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화 〉 34화부산에 가는 날까지
* * *
#34화
적 원딜하고 서폿 위쪽으로 올라감.
“오케이.”
나는 감튀의 말에 미니맵을 확인했다.
보니까 내가 설치한 와드를 통해서 적 바텀에서 올라오는 원딜과 서포터가 포착되었다.
‘딱히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네.’
하지만 나는 라인을 미는 것을 그만두지 않았다.
애초에 성장을 한 정도가 너무나도 크기도 했고 적 미드와 원딜, 서포터를 동시에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곧 공격을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무서울 것은 없었다.
“[결계 생성]!”
적 서포터가 풀숲에서 튀어나오자마자 내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제한시켰다.
그 탓에 적 3명과 나 1명과의 결투장이 생성되었다.
“[눈덩이 던지기]!”
적 원딜이 먼저 나를 공격했다.
눈덩이가 차례차례 연속으로 날아왔다.
하지만 나는 [바람 베기]의 타겟을 오브젝트인 눈덩이로 설정 한 다음.
[바람 베기]로 피하고 눈덩이를 검으로 튕겨내고 다시 [바람 베기].
[바람 베기]를 쓰고 다시 한 타임 쉬고 또다시 [바람 베기]. 또 직후에 [바람 베기].
그렇게 해서 모든 눈덩이를 피하는 동시에 적 원딜의 눈 앞까지 도착했다.
“말도 안 돼! 아니 커맨드도 안 외치고 있잖아! 어떻게 스킬을 바로바로 쓰는 건데! 이건 버ㄱ……!”
[연속 베기] [찌르기]
“으악!”
적 원딜이 뭐라 따지려했지만 그의 말은 내 공격에 의해서 끝까지 이어질 수 없었다.
[적 잭프로스트가 처치 당했습니다.]
“[공간 동결]!”
적 서포터가 나에게 스킬을 걸어 속박시켰다.
이동 불가 상태였기에 스킬, [바람 베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나이스 서포팅! [그림자 암살]!”
적 미드가 나에게 궁극기를 걸었다.
녀석이 내 몸 아래에 있는 그림자 안에 숨어들었다.
‘녀석이 나오기 전까지 서폿이나 잡아야지.’
단 3초도 안 되는 그 사이 녀석을 잡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잠깐 스쳤으나 녀석과 가까워지자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너는 도망쳤어야 했어.”
[찌르기]
“으왓!”
내 검이 녀석의 배에 찔렸다.
그리고 검이 배에 찔린 그 상태로 검을 베었다.
이걸로 다시 한 번 공격판정.
[연속 베기]
사사사사삭!
내 검이 녀석의 온몸을 베어냈다.
“제기랄! [공간 이동]!”
죽기 일보 직전이 되자 녀석은 스킬을 통해서 뒤로 빠졌다.
하지만 그걸 놓칠 내가 아니었다.
[몰아치는 검]
검신에 작은 폭풍이 감쌓이고 나는 그 검을 그대로 휘둘렀다.
작은 폭풍은 그대로 돌풍이 되어서 적 서포터를 향해 날아갔다.
돌풍이 적 서포터에게 명중하자 나는 다시 한번 [몰아치는 검]을 사용해 녀석의 등 뒤로 이동했다.
[찌르기]
“으악!”
[적 루이드가 처치 당했습니다.]
단 3초만에 1명이 죽었다.
파샤!
적 미드가 내 그림자에서 튀어나와 내 등을 베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스킬을 사용하며 나를 공격했다.
“[치명적인 일격]!”
녀석의 시커먼 단검에 검보란 오오라가 피며 내 목을 노렸다.
하지만 나는 미리 그 공격을 예측하고 검으로 튕겨냈다.
공격에 실패한 녀석의 단검에서 피어났던 검보란 오오라는 이제 기회는 없다는 듯 사라졌다.
[찌르기]
“으악!”
[바람 베기]
나는 순식간에 움직여 놈의 등 뒤로 이동했다.
“이건 사기야! 스킬 커맨드 어디 갔냐고!”
다시 한 번 [찌르기].
[적 판스마가 처치 당했습니다.]
참고로 이걸로 내 킬은 9킬이다.
***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우리 성아도 수고했엉!”
지은이 또다시 나를 안으려하자 그녀의 겨드랑이 사이에 파고들이 안기를 피했다.
“이제 3일 남았네. 대회는 부산에서 하는 거 알고 있지?”
“정삼이형 실제로 만나는 것도 오랜이네요.”
“너랑 만난지 얼마만이지?”
“대충 6개월 됐죠?”
“저도 오랜만에 만나는 것도 아니에요? 정삼오빠?”
“그런가?”
응?
그게 무슨 소리야?
그들이 전부 나도 모르는 대화를 하고 있자 정삼이 말했다.
“뭐야. 너 대회 공지 안 봤어?”
“…….”
안 봤슴다…….
내가 조용히하자 정삼은 한 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솔직히 팬들이랑 만나면서 하는 대회인데 온라인으로 할리가 없잖아?”
“…….”
그런가?
미래라면 가상현실에서 새 공간 만들고 대회를 할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현실에서 활동하는 건 미래나 과거나 다를 것 없는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검성은 몸이 약하다고 하지 않았나?”
블렛이 먼저 말을 꺼냈다.
“아! 그러게!”
“아이코! 그걸 생각 못했다.”
“아…….”
다른 이들도 그걸 생각 못했다는 듯이 반응을 보였다.
“가능하면 참석을 하는 게 좋긴 하겠지만…….”
솔직히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정확히 어떤게 문제야?”
“음……. 일단 햇빛에 조금이라도 닿으면 안되요.”
“닿지 않기만 하면 되는 거야?”
정삼이 물었다.
“그렇긴 한데. 아무리 옷을 입어도 빛이 투과가 되긴 하잖아요? 그런 문제도 있어서…….”
아무리 옷을 두껍게, 몇 겹이나 입어도 조금이라도 위험이 있는 이상 절대 밖에 나가지 않는 게 좋았다.
“그럼 어쩔 수 없이 검성은 온라인으로 봐야겠네.”
블렛이 그러게 말하자 다른 이들도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뭐 별 수가 있나…….”
“한번 트라이에 연락을 해봐야할 것 같은데.”
“한 번 보고 싶었는데 아쉽당.”
뭐야.
벌써 포기하는거야?
나도 직접 만나고 싶다고!
“오빠랑 한 번 의논해볼게요.”
“그래. 일단 가족이랑 상의도 해봐야겠지.”
그렇게 빠이빠이할 것 같은 분위기가 되자 내가 먼저 말했다.
“그럼 저는 먼저 가볼게요.”
“그래 잘가.”
“내일은 연습 안 하니까 각자 하루 보내고.”
“네.”
***
나는 캡슐에서 나오자마자 방을 나왔다.
그리고 바로 옆방으로 갔다.
똑똑.
내가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반응이 없자 나는 혹시나 하며 핸드폰을 꺼내들어 어느 앱을 실행시켰다.
[캡슐]
캡슐과 연동 되어있는 앱이다.
[친구]
[레이드(angelhyeon1478)온라인]
[감자튀(potato123)오프라인]
[지이으은(jieunjieun2566)오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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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캡슐하고 있네.”
나는 타자를 쳐 오빠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오빠 지금 시간 괜찮아?]
문자를 보내고 나서 몇 초가 지나자 곧바로 답장이 왔다.
[레이드ㅇ? 괜찮은데 왜?]
[나그냥 상의할 게 있어서]
[레이드잠깐만 바로 나올게]
내 모바일 상태라는 걸 보고 지금 내가 밖이라는 걸 눈치챈 모양인지 가상현실이 아니라 밖으로 나오겠다고 말했다.
위이이이잉…….
문 너머로 캡슐이 종료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어 현아야. 무슨 일이야?”
“오빠……. 그 3일 후에…….”
“3일 후? 아…….”
오빠는 뭔가 짐작이가는 게 있는 것인지 아아하고 탄식을 내뱉었다.
“그때 부산으로 가야하는데…….”
“그러고보니 현아도 부산에 가야하든가…….”
“그르치……?”
아마 오빠도 내 출전 명단을 확인했을 것이다.
그동안 서로 딱히 언급은 안하고 있었으나 알긴 했다.
“그래 오빠랑 같이 가자. 오빠가 차 태워다줄게.”
“그런데 나 이건 어떻게?”
오빠의 말에 내가 팔을 내밀어 살을 보여주었다.
그냥 보면 그저 새하얀 피부에 불과했으나 내 병을 알고 있는 오빠는 그 의도를 바로 알 수 있었다.
“음……. 예전에 입던 옷이 맞으려나.”
어떤 방법이 있는지 물으려 했으나 오빠는 옷을 언급했다?
응? 옷이라고?
“외출용 옷을 따로 둔 데가 있을 텐데. 현아가 안 나가다보니 외출용은 따로 보관하고 있었으니까.”
역시 미래!
이런 병을 가진 사람들에 맞는 특수제작 된 옷이 따로 있는 모양이다!
오빠가 계단 아래로 내려가자 나도 따라 내려갔다.
그리고 계단 밑에 있는 공간, 창고로 이용하고 있는 이 공간의 문을 열었다.
“콜록 콜록!”
나는 문을 열자 퍼지는 먼지에 기침을 했다.
오빠는 아무렇지 않은지 손을 허공에 휘젓는 걸로 대충 먼지를 걷어내었다.
“여기있다.”
초록색 상자를 열자 옷들이 수북하게 모여있었다.
오빠는 옷을 꺼내며 내 몸에 대조하고는 말했다.
“이게 맞네…….”
“…….”
뭔데 이리 기분 나쁘지……?
“한창 성장기인데 2년 전에 입던 게 맞을 줄은 몰랐는데…….”
설마 지금의 몸이 2년 전이랑 다를 게 없다는 뜻인가?
“뭐 한번 입어봐.”
처음에는 약간 원피스나 하늘하늘한 옷을 입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전부 긴 팔, 긴 바지인 옷들이었다.
하긴, 햇빛이 피부에 닿는 걸 전부 차단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다면 곤란하다.
“일단 이거 두개 입어봐.”
오빠가 나에게 건네준 옷은 약간 오버핏으로 되어있는 긴팔 티셔츠와 쫙 달라붙을 것 같은 청바지였다.
나는 바로 윗옷을 벗고 입으려 하는 그때 오빠가 소리쳤다.
“아, 아니! 여기서 말고 그, 그래! 오빠가 잠깐 거실에 있을 테니까 입으면 말해.”
아 맞다.
나 여자였지?
아무리 남매라도 십대가 된다면 바로 앞에서 속살을 보이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아 브래지어.”
바로 옷을 벗도 티셔츠를 드는 순간 내 가슴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음…….
어차피 딱히 나온 것도 없으니까 상관없겠지.
나는 그대로 티셔츠를 입었다.
그리고 곧바로 청바지를 입었다.
“오빠 다 입었어.”
“그래? 오…….”
오빠가 내 말에 거실에서 이쪽으로 걸어오자 뭔가 놀란듯 탄식했다.
“왜?”
“아니 잘 어울려서. 키는 안 커도 점점 예뻐지긴 하네…….”
은근슬쩍 디스당한 느낌이지만 그냥 넘겼다.
“음……. 그럼 이걸로 하면 되겠네. 그런데 오빠.”
“응?”
“이거 쇄골 부분이나 목, 손 같은 부분은 어떻게?”
하지만 옷을 입는다고 몸의 모든 부위가 가려지는 것은 아니었다.
“손이야 적당한 장갑을 끼고. 그 부분은 이걸 써.”
오빠는 박스 안에서 또다른 무언가를 꺼냈다.
“뭐야 이거?”
뭔가 굉장히 얇고 투명한…… 고무?
“이거 붙이고 있어. 임시방편이긴 한데 빛을 막아줄거야. 그래도 오랜 시간동안 햇빛 맞으면 안 되고…….”
“응.”
“조금 살이 따끔하다 아니면 머리가 어지럽다 싶으면 바로 그늘로 가서 최소 30분은 쉬고 있어.”
그외에도 오빠는 모자나 다른 것도 다 가져와서 나에게 보여주며 주의해야할 점을 알려주었다.
“오케이.”
나는 3일 후에 뭘 입고 가야할지 정했다.
일단 챙이 있는 하얀 모자에 하얀 오버핏 티셔츠, 청바지, 얇고 하얀 장갑.
“괜찮네.”
다만 장갑이 거슬렸으나 이건 어쩔 수 없다 생각하며 거울을 보았다.
“이제 씻고 자야겠다…….”
부산에 가는 날이 기대되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