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한 검성은 방송한다-72화 (72/81)

〈 72화 〉 67화­일상으로 돌아와서

* * *

#67화

“집 도착!”

대회가 끝나고 집에 도착했다.

나는 별로 없던 짐을 방에 풀어놓고 자연스럽게 캡슐에 누웠다.

‘역시 캡슐 안이 편하네…….’

캡슐이 하도 비싼 덕분에 이 딱 이 60도로 누웠을 때의 이 감각은 구름에 누운 기분이다.

진짜 구름은 누운 적이 없지만, 마법사가 만들었던 인공 구름에 누웠을 때의 기분이 딱 이 기분이었다.

“오늘 바로 방송이나 해야지.”

딱히 할 일도 없고 개인 방송을 하지 않은지 일주일이나 지났다.

나는 캡슐을 가동해 곧바로 가상현실에 접속했다.

***

“여러분 안녕하세요!! 기하(기사단 하이)!”

­검하

­검하

­안녕하세요

­1빠!

­오랜만~

“오랜만에 방송 키네요.”

나는 곧바로 적당히 오프닝을 했다.

“일단 이번 대회에서 1등을 마쳤습니다!”

­ㅊㅋㅊㅋ

­역시 검성 ㅋㅋㅋ

­믿고 있었다고~

­그래서 상품은?

“상품은 상금 1000만원을 팀들이랑 나눠 가졌습니다. 그러니 200만원이죠.”

­오오.

­그런데 마지막 날 왜 안 왔음?

­그니까

“제가 몸이 좀 아파서요.”

­사실 마지막 신캐 보여줬잖아 ㅋㅋㅋ

­개 간지더라

­시연 보여주는 데 ㄹㅇ 개간지였음

­근데 그 캐릭 이름이 주현우임 ㅋㅋㅋㅋ

­컨셉 이상하게 잡아놨더라

­레이든 실명 무엇 ㅋㅋㅋㅋ

­그와중에 캐릭 이명이 검성 엌ㅋㅋㅋ

­남매 저격인건가?

“뭐라고요?”

­지금 그것 때문에 화제임.

­검성님이랑 레이든님 남매 저격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 많음

“……일단 설정부터 볼까요.”

나는 곧바로 인터넷을 검색했다.

제일 먼저 뜬 건 ‘주현우 전설 트레일러 영상’이었다.

영상 속 한 남성은 덩치에 맞는 커다란 검을 들고 있었다.

대검은 아니지만 투핸드소드보다 약간 더 큰 칠흑색의 검.

칠흑의 검은 흑발의 남성과 맞물리며 이질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자아내고 있었다.

흑발의 남성이 광속의 속도로 검을 휘두를 때마다 앞에 있는 수많은 몬스터들이 쓸려 나갔다.

문 앞에서 몬스터들을 상대로 굳건히 막아내고 있는 모습은 처절하게만 보였다.

­아무리 봐도 스타더스트는 영상을 너무 잘 만듬.

­ㄹㅇ 진짜로 찍은 것 같은 생생함이 느껴진다고 ㅋㅋ

­그런데 진짜 아쉬운 건 이 겜 캐릭터들은 전부 죽었다는 설정이 너무 짜증남 ㅋㅋㅋ

­ㄹㅇㅋㅋ

“이, 이게…….”

그리고 나는 일을 더듬으면서 영상 속 남성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저건 내 모습이잖아?’

영상의 내 모습이 과거의 내 모습과 그대로인 것.

심지어 저 문 앞에서 몬스터들과 싸우는 장면은 마왕성 앞에서 몬스터들과 싸울 때의 장면이었다.

‘도대체 스타더스트의 정체는 뭐지?’

어떻게 내 모습을 가져온 걸까.

설마 스타더스트가 판타즈마의 사람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저 장면을 어떻게 가져온 거지?

생각만 할수록 점점 의문만 쌓여갔다.

나는 이내 생각하길 포기했다.

어차피 지금 머리를 아무리 쥐어짜도 알 수 있는 건 없다.

­출시일은 곧 나온다고 하네요

­간지 폭발이라 기대하게 됨 ㅋㅋㅋㅋ

­아 빨리 주현우 하고 싶다 ㅋㅋㅋ

­레이든 형이랑 검성은 저 전설 할 때마다 기분 이상하네 ㅋㅋㅋ

“……신캐도 기대되지만 일단 오늘은 다른 게임을 해볼 생각입니다.”

나는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화재를 옮겼다.

­무슨 겜?

­아레나?

“라스트 데이(Last day)라는 게임을 해볼 생각합니다.”

­라스트 데이?

­그거 이번에 새로 나왔다는 그 게임?

­그 좀비물?

“네. 유명한 곳에서 만든 따끈따끈한 신작이라고 해서 가져와 봤습니다.”

이번에 내가 해볼 게임은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의 게임이다.

이 게임을 만든 회사의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어둠의 영혼’이라는 게임이 있다.

사실 그 게임은 전생에 내가 지구에 있었을 때도 있던 게임인데.

가상현실이 보급되면서 가상현실 버전으로 따로 만들었다고 한다.

“전작이 그 게임인 만큼 엄청 어렵다고 합니다. 미리 조금 공부를 해왔는데. 바로 해보죠.”

­고고!

­검성의 아포칼립스 ㄷㄷ

­기대기대

나는 곧바로 게임에 들어갔다.

[게임이 시작됩니다.]

[최초의 게임은 난이도가 고정됩니다.]

[난이도 : Real]

“리얼? 현실이라는 뜻인 걸까요.”

그렇게 난이도가 정해지면서 게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내가 소환된 곳은 어느 식당이었다.

‘어라? 몸이 안 움직여지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순간.

내 몸이 갑자기 튕겨 나오더니 내 시선은 어느 한 남성에게로 고정되었다.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이었다.

덩치도 크고 몸도 좋아보였다.

‘아. 이벤트 장면은 3인칭으로 되었지.’

공부한 대로라면 아마 저 남성이 이번 게임의 주인공일 것이다.

­그럼 전 남자 캐릭터로 게임해야함?

­그럼 불편할 것 같은데....

­안 그래도 빡쌘데 그러좀 좀 그르다

“아. 이벤트 장면만 저 캐릭터로 보여줍니다. 게임 할 때는 제 본래 모습으로 게임 할거에요.”

나는 시청자들에게 그리 말하면서 게임에 다시 집중했다.

남자는 식당에서 토마토 파스타 면을 포크에 둘둘 말면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변은 이 순간에 일어났다.

“꺄아아아아악!”

“저, 저 괴물은 뭐야!”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창문을 깨고 괴물이 들어왔다.

피부가 검퍼렇고 몸 곳곳의 피부가 헐뜯겨 있어 피가 줄줄 새고 있었다.

“살려줘요!”

“으아아아악!”

사람들이 괴물들에게 물어뜯기고 있는 한편.

남성은 그 괴물을 보자마자 포크를 내던지며 식당 뒷문을 향해 뛰었다.

이미 입구는 괴물들이 점령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뒷문으로 나오자 뒷골목으로 나왔다.

인적도 드문 것이 안전해 보였다.

“크르르르륽…….”

하지만 완전히 안전하지는 않았다.

피부가 검푸르고 마치 사람시체를 연상시키는 괴물…… 좀비였다.

“한 마리뿐인가.”

그렇게 3인칭으로 남성을 보고 있던 내가 다시 남성의 몸으로 들어갔다.

[튜토리얼]

[좀비를 죽이세요!]

“이제 시작이네요.”

­참고로 그거 잡기 겁나 힘듬 ㅋㅋㅋㅋ

­머리 아무리 후드려 패도 안 뒤지더만 ㅋㅋㅋ

­인간보다 죽이기 빡쌤

“제가 미리 예습을 조금 했는데 머리를 없애야 하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러면 간단합니다!”

­?

­??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지...

­좀비한테 뒤지기 전까진!

“꾸러뤄뤄럴러러!!!”

좀비가 괴상한 울음소리를 내며 나에게 돌진해왔다.

아따, 처음부터 돌진이냐?

“조금 보니까 좀비의 움직임은 매우 단순하네요. 목표물을 향한 일직선 돌진.”

좀비가 나를 향해 달려오더니 두 팔로 내 어때를 붙잡았다.

“그리고 목표물을 붙잡고 물어뜯는 게 끝이죠.”

좀비가 썩은 이빨을 내 목을 향해 들어 내밀었다.

“지금이 기회입니다!”

나는 좀비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동시에 좀비의 팔을 붙잡고 아래로 끌어내렸다.

그러자 좀비는 중심을 잃고 아래로 넘어져 머리를 바닥에 박았다.

쿵!

가히 인간이었던 존재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단단한 두개골 소리가 들렸다.

“아직 죽은 것 같지는 않네요. 그러면…….”

나는 발로 좀비의 목을 짓밟아 좀비를 고정시켰다.

좀비는 멍청하기에 두 손으로 내 다리를 붙잡아 던져버릴 생각을 하지 못하고 고정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목을 필사적으로 움직이며 날뛰었다.

“꾸루루러러뤄루러!”

턱을 움직여 딱딱거리며 좀비의 흉측한 이빨이 내 발목을 노렸으나 소용 없었다.

“자. 좀비는 상당히 멍청해요. 아무리 힘이 강하고 두개골이 단단해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면 소용없죠?”

­저게 가능하다고?

­무술 유단자도 불가능할 것 같은데 ㅋㅋㅋ

­그런데 좀비 멍청한 건 어떻게 안 거임?

“인터넷 돌아다녀 보니까 딱 봐도 멍청해 보이더라고요.”

검색해서 알아본 것은 맞지만 내가 이렇게 확신을 가졌던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판타즈마의 기억 때문이었다.

‘행동 방식이 판타즈마의 하급 좀비랑 똑같았으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3할은 도박이었다.

어차피 다리를 붙잡혔다면 다른 방식으로 했으면 되는 일.

­아니 그냥 보는 걸로 어케 아냐고 ㅋㅋ

­알고보니 검성이 개발자 아님? ㅋㅋ

­흑막설 ㄴㄴ

­것보다 좀비 발버둥 치는 거 개웃기네 ㅋㅋㅋ

[업적 달성!]

[업적 : 좀비를 제압한 자(Real)]

“업적? 이게 뭐죠? 게임 하면 주는 건가?”

내가 의문이 담긴 말로 중얼거리자 시청자들이 알려주었다.

­그냥 게임하면 주는 이스터에그 같은 거임

­리얼 난이도에서만 주는 업적인듯?

­다른 사람들도 좀비 제압 했는데 저런 업적은 못 봤음.

­Hoxy 최초 업적...?

­설마 최초 업적일까 ㅋㅋㅋㅋ

“이런 컨텐츠도 있었구나……. 처음 알았네요.”

­그럼 이제 좀비는 어케 할거임?

“음……. 죽여야죠?”

튜토리얼은 반드시 좀비를 죽여야만 한다.

게다가 지금으로서는 좀비를 구속할 수 있는 장비도 없기에 이대로 계속 밟고 있을 수도 없다.

“마침 여기에 쇠파이프도 있네요.”

­아니 원래 처음에 그거부터 들고 시작해야 하는데 ㅋㅋㅋ

­나 튜토리얼 하자마자 좀비 제한한 사람 처음 봄

“아…….”

나는 쇠파이프를 들고 그대로 좀비의 이마에 내려 찍었다.

퉁! 퉁! 퉁!

하지만 쉽게 뚤리지 않는 두개골.

뾰족하지 않고 그냥 원형 구멍이 뚫려 있다는 게 원인이기도 하지만 좀비의 두개골이 상상 이상으로 단단한 이유도 있었다.

­이게 바로 리얼 난이도?

­겁나 단단하네...

“그러면…….”

나는 쇠파이프를 들어 천천히 좀비의 눈이 있는 곳으로 가까이 대었다.

­아 설마

­아니 설마가 아니라 맞는 것 같은데?

푸직.

나는 그대로 좀비의 눈동자를 꿰뚫고 좀비의 뇌를 부셨다.

“으으……. 감각이 너무 현실적이라 불쾌하네요.”

물론 나는 익숙하기에 딱히 문제가 없다.

그냥 퍼포먼스일 뿐.

하지만 이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일반인이라면 전부 불쾌할 것이다.

­그러면 바로 끄게?

­ㅋㅋㅋㅋㅋㅋㅋㅋ

­설마...

“에이 이정도 갖고는 안 끄죠.”

[좀비 처치]

[튜토리얼을 마칩니다.]

[당신의 마지막 날을 보내세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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