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화 〉 32화 대회까지 남은 기간
* * *
#32화
이후에는 그저 평화로웠다.
“한타 시작합니다!”
한타가 시작되었다.
모두가 미드에 모여 있고 적의 미드 1차 포탑은 무너져있었다.
그렇게 서로 원거리 공격만 하나하나 날리면서 견제만 하고 있을 때 지은이 선을 넘어버렸다.
“[신의 저주]!”
“[심판의 총알]!”
“[불기둥]!”
아슬아슬한 줄타기 도중 지은이 우리 팀 보다 약간 앞으로 나아가자 적 ‘아이리스’가 지은에게 디버프를 걸었다.
“으아아악! 이동 속도가!”
대폭 느려진 지은이 소리쳤지만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결국 지은은 적 ‘로즈’의 궁극기와 적 ‘파이어로’의 [불기둥] 스킬을 맞고 죽기 일보 직전 상태가 되었다.
“[후려치기]!‘
지은이 물리자 우리 팀 전부가 한 번에 몰렸다.
가장 먼저 공격한 것은 블렛의 전설인 ‘트렌’의 [후려치기]스킬을 이용한 공격이었다.
[후려치기]를 발동하면서 적 ‘로즈’의 스킬에 맞을 뻔 했으나 뛰어난 센스로 총알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내며 적 탑라이너인 ‘바위 수호자’에게 스킬을 적중시키는데 성공했다.
“적 로즈부터 잘라줘!”
정삼이 나에게 소리쳤다.
“넵!”
[소리 없는 검].
내가 스킬을 발동시켜서 로즈의 코앞으로 갔다.
서서서서석!
“……!”
스킬에 의해서 온 몸이 베이는 소리와 감촉이 느껴졌는지 적 로즈가 놀라며 뒤로 빠지려했지만 우리 팀 정삼, ‘잭프로스트’가 스킬을 발동시켜 로즈의 뒤에 얼음벽을 생성시켜 퇴로를 막았다.
탕탕!
로즈가 총을 쐈지만 나는 미리 총구의 방향을 확인하고 공격을 예측함으로서 총알을 피하는데 성공했다.
“흡!”
서걱!
베고.
탕탕!
피하고.
[더 날카롭게].
마무리를 준비했다.
검에서 푸른 이채가 띠었다.
로즈를 향해서 검을 사선으로 내려 그으려는 그 때 뒤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멈춰! [수호자의 외침]!”
적 ‘바위 수호자’였다.
학교폭력을 멈추고 있다는 어느 한 뉴스에서 들은 듯한 대사와 함께 나에게 적 ‘바위 수호자’의 스킬에 적중당했다.
그의 스킬 [수호자의 외침]은 단 2초동안 순간적으로 상대 적의 시선을 강제적으로 자신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사기적인 스킬이었다.
다만, 대상은 단 1명에 한해서며 그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만 한 한다.
그런데 적 ‘바위 수호자’는 언제 우리 팀에게로부터 도망갔는지 가장 가까이 있는 적 팀이 바로 나였다.
“하하! 어떠냐!”
내 시선이 적 ‘바위 수호자’에게 감으로서 자연스레 몸도 그 시선을 따라 뒤로 돌았다.
탕탕!
적 ‘로즈’는 기회다 싶었는지 내 등을 향해서 총을 쏴댔다.
[HP:68%]
나에게 한번 죽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전에 먹었던 킬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단 두 방 만에 32%? 장난 하냐?’
갑작스러운 데미지에 놀라며 마음속으로 한탄했지만 금새 다시 게임에 집중했다.
“하지만 학교폭력은 멈춰라고 소리친다고 멈춰지는게 아니지!”
앞만 보고 있다고 해서 모든 학교폭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충분히 뒤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
아니, 애초에 앞에서조차 멈춰라는 한 마디로 안 하지는 않겠지만.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뒤로 공격이 가능하다는거지!”
나는 정수로 들고 있던 검을 역수로 빠르게 바뀌며 뒤로 찔러 넣었다.
탕탕!
하지만 적 ‘로즈’의 총성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동시에.
[찔러 넣기]
내 ‘마스터 소드’의 스킬이 발동되었다.
[찔러 넣기]의 스킬은 패시브 [검사의 의지]의 효과인 전투를 할 수록 쌓이는 스택, ‘검의’가 쌓인 만큼 검을 찔러넣은 상대에게 데미지를 넣는 스킬이다.
[검사의 의지]로 쌓을 수 있는 스택은 최대 100.
그리고 현재 내 스택도 마찬가지로 100이다.
“……!!!”
내 검에서 강렬한 진동과 충격파가 동시에 일었다.
나는 스킬이 적중한 것을 확인한 후 적 ‘로즈’의 남은 HP를 확인했다.
[로즈 HP:32%]
[찔러 넣기]는 ‘마스터 소드’의 궁극기인 [극의 일참]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일격기와 같았다.
단 한 순간에 엄청난 데미지를 쑤셔넣는 것이다.
‘하지만 스택을 소모하는 것 때문에 데미지가 낮아졌어.’
패시브 [검사의 의지]로 쌓이는 ‘검의’는 쌓이면 쌓일수록 공격력을 높여준다.
이 패시브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찔러 넣기]를 쓰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다.
“한 번 더!”
나는 그 찔러 넣은 상태 그대로 손잡이를 강하게 쥐고, 쥔 상태 그대로 아래로 찍었다.
그러자 ‘로즈’의 배에 찔려있는 검신도 마찬가지로 끌려 내려가 ‘로즈’의 하체를 반으로 찢었다.
물론 진짜 찢기지는 않고 베여진 부분이 홀로그램처럼 빛나며 그곳이 검이 지나간 곳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로즈 HP:22%]
“멈추라고! [거산의 주먹]!”
적 ‘바위 수호자’가 로즈가 죽기 일보 직전의 상태가 당황해하며 스킬을 발동시켰다.
하지만 나는 내 스킬 쿨타임을 확인하고는 웃으며 말했다.
“이미 늦었어.”
[소리 없는 검]
내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적 ‘바위 수호자’의 주먹은 아무도 없는 허공을 가로질렀다.
[소리 없는 검]의 타겟은 당연히 적 ‘로즈’였다.
“안돼!”
사사사사삭!
순식간에 5번의 베기가 로즈의 온 몸을 훑었다.
[로즈 HP:0%]
[적 로즈가 처치 당했습니다.]
“좋아!”
나는 바로 다음 목표물을 ‘바위 수호자’로 변경했다.
“우오오오!”
적 ‘바위 수호자’가 거대한 주먹을 휘둘렀지만 나는 가볍게 흘려보내며 검으로 녀석의 두꺼운 팔뚝을 베어넘겼다.
다시 한 번 주먹이 날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소용없었다.
‘체력 하나만큼은 엄청나네.’
제대로 방떡을 한 적 ‘바위 수호자’는 정말 단단했다.
하지만.
[적 파이어로가 처치 당했습니다.]
[적 아이리스가 처치 당했습니다.]
[아군 혼돈목이 처치 당했습니다.]
[적 카시온이 처치 당했습니다.]
가운데 우리 팀이 죽은 것 같았지만 어째든 이제 남은 적은 오직 ‘바위 수호자’ 뿐이었다.
“으아아악!”
내가 버티고 있는 사이 다른 팀들이 전부 적 ‘바위 수호자’을 공격하니 적 ‘바위 수호자’의 HP는 뜨거운 한 여름의 아이스크림보다도 빠르게 녹아내렸다.
[적 바위 수호자가 처치 당했습니다.]
[적을 모두 처치했습니다.]
“모두 밀어!”
***
한타는 순조로웠다.
애초에 적의 딜러는 카시온, 파이어로, 로즈가 이렇게 셋이 있었는데.
파이어로는 제대로 말렸었고, 카시온은 내가 계속 견제를 하고 우리 팀의 훌륭한 맵리와 정글링 방해로 마찬가지로 말렸었었다.
그러니 유일하게 제대로된 딜러인 로즈가 어떻게든 게임을 이끌어야만 했는데.
그걸 내가 빨리 짜르는 것으로 못하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게임 제대로 말렸다는 소리다.
[승리]
그렇게 무난한 한타와 라인 관리로 승리.
“이야 엄청 힘들었다!”
“지은이 너는 제대로 한 것도 없으면서 힘들긴 뭐가 힘들어, 계속 죽기만 하더만.”
인테리어로 놓은 침대에 풀썩 쓰러지는 지은에게 일침을 쏘아내는 감튀에게 지은이 말했다.
“뭔소리야! 내가 한 게 얼마나 많은데! 그건 명예로운 죽음이었다고!”
“하하! 그래. 잘 했으니까 좀 칭찬도 해줘.”
“그렇네요.”
지은의 말에 정삼이 웃으면서 말해고 블렛도 정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 제일 잘한 사람은 아무리 봐도 성아 아니야?”
“저요?”
감튀의 말에 물었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내가 제일 잘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검성이 아니라 성아라는 이름이 나오니 나도 모르게 의문문으로 말해버렸다.
“그치. 설마 마스터를 상대로 라인전에서 솔킬을 2번이나 따고 후에도 한 번도 죽지 않고 계속 게임 했잖아. 난 설마 그렇게 잘 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니까?”
감튀의 연속된 칭찬을 계속 듣다보니 내가 잘했다는 게 새삼스레 다시 다가왔다.
‘죽음의 전장에서 수백, 수천번 살아남은 나랑 비교가 되나…….’
게임의 유저들도 뛰어난 재능과 실력으로 게임 내의 전장에서 계속 싸워왔겠지만 애초에 목숨의 무게 자체가 달랐다.
이들은 한번 죽어도 다시 되살아난다.
‘하지만 나는 한번 죽으면 바로 끝인 인생을 살았고…….’
그렇기에 흔히 각을 잘 보는 것이다.
내가 이걸 뛰어들면 죽을 거다, 여기서 싸우면 죽지 않고 이길 수 있다.
그런 것을 전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죽음이라는 무게를 가지고 싸웠으니까.
하지만 이들은.
‘조금만 잘하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나 ‘죽었네? 그래도 잡으면서 죽었으니까…….’와 같은 생각을 하며 싸울 것이다.
“그렇고보니 정삼 형.”
“응?”
“성아 팀 신청 했어요?”
“아아……. 맞다 그걸 아직 안 했네. 성아야. 너 스트리머 뱃지 받았어?”
스트리머 뱃지.
저번에 이야기가 되었던 그 뱃지를 떠올렸다.
“네. 말 한대로 신청하고 하루 만에 왔더라고요.”
“오케이. 그러면 내일 정식으로 너 팀에 넣을게.”
“네.”
대회까지 남은 기간 :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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