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화
저게 신화시대 최후의 절대자.
알렌은 그의 마지막 뒷모습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딸과 수천 년 만에 재회했음에도 단 하나의 숙원을 이루고자 사적인 감정을 뒤로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거인의 왕⋯.’
솔직히 그에 대해서 자세히는 알지 못했다.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어떤 심정으로 두 초월자에게 대항할 결심을 했는지.
딸을 살리기 위함이라고는 하나, 어떤 마음으로 작은 검에 가둬 유적에 묻어두려는 결정을 내렸을지.
그가 아니기에 알 수 없다.
허나, 이것만은 확실하게 알았다.
‘나는, 그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다.’
수십 번. 어쩌면 수백 번이나 진행되었을, 아니 진행되어야만 했던 굴레에 반기를 든 초월자.
실패할 것이 거의 확실함에도 시도한 자는 많았으나, 시도했음에도 살아남은 자는… 아마도 그를 제외하고 없을 것이다.
볼토른, 그는 알고 있을까.
그가 있었기에 지금의 알렌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렌을 이루는 수많은 것들 중 분명 알렌 자신의 노력도 있으나, 볼토른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강대한 마력을 품은 용의 노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어느 명검과 비교할 수 없는 베스틀라를 손에 얻게 된 것도, 지금껏 수없이 사용한 거인의 검술을 배울 수 있었던 것도.
거기다 새로이 깨우치기 시작한 진정한 거인의 힘까지.
알렌의 여정은 베스틀라를 만남으로써 본격적으로 출항했다 할 수 있었으니까.
그녀 덕분에 언제 도착할지 모를 여정에서도 알렌은 굳건히 방향을 잡고 나아갈 수 있었다.
쿠구궁-
볼룬드를 따라 옥좌 뒤에 난 통로를 달리는 와중에도 진동은 멈추지 않았다.
‘마지막에 본 번개는, 분명 율리우스겠지.’
그가 왜 이 근처에 있는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3년 전과 달리 알렌은 율리우스가 움직인 동기에 관해 세세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뒤에는 그를 조종하는 검은 신과 하얀 신이 있을 게 분명하기에.
그렇기에 알렌은 율리우스와 함께 나타난 이가 누구인지, 볼토른이 왜 그들과 맞서 싸우는지 신경 쓰기보다는 볼토른이 알렌을 기다리며 준비한 것을 확인하는 게 먼저라고 판단했다.
그를 돕는다는 생각에 괜히 나섰다가 되레 그가 각고의 노력으로 준비한 안배를 망가뜨린다면, 그만큼 멍청한 짓도 없을 테다.
그리고.
‘내 도움이 없더라도 그가 밀릴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비단 무력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알렌이 그보다 약하다 한들, 일 인분의 몫을 못 할 만큼의 약자는 아니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건 다른 부분이었다.
예컨대, 그래.
‘어떻게.’
볼토른이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 있을 수 있는가?
거인으로서 가진 수명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경지에 따라, 신이 되면서 얻을 수 있는 불로불사에 논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이해가 되지 않았을 뿐.
알렌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조금 전 그의 모습을 확인하기 전까지 그가 살아 있다는 것을 확신하지 못했다.
그로서는 당연했다.
3년 전, 검은 신이 제 몸을 강탈하면서까지 하이젤을 죽이려던 이유가 무엇이었는가?
그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작 그 이유 하나로 그들은 하이젤을 죽이려 했다. 일부러 그들을 불러내기 위해 하이젤이 알렌을 죽이려 하지 않았더라도 이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환생한 마왕은, 하이젤은 베스틀라가 아니었다면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만한 강함을 가진 볼토른을.
용사와 마왕보다 일찍이 굴레를 깨트린 이를, 검은 신과 하얀 신이 내버려 둔다?
자칫하면 그들의 계획을 망칠 수도 있는데?
그러니 그는 검은 신과 하얀 신의 눈을 피할 수단이 있거나.
어쩌면.
“살아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르겠군.”
검은 신과 하얀 신의 개입 없이 변수가 생겨날 가능성은 없기에.
알렌은 베스틀라가 듣지 못할 만큼 작게 중얼거렸다. 앞에서 그를 안내하던 볼룬드의 몸이 순간 멈칫했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알렌은 보지 못한 척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정신을 가다듬으며 조용히 통로를 나아갈수록, 그와 반대로 베스틀라는 평소처럼, 아니 평소보다 더 많은 말을 쏟아냈다.
「알렌, 제가, 제가 너무 심하게 말한 걸까요?」
「하지만⋯ 그게 어리광이라면, 저는요? 제가 잃어버린 시간과 갇혔던 동안 혼자 했던 수많은 자책은 누가 책임지는데요? 제가 나섰다면 살렸을지 모르는 동족들은요?」
「그의 말이, 아버지의 말이 결과적으로는 옳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아직도 우리가 지나온 통로를 향해 있었다.
「숙원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저는⋯ 가만히 입을 다무는 게 옳은 거예요? 네? 알렌, 제발 답 좀 해 봐요.」
알렌은 가이엘을 떠올렸다.
지금 라인하르트 가문에 있는 2회차의 가이엘이 아닌 1회차의 가이엘을.
“아니, 네 말은 옳다. 네 감정을 완전히 한다는 건 거짓말이겠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으니. 그는 그저….”
조금, 아주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말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미숙할 뿐이겠지.”
전부를 말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동생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말 한마디만 해줬다면 좋았을 텐데. 그 한마디만 제게 했었어도 끝없이 나락으로 향하는 기분을 느끼진 않았을 것이다.
허나 그는, 아버지는 알렌이 죽기 직전까지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김우진의 편을 들 뿐.
알렌이 회귀한 후, 가이엘이 무언가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지 못했다면 자신은 영원히 그의 진의가 무엇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겠지.
「알레에엔⋯⋯.」
그 말이 제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베스틀라의 목소리가 축- 늘어졌다.
표정을 볼 수 있었다면 서운한 티를 내며 울상을 짓고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는 해도.”
그러나, 알렌의 말은 다 끝난 것이 아니었다.
“나였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 자신이었다면.
1회차처럼 실패한다고 한들, 결국 그 끝이 두 초월자에게 농락당해 제 손으로 영지민을 산 제물로 바치게 되는 결말일지라도.
알렌은 기꺼이 그 길을 스스로 걸어갈 것이다.
“그러니, 나는 네 편이다. 베스틀라.”
자신이 선택한 길이기에.
누군가의 타의로 걷는 길이 아닌, 알렌 스스로 결정한 길이었기에.
「진짜, 당신밖에 없다니까요? 왕은⋯ 아니, 에잇 아버지는 자기 혼자서만 일을 해결하려고 하고! 그러면서 어리광 부리지 말라고 말하면 내가 뭐가 돼요?」
알렌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한껏 툴툴거리던 베스틀라는 기분이 조금 나아졌는지 작게 중얼거렸다.
「살아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정말로.」
그 말에는 베스틀라의 진심이 어려 있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볼토른은 그녀의 하나뿐인 아버지였기에.
그녀는 진심으로 그가 살아 있다는 것에 안도했다.
묵힌 감정은 차치하더라도.
다만, 알렌은 그녀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자칫하다 자신의 추측을 말할 것만 같아서. 그렇게 잠깐의 침묵이 감도는 가운데 웃음소리가 들렸다.
「하하하하하하!」
묵묵히 둘의 대화를 경청하던 볼룬드가 고개만 살짝 돌려 둘을 쳐다봤다. 그리고는 둘의 관계가 기꺼워 죽겠다는 듯 환히 웃었다.
「공주님, 당신께서 좋은 동반자와 함께하게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볼룬드, 당신이 생각하는 관계가 아니⋯.」
그 미묘한 어조에 서린 뜻에 베스틀라가 곧장 부정했으나, 볼룬드는 신경 쓰지 않았다.
「왕께서도, 처음부터 그런 선택을 하려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는 잠깐 회상하는 눈으로 저 뒤쪽의 어두운 통로를 바라보며 씁쓸히 웃었다. 그 모습에 베스틀라는 얌전히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 방법밖에 없었을 뿐이지요. 그러니… 공주님께서는 힘드시겠지만.」
제가 이런 말을 꺼내면 분명 괜한 말을 했다고 왕께 타박이나 받겠지만.
「곧 있으면 모든 것을 알게 되실 테니, 기다려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이해해 달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잠깐, 조금만 그 결정을 늦춰달라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이대로 가만히 있는 것도 신하이자 오랜 친우로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의 간곡한 말에 베스틀라도 괜히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다투고 싶지 않았는지 검날을 까딱였다.
「⋯알았어요.」
「하하하, 지금도 여전하시군요. 감사합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목적지에 도착하니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게 얼마나 어둠에 드리운 통로를 달렸을까,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던 통로의 진동이 조금쯤 멀어졌을 즈음.
탁-
「여기입니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곳은⋯.”
알렌은 도착한 공간을 바라보며 놀란 기색을 보였다.
샘 주위를 둘러싼 하얀 안개. 샘은 바닥까지 다 보일 정도로 맑았고, 주변은 이상하게도 냄새만 맡아도 취할 정도로 짙은 술 향이 느껴졌다.
「왕께서 이곳에 자리한 원인이자, 이곳을 노리는 이들에 맞서 수천 년을 족히 지키신 이유는-.」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미미스브룬느(Mímisbrunnr), 미미르의 샘물을 당신의 자식에게 드리기 위함이었으니.」
알렌이 꿈에서 보았던 라인하르트 영지의 아래에 있다는 샘물과 비슷한 장소였으니까.
* * *
콰앙-!
하늘을 가리는 먹구름은, 아니 구름이라고 착각할 만큼 거대한 흑마력이 모여들어 지상을 향해 지옥의 업화를 쏟아부었다.
그에 맞서는 거인의 대응은 간단했다.
「고작 그 정도 실력으로 내가 지키는 것을 탐하려는 것인가!」
칼질. 거인의 손에 들려 있어 일반적인 대검보다 더 거대한, 기둥보다 탑이라는 말이 어울릴 검이 아래에서 위로 솟구쳤다.
그 여파만으로 거센 바람이 휘날렸고, 공간이 통째로 갈려 나갔다.
궁전을 향해 쏟아지던 업화 역시 그를 피해 가지 못했다. 무엇이든 태울 듯 일렁이던 검은 불꽃은 검격 한 번에 통째로 찢겨, 잔 불씨만 흩날렸다.
“⋯하, 곧 죽을 산송장인데 그냥 넘기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겠나. 어차피 그대가 고대하는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을 터인데.”
유지르는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손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심상에 따라 먹구름이 변하며 수십, 수백 가지의 흑마법이 터져 나왔다.
「그럼 그 후에 오면 될 일이지. 흐, 왜 그땐 원하는 게 없을까 두려운가?」
“헛소리.”
비록 말은 그렇게 했지만 볼토른의 말이 틀리지는 않은 듯,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다만 그 사이에 있던 율리우스는 날아오는 전투의 여파만으로도 혼이 나갈 지경이었다.
‘왜 이렇게 됐지.’
그는 머리 위로 날아온 검은 불씨를 쳐내며 이를 악물었다.
화염계통 마법사의 일반 불꽃이 아닌 흑마법사의 저 불꽃은 위험했다. 한번 붙으면 쉽게 꺼지지도 않고 영혼까지 불태우니 어찌 위험하지 않을까.
그는 이곳에 도달하기까지 경험했던 짧은 전투를 떠올렸다.
처음에는 퀘스트였다.
[유지르를 나스트론드 평야의 중심에 있는 괴물과 상잔시켜라. 제한 시간 : 0 : 00 : 13]
[보상 : 스킬 랜덤 뽑기권(A)(완료)]
유지르를 봤고, 원작의 흑막이자 마왕 소환의 원흉인 그를 직접 처단하려고 했다. 자신의 무력은 여타 특성과 기연 덕분에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다.
마침 퀘스트도 떠올랐기에, 겸사겸사 퀘스트도 완료할 겸 싸우기를 망설이지 않았다.
그리고.
‘⋯시발.’
처참하게 도망치고 말았다.
퀘스트가 끝나기 직전에 저 거인인지 괴물인지랑 상잔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이미 상처 입은 자존심은 되돌아오지 못했다.
물론 마음만큼은 당장이라도 다시 그와 전투를 벌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못 이겨.’
이미 짧은 전투를 벌인 것만으로 확실하게 알았다.
자신은 유지르를 이길 수 없음을.
아니, 이기는 건 둘째치고 저들 간의 전투에 끼어드는 것조차 불가능함을.
유지르는 원작이 묘사한 것보다 수 배는 강했다. 분명 원작에도 ‘모든’ 흑마법 계통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그의 특이성은 하이젤을 애먹게 했지만, 그래도 지금만큼은 아니었다.
고작 일곱 계통을 다루는 마도 여황에게도 살짝 밀리던 게 유지르였는데, 어찌 지금과 같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기에 김우진은 심히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예상이 틀렸다는 것보다는⋯, 원작의 적들도 성장했다는 것에. 시간은 자신에게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도 공평하다는 당연한 사실에.
이제는 자잘한 기연을 제외하고는 원작의 정보를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그를 분노하게 했다.
‘알고는 있었는데⋯.’
짜증은 나네.
그러나 전과는 달리 율리우스는 냉정하게 정신을 차렸다.
그건 그의 의지라기보다는, 어느새 켜진 무지개 마안과 그 스킬에 스며든 두 초월자의 의지였지만⋯ 그는 그것을 구분하기조차 어려웠다.
격한 분노와 열등감에 잠기기도 잠시, 찬물을 머리에 뒤집어쓴 듯 순식간에 감정을 정리한 그는 어느새 떠오른 퀘스트를 바라봤다.
[나트스론드 평야,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보물을 탈취하라. 제한 시간 : 0 : 30 : 00]
[보상 : 스킬 합성권(-)]
순간 그의 눈이 반짝였다.
‘⋯기연? 내가 모르는 기연이라고? 거기다, 미친.’
스킬 합성권.
정확한 등급조차 없는 이것이라면 현재 정체된 경지를 끌어올리기 충분할 것이다.
어느새 탐욕에 물든 그의 시선이 옥좌가 파괴되며 드러난 어두운 통로에 닿았다. 그리고 그들이 전투를 벌이는 틈을 타 빠르게 달렸다.
「어딜!」
줄곧 율리우스를 주시하고 있던 볼토른은 그의 움직임을 알아챘다.
그러나, 율리우스를 막아 세우기도 전, 그림자로부터 솟아오르는 수많은 악마의 모습에 움직임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나와 대화하는 중에 어디를 가려고 하나?”
「줄곧 원하던 물건을, 타인에게 뺏겨도 상관없다는 말인가!」
볼토른이 급히 소리치자, 수많은 악마소환은 조금 무리인 듯 창백해진 얼굴을 한 유지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물론 그렇지는 않지만⋯.”
사슬, 갈고리, 손, 망자, 언데드, 악마.
온갖 것들의 형태를 한 마법이 오직 볼토른을 붙잡기 위해 펼쳐졌다.
“그건 조금 있다 생각해 볼 일이지. 원래 상대가 싫은 것을 노리며 얻는 반응이야말로 최고의 극찬 아니겠나?”
유지르는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통로로 들어가는 율리우스를 보며 말을 끝마쳤다.
“그리고, 지금 잘 버티고 있는 것 같아도. 자네 역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탓일까, 유지르는 산뜻하게 미소지었다.
“그 후에 회수하면 될 일이네.”
「⋯감히, 이 정도로!」
“하하하, 우리끼리 계속 놀아보자고. 인생은 단 한 번뿐이지 않나?”
그렇기에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법이지.
유지르는 몇십 년간 모아두었던 비장의 수까지 일부 꺼내 들며 그를 막아섰다. 그 탓에 악마 계약에 따라 영혼의 일부가 소실되었음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빌어먹을 이 중세랜드를 떠나 현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 정도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으니.
정말, 아무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