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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가 빙의를 싫어함-28화 (28/212)

제28화

“하아….”

율리우스는 몸에서 느껴지는 저릿한 감각에 기쁨의 탄성을 내뱉었다.

그의 곁에는 가지각색의 특별한 유리병 몇 개가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가 정신을 집중하자, 엄청나게 늘어난 마력이 안정적으로 그의 체내를 돌아다니고 있었고, 그의 아랫배에는 번개 모양의 각인이 새겨져 있었다.

‘뇌신의 각인.’

무료 뽑기에서 얻은 뇌령지체 덕분에 이걸 얻을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아직 완전히 사용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 신체는 특별했다.

어떤 비약을 마시든, 어떤 영약을 먹든. 심지어 각인과 같은 주술적인 힘도 무리 없이 받아들이며, 흡수한다.

마치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듯 맹렬히 흡수하는 신체의 움직임에는 원작의 주인공을 아는 율리우스도 살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정도의 육체라면 원작 주인공에게도 신체의 재능만큼은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는 얼른 레이나가 준비해 둔 의복으로 갈아입은 후, 유적에 있던 밀실을 빠져나왔다.

그는 지난 한 달간 수많은 유적을 털었다.

고대 제국의 화폐, 보석과 금괴를 비롯한 재화. 그리고 미술적 가치가 있는 예술품에서부터 많은 이들이 원하는 고대 유물들까지.

고대 유물은 몇 개 가지고 나오지도 못하지만, 많은 유적을 터니 그 수가 상당했다.

“여기도 끝인가?”

율리우스는 방금 빠져나온 유적을 돌아보며, 주위를 살펴봤다.

벌써 붉은 노을이 지는 저녁이 되었다는 사실에 그는 감개무량한 기분을 느꼈다.

아침에 유적에 들어갔는데, 저녁이 되어서야 빠져나오다니.

비약을 흡수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린 듯싶었다.

‘확실히 쉽게 생각할 수는 없네.’

백작령 내에 있는 유적이란 유적은 모두 털기 위해 강행군을 했다.

그 사이에 히든 피스가 잠들어 있던 유적도 털고, 아냐라는 미래의 중요 조연도 데려올 수 있었다.

그러나 율리우스가 목표로 하던 강함에는 아직 모자란 상황이었다.

“으… 이번 유적은 너무 어려웠어요. 차라리 수호자나 나오지, 지식 문제라니….”

아냐가 질린 얼굴로 말하자, 그 말에 율리우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이번 유적은 레이나의 덕이 컸지.”

고대 유적은 두 가지로 분류된다.

숨겨진 것과 숨겨지지 않은 것.

그것이 자의인지 타의인지 알 수 없었지만, 숨겨져 있는 고대 유적은 활짝 개방된 유적보다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유적은 원주인이 세워 놓은 수호자가 지키고 있거나, 고대의 지식이 없으면 잠겨 있는 곳이 많았다.

율리우스는 유적을 경험하며 몇 가지 의문이 들었다.

어떤 유적이든 유적을 보호하는 게 목적이 아닌, 침입자를 시험하기 위한 목적처럼 보였다.

자격이 있으면 지식이든, 물건이든 뭐든 가져가라는 것처럼.

이건 원작의 주인공이 느꼈던 의문이기도 했다.

‘끝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멸망 직전에 지식을 보전하려는 게 목적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 건 꽤 흔한 이야기가 아닌가.

율리우스는 묵묵히 그의 뒤를 따르는 레이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레이나, 원하는 거 있어?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하도록 해. 네 덕분에 많은 것을 얻었느니.”

레이나는 고개를 내저으며, 그에게 대답했다.

“아니에요. 시녀의 의무를 다한 것뿐입니다. 공자님.”

“그게 유적까지 따라가는 것도 포함된다고?”

“네.”

그녀가 당연하다는 것을 말하는 듯 거절의 의사를 표하자, 율리우스는 헛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글쎄….”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시녀가 아무리 귀족을 수행한다지만, 위험할 것이 분명한 장소에도 따라온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율리우스는 품에서 작은 병 하나를 꺼냈다. 옅은 푸른빛이 아른거리는 비약.

[바다요정의 눈물(S)]

원작에서 주인공이 중반에 얻은 비약. 효과는 체내에 마력이 순활하기 좋게 만들어 준다.

툭 까놓고 말해서, 환골탈태의 다운그레이드 판타지 버전이었다.

‘원래 형한테 주려던 거지만….’ 율리우스의 눈에 일순간 일곱 가지 색이 스쳐 지나가며 레이나를 보았다. 노란색의 재능. 주황색이라면 몰라도 노란색은 여정에 따라가기에 많이 부족했다.

형의 재능은 원작과 달리 검은색이니 괜찮을 것이다.

거기에 레이나는 머리를 다쳤다는 그의 조악한 변명을 믿어 주며, 지금까지 묵묵히 헌신해 왔지 않은가.

‘알렌 형한테는 다른 걸 줘야겠어.’

알렌이 결말의 끝까지 그와 함께 할 거라는 보장이 없었다. 하지만, 레이나는 끝까지 율리우스를 따를 공산이 컸다.

그렇기에 그는 그녀에게 비약을 내밀었다.

“자.”

“공자님, 이건….”

그녀가 놀란 표정을 보였다.

“알렌 형님의 것은 따로 챙겼으니, 이건 네 몫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저따위 시녀에게….”

“아니, 이건 정당한 보상이야. 나를 근본도 없는 귀족으로 만들 생각이야?”

레이나는 그 말에 머뭇거리는 손길로 비약을 받아들였다.

-짝짝짝

“와… 이게 진짜 주종관계라는 거군요!”

아냐는 그 장면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더니, 활짝 웃으며 소리쳤다.

“이제, 저택으로 돌아가자. 백작령 내에 있는 유적은 거의 다 발굴한 것 같으니까.”

저택에서는 발견한 유적을 정리하랴, 병사를 보내랴 할 일이 넘쳐나겠지만 상관없었다. 그가 할 일은 아니었으니.

‘아버지는 유능하니까, 알아서 하겠지.’

그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노을빛이 내리쬐는 대로를 달려 저택으로 향했다.

* * *

재능이 부조리하다.

자신의 부족함을 느낀 것이 언제였을까.

아마, 마법에 처음 입문했을 때.

알렌은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그의 상태는 처참했다.

하반신에는 오물이 젖어 나와 악취를 흘렸고, 몇 주간 쓰러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한 신체는 상처투성이에 가까웠다.

쉬지 못한 근육이 찢어진다.

이제는 잡음으로밖에 들리지 않는 환청이 귓가를 채웠고, 몇 번을 찔렀는지 온몸에 칼에 찔린 자상이 가득했다.

검을 휘두른다.

의식도 없고, 의지도 없다. 알렌은 하고 있는 행동도 잊은 채, 과거의 저 깊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 스스로의 못함을 자각한 건 아직도 선명히 기억했다.

부웅-

몇 번을 반복해 울퉁불퉁하게 변한 검집이 비명을 내질렀다.

깡!

‘일주일이 걸려 처음으로 마력의 형태를 인식한 날.’

동생은 철없이 성취를 자랑하던 알렌을 앞에 두고, 부조리한 재능을 선보였다.

‘한 번 보는 것으로 마력의 형태를 인지했지.’

동생은 천재였다.

사람을 절망에 빠트리는, 일주일의 노력을 헛것을 되돌리는. 자신 따위와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는 처음으로 세상의 부조리함을 느꼈다.

‘처음 고리를 만들었을 때도 마찬가지.’

심장의 고리, 서클 마법 체계.

알렌이 잔 실수를 반복하며 조금씩 진전을 내고 있을 때, 동생은 삼 일이 지나지 않아 심장에 고리를 맺는 것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질투했다.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같은 어미의 배에서 나왔다. 형이라고 차별받지 않았으며, 동생이라고 차별하지 않았다.

오히려 후계자랍시고 더한 의무를 지게 되었지.

그런데 결과는 뭔가, 재능? 보이지도 않는 무언가가 그리 차이가 났나? 이런 부조리함을 보일 만큼?

‘그래서 나는?’

천재가 아니었다.

바보라도 알지 않나. 아무리 가문의 어른들, 초빙한 마법사가 치켜세워 준다 한들 어린아이라도 알 수 있는 게 있다. 자신과 달리 동생을 바라보는 눈빛.

기대, 열망, 대견, 감탄, 전율.

‘내가 받은 것은?’

대충 맞춰주는 아부와 어린아이라고 넘기는 행동.

그러니 질투하는 게 당연하지.

한참 어린아이다.

그 나이대의 아이들에게서 어른들의 관심은 세상의 전부이자 행동의 원동력이었다. 그런 그에게 있어 동생은 관심을 빼앗는 괴물이자, 치워야 할 장애물에 가까웠다.

질투하고, 괴롭힌다. 그리고 다시 질투한다.

그런 그의 행동에 율리우스의 대응은 간단하기 그지없었다.

[오늘도 장난치는 거야? 헤헤.]

저항하지 않는다. 반항하지 않는다. 작은 장난으로 넘긴다.

한껏 재능에 질투심이 들어 행동한 형과는 다르게 동생은 어른스러웠다.

그런 율리우스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낀 그는 괴롭힘을 멈추었다. 그리고 진지하게 고개 숙이며, 사과를 건넸다.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율리우스는 웃으며 답했다.

[그냥 장난이었잖아, 형.]

그날.

알렌은 율리우스와 화해했다.

‘그랬었는데.’

그랬던 동생이었다. 부족한 형에게는 과분한 동생이었다. 아무리 괴물 같은 재능을 가졌다고 한들, 자신의 동생이었다.

가끔 싸우기는 해도 형제였으며, 함께 놀러 나가는 가족이었다.

그런데.

‘왜.’

초점 없는 눈동자가 돌아오기 시작한다. 자각하지 않았던 상처의 통증이 온몸을 찔렀다.

왜.

힘없이 내리찍던 검격에 힘이 실린다. 눈에 흉흉한 독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바스락거리는 입술을 깨물고, 넘어지려는 다리를 붙잡았다.

깡-

“왜!”

터져 나간 손바닥의 따끔한 감촉이 신경을 자극한다. 차갑게 식은 심장이 거친 고동을 흘렸다. 정적인 공간 사이에서 그 혼자만이 밝게 타올랐다.

마치 촛불처럼.

깡!

검격이 빨라진다.

“너 따위가 동생 행세를 하느냐!”

분노가 들끓었다. 정신을 차렸다. 심장이 갉아 먹힌다. 심장의 고통에 느껴지는,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끔찍한 아픔을 짓 삼켰다.

이 고행은 누구의 탓인가. 누구 때문인가.

깡-

“네가 무엇인데, 네가 누구라고 동생의 몸을 빼앗느냐.”

갈라진 목에서 피가 들끓었다.

다른 놈도 있지 않은가, 그래, 저 북서쪽의 엘프도 있고, 동쪽의 드워프도 있다. 북쪽에 수인들도 있으며, 동북쪽에는 아인들이 있다.

인간들 사이에서는 귀족도 있고, 평민도 있다.

그 많고, 무수한 사람 중에, 왜!

깡-

“왜 내 동생이었느냐!”

다른 누군가도 있지 않은가.

누구라도 좋았다.

자신이 아니라면. 다들 그러지 않는가. 그런데, 왜. 어째서. 자신 때문에 망나니가 된 동생이다.

평생을 속죄하며 살아갔을 것이고, 그의 몸을 고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놈은 누군가? 누구기에 그렇게 행동하나.

김우진이 도대체 누구기에!

심장이 변하기 시작했다. 마력이 그의 주위로 회전했고, 심장이 완전히 변해 가는 고통에 전신이 떨렸다. 그럼에도.

“제발,”

말을 멈추지 않았다. 멈출 수 없었다.

아픔에서 눈을 돌릴 무언가가 필요했다. 사실, 더는 버티기 힘들었다. 피폐하게 변한 정신은 포기를 요구했고, 단단한 의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깎여 나간다.

이런 고행을, 맨정신으로 견디기에는 자신은 범인에 가까웠다.

영웅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으레 그렇지 않던가, 이야기 속의 영웅은 모두가 선망하며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

자신같이 절망에 빠져 방에 틀어박히지도 않았을 테고, 악마 따위와 계약하지도 않았겠지.

그런 형이었다면 진작에 구해 줬을 텐데.

팔을 움직인다, 다리를 억지로 내디뎠다. 몸부림에 가깝게, 기어서라도 멈추지 않았다. 알렌 자신도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의 주위로 마력 폭풍이 꿈틀거리듯 요동친다.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고통에 바닥을 내리쳤다.

쾅- 쾅-

버텨야 했다.

“재능, 재능이 없으니. 이렇게라도 해야지.”

재능이 부족하다.

재능, 재능, 그놈의 재능은 전생에서도, 지금에서도 발목을 붙잡았다.

그깟 게 뭐라고.

완전하게 용의 노심처럼 변한 심장에서 존재감을 뿜어내며 크게 용트림한다.

용골이 빠르게 가루가 되어 흩어졌고, 알렌은 몇 번을 비틀거리다 다시 일어섰다.

“…다음은 거인의 유골.”

알렌의 고개가 돌아갔다.

부족함을 알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얌전히 포기한다고?

처음에도 결론은 같았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전생에서는 수명을 소비하며 부족함을 메웠다.

채워지지 않은 영감은 인간을 바치며 얻어 냈다. 다시 돌아와서 조금 달라졌다고 한들, 근본은 완전히 변하지 않는다.

쿠웅-

용의 노심처럼 변한 심장이 터질 듯 강렬한 파동을 울렸다.

“커흑.”

심장이 뛴다.

당연한 일이었음에도, 제어가 안되는 거대한 마력에 알렌의 몸이 터질 듯 위태롭게 비틀거렸다. 보석 심장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부글거렸다.

얼마쯤 버틸 수 있지?

‘몇 분은 될까.’

그 정도로 충분했다.

탁-

알렌이 손을 튕기자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수천, 수만 줄기의 실타래가 허공에서 뻗어 나가며 공동 전체에 자리한 거인의 유골을 끌어당겼다.

알렌이 수인을 짚는다.

이미 많은 것을 계획했다.

드래고닉 체계의 장점도, 단점도, 그것을 극복할 방법까지.

몸이 약해서 터져 버린다면?

‘그것을 감당할 만큼 강해지면 된다.’

성공할 가능성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것을 따졌다면, 이곳에 오지 않았다.

수인이 빠르게 변화한다.

그리 많은 것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상상하는 것은 용광로. 또, 그것의 쓰임새와 변화.

거친 굉음을 울리며 유골들이 알렌을 향해 모여든다.

실타래가 이어진다.

‘나는 무기가 될 수 있나?’

생물은 담금질할 수 없으나, 철은 담금질할 수 있다.

그리하여 담그질 된 철은 날카로운 날붙이가 되며 단단한 방패가 된다.

자신도 그렇게 돼야 했다.

무형의 것들밖에 만들지 못했던 것은, 끝없이 뿜어지는 마력 아래, 마치 하나였던 것 같이. 이어지고, 이어졌다.

유골들은 하나의 형체가 되어 그의 주위를 구형으로 감싸 안았다. 알렌은 둥근 공 모양 안에 갇혀 쇠창살 안의 죄수를 연상시켰다.

준비는 끝났다.

“기왕이면 날카로운 검이 되고 싶구나.”

무엇이든 벨 수 있는, 그럼 검이.

심장 속에서 첫 번째 용화(龍火)가 부글거리며 꺼내 달라고 소리쳤다.

용의 숨결, 환상의 불. 부르는 명칭을 제각각이었으나, 효과는 같았다.

모든 것을 불사르는 것.

지금은 심장 속에 웅크리고 있음에도 상상도 하지 못할 열기가 느껴졌다.

이것이 심장 밖으로 튀어나온 순간 몸이 어떻게 될지 뻔했다.

알렌은 고통 후에 변화할 모습을 생각하며 수인을 끝마쳤다.

쿠구궁-

그가 마지막으로 손을 휘젓자, 바닥이 긁히는 소리와 함께 구체가 알렌을 향해 줄어들며 초월적인 압력을 가하기 시작한다.

황색의 거칠고 사나운 기운이 유골에서 뽑혀 나와 수증기처럼 그의 곁을 맴돌았다.

화르륵-

그와 동시에 입 밖으로 용의 숨결이 뿜어져 나오며, 그를 불태우기 시작한다.

목에서부터 뜨겁게 솟구친 용화는 신체를 태우고,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지고 검게 부스러진 그의 몸을 황색의 기운이 맴돌며 재생시킨다.

거인의 유골로 이루어진 용광로와 용의 노심에서 뿜어진 용화(龍火).

몸이 담금질 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알렌은 거대한 고통에 시야가 하얗게 점멸하는 것을 느끼며 비틀어 웃었다.

이미 한 달간 고통은 지긋지긋했다.

불에 타는 고통도 마찬가지. 얼마가 걸리든 상관없었다. 이미 선택하지 않았나, 되돌릴 수 없다면 우직하게 나아갈 뿐이다.

전과 같이.

‘좋은 꿈을 꿀 수 있기를.’

깨어났을 때는 날카로운 검이 되었기를 간절히 바라며.

용골과 유골이 모두 사라진 텅 빈 공동에서는, 중앙에 꽂힌 거검만이 조용히 그를 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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