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화 〉 69화69화69화6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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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나는 좀비들이 내가 있는 곳을 보지 않는 틈을 타서 로프를 향해 달려가서 낚아챘다.
“크륵?”
좀비들은 내가 로프를 챙기는 순간.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들었던 것인지 단체로 내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아아...
그는 갔습니다...
로프를 어떻게 할 생각인데?
그러니까
?
“로프는 좀비를 죽이기 위한 용도가 아닙니다.”
“크롸롸락!”
나는 나에게 달려오는 좀비를 잠시 응시하다가 가까이 다가온 순간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고 로프로 목을 감아서 묶었다.
“이 상태로!”
나는 그대로 차고 안에 있던 차 위에 올라가 뛰어서 천장 바로 아래에 세로로 있는 파이프에 로프를 던졌다.
후웅!
로프 끝에 추가 있었기에 간단하게 파이프를 넘어서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나는 그대로 그 추를 잡아 당겼다.
“끄르르륵……? 크로라롸르르르륵!”
좀비는 그대로 목에 묶인 로프를 따라서 로프에 목이 매달린 상태가 되었다.
“이러면 간단하죠?”
어캐 했누 ㄷㄷㄷㄷㄷㄷ
이게 맞는 건가?
혹시 밥 아저씨에요?
좀비 개웃기네 ㅋㅋㅋㅋ
너무 불쌍한데...
시청자들의 말마따나 좀비는 목이 매달린 채로 허공을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불쌍하면서도 웃겼다.
“이제 3마리가 남았는데…….”
이제 로프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좀비는 머리가 매우 단단합니다. 하지만 다른 곳은 아니죠.”
좀비의 머리가 단단한 이유는 최대의 약점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약점을 보호하기 위해 감연되는 과정에서 두개골이 단단해진 것이다.
하지만 머리를 제외한 다른 부위는 어떨까?
정답은 좀비가 되기 전의 몸과 같다……다.
그리고 인간의 몸을 망가뜨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부러뜨려서 못 움직이게 하면 됩니다.”
나를 향해 두 마리의 좀비가 동시에 습격해온다.
나는 먼저 한 마리의 좀비 팔을 붙잡고 그대로 관절을 꺾어서 완전히 부러뜨렸다.
역시 팔이 부러지니 팔의 힘이 빠진다.
“크롸라라라!”
“어딜!”
내가 붙잡은 좀비가 내 목을 물려고 하지만, 나는 축 늘어진 팔을 좀비의 입에 넣어서 막았다.
그리고 좀비를 휘둘러 나에게 오는 나머지 한 마리의 좀비를 쳐버렸다.
쾅!
좀비는 그대로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일단 팔, 다리를 전부 부러트려야 해.’
말 그대로 아무것도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좀비는 어차피 회복력이 없으니 이렇게 해두면 다른 누군가를 습격하는 일도 없어지겠지.
“먼저 팔!”
카드득!
나머지 팔도 기괴한 소리를 내면서 부러졌다.
그리고 좀비를 넘어뜨리고 마치 레슬링을 하듯 좀비를 엎드리게 하고 등 위에 앉아서 우위를 점했다.
“다리!”
카드드득!
다소 힘겨웠지만 기술만 있으면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어차피 멍청한 좀비를 대처할 생각조차 못 하니까.
그렇게 두 다리를 모두 부러뜨리고 좀비를 구석으로 던져놓았다.
‘역시 게임 캐릭터의 신체 능력이 적용된 모양이네.’
아마 자신의 근력으로는 던져버리기는커녕, 좀비를 넘어뜨려서 관절을 꺾어버리는 것조차 못했을 것이다.
‘하긴, 그러면 유저 간의 격차가 너무 커지니까 밸런스에 문제가 생겼겠지.’
그런 잡생각을 하며 나머지 두 좀비를 보았다.
“그런데 근처에 무기가 하나도 없는 게 어이가 없네요. 이런 게임에는 보통 무기 한두 개는 굴러다니지 않나?”
난이도가 낮을수록 아이템이 없어진다고 함.
리얼 난이도는 아이템이 진짜 없다고도 하던데
“난이도가 몬스터의 강함만 정하는 건 아닌 모양이네요…….”
검성은 다소 곤란한 듯한 목소리였으나 표정은 전혀 아니었다.
마치 오히려 흥분되고 기대된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오히려 좋다는 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검성 반응 왜이리 재밌지?ㅋㅋㅋ
이걸 좋다하는 사람은 처음 봤네 ㅋㅋ
그리고 시청자 역시 검성의 생각을 눈치챈 건지 이와 관련된 것으로 채팅창이 가득 찼다.
“원래 게임은 난이도가 높을수록 재밌어지는 법이잖아요?”
나는 그리 말하며 나머지 둘을 향해 다가가 이전과 같이 두 팔과 다리를 망가뜨려서 제압시키는 데 성공했다.
“후……. 이제 여자를 구해볼까요?”
나는 청소도구함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러자 청소도구함 안에 있던 여성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혹시 사람인가요?”
“…….”
“저기요?”
여자는 내가 대답하지 않자 불안한지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네. 여기 있습니다.”
“주, 주위에 있던 좀비들은요?”
“제가 저부 처리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나는 여성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말했다.
“끄롸라라라라라락!”
“있는데요?”
“……이미 제압한 좀비입니다.”
여성은 잠시 고민하는 듯한 눈치더니 결국 문을 열기 위해 밀려고 했다.
하지만.
쿵쿵!
“……왜 안 나와요?”
“문이 잠긴 것 같은데……. 부탁 좀…….”
“하…….”
***
결국 산전수전 끝에 여성을 청소도구함 안에서 꺼내는 데 성공했다.
아무래도 좀비가 계속 쳐대면서 찌그러졌고, 찌그러진 것 때문에 문이 고정되었던 모양이다.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제 이름은 엘리스에요!”
금발의 여성, 엘리스는 손을 내밀며 자기소개를 했다.
나는 그녀의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
“저는…… 검성입니다.”
이 게임은 딱히 닉네임을 정하는 시간이 없었다.
아무래도 게임에서 자기가 말하는 이름이 플레이어의 이름으로 정해지는 시스템일 것이다.
“검성 씨인가요. 반가워요!”
[이벤트 종료]
[엘리스를 구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딱히 보상은 없는 모양이네요?”
다른 난이도였으면 적당한 보상을 주는데 리얼은 그런거 없음
여기는 스킬이나 능력치 보정 없자너 ㅋㅋㅋ
“다른 난이도는 있어요?”
ㅇㅇ
이벤트 종료할 때마다 보상 줌
그래서 리얼 난이도가 절대 못 깨는 능력이라고 하는 거임
리얼 난이도가 왜 리얼 난이도인지 알 것 같다.
진짜 현실처럼 상태창도, 스킬도 없는 그런 모드라는 거다.
“네? 무슨 이야기 하셨어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게임 마이크를 꺼놨던 상태라 게임 캐릭터에게 목소리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뭘 해야하지…….’
내가 그리 고민하고 있을 때.
“혹시 차 필요하지 않으세요?”
“차요?”
“네. 저 차고 안에 있던 차가 제 차거든요.”
나는 이제 서야 알 수 있었다.
엘리스를 구출하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진짜 보상은 바로 자동차라는 것을.
좀비와 싸우면서 보았던 차는 내 키보다 훨씬 큰 대형차였다.
차체도 매우 단단해 보였던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대신 저도 데려가 줘요.”
“엘리스를요?”
엘리스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2년 전 이야기지만 저 올림픽에서 양궁 금메달 땄었던 여자라고요! 분명히 도움이 될거에요!”
나는 엘리스의 말에 벽에 걸려있는 컴파운드 보우가 보였다.
그리고 구석에 있는 화살들까지.
“무기는…….”
“제가 활은 한 자루밖에 없어서요.”
내가 전부 말하기도 전에 끊어버리며 엘리스가 말했다.
“아무튼 혼자서도 싸우기 힘들지 않아요? 저라면 꽤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나는 고민했다.
과연 그녀가 게임을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될까?
엄청 이쁘네 ㅋㅋㅋ
무적권이지 ㅋㅋㅋ
동료 영입 ㄱㄱ
시청자들의 민심은 완전히 영입으로 쏠린 듯했다.
‘뭐 괜찮겠지.’
“네. 좋습니다. 함께하죠.”
“와!! 잠시만요! 차키 가져올게요.”
후에 엘리스에게 차키를 받았다.
“그런데 운전은 어떻게 하지?”
어?
미ㅋ성ㅋ년ㅋ잨ㅋㅋㅋㅋㅋㅋ
운전면허가 없어요~~~~
리얼 난이도라 운전 스킬도 없어요~~
아 개웃기네ㅋㅋㅋㅋㅋ
전생에서도 운전을 못 했던 나다.
판타즈마에서도 비슷한 것하나 타 본 적이 없는데…….
나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오늘은 이걸로 방종하겠습니다.”
네?
뭐라고요?
아직 3시간밖에 안 지났는데?
“3시간이면 꽤 한 것 같은데요.”
아 지금 망신 당할까봐 그러는 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네 맞네~~
우리 애기 운정해도 괜찮아요
아저씨들은 못해도 뭐라 안해요
“그런거 아니거든요?”
나는 엄하고 근엄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그냥 오늘 너무 피곤해서 그런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니ㅋㅋㅋㅋㅋ
개오바잖아
그런 귀여운 얼굴로 진지하게 얘기해돜ㅋㅋ
ㄹㅇㅋㅋ
그럼 운전연습 방송 ㄱ?
“음……. 오늘은 일단 방종하고……. 내일 뵙도록 하겠습니다.”
아....
검바
검ㅡ바
ㅂㅂ
수고하셨어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기바(기사단 바이)!”
나는 엔딩 멘트를 마치며 그렇게 방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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