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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가 빙의를 싫어함-49화 (49/212)

제49화

-알렌 공자님! 감사합니다!

-저주의 해방자! 위치 슬레이어!!

-와아아아아아아!!!

알렌 일행은 마차를 향해 떨어지는 무수한 꽃의 세례를 받으며, 베르겐을 떠날 수 있었다.

이제 겨울이 오는데도 어디서 그리 많은 꽃을 구했는지. 꽃바람이 마차를 감싸는 광경에, 순간적으로 봄을 맞이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를 배웅하는 사람들의 중앙에는 소네드와 카릭이 작전이 성공했다는 듯 서로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피식-

알렌은 그 호화스러운 마중을 기분 좋게 받으며 베르겐의 정문을 나섰다.

카릭은 이번 연도까지 도시에 머무르겠다고 했기에 돌아가는 인원은 한 명이 줄어들어 있었다.

그 대신 그 자리에는 소네드에게 한가득 받은 찻잎이 보관된 함이 마차의 구석에 자리했다.

“헤헤-.”

기분 좋다는 듯 헤실거리는 웃음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린벨이 새까만 검집에 꽂힌 검을 안은 채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그렇게 좋더냐?”

“네!”

그녀는 활짝 웃으며 답했다.

“이게 있으면 더는 짐이 아니게 될 수 있으니까요!”

알렌은 그녀의 품 안에 있는 아무런 장식도 없이 검게 칠해진 장검을 바라봤다.

티끌 하나 없이 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순흑’.

‘소유자가 지정한 재능을 빠르게 개화시켜 준다는 검이라….’

다이크 상단은 알렌이 기억하던 거대 상단으로 성장하기 전이었기에 진귀한 물건을 따로 보관하고 있다는 말에도 별다른 기대를 가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 검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말 그런 효과를 가지고 있다면, 왕도의 경매에서도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물건일 테니.’

그러나 자세히 설명을 들어 보자 왜 아직까지 보고에 박혀 있었던 건지 알 수 있었다.

이 물건을 사용하기 위한 조건이 난해했으니까.

첫 번째는 소유자가 지정한 재능이 정말로 소유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일 것.

애초에 검으로 개화시킬 수 있는 재능이라고 해 봤자 얼마나 되겠는가.

마력, 프라나, 검술, 무투술을 비롯한 전투 계열에 치중되어 있을 테지.

그러나 소유자가 ‘검술’에 대한 재능을 지정했는데, 그에 대한 재능이 없다?

그렇다면 소유자는 재능이 개화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지 못한 채 시간만 낭비해야 한다.

백날 검을 휘두르며 연습을 한다고 한들, 정말 재능이 없다면 아무런 성장도 하지 못한다는 것.

그 때문에 자신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을까 싶어 구매해 간 사람들도, 몇 주가 지나자 환불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재능이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

두 번째 조건도 애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재능을 개화하기 위해서는 소유자가 지정한 재능에 많은 시간을 바쳐야 했다.

한 마디로 자는 시간도 아끼며 노력해야 한다는 것.

아이러니한 점은 아무리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도 밤낮으로 노력한다면 실력이 향상된다. 재능이 있다면 더더욱 빠르게 성장하겠지.

그러니 검의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애초에 재능의 유무나 그 총량에 관한 기준점도 애매모호 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겠지.

이런 이유 때문에 발굴했을 때만 해도 많은 관심을 받던 검은, 여러 경로를 거쳐 다이크 상단에까지 흘러들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알렌이 이 검을 고를 때만 해도 소네드는 난색을 보이며 다른 물건을 권했다.

하지만 알렌은 완고하게 이 검을 고집했다.

왜냐하면,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걸로 린벨을 확실하게 성장시킬 수 있다.’

린벨의 전력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이.

알렌은 그녀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았고, 그녀가 안 보이는 곳에서 얼마만큼의 노력을 하는지 알았다.

그렇기에 망설임 없이 검을 골랐다.

소네드는 알렌이 선택을 바꾸지 않자 어쩔 수 없다는 듯 받아들였다.

‘최근에는 너무 무리하는 것 같은데….’

알렌은 잠시 고민하는 얼굴로 린벨을 바라봤다. 그녀는 집착 어린 눈으로 연신 검집을 쓰다듬으며 한시도 놓지 않았다.

“불편하지 않느냐. 검을 내려놓아도 괜찮다만.”

“아니에요, 공자님. 절대, 절대 안 놓을 거예요.”

“잠시라도 내려….”

“제가, 제가 좋아서 이러는 거예요. 공자님… 제발, 부탁드려요.”

그녀는 다급히 검을 품속에 가두며 소리쳤다. 불안한 듯 흔들리는 눈과 겁에 질린 듯 급변한 표정.

‘내가 너무 많은 부담감을 줬나.’

알렌의 눈에 잠시 후회가 감돌다가 사라졌다. 그는 잠시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과거에 꽃피웠던 그녀의 실력을 보고서 너무 과한 기대를 주고 말았다.

‘같은 사람일 리가 없는데.’

죽었던 모친이 살았다.

맹목적이었던 복수심은 존재하지 않았다.

‘특히 프라나를 사용함에 있어 감정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녀의 성장동력이었던 것이 없어졌으니 이번에도 같은 결과를 맞이하리라 생각해서는 안 됐었는데.

‘그 와중에 이넬리아에게는 따로 일을 시켰으니.

알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그녀가 무슨 감정을 느꼈을지 알 수 없었다.

그가 괜찮을 거라며 신경 쓰지 않는 사이 그녀는 상태가 위험하게 변하고 말았다.

알렌은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아니, 네가 편하다면 그렇게 하거라.”

“네, 네! 감사합니다.”

린벨은 다시 환한 미소를 지으며 검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내 탓이군.’

이넬리아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알렌은 그녀의 어두운 얼굴을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이번 신수의 숲이 기회가 된다면 좋을 텐데.’

그녀의 존재는 알렌이 미래를 바꿀 수 있으리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니 포기할 수 없었다.

늦가을을 지나는 길을 따라 나뭇잎이 부서져 바스락거렸고, 엘 라운드로 향하는 마차가 하얀 뭉게구름을 따라 빠르게 이동했다.

다시 율리우스를 만날 시간이 머지않았다.

* * *

알렌은 저택을 나섰을 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하게 도시로 들어왔다.

베르겐에서의 업적이 아직 엘 라운드까지 퍼져 나가지 않았기에 알렌이 도시로 들어왔음에도 소란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알렌은 마차를 타면서 작성해 놓았던 보고서를 아버지에게 내밀었다.

“잠시 개인적인 볼일로 베르겐에 들렀고, 그곳에서 저주가 횡횡하는 것을 확인하고 마녀를 토벌했다?”

베르겐에서 일어났던 일을 읽은 가이엘이 헛웃음을 지으며 되물었다.

“사실이냐?”

“예.”

몇 주 만에 다시 만난 아버지는 전에 봤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딱딱하고, 차가운 분위기.

마녀를 토벌했다는 소식에 걱정 한마디를 건네는 대신, 진실인지 진위를 먼저 확인하는 남자.

그것이 라인하르트 가문의 가주이자 그의 아버지였다.

“마녀가 다시 출몰해서 저주를 퍼트렸다니…. 네가 완전히 토벌했다고 하니 그건 의심하지 않으마. 그런데….”

가이엘은 유리알 같은 눈을 돌려 그를 바라봤다.

“왜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지? 그만한 사태였다면 혼자 행동할 필요는 없을 텐데….”

혹시 다른 꿍꿍이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훤히 내다보이는 의심에 알렌은 준비해 두었던 답을 읊조렸다.

“이미 많은 영지민이 저주에 걸렸고, 시간을 늦출수록 위험하다고 판단했기에 먼저 행동했습니다.”

“그것뿐이냐?”

“영지민의 안전과 목숨보다 더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

알렌의 정론에 가이엘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지원을 요청하는 사이에 저주로 인해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을 것처럼 보였기에 행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의 부차적인 설명에도 말없이 알렌을 주시하던 가이엘은 내키지 않는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의심해서 미안하구나. 수고했다. 피곤할 텐데 이제 들어가 보거라.”

“네, 들어가 보겠습니다.”

알렌은 작게 그에게 묵례하고는 걸음을 돌렸다.

-철컥

그렇게 집무실의 문을 반쯤 여는 순간, 가이엘이 갑작스럽게 입을 열었다.

“알렌.”

알렌이 멈칫하자, 그는 지나가듯이 물음을 던졌다.

“베르겐에 갔었던 이유가 무엇이냐? 그에 대한 건 듣지 못했구나.”

겨우 그건가.

알렌은 그의 물음에 맞춰 나지막이 답했다.

“아버지와 함께했던 엘프 차의 풍미를 잊을 수 없어서 말입니다. 그 찻잎을 구하기 위해 베르겐으로 향했습니다.”

“그래? 마침 나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죄송합니다.”

알렌은 단호하게 답하며 문을 완전히 열었다.

“저도 소량의 양밖에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드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뒤에서 작게 탄식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참 안타깝구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버지.

정말로.

아버지와의 만남을 가진 뒤 알렌은 곧바로 엘리자에게 끌려갔다.

“정말로 오랜만에 보는구나, 알렌. 응? 뭐 잊은 건 없니?”

그녀가 서운하다는 듯 삐진 얼굴로 알렌을 비난했다.

“서운하구나, 알렌. 어머니와의 약속은 약속도 아니니?”

“어머니,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

“정말 잠깐의 시간도 낼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니?”

그녀가 다 알고 있다는 듯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자, 알렌은 얌전히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죄송합니다.”

아칸더스의 일을 끝마치고 수련, 소네드와 마녀 토벌까지.

여러 가지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느라 솔직하게 말해서 그녀와의 약속을 챙기지 못한 건 사실이었다.

“앞으로는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뭐…, 그러지 않을게 보이지만… 솔직히 인정했으니 용서해 줄게.”

알렌은 조용히 침묵으로 답했다.

엘리자는 못마땅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아무 일 없어서 다행이구나. 마녀를 토벌했다는데, 위험하지는 않았니?”

“별다른 일 없이 끝났습니다.”

“그래도 조심하도록 해. 이번에는 솔직히 무모했잖니.”

알렌은 마녀의 전력을 맞이하고도 이겨 낼 확신이 있었기에 행동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걱정 어린 눈동자에 나오려던 말이 다시 목구멍에 걸려 들어갔다.

“…다음부터 유의하겠습니다.”

“안 한다고는 말하지 않는구나.”

한숨을 푹 내쉰 그녀의 모습에 알렌은 이넬리아에게 손짓했다.

원래는 조금 있다가 드리려고 했지만, 가만히 있다가는 언제까지 걱정을 들을지 몰랐다.

알렌의 뒤에서 오랜만에 만난 시녀장에게 눈인사를 건네던 이넬리아는, 알렌의 신호에 슬쩍 준비해 온 물건을 테이블 위로 올려 두었다.

“이건 뭐니?”

“상단에서 구한 찻잎입니다.”

“찻잎은 나도 충분하니 마음만 받겠-”

알렌은 괜찮다는 듯 손을 흔드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덧붙였다.

“엘프가 직접 재배한 찻잎입니다.”

“-지만 아들이 가져온 물건인데 거절할 수 없지. 선물은 고맙게 받도록 할게. 라우라.”

어머니와 비슷한 연배를 가진 시녀장은 새삼스럽지도 않은지 쓴웃음을 지으며 찻잎이 든 상자를 챙겼다.

“그럼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벌써? 음…, 그래.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 많이 피곤하겠구나. 얼른 들어가서 쉬도록 하렴.”

“알겠습니다.”

알렌은 기쁜 미소를 짓는 그녀에게 인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벅저벅

그렇게 야외 테라스를 빠져나가던 때, 그의 귓가로 그녀의 목소리가 닿았다.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위험한 일은 하지 말렴.”

-멈칫

“알렌, 나는 잃는 경험은 한 번이면 족하단다.”

알렌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멈췄던 걸음을 다시 옮겼다.

그녀도 그의 대답을 기대하지 않은 듯, 다시 웃는 얼굴로 라우라와 함께 티타임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순간 느껴졌던 그녀의 한마디에 담긴 감정은.

‘…어머니.’

지독히도 질척하고 깊은 늪처럼 어두웠다.

감히 짐작하지 못할 만큼.

* * *

알렌은 도착한 직후부터 율리우스의 소식을 기다리며 조용히 지냈다.

엘리자도 그날의 대화 이후로 그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알렌은 저택의 일상을 반복하며 하루를 보내기 시작했다.

남은 계획을 점검하며, 카릭과 소네드에게 은밀한 명령을 전했다.

베스틀라에게 드디어 완성했다는 비기에 관해서 배우고, 신수의 숲에 대해 조사했다.

그리하여 사흘이 지났을 때.

“알렌 형님!”

율리우스가 도착했다.

“율리우스.”

“형님, 잘 지내셨습니까?”

“그래, 그런데 저건….”

알렌은 그에게 놀란 표정을 지으며 뒤를 가리키자, 율리우스는 애써 아무것도 아니라는 얼굴로 답했다.

“왕도에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건 그 덕분에 얻은 것들이죠.”

저택의 정문에서는 도시의 성문에서부터 줄줄이 들어온 수십 대의 짐마차에서 꺼내는 물건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루었다.

알렌은 직접 보지 않았어도, 무슨 일이 있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3황녀와 아이린 영애의 선물 그리고 경매장과 암시장을 통해 얻은 것들인가.’

검은 책을 통해 봤을 때는 별다른 감흥이 들지 않았지만, 실제로 보니 어마어마했다.

‘전생에는 방에 박혀 있었을 시점이니.’

실제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끝없이 쏟아지는 선물의 향연에 하인들은 너도나도 입을 벌리며 감탄했다.

“율리우스 공자님, 역시….”

“엄청나시군. 왕도에서 저만한 것들을 얻으시다니….”

“역시 율리우스 님이시구나.”

하인과 하녀들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율리우스의 모습에 완전히 안심한 것 같았다.

‘…쯧.’

알렌은 조금의 표정 변화 없이 율리우스를 바라봤다.

“형님께서는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 상상도 못 할 겁니다.”

“하하, 그것참 흥미롭구나. 바로 듣고 싶긴 하지만… 아직 여독이 쌓였을 테니, 내일 듣도록 하자.”

알렌의 배려에 율리우스는 친근하게 웃으며 답했다.

“저는 괜찮지만…, 형님이 안 된다고 하시니 예, 그럼 내일 이야기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몸이 우선이니 여독을 잘 풀거라.”

그 몸은 내 동생의 것이니.

“혹여라도 감기에 걸리면 손해가 아니더냐.”

“하핫, 알겠습니다. 형님. 쉬겠습니다. 쉬면 되지 않습니까.”

율리우스는 하인들에게 남은 짐 정리를 맡겨 두고, 레이나와 함께 저택으로 사라졌다.

알렌은 그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 몸을 돌렸다.

‘내일 이야기해 준다라…, 그럴 시간이 있을까.’

알렌은 냉소를 삼키고, 린벨과 이넬리아와 함께 방으로 돌아갔다.

아직 그는, 율리우스의 친근한 형이자 정의로운 사람으로 남아야 했다.

다행히 알렌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다음날, 오랜만에 모든 가족이 모여 식사 시간을 가지던 중 하인 한 명이 급한 얼굴로 식당의 문을 열어젖혔다.

쾅!

“가주님! 가주님!”

율리우스는 신나게 이야기를 늘어놓다 방해받아 기분이 나쁜지 곧장 소리쳤다.

“지금 이게 무슨 일이야! 식사 도중에 방해를….”

그러나 얼굴이 하얗게 변한 하인은 그의 말을 들을 새도 없이 크게 외쳤다.

“엘프! 엘프 한 명이….”

그런 그의 태도를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다.

“처참한 상태로 저택에 도착했습니다!”

그의 말은 그의 무례 따위를 가볍게 무시할 만큼 중대한 사항이었으니까.

하인의 말에 가이엘과 엘리자는 안색이 변해 자리에서 급히 일어섰다.

“뭐라고?”

“…엘프?”

율리우스는 아직 하인이 한 말의 뜻을 파악하지 못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

그 사이에서.

‘…드디어 왔구나.’

알렌만이 홀로 올 것이 왔다는 듯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전생에서 율리우스의 명성을 크게 높인 사건이자, 백작령의 재앙으로 불릴 뻔했던 사건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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