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장: 미친 듯이 집어삼켜라
두변은 마련교 해선의 밑바닥으로 끌려 내려갔다. 선실 안은 전부 강철로 막아놓은 곳이라서 더할 나위 없이 견고했다.
여자들이 다가와서 계표표의 밧줄을 풀은 뒤, 다시 그녀의 사지를 활짝 펼쳐서 아주 사악하게 커다란 침상 위에 묶어두었다.
두변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기에 순간 속으로 격노했다.
‘조급해 말고 기다려 봐라.’
기이한 불빛이 말했다.
1분 뒤, 그 여자들은 두변을 다른 쪽의 사악하게 커다란 침상에 늘어놓은 뒤 그의 옷을 벗겼다.
‘반항하지 말아라.’
‘젠장. 시스템! 나를 너무 여러 번 함정에 빠뜨리는 거 아닌가요?’
‘그렇긴 하지. 하지만 매번 위험한 상황은 있었지만 너는 솜털도 다치지 않고 도리어 좋은 일만 생겼지 않은가.’
여자들은 두변을 발가벗긴 뒤 다시 밧줄로 묶었다.
‘반항하지 말아라, 절대 반항하면 안 돼.’
기이한 불빛이 끊임없이 말했다.
그렇게 두변과 계표표 모두 침상에 묶였다.
기이한 불빛이 말했다.
‘기억해라. 반드시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반드시 임묘선과 백련화 두 사람의 내력을 송두리째 집어삼켜서 흡성대법의 위력을 철저히 느끼게 해줘야 한다. 그런 뒤 저 두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버려라.’
그때, 선실 안에서는 미향(迷香)을 태우기 시작했다.
또 마련교의 마합산을 쓴 모양이었다. 이 임악선 부부는 하는 행동이 참으로 똑같지 않은가.
다만 이번에는 마합산의 색깔이 달랐다. 두변이 냄새를 맡는 순간 머릿속이 순식간에 아득해지는 걸 보니, 이 마합산은 명백히 남자에게도 효과가 있는 듯했다. 단지 두변은 벽사주를 머금고 있어서 머릿속이 순식간에 맑아졌다.
장장 일각 뒤에 상대방은 약효가 완전히 돌아서 계표표와 두변이 지금쯤 정신이 완전히 혼란해졌다고 생각했다.
선실 문이 열리고 백련화와 임묘선이 들어왔다.
이 남녀 한 쌍은 거의 속이 비치는 얇은 면사 한 겹만 걸친 듯했다.
임묘선은 여자인 데다가 들어갈 곳이 들어가고 나올 곳이 풍만하게 나와서 아름다운 몸에 매혹적인 느낌이 충만했다. 그에 반해 백련화는 남자이고 건장한 몸을 가졌지만 보는 것만으로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사악한 남녀 한 쌍이 침상 곁으로 다가왔다.
임묘선이 말했다.
“백련화, 네 사냥감을 즐겨라. 그녀는 종사급 계표표야. 그녀 한 명을 먹으면 평범한 여인 백 명을 먹는 양에 해당하지.”
두변은 백련화라는 악질이 계표표의 손가락 하나도 더럽히게 할 수 없었다. 손가락이 한번 닿는 것조차 용납할 수 없었다.
백련화가 말했다.
“임 누이, 당신도 당신의 사냥감을 즐겨야지. 하는 김에 당신 부군의 복수도 하고. 저 환관을 충분히 즐기길 바라!”
이윽고 백련화가 사악하면서도 흉악한 모습으로 계표표를 향해 걸어갔다.
“계표표, 내가 왔소. 정말 미안하지만 내가 당신을 탕약처럼 빨아먹어야겠어.”
마련교의 악랄하고 아름다운 부인 임묘선이 날카로운 비수를 뽑아 들었다. 그녀가 천천히 다가와 두변의 다리 위에 올라타 앉았다.
“부군, 당신을 위해 복수를 하려고 해요! 두변, 내 너의 피를 빨고, 심장을 씹어먹을 것이야!”
임묘선이 순식간에 여마귀처럼 손에 든 비수로 두변의 배 아래 급소를 힘껏 내리찍으려 했다.
그와 동시에 두변이 눈을 뜨고 입을 열어서 그녀를 향해 숨을 내쉬었다.
두변이 내뱉은 기운은 벽사단의 기운이 아니었다.
환각 정석의 분말, 그것도 최고로 순수한 환각 정석 분말이었다.
임묘선은 환각 정석에 극도로 중독된 환자였다. 그건 시스템의 판단이 아닐지라도 두변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였다.
시스템은 두변에게 이 정석 분말은 몹시 강력한 소염약일 뿐 아니라, 강한 중독성이 있다고 알려준 적이 있었다. 이것에 중독되면 해독할 방법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이 환각 정석에 중독됐는지 확인하려면 몹시 간단했다. 손톱이 푸른색으로 변하고, 눈가에 퍼런 핏발이 서게 된다.
임묘선의 손톱은 이미 완전히 파란색으로 변해 버렸고, 그녀의 눈가에도 퍼런 핏발이 가득해서 동공 색까지 바뀔 정도였다. 물론 그런 모습은 그녀를 더욱더 요염하고 매혹적으로 보이게 했다.
더군다나 중요한 건 이런 환각 정석이 이 세계에 분포량이 몹시 적다는 점이다. 백색 분말 상태는 순도가 높지 않은 데에 반해, 푸른빛이 도는 결정체는 놀라울 정도의 순도를 자랑했다.
이 세계의 사람들, 특히나 마련교 사람들은 대다수가 환각 정석에 중독되었다. 심지어 마련교 고위층은 이런 물건을 사용해서 수하들을 통제했다.
그들이 사용하는 환각 분말은 순도가 몹시 낮은 데다, 심지어 불순물이 많이 함유되었다.
그에 비해 두변이 내뱉은 건 순도가 최고로 높은 환각 정석으로, 결정체를 직접 갈아 만든 것이었다.
임묘선은 고작 숨을 한 번 들이마셨을 뿐인데도 완전히 넋이 나가 버렸다. 두변의 몸 위에 떠 있던 비수가 그대로 멈췄을 뿐 아니라, 심지어 곧바로 아래쪽으로 떨어졌다.
퍽!
날카로운 비수가 두변의 두 다리 사이로 떨어졌다.
빌어먹을. 간발의 차였잖아. 간발의 차라고!
임묘선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신선 가루야? 어딨어? 어디야? 이렇게 대단한 신선 가루가 어디에 있는 거야?”
그녀는 거의 실성할 지경이었다.
그때 옆에 있는 백련화가 하찮다는 듯이 냉소했다.
‘그게 무슨 신선 가루라고?
그건 마련교가 수하들을 통제할 때 사용하는 사악한 약에 불과하면서!’
그는 절대로 그 약을 건드리지조차 않았다. 그가 필사적으로 여인의 정화된 기운을 뽑아내는 건 오래 장수하기 위해서이자, 고강한 무공을 얻기 위해서였다. 일흔이든 여든 세가 될 때까지 여전히 흑발로 남기 위해서, 여전히 처첩을 한가득 얻으며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서였다.
백련화는 사악한 눈빛으로 큰 침상 위에 널브러진 계표표를 바라봤다. 그녀는 밧줄로 꽁꽁 묶여 있어서 건강하고 화끈한 몸매가 특히 더 폭발적으로 보였다.
맛있는 사냥감을 눈앞에 두고서도 백련화는 조금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즐기기 전에 준비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자신의 상태를 최상으로 만들면서 욕망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린 뒤, 사냥감을 한입에 집어삼키는 것, 그것이야말로 극도로 맛있게 사냥감을 즐기는 방법이었다.
그는 괴상한 공법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천축의 요가와 조금 유사하지만 초식이 더 어려운 데다가 조금 더 이상해 보였다.
두변은 그가 하는 동작이 천기도주 강 노귀의 환양대법에 있는 내용이라는 걸 눈치챘다. 정확히 말하면 그 사악한 공법을 시전하기 전의 준비 동작이었다. 온몸의 근맥을 완전히 이완시켜서 혈도를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야 채음보양이 더 잘되기 때문이다.
천기도주 강 노귀가 어째서 환양대법 내용을 마련교에 전수해줬는지, 두변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북명검파와 마련교는 적대 관계가 아닌가?
이제, 아름다운 부인 임묘선은 완전히 실성한 것 같았다. 그녀가 두변의 어깨를 잡고 필사적으로 흔들며 물었다.
“신선 가루, 네게 최고로 대단한 신선 가루가 있어?”
“그래. 네가 복용하는 것보다 순도가 훨씬 더 높은 게 있지.”
“얼마나 있지, 얼마나 있어?”
“대략 한 근 넘게 있지.”
“그걸 줘, 내게 줘……. 제발……!”
임묘선이 놀라 소리치며 필사적으로 두변의 몸을 흔들었다.
이 모습은 현대 지구에서 볼 수 있는 마약 중독자들의 모습과 거의 똑같았다.
두변이 웃으며 물었다.
“신선 가루를 갖고 싶어? 그럼 아직도 당신 남편을 위해 복수를 하겠어?”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나와 남편은 서로를 목숨처럼 여기고, 둘이 하나라고 여겼는데 내가 그의 복수를 어떻게 안 할 수 있겠어?”
두변은 그 말에 경악했다.
‘당신이 거둬 키우는 기생오라비가 바로 옆에 있잖아. 그런데도 당신은 남편과 두터운 정을 쌓았다고 말하는 거야? 이거 몹시 모순적인 거 알아?’
임묘선이 말했다.
“이렇게 하지. 본래 나는 먼저 너를 완전히 거세한 뒤, 크게 여덟 조각을 내서 내 남편의 복수를 하려고 했어. 한데 지금은 너에게 온전한 시체를 남겨주겠어. 게다가 너를 더할 나위 없이 황홀한 기분으로 죽게 해줄게. 어때?”
“내가 환관인데 어떻게 황홀하겠어?”
“너는 우리 마련교를 너무 과소평가하는군. 설령 네가 환관이라도 네가 죽고 싶을 만큼 기분 좋게 만들 수 있거든.”
푹, 푹, 푹.
임묘선이 재빨리 은침 몇 개를 꺼내 두변의 혈도 몇 곳에 찔러넣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인 건 두변의 몸에서 정말 특수한 기운이 어딘가로 모여든다는 것이었다.
이런 정화된 기운은 내공 현기에 속하는 게 아니라 남자의 정기, 더 정확하게 말하면 양기에 속했다.
두변은 지금 양기가 평범한 남자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어쨌든 존재했는데, 침에 찔린 뒤 체내에 흩어졌던 양기가 응집되기 시작했다.
이건 너무나 기이하면서도 놀라운 수단이 아닐 수 없었다.
임묘선이 사악하게 웃었다.
“봐. 설령 환관이라도 해도 방법이 있다고 했잖아. 잠시 후에 내가 널 하늘에 오를 수 있게 해주지. 네 체내의 정기도 내게 완전히 집어삼켜져서 약이 될 것이야. 아무래도 네가 환관이니 평범한 남자처럼 크게 보신이 되지는 않겠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이윽고 임묘선은 서로의 혈도가 맞닿도록 몸을 움직여서 두변과 몸을 겹쳤다.
“하하, 일개 환관이지만 죽기 전에라도 이런 신선이 된 기분을 즐겨야지. 물론 그 후에는 네 양기가 내 젊은 미모의 일부가 되겠지만.”
임묘선이 두변의 양기를 완전히 집어삼키려고 하고 있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인 건 강력한 흡입력에 의해 두변의 양기가 진짜로 집어삼켜지려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젠장, 강 노귀! 이게 다 당신이 지은 죄라고요! 이렇게 사악한 공법을 만들어내다니.’
두변의 온몸의 혈도가 양기의 분출구가 되어버렸다.
만약 이대로 임묘선에게 양기를 빼앗긴다면 산 채로 무참히 찌그러져서 폭삭 늙어버릴 것이다.
임묘선이 큰소리로 웃었다.
“하하! 기분이 좋지? 어서 내 약이 되어라!”
그와 동시에 저쪽에서는 백련화가 공법을 다 끝내고 온몸에서 남성의 매력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계표표, 내가 당신에게 평생 오늘 밤을 잊지 못하게 만들어주마.”
그런 뒤 백련화가 계표표에게 달려들었다.
임묘선이 사악한 공법을 한계치까지 시전해서 두변 체내의 양기를 힘차게 흡입하려는 순간!
마련교의 악녀도 잠시 정신이 완전히 흐릿해졌다.
지금이다! 이 악녀는 지금 방어할 힘이 없어!
휙, 휙, 휙.
두변이 손가락을 구부려 육맥신검을 이용해 밧줄을 끊어버렸다.
두 손이 풀려난 두변은 팔을 돌려 임묘선의 아름다운 등에 제 손을 힘껏 눌렀다. 그는 진작 흡성대법을 시전할 준비, 집어삼킬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꿀꺽 한 번 삼키고, 또 한 번 집어삼키고.
“으악!”
임묘선이 갑자기 놀라 비명을 지르더니 필사적으로 발버둥쳐서 빠져나가려 했다.
하지만 두변의 두 손이 그녀의 등에 붙어있을 뿐 아니라 두변의 온몸의 근맥이 모두 그녀와 맞닿아서 중첩되어 있었다.
펑!
뭔가 파열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니, 임묘선의 단전에 갑자기 금이 가기 시작했다.
뜻밖에 이런 원리였다니. 흡성대법이란 게 체내로 파고들어서 곧바로 단전에 구멍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니.
그런 뒤 미친 듯이 집어삼키고 또 집어삼켰다.
지금 두 사람은 몸과 근맥이 중첩되어 있어서, 임묘선의 내력 현기가 수많은 근맥과 모든 혈도로 밀려들어서 두변의 몸속으로 파고들었다.
그에 따라 그녀 단전 안의 구멍이 점점 더 커졌다.
“아아악!”
임묘선은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려고 했다.
하지만 완전히 두변과 붙어있어서 발버둥조차 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단전 안에 있던 내력 현기가 파도처럼 솟구쳐서 두변의 몸속으로 밀고 들어왔다.
사실 두변도 몹시 괴로웠다.
이건 구양진경 같은 것이 아니라, 억지로 들이키고 있는 셈이었다.
자신에게 필요한지 여부와 관계없이 수많은 현기 내력이 온몸의 혈도를 통해 미친 듯이 단전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것도 정화 과정도 없이!
사람마다 체질이 다른 것처럼 사람마다 내력의 속성도 다르다. 예를 들면 임묘선의 내력은 거의 다 사공을 수련에서 얻은 것이라서 그녀의 내력도 사악했다. 만약 구양진경으로 그녀의 내력을 흡수했다면 정화를 거친 내력만 흡수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웅덩이에 있는 물이 증발해서 수증기로 변하면 그 수증기는 깨끗한 물이 된다. 이것이 바로 구양진경이 내력을 집어삼키는 방식이다.
그에 비해 흡성대법이 내력을 집어삼키는 방식은 웅덩이 안의 물을 완전히 집어삼키면서 그 안에 있는 더러운 것까지 같이 흡수하는 방식이다.
후우우욱.
현기 능량이 미친 듯이 두변의 단전 속으로 밀려들었다. 그는 온몸이 팽창해서 완전히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때 그의 무공의 경지가 끊임없이 올라갔다.
4품 하등 무사.
4품 중등 무사.
4품 상등 무사.
3품 하등 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