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화 〉 10화테스트
* * *
#10화
“하하.... 꽤나 당찬 말을 해주셨군요.... 귀환님....”
나의 갑작스러운 도발에 놀랄법도한데 척척박사는 프로 방송인답게 빠르게 대처를 했다.
“귀환님의 말씀은 새로이 도전해서 발전을 해내라는 뜻이죠?”
“아.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성 봐랔ㅋㅋㅋ
검성검성 떠받들여주니까 ㅈㄴ 기고만장해진 모양인데? ㅋㅋ
ㄹㅇㅋㅋ
“크흠. 일단 계속해서 진행해보도록하죠.”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지만 척척박사는 일단 계속 진행보기로했다.
“두번째 질문입니다. 얼굴이나 캡슐 아이디를 공개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음....”
나는 침음을 흘렸다.
아무래도 민감한 문제이다보니 고민이 되었기 때문이다.
인성이 그따위인데 무슨 자신감으로 공개하겠냨ㅋㅋ
솔직히 이건 커버 못쳐주겠다
나는 순간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고 울컥해서 대답했다.
“제가 인성이 뭐요?”
“저, 귀환님...! 잠시 지, 진정을”
“제가 지적한건 노력을 해본적 없는 사람들을 말한겁니다. 스스로 떳떳하다면 저를 욕하실 이유는 없습니다.”
누가 봐도 광역기 도발이었는데ㅋㅋ
깨끗한척 엄청난걸?
게임 전적 속인 사람이 할 이야기는 아닌데 ㅋㅋ
아 지금딱봐도 중학생인 것 같은데 욕 그만하자 애 상처받겠다 ㅋㅋ
중학생이 중2병 걸려서 머리카락까지 염색하고 머리 기른 것봐라 ㅋㅋㅋ
애가 얼마나 할짓이 없었으면 저따위로 꾸미냐 ㅋㅋ
점점 쓸 때 없는 주제까지 튀어나오고 있었다.
“그, 그렇고보니 귀환님이 남자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점점 험악해지는 채팅창들에 척척박사가 말했다.
응? 그런데 뭐?
“제가 남자라고요?”
내가 한마디를 하자 순간 채팅창이 얼어붙었다.
아, 아니 영혼은 남자가 맞지만...
?
....?
?
???
그리고 하순간에 몰려오는 갈고리들.
“제가 남자라는 소문이 돌고있다고요?”
“어.... 아무래도 전투 관련 랭커들은 90%가 남자이다보니 그런 모양입니다. 목소리도 중성적이고요.”
나는 척척박사의 마지막말에 깨달았다.
“아. 마스크 때문에 음성변조까지 들어갔지?”
그렇다.
이 착각의 시작은 바로 음성변조에서 있었다.
설마 여자임?
ㄹㅇ로?
뭔가...! 뭔가 일어나고있어!
“시발. 이거 억울해서 안되겠네. 내가 얼굴을 못 깔꺼라고 했죠? 까드릴게요!”
이거 나에 대해 뭣도 모르고 까지 못할거라고 막말을 하다니.
설마 내가 진짜 깔고라고는 생각 못했겠지?
“자, 잠만...!”
내 말에 옆에 레이든이 뭐라 말하려했지만 내 손은 레이든의 말이 끝나기 전에 움직였다.
가면이 벗겨지자 가면에 걸려져있던 은색의 머리카락이 시쳐지나가며 찰랑거렸다.
그리고 가면 아래로 가려졌던 얼굴이 들어났다.
?
??
...?
?
??
무수히 찍히는 갈고리들.
“.....”
“하....”
옆에서 레이든의 한숨소리가 들려왔지만 무시했다.
“참고로 저는 원래 은발입니다.”
내가 한마디 하자 이제야 채팅창이 올라왔다.
아 인생.
ㅈㄴ 예쁘네
미친놈들아 얘 미성년자야! 정신차려!
호, 혹시 모르자나... 성인일지도?
위에놈 ㅁㅊ놈이냐 ㅋㅋㅋ 성인일 리가 없자나
귀엽긴하네
오로지 내 외모를 칭찬하는 채팅들 뿐이었다.
“모, 모두 정숙!!!”
모두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그때 척척박사가 소리쳤다.
“일단 모두 진정해봅시다. 귀환님 나이 밝혀도 되나요?”
“네. 저는 15살입니다.”
“굉장히 어리신데 엄청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는게 정말로 놀랍습니다.”
그 후로 척척박사의 질문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왜 첫 게임이 아레나였냐, 어떻게 게임을 시작하게 됬냐 등.
그저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그러면 지금부터 진짜 검성이라는걸 보여줄 시간이네요.”
척척박사는 그리 말하며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방장님이 방 재수정을 하였습니다.]
그런 알림과 동시에 방이 바뀌었다.
척척박사의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꾸며진 이전 방과는 다르게 새하얀 벽지가 둘러쌓여져있는 네모난 방이었다.
“일단 검성의 실력을 볼 생각입니다.”
척척박사는 나를 더 이상 ‘귀환’이라는 닉네임이 아닌 ‘검성’이라는 칭호를 사용하고 있었다.
근데 여기서 실력 떨어지면 말도 안되는뎈ㅋㅋ
검성 그래봤자 하위티어에서나 날뛰던애 아니냐
이번에 플레 넘어갔는데 아직 별 소식은 못 들음
플레에 넘어가면 별거 아니라는 소리지~
수많은 시청자가 내 실력을 의심하고 있었다.
“방식을 이러합니다. 여러 시스템을 통해서 테스트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테스트, ‘반응속도’를 진행합니다.]
“검성님. 앞으로 이 방에서 테스트를 치르게됩니다.”
척척박사는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난 축구공을 잡아내며 나에게 보였다.
“대충 이만한 공이 허공에서 튀어나와 검성님을 향해 날아갈겁니다. 그리고 검성님이 이 공을 맞으면 그대로 아웃. 하지만 피해내거나 특정 무기로 막아내면 세이프입니다.”
[무기 목록]
검(세부목록 확인)
창(세부목록 확인)
낫(세부목록 확인)
총(세부목록 확인).
.
.
“참고로 같은 무기에도 종류가 다 다른데 그건 세부목록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아, 참고로 하나만 선택 가능해요?”
대충 그런 방식인가.
“공이 맞으면 안되는 부위는 오직 몸통뿐입니다. 아 머리카락은 허용이에요.”
머리카락이 혹시 방해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러면 문제없지.
나는 적당히 검을 골랐다.
“역시 검성답게 검을 고르셨네요. 검 말고 다른 무기는 다룰 수 있나요?”
“무기는 대부분 쓸 수 있는데 역시 검이 제일 친숙해서요.”
“대단하네요.”
척척박사는 감탄하면서도 손이 다른 곳에 집중되어 있었다.
아마 또 시스템을 만지고 있는 거겠지.
“참고로 능력치는 이 테스트를 사용하는 유저 모두 똑같습니다. 대충 성인남성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오직 반사능력만을 테스트하는 곳이니까요.”
몸에 상관 없이 그냥 빨리 반응해서 빨리 피하라는건가.
“이거 최대 기록이 몇초에요?”
“아마.... 10분이었을걸요...?”
정확히는 14분 13초
그게 바로 카이든의 기록이라는거짘ㅋㅋㅋ
심지어 그게 캡슐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기록이라는거
“참고로 그 이전 기록이 9분 일겁니다.”
“9분이요?”
나는 순간 1등과 2등의 압도적인 기록차에 놀랐다.
그만큼 카이든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방증이리라.
“엄청나네요. 그럼 한번 1등은 못해도 2등은 해볼까요?”
“엄청난 선언이네요.”
이거 쉬울 것 같은데 직접 해보면 겁나 어럽다 ㅋㅋㅋ
말은 쉬워욬ㅋㅋㅋ
그래도 검성이면 최소 5분은 하겠지 ㅋㅋㅋ
“저는 다른 곳에서 관전하고 있을테니 잘 되길 빌겠습니다.”
척척박사는 그리 말하며 레이든에게 다가가 함께 사라졌다.
[3초 후에 테스트를 시작합니다.]
약 30평 정도 되는 방에서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공들을 피해내야만한다.
[3, 2, 1.]
[시작!]
“흡!”
나는 갑자기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는 것으로 아슬아슬하게 피해냈다.
“시작부터 뒷통수를 노린다 이거지?”
후웅!
이어서 오른쪽에서 내 몸통을 향해 날아오는 구체.
“축구공만한 크기라고는 했는데 축구공처럼 생기지는 않았네.”
나는 여유롭게 날아오던 공을 바라보았다.
반들반들하고 검은 구체였다.
후웅!
“오? 방금보다 살짝 빨랐는데?”
처음에는 너무 쉽긴했다.
마치 3살 짜리가 두손으로 풍선을 던진 듯한 속도였다.
그러데 이번에는.... 5살 정도려나.
후웅!
이번에는 앞에서 다리를 향해 날아왔다.
몸을 살짝 돌아서 공을 피해주었다.
“소리는 일부로 내주는건가?”
파공음이 날 정도의 소리는 아니었으나 이상하게도 소리가 들려왔다.
“하긴 기척에 예민한 사람이 아니면 처음처럼 뒤통수로 날아오는 공은 못피할 테니까.”
아마 일반인들을 배려해주기 위함이리라.
후웅! 후웅!
이번에는 양옆에서 날아오는 공들.
둘다 상체를 노리고 있었기에 몸을 앞으로 숙이는 것으로 피해냈다.
“이걸 몇분이나 버틸려나....”
후웅! 후웅! 후웅!
점점 늘어나는 공의 개수와 속도.
피할 수 있는건 몸을 최소한의 움직임 만으로 피해내고.
피해내기 힘든 구체들은 검으로 베어내거나 흘려냈다.
그렇게 3분, 5분, 7분이 흐르고 있었다.
***
“.....”
“어, 엄청나네요....”
레이든은 그저 아무말없이 눈을 크게 뜨며 바라보고 있었고 척척박사는 리액션을 위해서 한마디를 했다.
벌써 7분이나 버티고 있었다고?
심지어 놀라운건 진짜 조금만 움직이는 걸로 피하고 있다는거임.
첨에는 아슬아슬하게 피한걸로 밖에 안보였는데 지금보니.....
저게 사람임?
“진짜 놀랍다는 말 밖에 안나오네요.”
척척박사는 지금까지의 광경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단 1mm의 차이로 공을 피해내는 그의 회피력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연이 아니에요. 진짜 의도적으로 간발의 차이로 피하고 있는겁니다.”
“저게 현아라고...?”
레이든은 그저 조그마하게 중얼거릴 뿐이었다.
[8:03]
“벌써 8분을 넘었습니다!”
8분을 넘겼다고?
진짜 레전드네
이것만으로 벌써 랭커 수준인데?
검 쓰는것도 봐라 그냥 다 막아냄
“공이 생기자마자 움직이고 있다는 것도 놀라워요.”
눈에 보이는것에 따라서 미리 자리를 선점하고 뒤늦게 소리로 눈치챈 것들이나 막지 못할만한 것들은 검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8:59]
“이제 9분으로 넘어섭니다!”
9분부터는 공 속도가 거의 160km/h에 가까워짐
한 시청자가 정보를 알렸다.
“맞습니다. 지금부터 공의 속도는 160킬로미터에 가까워지죠.”
안그래도 빨랐던 공들이 더욱더 빨라진다.
그리고 동시에 공의 개수도 늘어나고 있었다.
[9:49]
“이미 2등의 기록을 넘어섰습니다...!”
이걸 진짜로 해낸다고...?
싸가지는 몰라도 실력은 진짜다
저게 사람이나 ㄹㅇ
“그런데 설마 1등을 하겠어요?”
1등은 절대 못하지 ㅋㅋ
어떻게 카이든 기록을 넘냐
카이든은 솔직히 넘사벽이지 ㅇㅇ
솔직히 2등 한 것 만으로도 난 이정한다
“글쌔요....”
척척박사는 시청자들의 말에 동의하지만 한편 그녀가 1등을 넘어서고 있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
‘할만한데?’
나는 계속해서 날아오는 공들을 피해내고 막아내며 생각했다.
‘이정도의 시련 쯤이야.’
이미 수십번 반복했다.
몸이 약해진거?
수많은 마물과 마인들의 저주를 받으며 이정도의 신체능력으로 전투한적 정도야 많았다.
날아오는 수십개의 공격들?
내가 동시에 상대한 적들이 겨우 수십일까?
날아오는 공의 속도?
내가 상대한 녀석들의 공격은 겨우 이정도가 아니었다.
“이정도는 쉽다고! 더 빠르게 날아와봐!”
동시에 날아오는 공의 개수가 점점 늘어났다.
날아오는 공의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후웅!
그리고 옆에서 나타나는 구체.
‘프로테틱.’
그리 말하며 마력을 움직이려 했으나.
펑!
내 손과 구체가 부딫혔다.
“아 시발.”
순간 이곳이 지구라는걸 잊어버렸다.
마력 따위가 있을 리가 없잖아.
겁나 멍청한 놈이네.
[삐빅! 테스트 종료]
나는 내가 달성한 시간을 확인해보았다.
[18:06]
세계 신기록이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