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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가 빙의를 싫어함-187화 (187/212)
  • 187화

    원래 삶이란 그렇다.

    계획할 때는 생각대로 뭐든 될 것 같아도, 막상 실행에 옮기면 잘되지 않는다.

    ‘어쩌면 그게 당연할지도 모르지.’

    자신이 행한 대로, 원하는 대로 다 잘 풀리는 건 이상하지 않은가.

    그걸 더 빨리 깨달았어야 했는데.

    콰과광!

    앞을 막아 세우던 어둠이 박살 난다. 조각난 어둠 사이로 주먹이 튀어나가 하이젤이 어떤 행동을 할 새도 없이 그의 몸을 후려쳤다.

    쾅!

    물수제비처럼 몇 번 땅을 구르다 일어나니, 저 너머에 ‘알렌’이 보였다.

    “…조금, 불공평하지 않나?”

    하이젤은 자기가 하는 말이 우습다는 걸 알면서도 입을 열었다.

    “그 몸에서 좀 빠져나오고, 옛날의 내 몸도 돌려줄 수 있으면 되돌려주고.”

    마기의 움직임이 평소보다 느릿했다. 갈비뼈가 세 개 부러진 듯했고, 왼팔에도 심한 골절, 어디 출혈이 있는지 몸 안쪽에서도 둔중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렇게 다시 붙….”

    “틈을 노리는군.”

    한차례 그를 응시하던 ‘알렌’은 무감정한 눈으로 하이젤을 쳐다봤다. 그를 지켜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 ‘알렌’이다. 하이젤의 속셈을 알아채는 건 어렵지 않았다.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겉의 모습으로 방심을 끌어내려는가? 너는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알렌의 몸이 사라졌다. 하이젤이 깨닫는 순간, 그의 머리는 ‘알렌’의 손바닥에 붙잡혀 있었다. 그가 손을 휘둘렀다.

    꽈앙-!

    저항하기 힘든 힘에 그의 머리가 그대로 땅에 처박혔다.

    “굴레에 더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하, 하하.”

    돌이라도 박혔는지 한쪽 눈이 어두웠다. 입에는 흙과 돌 부수를 기가 들어왔고, 머리를 울리는 충격에 어지러웠다.

    그럼에도.

    “하, 하하, 하하하하!”

    하이젤은 미친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알렌’은 그런 하이젤의 머리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내리쬔 빛에 인상을 찌푸린 그가 눈을 맞췄다.

    “굴레에 벗어날 수 없다고?”

    하이젤은 그렇게 말하며 입을 크게 벌리며 목을 노렸다. 당연히 닿지 않았다. 한 손으로 막아낸 ‘알렌’은 다시 손을 휘둘렀다.

    꽈앙-

    당기는 힘에 다시 머리가 들어 올려진 하이젤이 조소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지랄.”

    “그게 무슨 뜻이지?”

    하이젤은 답하지 않았다. 인상을 찌푸린 그가 하이젤의 생각을 들여다봤지만 소용없었다. 그저 비웃음만이 가득할 뿐.

    “굴레는 변하지 않는다. 너와 그가 벗어났던 걸 좌시한 이유는 어차피 그 끝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적과 일치한다면 그조차 순리대로 흐를 뿐이지.”

    “순리?”

    하이젤이 사납게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너희의 손바닥에 놀아나는 걸 말하냐? 그건 순리가 아니지, 꼭두각시가 주인의 의향에 따른다고 그게 자기 의지로 따른 건 아니잖아?”

    ‘알렌’은 대답하지 않았다. 답할 가치가 없는 물음을 무시하며 그는 하이젤의 끝을 준비했다. 그러다 마음이라도 바뀌었는지, 잠시 하이젤을 내려다봤다.

    “너는 결국 벗어나지 못했지.”

    “아니, 나는….”

    “이것이?”

    그는 하이젤의 속에 떠오른 것을 알려는 듯 말을 이어나갔다.

    “최초의 마왕. 제국의 침탈자. 용사의 대적자. 그토록 강한 힘과 명성을 가지고도 ‘우리’에 대해 너는 알지 못했다. 용사가 벗어난 것이 의외였지만, 너의 모습을 보고 그에게 추가적인 간섭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

    “너 때문이라는 거다.”

    ‘알렌’은 멈추지 않았다.

    “그래, 네 말대로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너의 행동 덕분에 용사의 시도는 실패했다. 제국 이전 시대에도 그런 시도가 없었을 것 같은가?”

    그 말대로였다. 하이젤처럼 눈치채지 못하고 끝까지 이용당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용사와 같은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 지금까지 남은 이들이 있나?

    ‘알렌’은 천천히 주먹을 말아쥐었다. 남은 손으로 그의 목을 강하게 쥐었다.

    “그리고 너희의 끝과 다르지 않았다. 벗어났다 착각한 이들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들이 그 꼴로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알렌’은 힐끗 자신의 몸을 내려다봤다. 거인들의 일으킨 일은 확실히 놀라웠으나 헛수고로 끝났다.

    그렇기에 하이젤의 환생 역시 변수로 기능하게 놔두었다.

    지금은 그 쓸모를 다 했기에 처리하려는 것이다. 하이젤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 비밀이 하이젤의 생존보다 가치가 낮기에.

    그 누구든.

    “다르지 않을 것이다.”

    들어 올린 팔이 가속한다. 하이젤은 그 모습에 고개를 돌려 한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릴리트가 쓰러졌던 곳을.

    어쩌면.

    놈의 말이 옳을지도 몰랐다.

    하이젤은 끝에 가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것도 릴리트의 죽음 때문이었지. 그전까지 용사가 계속 말을 해줬지만 깨닫지 못했다.

    자신처럼 다른 이들 역시 실패할지도 모른다.

    그가 짐작한 것처럼 놈을 엿먹이려는 이들도 사실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지.

    ‘그게.’

    뭐 어쨌다는 건가.

    쿠웅.

    피할 수 없는 죽음이 다가온다.

    환생 같은 요행은 있을 수 없는, 진짜 마지막이.

    ‘희망이 없다고 포기해야 하나? 한번 굴레에 갇힌 이상, 굴레에 벗어나더라도 사람은 달라질 수 없나? 발버둥은, 정말로 부질없다?’

    그렇지 않다.

    용사의 호소가 있었고, 주변의 도움이 있었다. 비록 늦었지만, 조금만 시간이 더 있었다면 다른 결과를 찾아냈을지 몰랐다.

    하이젤은 머리로 떨어지는 주먹을 느끼며 문득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도 인사를 하지 못했다. 전생에도, 지금도. 이별은 갑작스러웠고 그것을 대비할 시간은 없었다.

    그는 본래 다른 이들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것이 마왕의 굴레였기에.

    하지만 그는 알았다. 알게 되었다. 서로 간의 관계에 대해 알았고, 감정에 대해 알았다. 오후의 느긋한 한가함을 즐기게 되었고, 멍하니 걷는 거리의 소리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건, 그녀 덕분이었다.

    아아, 릴리트. 너에게 미안함밖에 없구나.

    마족을 돕는 방법이라며 거리를 함께 걷고, 그들이 먹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식사를 같이했지. 그때 하이젤은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에게서.

    환생하고 더 진실히 깨닫게 되는 것들. 그것을 천천히 곱씹으며, 마지막으로 시선을 들었다.

    끝은 마왕답게.

    조금은 익살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꽈르르릉-

    한계까지 압축된 근육이 잔상을 그리며 폭발적인 속도로 떨어졌다.

    자신은 마왕이었고, 꼭두각시였으며, 끝의 집행자이자 재앙을 상대하도록 키워진 투견이었다.

    하고 싶은 것도 있고, 이루지 못한 것도 있으나… 패배하는 것은 돌고 돌아 맞이하는, 마왕의 숙명이었기에.

    후회는 없다.

    그렇게.

    금방이라도 머리가 터트릴 것 같던 순간.

    후웅-

    주먹이 멈춰 섰다. 그 여파만으로 거세게 바람이 불었고, 그가 눈을 다시 떴을 때 일 촌도 되지 않는 거리 앞에 주먹이 멈춰있었다.

    “…이건.”

    팔은 더 나아가려는 듯 부들거렸다. 그러나 무언가에 막힌 듯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고개를 들자, 경악한 얼굴의 ‘알렌’이 보였다.

    그가, 아니 알렌이 소리쳤다.

    “오래 못 버틴… 놔라!”

    직감적으로 하이젤은 깨달았다. 기회였다. 그가 그토록 놈들을 불러내려 했던 이유.

    그건 자만이 아니었다.

    하이젤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다리는 후들거렸고, 시야의 반쪽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러나 지금 하려는 건 많은 힘을 필요치 않는다.

    마지막에.

    잿빛 종언을 맞이하게 된 용사와 마왕은 땅에서 솟아난 재앙과 맞서게 되었다.

    그들의 무력은 하늘과 땅을 울릴 정도였고, 신들마저 두려워하며 경외할 정도로 엄청났다. 그러나, 재앙은 지금까지 겪었던 그 무엇보다 막강했다.

    둘이 아닌 혼자뿐이었다면 버틸 수도 없을 정도로.

    칠일 밤낮을 싸우며 전투를 벌이던 그들은 마왕의 희생으로 틈을 만들었고, 용사가 목숨을 바쳐 일격을 꽂아 넣었다.

    그 일격은, 자신이 최선을 다해도 막을 수 없는 것임을 깨달았지.

    하이젤은 그것을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평생 보았던 용사의 것이니만큼….

    따라 할 수는 있다.

    ‘아.’

    용사 너는.

    따라 하기 위해 집중하다 보니 그는 깨달았다. 왜 용사가 환생하지 못했는지. 이 기술은 마기나 마력이 아닌, 그의 근본적인 것을 태운다.

    영혼.

    그것을 그는 알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망설임 없이 사용하다니.

    ‘마지막에 남은 것이 마왕이라….’

    웃기지도 않는다.

    그런 동화책은 팔리지도 않을 것이다.

    하이젤은 망설이지 않았다. 그가 여기서 살아나봤자 이 같은 기회가 다시 오리라 장담할 수 없었다. 온다고 해도 지금보다 더 나을지 알 수 없었고.

    “…■■!!”

    입에서 이해할 수 없는 괴성이 흘러나온다. 알렌은 몇 초를 버티는 것이 이렇게 힘드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한계에 도달했다.

    몇 초라도 버틴 것도 알렌의 엄청난 정신력 덕분이었다.

    그러나 알렌을 밀어내던 ‘그’는 알렌에게 신경 쓸 틈이 없었다. 하이젤의 손에 무엇인가 보였다. 정확한 모양은 보이지 않았다.

    그건 검 같기도, 작은 나뭇가지 같기도 했다.

    어쩌면, 창날일지도 모르지.

    “…그건 무엇이냐!”

    놈이 소리쳤다. 한번도 보지 못한 감정 어린 모습. 하이젤은 그의 다급한 모습에 작게 미소지었다. 그는 잠시 손안의 그것을 보더니 양손에 힘을 주었다.

    ‘그’는 전력을 다해 알렌의 의식을 밀어냈다.

    순식간의 몸의 주도권을 빼앗으며 피하려고 했지만, 그는 피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렇게 알렌의 심장에 검이 박혀 들기 전, 하이젤이 웃었다.

    그리고.

    “…뭐?”

    쑤욱-

    창날이 박혀 들었다.

    알렌의 심장이 아닌, 그의 옆에 떠다니던 두 권의 책에.

    알렌은 깨질 것 같은 두통에도 그 모든 광경을 지켜봤다. 그가 자신을 찌를 것 같았던 창날을 비틀어 책을 찌르는 것도.

    검은 알렌이 무슨 수를 써도 건드릴 수 없었던 것과 다르게 저항하나 없이 뚫렸다.

    쩌저저적-

    책에서 날 수 없는 소리와 함께 두 권의 책은 꼬챙이처럼 꿰뚫렸다.

    그 순간 알렌은 자신의 몸을 차지한 놈의 힘이 급격히 약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아직 그가 주도권을 잡기는 힘든 상황.

    “…어리석다.”

    ‘그’는 무감정했던 모습과 다르게 굉장히 무거운 어조로 하이젤을 보았다. 조금 전 보였던 저항은 조금도 하지 않고 고요히 그를 응시했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는가?”

    “…너희들의 연결을 끊은 것?”

    안다. 알다마다. 그걸 모르고 그렇게 했을까? 알렌의 몸에 찔렀다면 놈의 본체에까지 타격을 줄 수 있겠지.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아직도 굴레에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 건가?”

    “믿지 않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으니까.”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하이젤을 바라보았다. 목숨을 바쳐 한 공격으로 자신을 맞췄다면 그에게도 조금 위협이 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도 알렌과 연결되었던 끈을 끊어놓았다.

    “너는 쓸모없는 짓을 한 것이다.”

    하이젤의 몸이 발끝에서부터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걸로 굴레를 벗어났다고 생각할지 모르지. 허나, 이미 다른 하나의 준비는 끝이 났다. 그는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지? 그 일격을 다시 시전할 사람이 있나?”

    “없겠지.”

    그 일격은 단 한 번밖에 사용할 수 없었으니까. 그만한 경지에 달한 그가 겨우 따라 하는 게 전부인 기술이다. 알렌이 사용하더라도 오 년은 더 필요할 것이다.

    그때가 된다면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고.

    “이미 운명의 격류는 흐르기 시작했다. 물줄기를 바꿀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지. 기껏해야 방향을 조금 트는 게 다일 텐데. 그것에 건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지?”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아까 하던 말의 연장선에 하이젤은 그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그는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희망이란 건 그들에게 없는 단어일 테니.

    “의도대로 변수는 제거했다. 간섭하기 더 힘들어졌으니 이 이상은 낭비겠지.”

    그 말을 끝으로 알렌의 정신에서 놈은 사라졌다.

    알렌은 몸을 바로잡으며, 하이젤을 보았다. 하이젤의 하반신은 이미 빛으로 흩어졌고, 상체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는 알렌을 바라보며 한마디만을 했다.

    “행운을 빈다.”

    “감사했습니다.”

    알렌도 그에 대한 예우로 조심스럽게 감사를 표했다.

    그 이상 대화할 시간도 없었다. 그렇게 그가 사라지려던 때, 방정맞은 외침이 들렸다.

    「아뇨! 당신은 아직 죽기 이르거든요?」

    “잠깐, 그게 무슨….”

    「마지막이라고 폼이나 잡고, 남자들은 다 그래요?」

    베스틀라에서 빛이 흘러나왔다. 순환교에서 사용했던 때보다 수십 배는 강력한 빛무리. 그녀는 그들이 대화하는 사이 하나의 준비를 해두었다.

    도박일지 모르는 준비를.

    「원래 알렌이 버틸 동안 탈출시켜 주려 했는데, 이렇게 일이 됐으니까….」

    이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검에서 튀어나온 빛무리는 하이젤의 영혼을 감쌌다. 빛은 그의 몸을 뒤덮을 정도가 되었고, 그게 정점에 이르렀을 때.

    슉-

    그의 몸이 사라졌다.

    베스틀라의 빛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부스러진 바닥과 망가진 건물, 이리저리 부서진 바닥. 공간이 울리며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가운데 마지막으로 그녀가 외쳤다.

    「알렌, 명심해요. 제가 말했던 것….」

    그녀가 다시 잠들었다.

    알렌은 쓰게 웃으며 베스틀라와 하이젤이 있던 자리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앞으로의 계획은 달리해야겠군.”

    이번에 얻은 정보는, 엄청난 수준이라 계획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었다.

    바람이 불었다.

    알렌은 잠시간 눈을 감으며 잠깐의 휴식을 취했다.

    전투가 끝났다.

    * * *

    하이젤은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시야가 깜빡이더니 다른 공간으로 이동되었다.

    어디인지도 알 수 없는 장소.

    한 번 둘러봐야 하나 고민하던 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마왕 님. 조금 늦으셨네요.”

    고개를 돌리던 그의 몸이 멈췄다.

    잊을 수 없는 목소리였고, 잊어서도 안 되는 목소리였다.

    천천히 고개를 돌린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

    얼마간 멍하니 그녀를 보고 있으니, 경박한 목소리가 귓가를 찔렀다.

    “…야, 나는 안 보이냐?”

    잠시 인상을 찌푸리던 그는, 설마 하는 생각에 경악했다.

    그 표정이 웃겼는지 남자는 픽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야. 마왕.”

    그리고 환영해.

    이곳, 왈홀(Valh?ll)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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