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화 〉 11화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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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트라이 커뮤니티에서 어느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지금 반응속도 테스트 세계신기록 달성]
내가 지금 전설을 보고 있는건가?
진짜 전설이다
지금 테스트 중인데 15분 넘기는 중임
링크 걸어드림
댓글
구라즐
└구라가 아니라니까?
임마 카이든이 14분이에여 14분 뭔 15분이야 ㅉ
└나도 지금 보고 있는데 ㄹㅇ임
일단 속는셈치고 보러감
[어서와라 ㄹㅇ로]
[새로운 투신인가?]
[구라가 아니었다]
그에 이어서 수많은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게시글의 내용이 거짓이라 생각했지만 링크를 통해 들어와서 척척박사의 방송을 본 이후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없었다.
***
“.....”
“시, 십팔분 육초입니다...”
십팔 이게 말이됨?
근데 마지막 뭔가 부자연스럽지 않았음?
잘만하다가 갑자기 팔을 뻗네?
정신적으로 피곤할테니 실수한 듯
솔직히 실수를 안한다는게 비정상이지
“거, 검성님. 축하드립니다. 세계 신기록이에요!”
척척박사는 쌍수를 들고 외쳤다.
“네. 쉽네요.”
나는 솔직한 감상을 내뱉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마지막에 마법을 쓰려하지 않았다면 최소 25분까지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솔직히 지금까지의 전투 수준이 너무 낮았어.’
지금 테스트를 하니까 알게되었다.
물론 다른 유저들의 수준이 낮다는건 아니지만 나를 기준으로 두면 너무 낮았다.
‘감정이 조금 격해지니까 나도모르게 판타즈마에서 전투하던것처럼....’
너무 뼈아픈 실수였다.
긴장감이 너무 낮았기에 조심하지 않았다는것도 있었지만 실수는 실수다.
‘죽지 않는다는 조건이 생기니 긴장감이 이리도 떨어지는구나....’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눈 앞의 척척박사를 바라보았다.
“이거 정말 대단한 일이라니까요?! 감상은 그게 끝이에요?! 레이든? 그치?!”
척척박사는 친근하게 레이든을 불렀다.
이전에는 예의를 차리며 말했지만 지금은 왠지 모르게 친근하게 대했다.
“네.... 엄청난 겁니다. 세상에 또다시 나타날지 모를....”
레이든은 다소 진지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레이든은 내가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리려 하지 않는건지 존댓말로 말했다.
조금 섭섭했지만 나는 그에 따르기로 했다.
아무래도 유명한 사람이라면 알려질 인간관계에 예민할테니까.
“그럼 다음 테스트로 넘어가주세요.”
나는 이 상황을 빠르게 넘기기 위해서 척척박사를 재촉했다.
“아, 그럼 다음 테스트로 넘어가죠! 시청자 여러분 다음은 어떤 테스트 일 것 같나요?”
나를 테스트하려는 한편 척척박사는 방송을 진행했다.
하긴 원래는 방송 콘텐츠를 위해서 나를 초청한 거였으니 당연한거다.
“검성님 다음 테스트는 바로 전투력입니다.”
“전투력이요?”
전투력?
말 그대로 전투에 관한 능력을 말하는 건가?
“아마 검성님이 생각하시는 그대로일 겁니다.”
척척박사가 손바닥을 잠시 허공에 대고는 옆으로 쳐냈다.
[방장님이 방을 재수정 하였습니다.]
그러자 맵이 내가 ‘아레나(Arena)'에서 자주보던 투기장으로 변했다.
“여기서 레이든님이랑 전투를 해주시면됩니다.”
나는 척척박사의 말에 레이든, 오빠를 바라보았다.
레이든은 한숨을 한번 쉬며 말했다.
“하.... 원래 이게 일정이긴한데 조금 무섭네요.”
“음? 무슨 말씀이세요?”
척척박사는 히죽거리며 레이든에게 물었다.
“솔직히 그렇잖아요. 카이든의 기록을 깬 유저라니.”
“하하. 어마무시한 타이틀이긴하죠.”
솔직히 말하자면 반응속도 테스트를 통해서 내 검술실력또한 반쯤 증명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공격을 피해내며 검으로 공을 베어내던 것을 보면 검술또한 훌륭하다는 증거 아닌가?
“보통은 무기를 쓰기보다는 피하는것에 전념하니까요. 빠르게 공격이 날아오는데 무기로 쳐낼 시간이 어디있어요?”
하긴 그렇다.
내가 빠르게 반응하여 검을 써서 그렇지 왼만한 유저들은 피하기에 급급했으리라.
무기를 쓴다면 아마 위기에 우연히 막게 되었을 때려나.
“그런데 검성님은 무기를 사용하며 테스트를 치루었죠. 이건 엄청난거에요.”
척척박사는 시청자들에게 그리 설명하며 나를 칭찬했다.
“하지만 그것과 이것과 조금 다른게 있습니다.”
맞다.
그저 날아오는 공을 피하는 것과.
“심리를 지닌 사람과 전투를 하는건 조금 다른 이야기죠.”
내가 증명되었다는건 어디까지나 검술에 한해서다.
전투와 검술은 다른 이야기다.
“그럼 레이든님과 검성 귀환님. 부디 훌륭한 전투가 되길 기대하겠습니다.”
척척박사는 그리 말하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아마 반응속도 테스트 때처럼 어디선가 나를 관전하고 있지 않을까.
[RULE]
1. 둘의 기본적인 신체능력은 동등하다.2. 이곳에서 HP(Health point)의 개념은 존재 하지 않는다.
(현실의 전투 방식과 동등하다는 의미.*혈흔은 없습니다.*)
3. 항복을 선언하거나 사망하는 쪽은 패배로 간주한다.
‘혈흔이라는 부분을 제외하면 모든게 현실과 같다는건가.’
그렇다는건 피를 튀겨서 시야를 방해하는 것과 같은 방식의 전투는 불가능하다는거다.
나는 살며시 웃으며 저 멀리있는 레이든을 바라보았다.
‘저번에 싸웠을 때가 생각나는걸.’
레이든은 두 검을 치켜든체로 나를 노려보았다.
마치 긴장한 듯 눈빛을 날카롭게 빛냈다.
[3초 후에 전투가 시작됩니다.]
“후.... 저번에는 졌지만 이번에는 안 질겁니다.”
나는 레이든에게 그리 선언했다.
“그러면 좋겠는걸.”
[3, 2, 1]
[전투 시작!]
나는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레이든을 향해 달렸다.
그리고 레이든에게 접근을 하자마자 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캉!
“어딜!”
레이든은 한쪽 검으로 내 공격을 막고 나머지 검으로 나를 내리쳤다.
하지만 단순한 공격이었기에 옆으로 조금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검을 피해냈다.
“그게 끝이 아니야!”
하지만 레이든은 내가 공격을 피해내자마자 나머지 검으로 또다시 나를 습격했다.
쌍검술의 특징인 끊임없는 공격이 시작되었다.
캉!
이번에는 내가 레이든의 공격을 검의 옆면으로 막아내었다.
캉!
그리고 또다시 다른 검으로 검을 내리쳤다.
내가 검으로 막아내고 있는 틈을 타서 레이든은 한쪽검으로 내 가슴을 찔렀다.
스르르륵....! 깡!
나는 위에서 압박을 하고 있던 검을 흘려내어 보내고 내 검을 그대로 반바퀴 돌려 찌르기도 날려보냈다.
“합!”
맹공을 막아내었다 생각한 찰나 레이든의 무릎이 내 턱을 향해 솟구쳤다.
나는 고개를 살짝 돌려 피한다음 오히려 더 깊게 파고들었다.
레이든의 두 검은 롱소드와 비슷한 길이에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면을 조금 줄인 검이었다.
그에 비해서 내 검은 숏소드.
체구를 생각해서 고른 검이다.
“멀리 있을 때는 창이 유리하지만 가까이 있을때는 검이 유리하지!”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검이 길기에 이 짧은 거리에서 휘두르기 힘들었으나 짧은 길이의 검을 쓰고 있는 나는 사정이 달랐다.
서걱!
나는 단번에 죽이기 위해서 목을 깊게 베어넘겼다.
“커헉!”
레이든은 목이 베인 고통에 놀라 헛기침을 내뱉었다.
물론 고통이라고 해봐야 수십배를 축소시킨 것이지만.
대충 딱밤을 쌔게 맞은 정도의 고통이 아닐까.
[상대방이 사망하였습니다.]
[승리!]
이런 메시지창이 보이자 시야가 검게 변했다.
순식간에 암전된 시야가 다시 점점 밝아지자 주위를 둘러보았다.
척척박사와 레이든이 서 있었다.
“역기 검성님이십니다!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셨어요.”
나는 척척박사의 말에 슬쩍 채팅창을 보았다.
설마 레이든이 질 줄은 몰랐다
그래도 18분인데 레이든은 이기지 않을까?
엉엉 ㅠㅠ 우리 오빠가 지다니 ㅠㅠ
여기 레빠들 너무 많은데 퇴장좀
“아! 저번에 졌던게 엄청 거슬렸는데 이제야 한을 푸네요!”
나는 기쁜 마음에 말했다.
그렇자 척척박사가 나를 보며 물었다.
“그런데 전에 두분이서 만난적 있으신가요?”
척척박사는 나에게 그리 말하며 레이든에게 ‘이게 어떻게 된거냐?’라는 누빛을 보였다.
“음....”
나는 어떻게 수습할까 고민하던 찰나 레이든이 입을 열었다.
“제가 이녀석 아레나 시작할 때 좀 가르쳐줬습니다.”
“...?”
나는 갑작스러운 레이든의 반응에 놀라 굳었다.
?
뭐야 그럼 레이든이 검성 스승임?
역시 오빠! 믿고 있었어!
그래도 레이든은 레이든인가
“하하. 이게 어떻게 된거냐면요....”
레이든이 입을 열자 척척박사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해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