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한 검성은 방송한다-80화 (80/81)

〈 80화 〉 75화­베이스캠프

* * *

#75화

“반갑습니다! 기하!”

­검하

­검하^^

­ㅎㅇㅎㅇ

­반갑습니다

나는 방송을 킨 후에 적당히 오프닝을 했다.

“일단 바로 라데(라스트 데이)할게요.”

게임을 시작하고 잠시 시야가 막혔지만 금세 돌아왔다.

“음? 왜 그래요?”

눈앞에서 금발의 여성, 엘리스가 고래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대충 3일만인 것 같은데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다.

엘리스는 한 손에는 컴파운드 보우를 들고 어깨에 화살통을 맨 상태로 나를 바라보았다.

마치 언제 출발할 거냐고 묻는 것만 같았다.

“이제 가보죠.”

나는 그녀가 건네준 차키를 챙기며 차고로 향했다.

“끄롸롸랴라라라라!”

천장에 매달려 있는 좀비가 날뛰며 울부짖었지만 무의미한 발버둥에 불과했다.

나는 유유히 차 안으로 들어가 차 키를 꽂아넣고 돌렸다.

우웅!

그러자 엔진음이 들리며 차체가 흔들렸다.

“그런데 어디로 갈거에요?”

엘리스가 물었다.

“으음…….”

생각해보니 나에게는 목적지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고민하는 순간.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당신에게는 한 명의 누나가 있습니다!]

[어서 누나의 행방을 확인하러 가보죠!]

‘오오. 이런 스토리인가.’

­이제야 제대로 시작하네.

­그전에는 왜 스토리 안 알려줬지?

­내가 알기로는 다른 루트가 있는데 그냥 검성이 돌아서 온 걸로 알고 있음

시청자의 말대로 다소 돌아서 시작했지만, 동료와 이동 수단이 생겼으니 돌아온 것은 오히려 호재가 된 셈이다.

‘그런데 주인공의 누나가 어디있냐는 건데…….’

[띠링!]

[HINT : 주인공의 누나 스탈린은 텍사스의 한 가운데에 있는 연구소의 연구원입니다. 오늘도 출근했을 테니 분명히 그곳에 있을 겁니다!]

“텍사스?”

“왜요? 텍사스로 갈거에요?”

“네. 누나가 그곳에 있거든요. 엘리스는 찾아야 하는 가족이 있나요?”

내가 묻자 엘리스는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아니요……. 별로 인간 같지도 않은 쓰레기들이니까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뭔가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듯했으나 그것보다는 스토리 진행이 우선이다.

후에 잠시 침묵이 돌았으나 엘리스가 먼저 운을 떼었다.

“그것보다 여기서 텍사스까지……. 쉬지 않고 간다고 해도 30시간 정도 걸릴 것 같은데요?”

­지금 주인공이 있는 데가 뉴욕인가?

­뉴욕 맞음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

­그래도 게임인데 올타임으로 가지는 않고 어느정도 스킵되지 않을까

“뭐 게임이니까 진짜 30시간을 가야 하는 건 아니겠죠.”

그렇게 먼저 네비게이션을 텍사스로 지정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

“좀비가 생각보다 없네요?”

엘리스가 말했다.

차로 움직이면 씨끄럽기도 하고 눈에 띄니까 금방 좀비가 몰릴 거라고 예상했는데 근처에 좀비가 없는 것인지 별로 없었다.

“검성 씨. 배고픈데 뭐라도 먹을까요?”

엘리스는 그리 말하며 밖에 있는 주유소로 손가락을 가리켰다.

미국에는 한국의 휴게소와는 달리 작게 주유소 하나만 있는데.

대신 그 주유소는 편의점이나 매점과도 같은 역할도 겸하고 있다.

“먼저 기름부터 채워놓죠.”

기름은 언제 구할 수 있을지 모르니 조금이라도 미리미리 채워 넣는 것이 좋을 거다.

나와 엘리스는 차에 기름을 채워 넣었다.

“저는 미리 들어가서 돈 낼게요.”

엘리스가 주머니에서 지폐를 꺼내들며 주유소 안으로 들어갔다.

‘일단 돈을 내야하긴 하지. 그런데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돈을……’

혼자 생각하고 있는 그때 의아함이 들었다.

“엘리스! 잠깐만요!”

내가 주유소 안으로 들어가려는 엘리스를 향해 소리쳤지만 이미 늦었다.

“꺄아아아악!”

“끄로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엘리스가 문을 여는 동시에 배불뚝이 좀비가 엘리스를 덮쳤다.

“제길!”

나는 이곳까지 오면서 주웠던 쇠 지렛대를 높이 들고 휘둘렀다.

캉!

사람의 머리와 부딪혔다고 믿기 힘들 충격음이 들렸다.

그래도 큰 충격이 가해진 것인지 존비는 당황해하며 뒤로 물러났다.

“고, 고마워요!”

엘리스는 그리 말하며 습격 받으며 떨어트렸던 활을 급히 들었다.

“그래.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멀쩡하게 장사를 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 안 했다.”

“제 불찰이네요.”

내가 다시 좀비를 공격하려는 순간.

쐐엥!

내 옆에서 화살이 빠른 속도로 지나치고 좀비의 머리로 직격했다.

“꾸왝!”

눈을 뚫고 그대로 머리 안까지 관통된 좀비는 쓰러진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리 패고 패도 꿈쩍없던 좀비의 머리였는데 눈을 노려 뇌를 죽여버리니 금방 죽어버렸다.

“대단 한데요?”

“헤헤. 방금 지렛대로 때려도 멀쩡한 걸 보니까 머리가 단단해 보여서……. 그래서 눈을 노리면 어떨까 싶었는데 다행히 예상이 적중했네요.”

엘리스는 의기양양하며 입꼬리를 스멀스멀 올렸다.

­엘리스 귀엽네 ㅋㅋㅋㅋ

­약간 섹시한 누나가 타입이 저러니까 웃기넼ㅋㅋㅋ

­동료 영입 너무 ㄴㅇㅅ한데?

­다른 곳에서는 동료 따윈 없고 다 발암 뿐인데

“일단 여기에 있는 식량은 다 털고 가죠.”

차가 워낙 큰 차량이니 남는 자리도 많다.

대충 다 챙기면 최소 일주일 분은 챙길 수 있겠지.

***

그렇게 식량을 챙기고 다시 텍사스로 향했다.

중간에 좀비가 간간이 나타나긴 했으나 별로 어려움은 없었다.

먼저 무력화를 시키고 뾰족한 걸로 눈을 깊숙이 찌르면 되니까.

­그런데 리얼 난이도는 좀비를 잡기가 번거롭다

­ㄹㅇ 머리가 하도 단단하니까 일일이 눈 찔러야함;;

­아마 검성 아니었으면 진작에 죽었음 ㅋㅋㅋ

솔직히 한 마리였으면 무력화를 하고 죽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피지컬이 받쳐준다는 것 전제하지만.

문제는 2마리 이상부터다.

한 마리를 무력화해도 다른 한 마리가 자신을 덮친다.

다행히 나는 동료가 있어서 부담이 많이 줄었지만 다른 게이머의 동료라고는 좀비 보고 당황해해서 어버버하는 NPC가 대부분이다.

“벌써 저녁이네요.”

“그렇게요? 검성 씨는 안 졸려요?”

­게임 시간이 생각보다 빠르네?

­뭐 게임이니까

나에게는 2시간도 안 되었는데 졸릴 리가 없다.

하지만 내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다를 수 있지.

[당신은 피곤한 상태입니다!]

[수면을 취할 것을 권합니다.]

[피로도 : 74%]

“피로도 74%면 아직 버틸만 하네요.”

­아직 조금더 버텨도 됨 ㅇㅇ

­그런데 90 이상부터는 무기 휘둘러도 벌벌 떨려서 빗나감;;

­확실히 리얼이라 그런가 피로도 오르는 속도가 빠르네

­다른 난이도는 새벽 되어도 할만 하자너 ㅋㅋ

“대놓고 잘 수는 없으니 몸을 숨길만 한 곳이 필요한데…….”

그러면서 주위를 둘러보자 저 멀리서 사람의 그림자가 희미하게 보였다.

내가 엘리스에게 말하려 하자 엘리스가 먼저 말했다.

“저기! 저기에 사람이 있어요!”

희미하게 본 나와는 달리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하는 엘리스.

“제가 눈이 좋아서요. 저기 파란 옷을 입은 남자 한 명 보이네요.”

옷의 색은 물론이고 성별까지 명확하게 구별이 가능한 모양이다.

이 정도면 그냥 좋은 수준이 아닌데……?

­탈인간 ㅋㅋㅋㅋ

­저걸 어케 보냐고 ㅋㅋ

­인간 망원경

­ㄹㅈㄷ ㅋㅋ

­예쁘면서 쓸모 있기까지 하는 동료가 있다?

­저 정도 거리면 원시 스킬이 있어야 겨우 보이는 수준일 텐데?

계속 느끼는 거지만 엘리스는 다양한 능력이 참 많은 모양이다.

“가까이 가보죠.”

그렇게 가까이 갔다.

그러자 사람의 모습이 명확하게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베이스캠프?”

집 몇 채가 있고 텐트도 쳐져 있다.

한가운데에는 큰 모닥불을 태우고 있다.

거기에 모닥불을 중심으로 나무 울타리로 지키고 있는 것이 마치 무언가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모양과도 같다.

“누구냐!”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한 남성이 총을 나에게 겨눈 채로 소리쳤다.

비록 작은 권총에 불과했으나 총이라는 사실 자체가 매우 큰 위협이다.

그러자 뒤에 있는 엘리스가 활을 똑같이 남성에게 겨누었다.

“거, 거기! 여자! 어서 활을 내려놓지 못해?!”

“당신이나 내려놓고 말하죠?”

그렇게 잠간의 대치가 이루어지는 순간.

남성의 뒤에서 두 명이 여자가 다가왔다.

“뭐야? 무슨 일이야?”

“저기 저 둘이 나를 위협하고 있어!”

남성의 말에 엘리스가 소리쳤다.

“뭔 개같은 소리를 쳐하고 있어! 네가 먼저 검성 씨에게 총구를 겨누었잖아!”

“제, 제기랄! 닥쳐! 움직이면 쏠거야!”

남자가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리는 순간.

“제임스! 일단 기다려봐!”

“페일! 지금 위급 상황인 거 안 보……”

뒤에 있는 여성 한 명이 남성을 말렸다.

남성이 여성에게 다그치려 고개를 뒤로 돌렸다.

‘지금!’

나는 남자가 고개를 살짝 뒤로 돌린 그 순간 남자에게로 달려들었다.

“멈춰! 제기랄!”

남자가 소리쳐도 내가 멈추지 않자 남자가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총구의 위치를 통해서 어디를 노릴지 이미 예측했던 나는 총을 피해내고 남자의 총을 붙잡았다.

“이익!”

나를 재빠르게 총을 빼앗고는 남자를 넘어트렸다.

장전하고 총구를 그대로 남자의 옆머리에 붙이자 남자는 움직임을 멈췄다.

“여기서 움직이면 즉시 사살이야.”

“아, 알았으니 진정해.”

“엘리스.”

나는 엘리스를 불러 차에서 로프를 꺼내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엘리스는 로프를 꺼내서 남성을 구속했다.

‘역시 눈치도 있어.’

내가 남자를 구속할 용도로 로프를 꺼내라고 한 것을 눈치채고 내가 남자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있는 동안 엘리스가 알아서 남자를 구속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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