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인생에서 세 번의 순간이 찾아온다.
삶을 뒤바꿀, 단 세 번의 기회가.
키메라에게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한 린벨은, 성문을 담당하던 병사들에게 사기를 당했다.
빼앗긴 재산의 반절. 강제된 어머니와의 이별. 엄습하는 허기와 갈증.
평생 촌에서 났던 그녀에게 있어 처음 맞이한 세상은 차가웠다.
무엇을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알량한 정의가 있다고 믿으며 병사들에게 따지는 것뿐. 그러나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
힘이 부족했다.
‘뭐? 약속을 지키라고?’
정의로워야 할 병사는 뿌리까지 썩어 있었고, 지나가는 행인 누구도 그녀를 돕지 않았다.
실질적인 위협 앞에 조그마한 힘조차 보태 주지 않았고, 아무런 힘이 없던 그녀는 병사들을 당해 낼 수 없었다.
그렇게 병사들에 자신에게 흑심을 드러내려던 그때.
그가 등장했다.
겉으로도 드러나는 고귀한 품격과 사방을 압도하는 강한 기세.
‘알렌 라인하르트다.’
그는 가문을 모욕한 병사들의 혀를 뽑아 버림과 동시에 나락으로 향하던 그녀를 구했다.
“네 이름이 뭐지?”
“…린벨 입니다.”
흘러가듯 찾아온 열다섯의 삶.
그녀에게 있어 그의 등장은 인생을 뒤바꿀 전환점이 되었다.
그는 소문으로 들었던 여타 귀족들과 달랐다.
평민의 말에 귀를 기울여 준다.
어쩔 수 없이 행한 죄의 사정을 이해해 준다.
그렇다고 목적 있는 호의를 베푸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청을 들어주었다.
다음날 바깥을 떠돌던 이넬리아가 그의 명령 한 번에 성문으로 들어섰다.
매우 큰 벽처럼 느껴졌던 성문은, 말 한마디에 가볍게 열렸고, 무서웠던 병사들도 그의 위세에 감히 반항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시녀가 되라는 그의 말에 곧바로 수긍했다.
‘공자님의 시녀가 될게요.’
힘이 어떤 건지 알았으니까.
힘이 없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느꼈으니까.
고작 하루에 불과했으나, 린벨이 겪었던 일은 그녀의 심경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하루가 더 지났을 때, 이넬리아가 납치되었다. 아니, 납치당해 주었다.
‘나 때문에.’
악마 같은 괴물은 린벨을 노골적으로 노렸고, 이넬리아는 그녀를 위해 순순히 악마를 따라나섰다.
그녀는 그때가 되어서야 진정한 힘 앞에서 권력은 통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진정한 힘 앞에서 무형의 권위는 힘을 갖지 못했고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그것은, 적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통용되었다.
‘내가 구해 주마.’
공자님은 강했다.
그는 혼자의 힘으로 수십 마리의 괴물을 해치웠고, 어떤 함정도 그의 발을 붙들지 못했다.
그런 그를 동경하게 되었다.
‘힘, 힘이 필요해.’
공자님만큼의 강한 힘을.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불합리한 일에 대항할 무력을.
그녀가 보기에 알렌이 가진 힘으로 해내지 못할 일은 없어 보였다.
그 뒤의 일은 그녀의 생각대로 흘러갔다.
알렌은 이넬리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기 전에 무사히 구출하는 것에 성공했다.
린벨은 그가 키메라 술사를 상대하는 것을 보았고, 망설임 없이 그녀와 함께 공방을 빠져나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알렌은 동굴에서 걸어 나왔다.
키메라 술사의 죽음과 함께.
‘역시, 힘을 길러야 해. 나를 위해서, 엄마를 위해서, 또.’
공자님께 은혜를 갚기 위해.
다행히 그녀에게는 재능이 있다고 했다.
“너는 천재다. 다른 이들과 비교도 되지 않는, 진짜 천재지.”
그는 그녀가 특별하다고 했다.
프라나라는, 고귀한 힘을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너는 남들과 다르기에 분명히 할 수 있다고.
그녀는 기뻤다.
그의 말대로 강해질 수 있다는 말에, 동경하는 그의 기대를 받는다는 것에.
그렇기에 검을 휘둘렀다.
밤에도, 낮에도.
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강해지기 위해서.
처음 받은 훈련에 포기하고 싶어도, 엄격한 시녀의 일이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왜, 왜 안 되는 거야.”
바뀌는 건 없었다.
‘노력이 부족했던 거야, 절박하지 않아서 그래.’
밤잠을 줄였다.
훈련하는 시간을 두 배로 늘렸다.
일상생활 속에 훈련을 섞었다.
훈련을 맡았던 여기사는 엄청난 재능이라 극찬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갔고.
“혹시, 자리가 불편하느냐?”
그녀는 여전히 프라나를 다루지 못했다.
절박했다.
“…헤헤. 마차가 조금 불편해서요.”
바보같이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넬리아와 달리 아직 서툰 시녀의 일과 기대에 부흥하지 못한 무력은, 그녀에게 위기감을 주었다.
동경하는 그에게 방해가 될까 봐.
무한히 쏟아지는 신뢰를 저버리고 싶지 않아서.
귀여운 연기 뒤로 절박함을 숨겼다.
도적들이 마차를 습격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제가 나설게요!”
지금껏 배웠던 기술로 도적을 죽였다.
살인의 충격은 없었다. 없어야 했다.
고귀한 힘을 각성하기 위한 시련이라 애써 자위했고, 떨리는 손은 혹독한 훈련 탓이라 넘겼다.
최소한의 가치를 보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넬리아와 잠시 다녀오마.”
린벨은 저택에 남겨졌다.
또다시 홀로.
다시금 절실히 깨닫는다.
“…쓸모를 입증해야 해.”
다시 검을 휘둘렀다.
홀로 남겨진 소외감은 질투가 되었고,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절박함은 집착이 되었다.
고귀한 힘이라는 게 뭐지?
“고결한 기사도를 서약하고, 숭고한 맹세를 세우며, 못 이룬 다짐을 지킨다.”
프라나의 기본을 가리키는 말이자, 고귀한 힘이라는 것에 대한 핵심을 꿰뚫고 있는 문구였다.
“무엇을 담아야 된다는 거지?”
프라나는 감정을 담는다.
약속을, 맹세를, 선언을, 다짐을, 복수를.
그러나.
“왜 나는 못 하지? 왜? 왜? 어째서….”
닿지 못한다.
엄마는 공자님의 명령을 받고 수행하는데.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자신만이 고여 있었다.
그렇기에 다른 것에 매달렸다.
자신이 변화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그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하지만.
“제발, 저도 데려가 주세요. 공자님.”
알렌은 그녀를 데려가지 않았다.
마녀사냥을 위한 여정에 그녀의 자리는 없었다.
도적을 처치했을 때처럼 가치를 입증할 수 없고, 가까이 지켜볼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처럼 미소 지었다.
“따로 시킬 일이 있으니 이넬리아와 함께 남아 있거라.”
린벨은 절망했다.
스스로에 대한 무력감에 잡아 먹힐 것 같았다.
무한히 쏟아져 내리는 그의 호의에 질식할 것 같았다.
그리고.
‘…….’
엄마는 또다시, 은밀하게 움직인다.
공자님의 명령에 따라.
자신을 제외하고.
“…나는.”
린벨의 눈이 어둡게 일렁였다.
채워지지 않는 갈망은, 집착을 넘어 광기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 끝에.
“아.”
눈이 뜨였다.
일어나자마자 눈에 닿은 것은, 익숙하지만 다른 방의 천장이었다.
“…왜 여기에?”
주위를 둘러보니 이곳은 저택에 있는 많은 별실 중 한 곳이었다.
“공자님을 따라 신수의 숲에 가고…, 그리고…?”
조금 전까지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녀는 곧바로 방을 나섰다.
향하는 곳은 익숙한 공자님의 개인 서재였다.
그곳에 가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알 수 있을 테니.
그런데 주위 하인들의 태도가 이상했다.
“너, 너는….”
“…네가 어떻게!”
“히익…!”
마치 귀신을 봤다는 듯, 죽은 사람을 목격한 것 같은 태도.
무언가를 물어볼 새도 없이 멀어지는 뒷모습에 그녀는 물어볼 마음을 접었다. 공자님께 가는 게 먼저였으니까.
저택의 복도는 조금 낯설었다.
‘저런 게 있었던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물건들이 복도의 양옆을 장식하고 있었고, 그녀가 익히 알던 장소도 무언가 이질감이 들었다.
거기에 평소보다 인적이 더 적었다.
마치 이곳으로 가는 길을 피해 다니는 것처럼.
‘그럴 리가 없지.’
공자님이 누구신데.
라인하르트 가문에서 공자님을 피할 이유가 무엇이 있단 말인가.
린벨은 잡생각을 지우고 빠르게 공자님의 개인 서재에 도착했다.
똑똑-
“공자님, 린벨입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방에서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러나 문의 틈 사이로 종이가 펄럭거리는 미세한 소리가 났다.
‘연구하시느라 못 들으셨나 보다.’
엄마는 또 알렌의 명령을 수행하는 중일까.
린벨은 속에서 꿈틀거리는 감정을 억누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공자님, 린벨입니다.”
그녀가 다시 한번 입을 열자 미세한 소리가 우뚝- 멎었다.
그리고 도저히 알렌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쇠약한, 날카로운 대답이 들려왔다.
“아직 식사 시간은 아닐 텐데 무슨 일이지? 별일 아니면 꺼져라.”
이상했다.
공자님이 저런 대답을 할 리가 없을 텐데.
린벨은 자신을 보고 도망치던 하인들의 모습과 이질적으로 느껴진 저택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녀는 섬뜩한 감각이 발밑을 타고 오르는 느낌에 몸을 움직였다.
허락받지 않는 것에 대한 벌은 받겠지만, 그녀는 이상하게 떨리는 불안감을 해소하고 싶었다.
벌컥-
“내가 꺼지라고 하지 않았느냐! 네가 뭔….”
문을 열자 그곳에 있던 것은.
“…네가 어떻게! 너는, 너는! 네가 어떻게 살아있는 것이냐! 나를, 나를 데리러 왔느냐? 설마, 설마….”
깎지 않은 수염과 붉게 충혈된 눈.
백치가 가득한 머리와 기미가 가득한 얼굴.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남자는.
“미안하다, 미안해.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안 된단 말이다! 나는, 나는 동생을 구해야 한단 말이다! 제발, 제발….”
알렌 라인하르트.
모습은 조금 달랐지만, 분명히 그였다.
“공, 자님…?”
“물러가거라. 내가 이렇게 부탁하겠다. 제발, 제발…, 동생이 나를 기다리고 있단 말이다. 고개를 숙이라면 숙이마, 빌라면 빌겠다. 그러니….”
그는 린벨이 다가오자 벽까지 뒷걸음칠 치더니, 곧바로 바닥에 엎드렸다.
“공자님, 이게 무슨….”
린벨은 당황스러웠다.
이게 무슨 일이지? 공자님이 갑자기 왜? 그녀는 뭐라도 말해 보고자 애써 입을 열었다.
“…공자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무슨…, 엄마는 어디 있어요?”
“네 어미를 죽게 만들어 미안하다. 그러니 제발….”
“이넬리아, 공자님의 시녀잖아요. 죽다니 그게 무슨….”
“제발, 나는 시녀 따위를 둔 적이 없다. 언젠가 죗값을 치르겠다. 그러니 그만 사라지거라.”
그러나 두 사람의 대화 사이에는 서로 이해하지 못할 간극이 벌어져 있다는 사실만 알게 되었을 뿐이었다.
“다른 분들은요? 소네드 상단주님이나, 카릭 상단주님은….”
“소네드 그 상인 놈에게도 갔나? 아니 카릭은 누구….”
그제서야 무언가 이상하단 것을 눈치챈 걸까, 핼쑥한 얼굴을 들어 올린 그는 손을 들어 책상의 약통을 낚아채더니 한 움큼 집어 입 안에 들이밀었다.
으적-
순식간에 동공이 풀리며 흐리멍덩한 시선이 멍하게 공중을 향한다.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몇 분이나 지나갔음에도 사라지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 그가 중얼거렸다.
“…환각이 아니라고?”
평소보다 환각이 더 생생한 느낌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발작이 일어나려면 며칠이 조금 더 남았을 테니까.
그러나 그것보다 더욱 이상한 것은.
“아니 그것보다….”
저택에 시체가 되어 돌아왔던 네가.
“…어떻게 살아 있는 거지?”
“어…, 글쎄요?”
저택에 죽었던 린벨이 되살아왔다는 소문이 크게 퍼졌다.
대부분의 사용인은 믿지 않았지만, 저택을 돌아다니는 그녀의 모습에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울리려는 사람은 없었다.
평소 괴물을 죽이기 위해 돌아다니느라 친한 사람 하나 없었던 탓도 있었으나, 그녀의 뭉개진 시체를 봤던 이들은 감도는 불길함에 자리를 피하기 급급했으니까.
둘째 날, 린벨은 알렌과 다시 만났다.
“…그게 끝이냐?”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그에게 알려 주었다.
“네.”
이곳에 어떻게 왔는지부터.
자신이 알던 그의 모습과 그의 행동을.
그리고.
율리우스와의 관계까지.
알렌은 담뱃대의 독한 연기를 들이켜며 허탈한 얼굴로 조소했다.
“프핫, 결국 실패했나? 그렇다면 내 행동은 모두….”
그는 그녀의 이야기에서 무언가를 알아챈 것 같았다.
자신과 다르게 그는 머리가 좋았으니 린벨의 말에서 무언가를 알아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쓸모가 없겠구나.”
그는 독한 와인을 병째로 들이켰다.
호박빛 액체가 순식간에 목구멍을 태웠다.
“크핫, 율리우스 놈과 화해를 해? 키메라 술사를 해치워? 도적 떼의 습격을 막아? 하, 하하! 정말, 정말 나다운 생각이야.”
쾅-!
남은 액체가 출렁거리며 병 안에서 소용돌이쳤고, 알렌은 다시 깊게 담뱃대를 물었다.
그녀는 그 모습이 조금 어색했다.
평소 담배는커녕 술에도 손을 대지 않았던 공자님이었는데.
“정말, 정말로 나다운 생각이야…. 한 번 겪은 실수를 다시 저지르지 않을 테니.”
무슨 생각으로 행한 것인지는 뻔했다.
내부에서부터 파먹어 가겠다는 말이 아닌가.
미래의 ‘내’가 그렇게 행동한 이유도 유추되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미 실패했구나.”
“그게 무슨….”
미래의 ‘내’가 버젓이 존재하고 행동하고 있다.
그리고 린벨은 미래의 ‘나’와 함께 있었다.
그 말은 한 가지를 뜻했다.
“이곳이 가짜라는 거다.”
“네?”
그녀는 놀란 얼굴로 눈을 깜박거렸다.
“여기가 가짜라니요…? 이렇게 진짜 같은데.”
“그래도 가짜라는 건 변하지 않지.”
그는 허탈한 듯, 자포자기한 얼굴로 냉소적으로 웃었다.
시간은 절대로 과거로 흘러갈 수 없다.
그러나 어떠한 속임수든 편법을 사용했든 간에 결국 ‘나’는 과거로 돌아갔고, 그렇게 자신의 미래는 확정되었다.
그건 알렌이 어떠한 발버둥을 치든 결코 ‘현재’를 바꿀 수 없음을 뜻한다.
“그러니 이곳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거나… 그래, 환상에 불과하지. 네 이야기에 따르면 아마….”
그 말은 곧.
“신수… 마지막에 본 것이 신수라고 했지? 그 신수랑 관련이 있을 거다.”
그가 여기서 어떠한 짓을 하든,
동생을 구할 수 없다는.
“그것에 대해서는 내가 알아봐 주마. ‘나’의 시녀라고 했으니. 도움을 줘야겠지.”
사형 선고였다.
그가 처연하게 웃었다.
“…….”
린벨은 말없이 그를 바라봤다.
매사에 완벽을 추구하며, 강한 무력을 가졌던 공자님은 없었다.
하지만.
‘아직 모든 것을 이해한 건 아니지만….’
그녀가 동경하던 알렌과 다르다고 해도.
“그럼, 이제 공자님의 이야기를 들려 주세요.”
“…뭐?”
그는 처음으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콧잔등을 찡그리며, 눈썹을 모은 그의 모습은, 어느 때든 담담하고 차분한 모습만 보여주던 알렌이라면 보여 주지 않을 모습이었다.
“제 이야기만 하니까 억울하잖아요?”
“…내가 말하기에 뭣한데, ‘나’는 네가 그렇게 행동하는 걸 용인했나?”
“네, 당연하죠!”
당돌한 대답에 그가 피식 웃었다.
“그렇다면…, 이야기해 주지 못할 것도 없지.”
아마, 대략 15년도 전에.
멍청한 형의 화를 풀려다 동생이 병신이 되었을 때에.
그 동생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 맹세한 형이 하나 있었다.
뒤바뀐 동생을 구하겠다는, 얼간이 하나가.
그렇게 시작되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