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한 검성은 방송한다-65화 (65/81)

〈 65화 〉 60화­호승심

* * *

#60화

블렛은 3레벨을 달성하자마자 스킬을 사용했다.

“[비영귀]”

그러자 블렛의 몸이 검은 안개로 바뀌더니 레이든의 몸을 통과해 그의 등 뒤로 이동했다.

“[기맥]!”

땅을 향해 기를 쏘아내고 그와 동시에 작은 기의 파동이 퍼졌다.

레이든은 곧장 반격하기 위해 검을 휘둘렀다.

“3레벨만 되면 바로 기습하는 건 하나도 안 변했네!”

“……!”

블렛은 양손에 쥔 두 단검으로 레이든을 연신 공격했다.

하지만 레이든은 초근접 상태의 단검 공격들을 전부 막아내고는 스킬을 발동시켰다.

“[무기 소환]!”

레이든이 선택한 크로노스의 스킬.

무기 소환은 아군이 가진 무기를 골라서 복제, 소환이 가능했다.

그리고 레이든이 선택한 무기는 바로 자신이 쓰고 있는 롱소드.

레이든이 들고 있던 롱소드와 크기와 모양새가 같은 빛의 무기가 그의 손에 현현했다.

“[단검연섬]!”

블렛은 그가 무기를 소환하고 자신을 공격할 시간을 줄 생각이 없었다.

블렛이 스킬로 단검을 던져 블렛의 팔을 베고 그대로 튕겨나와 바닥에 안착했다.

“[비영귀]!”

블렛은 곧장 떨어진 단검을 향해 스킬을 발동시켜 도착하자마자 단검을 주웠다.

파앙──!

그러자 블렛을 중심으로 폭발하는 기.

그리고 곧장 단검으로 그를 공격했다.

‘롱소드는 길고 무거워. 아직 스텟을 올리지 못한 초반이라면 그리 마음대로 휘두르지 못 할 거다.’

롱소드는 본래 양손 검이다.

그런 검을 양손에 하나씩 드니 하나를 드는 것조차 버거워지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레이든은 이 상황까지 예측하고 있었다.

“[시간 가속]!”

아군이나 사용자의 움직임 자체를 가속시키는 스킬.

비록 무거워서 느릿느릿하게 휘두르지만 이 스킬이 그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다.

그리고…….

“아래로 내려칠 때는 더 빠르거던!”

무겁고 기다란 무기이니만큼 수직으로 내려칠 때의 위력과 속도는 어마무시했다.

후웅─!

블렛은 갑작스레 빨라진 레이든의 움직임에 다소 움찔했지만 적응하고 다시 그를 향해 파고들었다.

캉──!

레이든의 롱소드가 강하게 떨어졌지만 블렛은 단검을 칼등으로 흘려넘기고 그의 품 안쪽까지 파고들어 갔다.

“어딜!”

블렛이 파고들자 레이든이 다른 검으로 그를 공격하려는 순간.

나지막이 중얼거리는 블렛.

“[비영귀].”

그와 동시에 그의 모습이 검은 안개로 변하고 그의 등 뒤로 이동했다.

그리고 이어서 단검으로 그의 등을 찔렀다.

푹.

“제기랄!”

하지만 그의 공격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어서 다시 단검으로 그의 등을 사선으로 베어넘겼다.

“크흑!”

레이든은 두 번의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지만 굴하지 않고 다시 공격했다.

[시간 가속]에 의해서 빨라진 그의 움직임 덕분에 빠르게 등을 돌아서 그를 공격했다.

서걱!

“……!”

기다란 롱소드가 그의 복부를 횡으로 베었다.

그리고 강력한 무기인 만큼 순식간에 떨어진 블렛의 HP.

그렇게 서로 팽팽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글 왔다!!!!”

정삼이 갱을 왔다.

“[빙판길]!”

정삼이 있는 바닥을 시작으로 빙판길이 일직선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빙판길이 레이든의 바닥까지 향하자 빙판길이 레이든의 발바닥을 얼려버렸다.

“속박 스킬!”

“하하! [눈덩이 던지기]!”

정삼이 스킬을 발동시키자 허공에서 눈덩이가 생겨나더니 레이든을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단검연섬]!”

블렛의 단검이 레이든을 향해 쇄도했다.

하지만 그 순간 레이든이 순식간에 검을 들어 단검을 튕겨냈다.

콰직!

그리고 정삼이 걸어놓은 속박의 지속시간이 끝났는지 레이든의 발에 있는 얼음이 녹아내렸다.

그러자 정삼은 무언가 위기를 느꼈다.

“어서 죽여버려!”

정삼이 눈덩이를 던지며 소리쳤다.

블렛도 잇따라 양손에 단검을 든 채로 돌격했다.

위협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레이든은 침착하게 자세를 다시 잡고 정삼과 레이든을 노려보았다.

“[시간 감속]!”

레이든이 스킬 커맨드를 외치자 블렛의 움직임이 눈에 띌 정도로 느려졌다.

크로노스의 또 다른 스킬인 [시간 감속].

[시간 가속]과는 반대로 대상의 시간이 느리게 만드는 스킬이다.

그리고 곧바로 레이든이 정삼을 노려보고는 돌진했다.

“[얼음벽]!”

정삼은 자신에게로 달려오는 레이든의 진로에 얼음벽을 세워 막았다.

레이든은 곧바로 대상을 바꾸어 블렛으로 향했다.

[시간 감속]의 지속시간은 2초.

시간 감속을 걸고 이제 막 1초가 지난 상황.

서걱!

블렛에게 재빠르게 접근해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서. 서걱!

다시 연달아 두 번 휘둘러지는 두 개의 장검.

“피가!”

블렛은 슬쩍 자신의 남은 HP를 확인했다.

[HP : 23%]

순식간에 떨어진 HP.

[무기 소환]으로 만들어진 무기의 데미지는 본래 데미지의 70%밖에 되지 않음에도 엄청난 위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아니, 그가 사용하고 있기에 대단한 위력을 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

“[기매……]!”

블렛이 스킬을 발동시켜 거리를 벌리려는 순간.

사사사각!

그의 몸이 흐릿해진 것 같은 착각이 들더니 어느새인가 자신의 HP가 0%가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니 이게 무슨 버그ㅇ……!”

사아아아…….

블렛이 죽음과 동시에 먼지로 산화되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남은 정삼 또한 같은 운명이 되었다.

[적 하오린이 처치당했습니다.]

[적 잭 프로스트가 처치당했습니다.]

레이든의 눈앞에 나타난 시스템 창.

“휴…….”

레이든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두 무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몇 초가 지나자 [무기 소환]으로 만들어진 무기는 사라졌다.

“좋네.”

레이든은 기분은 좋은 듯 웃으며 라인을 밀었다.

***

[적 하오린이 처치당했습니다.]

[적 잭 프로스트가 처치당했습니다.]

“와이씨…….”

솜사탕은 레이든이 더블킬을 달성했다는 사실에 좋아했지만, 이상하게도 기분이 찝찝했다.

지금까지 언제나 같은 선상에 있던 친구가 자신을 앞섰다는 사실 때문일까.

“하…….”

솜사탕은 라인에 복귀하는 도중에도 이상하게 게임 자체에 집중이 안 되었다.

언제나 자신이 천재인 줄 알았는데 자신을 뛰어넘는 존재가 둘이나 존재한다는 사실에 짜증이 돋은 것이다.

‘레이든도 레이든인데…….’

문제는 자신의 상대인 검성이었다.

가상 현실을 시작한 지 두 달도 안 된 소녀.

심지어 현실에서도 몸이 약해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소녀가 어째서인지 게임에서는 여포마냥 날뛰고 있었다.

“나도 가상현실을 한 지 몇 년이나 지났는데…….”

솜사탕은 살짝 과거를 회상했다.

그때가 15살 때였나.

어릴 적에 아버지가 자신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너만 한 천재는 내가 처음 본다?”

내가 무기를 휘두르고 게임을 몇 판 하자마자 아버지가 내뱉은 말이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슬쩍 망설이는 듯하다 말했다.

­“행동이 너무 여유롭달까. 오만하달까. 노력이 들어가있지 않아.”

나는 내가 처음 창을 잡은 순간 깨달았다.

아, 나는 창을 잘 다룰 수 있구나.

그냥 잡는 것만으로 창의 형태에 따라서 무기의 의도를 알고 어떻게 다루는지를 깨달았다.

딱히 설명을 하기에는 힘들었다.

그냥 직감에 불과했으니까.

하지만 그 직감이 틀린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자 날 따라 해봐라.”

아버지가 처음 보여준 것은 창술이었다.

나는 처음에는 실패했지만 두 번째로 휘두르자 완벽하게 따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응용까지 성공했다.

­“대단하기는 하네.”

아버지는 감탄하면서 말했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하지만 욕구가 부족하다는 게 좀…….”

그렇다.

나는 옛날부터 욕구라는 것이 많이 부족했다.

어차피 할 수 있다.

흥미라는 게 떨어진다.

하자면 바로 할 수 있는 일에 어떤 욕구를 느끼겠는가?

­“딸아.”

아버지는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은 아마 이해할 수 없을 거야. 너는 천재니까 범재의 기분을, 욕구를 아직 이해하지는 못하겠지.”

아버지는 뭔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니까 넌 아마 크게 성장하지 못할 거야.”

나는 그때 약간의 불쾌함을 느꼈다.

하지만 아버지는 약간 웃으며 말했다.

­“자신의 재능과 같은 수준이라는 걸 넘어서 자신보다 뛰어난 재능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러면 아마 더 강해지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게 될거야.

아버지는 그런 말을 덧붙이며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제 알 것 같네요.’

자신은 언제나 감정이 넘치는 자신의 모습을 연기했다.

하지만 호승심이라든가 욕구라는 게 크게 들지는 않았다.

레이든을 만났을 때조차 그를 뛰어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레이든의 재능이 뛰어난 것이 맞지만 그의 실력은 그저 재능만이 아니라 노력으로 인해 갈고 닦여진 것이니까.

“안녕?”

솜사탕은 라인으로 복귀한 후에 눈앞에 있는 검성에게 인사를 건넸다.

검성.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의 기록을 넘어선 천재.

자신의 재능을 뛰어넘는 재능을 가진 존재.

그녀를 자신의 재능으로 이겨보고 싶어졌다.

“이제 진짜니까 각오해.”

레벨이 1이나 차이가 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솜사탕이 검성을 향해 뛰어들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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