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한 검성은 방송한다-10화 (10/81)

〈 10화 〉 9화­내 현실은

* * *

#9화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들의 호기심을 채워주는 척척박사합니다!”

척척박사는 자연스럽게 허공에 떠있는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방송 오프닝 멘트를 했다.

“이번 콘텐츠는 역시나 [누구든지 알아봅시다!]입니다!”

­척하(척척박사 하이라는 뜻)

­드뎌!!!

­오늘 검성님 온다고요?

­검성 누군지 ㅈㄴ 궁금하다

척척박사의 말에 시청자들이 끓어올랐다.

“오늘은 제가 이전에 공지했듯이 검성이라 불리시는 [귀환]님을 불렀습니다!”

­아 빨리 불러줘요. 현기증 난단말이에요

­검성 ㅇㄷ?

“하지만! 이전에 PvP 전문가! 레이든님을 먼저 불렀습니다!”

­오 레이든!

­형까지 왔다고?

척척박사가 말하자마자 허공에서 레이든이 튀어나왔다.

허공에서 나타나 가볍게 착지하며 짧게 찰랑이는 그의 은발이 묘한 매력을 뿜어냈다.

­꺄아아앙아아ㅏㅏㅏㄱ

­우윳빛깔 레이든!

­척척이랑 얼굴차이 개쩌네 ㅋㅋㅋ

“어허! 방금 얼굴차이 외친놈 누구야?”

“하하... 여러분 반갑습니다. 레이든입니다.”

척척박사가 어느 한 시청자를 지적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한 시청자는 그 시청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척척박사가 못생겼다는말은 아니었다.

척척박사의 외모는 말 그대로 평균은 치고 여자친구도 한번즈음은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외모였으니까.

그저 레이든이 압도적이었을 뿐이다.

전생에 꽤나 인기가 있었던 검성조차도 질투를 뿜어낼만한 외모!

그가 게임을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는 연예인을 하고 있었을 거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레이든은 왜 초대한거임?

그런데 한 시청자의 의문.

척척박사는 그 수십개의 채팅 중에서 단번에 그것만을 잡아내었다.

“왜냐고요? 아무래도 이론으로만 알고있는 저만있는게 아니라 실전형 분석가도 필요하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ㅇㅇ. 솔직히 척척이가 뭐든 빠삭하게 잡아낸다고해도...

­실제로 하는 것도 아니니까 레이든 형같은 존재도 필요하지

후에 잠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척척박사는 본제로 넘어가기로했다.

“자! 그러면 이번 컨텐츠의 주인공! 검성님을 모셔보겠습니다!”

[‘성아현(swordstar111)’님이 방에 입장하였습니다.]

그렇게 이번 컨텐츠의 주인공이 나타났다.

키는 150정도에 그녀의 찰랑이는 은발은 허리춤까지 내려와 있었다.

거기에 겉으로 들어나는 피부들은 마치 동화속 설녀를 떠올릴 정도로 새하얬다.

“가면은 아직 안.... 벗었네요?”

그런데 갑작스레 나오는 레이든의 지적.

“어? 귀환님. 가면 벗어도 상관 없다하지 않았나요?”

“아.... 그냥요. 하하....”

“흠.....”

척척박사는 귀환의 말에 뭔가 아쉽다는 듯 입을 다셨다.

“뭔가 제가 아는분이랑 많이 닮았네요.”

“오? 정말요?”

레이든의 말에 척척박사가 물었다.

레이든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하. 설마 하겠지만요.”

“혹시 모르지 않습니까? 정말로 아는 사람일지?”

“에이. 그런 우연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렇게 말하는 레이든이었지만 그의 눈을 도저히 의심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그럼 일단 간단한 QnA를 시작해보도록하죠. 자 둘다 여기 앉으세요!”

척척박사는 두 개의 소파를 소환했다.

“그럼 시작해보죠.”

***

아 엿됐다.

나는 지금 현재 어느 스트리머의 방송에 초청되어 출현했다.

이것만 따지자면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왜 오빠가 여기 있는거지?’

설마 그 레이든이 오빠를 말하는거였다니.

생각도 못했다.

‘어라? 그런데 왜 나는 내 모습을 숨기는거였지?’

처음에는 인터넷을 통해서 척척박사의 방송에 등장한 오빠의 모습에 놀라서 나도모르게 마스크를 썼었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가면을 쓰고 다니라는 충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나한테는 느껴지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으니 불편할 것도 없어서 쓰고 다녔었다.

‘방송이라길래 재밌어보여서 참가했는데....’

기대되는 마음에 나도모르게 가면은 안 써도 상관 없다고 말해버렸다.

그러기에 지금이라도 가면을 쓰고 나왔으나 왠지 오빠의 시선이 이상했다.

“크흠....”

“.....”

혹시 눈치 못챘나?

눈치 못챘겠지?

“그럼 시작해보죠.”

그런 긴장감속에서 척척박사가 QnA를 시작했다.

“이 질문들은 시청자들의 질문도 함께 반영했습니다.”

척척박사는 간단하게 한마디를 하고서 질문했다.

“일단 첫 번째 질문입니다. 귀환님은 아레나 의외의 게임을 한적이 있으신가요?”

“없습니다.”

내 대답에 척척박사는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레이든은 무표정이었으며 채팅창은....

­뭐? 말도안돼.

­검성이 나타나기 시작한게 대충 2주 전부터였잖아?

내가 이 게임을 시작한건 거의 한달이 다 되어가지만 이름이 알려진건 시청자 말대로 대충 2주 전부터였다.

“굉장히 놀랍네요. 귀환님 실력으로 아레나가 처음이었다?”

“네.”

“귀환님 랭킹 점수 기록을 확인했을 때 귀환님은 3주에 언랭(unrank)이였거든요? 그런 그때 처음 시작해서 그정도의 실력을 보였다?”

­검성의 실력은 예전부터 유명했자너

­브론즈에서 양학하러 온 랭커가 있다고 떠들썩했었지 ㅋㅋ

처음 내 이명은 검성이 아니었다.

양민학살자.

본래 그것이 바로 내 이명이었다.

하지만 점점 티어가 높이 올라갈수록 사람들의 비난은 찬양으로 이어졌다.

양민에게뿐만 아니라 상위티어에서도 내 실력이 통한다는걸 증명했으니까.

­그런데 구라 아니냐?

­애초에 처음하는 실력이 그정 일리가 없자나 ㅋㅋㅋ

­구라즐

­아니 실력은 인정하는게 그런 거짓말까지 굳히 해야 하나 ㅋㅋ

­언젠가 들통날텐데

하지만 시청자들의 내 말을 믿지 않았다.

사실 내가 생각해도 이들의 생각은 합리적이다.

‘처음부터 그정도의 실력을 보인다는건 비정상적이니까.’

나는 현대의 사람들의 전투 실력을 떠올렸다.

‘현대의 전투능력이 평균적으로 뛰어나지만 그러다고 처음하는 이까지 그렇다는건 아니지.’

보통 판타즈마같은 전쟁과 전투가 일상인 세계에 사는 이들이 더 뛰어난 전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결코 아니다.

마력이나 오러같은 오랜 시간의 연구가 필요한 특수능력이 없는 이상.

‘오히려 이곳이 실력을 쌓기가 더욱 좋아.’

그 예시 중 하나가 바로 레이든이다.

무려 검성(??)이 졌다.

비록 새로운 몸에 적응도 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하지만 한 세계의 최강자중 한명이었던 이가 졌단 말이다.

그저 평화속에서 살아오며 따로 수련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 이가 말이다.

‘가상현실의 효과가 그만큼 뛰어난거지.’

판타즈마의 주민들이 강함은 마물과의 전투나 전쟁의 경험에서 나온다.

시간이 흐르면서 검술이 탄생하고 치열한 전투를 겪으면서 살아남기 위해 탄생한 무술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가상현실은 달랐다.

가상현실의 유저들은 오직 ‘희열(??)’만을 위해서 전투를 한다.

하지만 전투를 즐기고 있지만 죽지 않는 불사(不死)자다.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으며 죽어서도 자신의 문제점을 돌아볼 수 있으며.

죽음을 자신의 발전의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거다.

살아남기 위한게 아니다.

즐거움을 위해서 그런 일을 하는거니 더더욱 더 관심있게 빠져들 수 있는거다.

‘이런점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나도 처음에는 첫 전투를 한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 ‘희열(??)’은 ‘불안(不?)’으로 바뀌고 곧이어 ‘고통(??)’으로 변했다.

매번 싸우는 것이 불안했으며 다쳐 상처를 입는게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싸움을 즐기는게 아니라 싸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함이 내 영혼에 적셔져있었다.

“저는 재능이 있어요.”

­?

­갑자기 왠 자기자랑?

­뭥미

내 발언에 수많은 시청자들이 의문을 표했다.

“저는 현실이 아니라 가상현실을 하고 있습니다.”

현실은 매우 차갑다.

언제나 불안하며 고통스럽다.

“죽어도 다시 도전할 수 있어요.”

실제로 나도 그러했다.

몸에 적응하기 위하여 몇 번이고 망설임 없이 사지(死?)로 뛰어들었다.

“죽고나면 자신의 문제점을 다시 되돌아보고 고칠 수 있습니다. 아프지 않아요.”

고통이 없고 죽음이 두렵지 않은데 어찌 망설이냐.

“그런데 여러분들은 왜 아무 생각없이 싸우기만하세요?”

하지만 이들은 이런 기쁨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저 생각없이 전투에 뛰어들뿐인 멍청이들이었다.

“저는 싸울때마다 자신을 고치고 발전시켜요.”

이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전투를 무서워하지 않고 고통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불사(不死)자인 것이 너무나 부러웠다.

그리고 조금 느꼈다.

“저같은 이들이라면 알 수 있을겁니다. 죽고나서야 자신이 발전하는 이 기쁨을요.”

이들이 너무나도 미웠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말도 안됀다면서 욕을하는 여러분들의 모습에 어이가 없네요.”

현실의 고통을 모르는 이들이었다.

“저는 현실에서는 너무나 약하고 두려워하고 고통받는 약자입니다.”

나는 숨을 한번 들이쉬고는 다시 한번 내뱉었다.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다는 기쁨을 모르시는 분들이 저를 욕하실 수 없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길 원하던 내 현실은 고통과 불안감, 두려움이었다.

내 현실은 무저갱(無??)이었다.

.

.

.

“.....”

내가 말을 끝내자 방에 있는 그 누구도 말을 잇지 못했다.

지금까지 무표정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기만하던 오빠조차도 얼떨떨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

그리고 모든 사태가 끝나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내가 뭐라 말한거냐. 시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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