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화 〉 46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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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으으……. 오늘따라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아…….”
옆에서 지은이 중얼거렸다.
나는 잠시 스테이지 아래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확실히 어제보다 많네요.”
우리는 스테이지 위에 서 있었다.
우리 팀을 포함해서 어제 살아남은 총 6팀이 스테이지 위에 서 있었다.
먼저 설명을 드리자면 오늘은 총 4개의 팀이 경기를 진행하며 남은 2팀은 부전승으로 올라갈 예정입니다.
이전에 정삼이 설명해준 대로 오늘 2팀은 부전승으로 올라가며 4팀이 경기를 해서 2팀이 떨어질 예정이다.
그리고 내일 4강을 진행하고.
과연 오늘은 어떤 팀이 남을지 기대가 되는 날이네요!
진행자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각 팀의 팀장님은 앞으로 나와주세요!
진행자의 말에 우리 팀의 팀장인 정삼을 포함해 각 팀의 팀장이 앞으로 나왔다.
그러면 오른쪽부터 여기에 있는 박스 안에 있는 종이를 뽑아주세요! 안에는 ‘부전승’과 ‘경기’가 있을 겁니다. 그럼 얼른 뽑아주세요!
6명이 나란히 서 있는 상태.
그리고 오른쪽부터 시작하면 정삼은 4번째였다.
“제발 부전승! 우리 팀은 부전승!”
감튀가 옆에서 두손을 모아서 기도하고 있었다.
물론 누구나 부전승을 원하고 있겠지만…….
‘가능하면 경기가 나왔으면 좋겠네.’
지금까지 한 게임이 즐겁기도 했고, 절대 질 리가 없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생각이기도 했다.
그리고 또다시 유진처럼 재능이 넘치는 게이머와도 게임을 해보고 싶었다.
첫번째는……. 분명히…….
진행자가 첫 번째 순서를 보고 당황스러운 듯 말을 망설였다.
“울트라최강엠페러황제충무공강력팀…입니다.”
울트라최강엠페러……어쩌구 저쩌구의 팀.
주현우가 말했다.
하하. 이름이 굉장히…… 기네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어째서인지 오빠의 말은 굉장히 슬퍼 보였다.
저 이름 아마 분명히 솜사탕이 지었을 게 분명하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럴 것만 같았다.
“그럼 뽑겠습니다.”
오빠는 박스 안에 천천히 손을 넣었다.
그리고 손을 이리저리 휘젓더니 금세 종이 한 장을 꺼내 들었다.
자~ 그럼 뭐가 나왔을까요?
진행자가 오빠에게 종이를 건네받고 바로 펼쳤다.
오오! 바로 부전승이네요! 축하드립니다!
울트라최강엠페러……팀은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라고 알려져 있다.
솜사탕은 아직 정확한 전력은 잘 모르지만 주현우.
그는 과연 누가 이길 수 있을지 아무도 확신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라고 인터넷에 나와 있었다.
‘오빠가 그렇게나 강한가?’
그러고 보니 첫 전투가 떠올랐다.
내가 이 세계로 돌아오면서 유일하게 패배한 유저.
‘그걸 감안하면 강하긴 하네.’
나는 그제서야 납득했다.
비록 티어는 마스터지만 실력 자체는 그랜드마스터일지도 모른다.
‘혹은 챌린저…….’
챌린저가 그리 쉬운 이름인가 하면 절대 아니지만 그라면 다를지도 모른다.
자 그럼 다음 차례!
다음 차례로 ‘^오^’팀의 팀장, 파랑이 앞으로 나왔다.
참고로 파랑의 본명은 마파랑이다.
파랑 닉값이라도 하려는 건지 머리를 파랗게 물들이고 포니테일을 한 여성이였다.
그냥 보면 굉장히 어려보였다.
“아 진짜 저 녀석은 제발 부전승이었으면 좋겠네.”
옆에서 감튀가 말했다.
“왜요? 부전승이 나오면 저희가 안 좋은 거 아니에요?”
“아……. 쟤는 절대 상대하기 싫거든.”
감튀는 상상도 하기 싫은지 순간 얼굴을 찡그렸다는 걸까.
저 여자가 도대체 얼마나 위험하길래?
“대체 뭐가 문제인데요?”
아이구! 아쉽게도 경기입니다! 배치표는 1번이네요! 과연 ‘^오^’팀과 경기하게 될 2번은 누구일까요? 자 다음!
파랑 다음인 우리 팀 정삼이 앞으로 나와서 박스 안에 손을 넣었다.
“그게……. 저 녀석이 게임을…….”
“게임을……?”
아아! 2번입니다! 자 ‘귀요미천사검성아’팀과 ‘^오^’팀과 싸우게 되었습니다!
“겁나 더럽게 하거든.”
아무래도 이번 상대는 그리 좋지 않은 모양이다.
***
“아아아! 왜 하필 저녀석인데!!!”
감튀가 책상에 이마를 박아대며 소리쳤다.
“정삼님. 파랑님이 누구길래 감튀님이 저러는 거에요?”
“하하. 어느 정도는 이해할만해.”
정삼은 공감한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뭔가 한탄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감튀가 말했듯 파랑이가 게임을 엄청 더럽게 하거든.”
“더티 플레이인 거에요?”
내가 묻자 옆에서 지은이 나타나 말했다.
“BOL에서는 이런 말이 있지. 더럽게 한다는 말은 곧 유저에 대한 칭찬이라고.”
“네?”
“그만큼 게임을 잘한다는 거야. 다소 그 잘한다는 방식이 다를 뿐이지.”
대충 이해했다.
“니가 영상을 한 번 봐봐.”
정삼이 들고 있던 태블릿을 나에게 보여주며 영상을 재생시켰다.
영상 속 주인공은 바로 파랑이였다.
곧 BOL을 시작하는 모양이다.
“티마?”
파랑이 선택한 전설은 티마였다.
티마는 암살자 캐릭터로 독을 이용한 공격과 지뢰가 특징이다.
퍼엉퍼어엉!
거기서 딱 기달려 새끼야!!!
하하하하하핳하하하!!!
영상 속 파랑은 ‘은신’스킬로 숨어있다가 지뢰를 밟아 슬로우와 독 데미지를 입고 있는 적에게 독침을 한 번 더 던져주고는 웃으며 농락하고 있었다.
“악마네요.”
“그래! 그거야! 악마! 그 새끼는 악마라고!!!”
감튀는 경험이 있는지 악마악마 거리며 소리쳤다.
“실력도 실력인데 그 악마같은 플레이로 상대의 멘탈을 흔드는 걸 잘하는 놈이야.”
완벽히 이해했다.
대충 은신과 독, 함정에 능한 전설이라는 것 같은데…….
“혹시 지뢰의 흔적을 볼 수 있나요?”
“응. 렌즈쓰고 있으면 바닥에 있는 투명물체들이 전부 보이거든. 열 감지가 아이템 감지로 바뀐다고 생각하면 돼.”
다만 렌즈를 쓰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했다.
상대하기 굉장히 까다로울 것 같다.
“그냥 티마를 밴하죠.”
“어차피 그새끼는 티마말고도 잘하는 거 많아. 애초에 실력 자체가 좋거든.”
“파랑님 티어가 어딘데요?”
“어……. 다이아. 다이아였어.”
파랑의 실력이 다이아 수준이라면 할만하다.
아니면…….
“차라리 이쪽에서 티마를 뺏는 건 어때요?”
“?”
“?”
“?”
내 발언에 블렛을 제외한 모두가 의아해하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냥 제가 티마를 해버린다는 뜻이죠.”
“티마는 탑 전설이야. 미드에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고.”
“츄라이 미. 아이 이즈 검성. 오케이?”
정삼은 내 말을 듣고는 손으로 이마를 탁 치며 고개를 위로 치켜올렸다.
역시 내 아이디어에 감탄한 모양이다.
“성아야. 혹시나 말하는데 티마는 굉장히……. 조금 캐리에는 한계가 있는 전설이야.”
감튀가 나를 설득하듯 말했다.
“차라리 티마를 하는 것 보다는 방랑무사나 마스터 소드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오…….”
“어때 좋은 선택이지?”
“역시 티마가 좋을 것 같네요.”
“!%@^$^%$#%^@&$.”
30분 후에 경기 시작합니다!
스태프를 우리를 불렀다.
그리고 우리는 곧장 경기장으로 향했다.
***
“현아야 혹시 티마 연습한 적 있니……?”
“아니요.”
“제, 제발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꾸는 거 어때?”
“우리가 선으로 전설 뽑으니까 1픽은 티마로 해주세요.”
“!#T%@^@#^%”
자. 양 팀은 캡슐 안으로 들어가 주세요.
나는 캡슐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 적 팀을 슬쩍 보았다.
그러자 파랑이 나를 보며 천진난만하게 손을 흔들었다.
장난기가 많아 보이는 소녀 같았다.
‘나이는 25살이라고 했는데 그냥 보면 고등학생이라 해도 믿겠네.’
그런 잡생각을 하며 나는 캡슐 안으로 들어가서 누웠다.
‘독과 은신? 그건 내가 특기지.’
6강이 시작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