바닥으로 두변의 머리를 가볍게 어루만지면서,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두변, 나는 정말로 모든 성의를 다했어. 이래도 내 개가 되는 걸 승낙하지 않을 건가? 나는 한 번도 한 사람에게 이렇게 마음을 쓴 적이 없다고. 네가 그럼에도 승낙하지 않으면 나는 마음이 아플 거야.”

피아노 소리가 또다시 울려 퍼졌다.

운명 대마주의 분신이 더할 나위 없이 우아한 음색으로 또다시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했다.

이쪽에 있는 운명 대마주 조언평이 더욱더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다시 아홉을 거꾸로 셀 거야. 네가 내 개가 되는 걸 승낙하지 않고,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저 두 명이 네 딸을 윤간할 거라고. 내가 널 죽여버릴 거야!”

“9!”

“8!”

“7!”

운명 대마주 조언평이 갑자기 말했다.

“손을 써라! 염축, 소마, 너희는 소미인을 즐겨라. 생중계, 생중계를 하자. 나라는 사람은 예술 영화를 좋아하지만 때때로 애정 행각이 들어간 영화를 좋아한다고.”

“명을 따르겠습니다!”

염축과 소마는 흉악하게 웃은 뒤, 두효의 옷과 바지를 찢어버렸다.

그런데 드러난 건 두효의 매혹적인 몸이 아니라 나무 인형이었다.

조언평이 놀라 고개를 숙여 보니, 두변의 몸은 이미 연기로 사라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때 공중에서 두변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조언평, 너는 확실히 내가 만난 중에 최고로 똑똑한 사람이다. 그런데 나와 견주자면 여전히 아주 조금 떨어지는구나. 우리 두 사람의 첫 번째 승부는 역시 내가 이겼군. 저런 병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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